〈 135화 〉 5. 후계경쟁 후일담(8)
* * *
성욕이라는 것은 식욕, 수면욕과 함께 인간의 3대 욕구로 꼽힐 정도로 강력한 욕구였다.
아니, 인간뿐 아니라 모든 자손을 잇는 모든 동물이 갖고 있는 원초적인 욕구.
특히나 그것은 매력적인 이성을 눈앞에 두고 있을 때 강해졌는데, 지금 그런 상황에 놓인 애쉬는 어째서 욕구 따위에 오히려 잡아먹히는 사람들이 자꾸만 나타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폭신푹신한 매트에 정면으로 눕혀져 그 하얀 나신을 드러낸 서령의 모습은 그녀를 위해 하룻밤 정도는 그녀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생각했던 그의 결심을 크게 뒤흔들 정도로 매혹적이었기에.
서령은 자신을 침대에 눕히고 내려다보는 애쉬의 시선에 뺨을 붉히곤 이불을 끌어 몸을 가렸다.
제 딴에는 감추려고 감춘 것 같았지만, 서령은 과연 알까? 그런 그녀의 모습이 더욱 그를 미치게 만든다는 것을.
“이제부터 진짜 시작할 건데, 마음의 준비는 됐어?”
애쉬는 이제 현기증이 돌 정도로 피가 끓어오른 욕구를 어떻게는 눌러 담으며 침착한 척 서령에게 물었다.
그에 서령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기어들어가는 것 같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욕실에서 있었던 일은 어디까지나 전초전에 불과했다. 이제 진짜 관계가 시작되는 것이다.
서령은 욕실에서 자신을 어루만지던 애쉬의 손길과 거기에서 올라오던 쾌감을 떠올렸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만져진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런 쾌락을 느꼈는데, 과연 그와 하나가 되는 순간에는 어디까지 오를까.
대부분의 여성은 첫 경험에서 파과의 고통을 느낀다던데, 특히나 커다랗던 애쉬의 남성을 생각하면…….
그것은 상상만으로도 조금 두려워지는 일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기대되는 일이기도 했다.
“애쉬, 키스 해줘요.”
“얼마든지.”
두려움과 기대에 설렌 서령의 부탁에 애쉬가 입을 맞춰왔다. 다가오는 그를 바라보던 서령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츄으읍.
질척한 소리와 함께 다시 한번 서로의 타액이, 혀가, 숨결이 뒤섞인다.
애쉬는 서령과 입을 맞추면서도 손을 놀리지 않았고, 그녀의 젖가슴을 가볍게 주무르거나 민감한 옆구리 등을 터치하며 후에 있을 관계에서의 고통을 최대한 덜기 위해 그녀의 몸을 예열시켰다.
“흐응.”
그러던 중 서령이 자신의 아래로 내려가는 애쉬의 손길을 느끼고 비음을 흘렸다.
입맞춤과 계속된 터치로 인해 민감해진 몸을 타고 흘러내린 애쉬의 손길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거기라는 듯 자연스럽게 서령의 비처에 자리했다.
그리고 그곳에 있던 공알을 부드럽게 건드렸는데, 그것은 샤워실에서 절정에 도달할 때만큼 강하지도, 그렇다고 쾌락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약하지도 않은 자극을 선사해 서령으로 하여금 묘한 아쉬움에 빠져들도록 만들었다.
“하아….”
애쉬가 입술을 떼고 물러나자 서령은 애달픈 한숨을 내쉬었다.
침대에 도착하고 이렇게 전희가 이어진 것도 불과 일이 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샤워실에서의 여운이 남아있던 것일까. 서령은 얼마 이어지지 않은 자극에도 금세 자신의 몸이 민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읏.”
서령의 입술에서 고개를 뗀 애쉬는 그대로 내려가며 서령의 가느라단 목에 입 맞췄고, 계속해서 도드라진 쇄골에 한 번.
그리고 말캉한 젖무덤으로 이어지는 위가슴에 다시 한번 쪽, 하고 입을 맞추며 마침내 뽀얀 젖무덤의 정상에 위치한 유실에 도달할 수 있었다.
“맛있어 보이네.”
서령의 젖가슴과 유실을 눈앞에 둔 애쉬가 서령에게까지 들리도록 떠들었다.
외부에 노출되어 파르르 떨리고 있는 그녀의 분홍빛 유실은 젤리처럼 투명하고 달콤한 느낌으로 가득해 당장이라도 입 안에 넣고 싶을 정도였다.
서령은 그런 애쉬의 목소리에 부끄럼을 감추지 못하고 무어라 말하려 했지만, 애쉬는 그녀의 말을 전부 듣지도 않고 젖가슴을 한 입 물었다.
“이, 이상한 소리는…흑!”
한 입 가득 서령의 가슴을 문 애쉬는 그것을 빨며 혀끝으로 서령의 유실을 굴렸다.
그런 자극에 익숙하지 않았던 서령이 크게 반응하며 움찔했지만 이미 예상한 일. 애쉬는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그녀의 젖가슴을 희롱하는데 집중했다.
“하으으….”
그 생소한 느낌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서령이 애쉬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어떡해….’
애쉬가 아기처럼 자신의 가슴을 빨고 있다.
생소한 느낌에서 육체적 자극에서 오는 쾌락보다는 그 사실 자체로 인한 정신적 충격과 흥분이 더욱 컸다.
언제나 장난스럽긴 해도 누구보다 앞서나가며 여태껏 불가능해 보였던 모든 일들을 가능케 만들어왔던 그가 지금은 그저 한 명의 남자로서 그녀의 가슴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얼굴을 붉힌 서령은 마치 자신이 어린 애쉬의 어머니가 되기라도 한 듯 가슴에 열중하는 그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애쉬는 그런 손길에 반응해 한 손으로는 물고 있는 반대편의 유방을 주무르며 몇 분 정도 그녀의 가슴에 더 머물렀고, 어느 정도 때가 무르익은 듯하자 물고 있던 그녀의 젖무덤에서 고개를 뗐다.
얼마나 열심히 빨아댔는지 하얗던 유방은 빨갛게 피가 쏠렸고, 유륜 근처에는 얕은 잇자국까지 나 있다.
그것을 만족스럽게 확인한 애쉬는 그 뒤로 다시 복부에 입 맞추며 아래로, 더 아래로 내려가려 했으나, 내려가던 자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제지하는 서령의 손길에 의해 중간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애쉬가 어째서 막느냐는 듯 서령을 바라보자 그녀가 살풋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제 괜찮아요, 애쉬.”
“…뭐가?”
“참기 많이 힘들죠? 남성분들은 여자보다 성욕이 강하다고 하던데, 이렇게까지 배려해줄 필요는 없어요.”
서령이 부끄럼을 무릅쓰고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붉게 달아오른 애쉬의 남성을 눈짓했다.
피가 잔뜩 쏠린 그의 남성은 욕실에서부터 줄곧 저런 상태였다.
벌써 수십 분이나 본인의 욕구는 내팽개치고 그녀를 위해 봉사한 것이다.
처음에는 경황이 없어 그것을 눈치 채지 못했지만, 다소 감정이 정리된 지금은 아무리 남성 경험이 없는 서령이도 알았다.
애쉬가 얼마나 커다란 욕구를 자신을 위해서 참아내고 있는지.
얼마나 자신을 배려하고 있는지.
그랬기에 서령도 용기 내어 자신이 먼저 그에게 부탁했다.
“그, 거기는 부끄럽기도 하니까. 슬슬 부탁드려요.”
와 주세요.
서령의 부탁에 애쉬는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던 몸을 일으켰다.
그와 함께 서령의 시야에 애쉬의 머리에 반쯤 가려져 있던 남성이 완전히 드러났다.
“…….”
정말 괜찮겠지? 드러난 모습을 본 서령이 조금 느슨해졌던 긴장의 줄을 당겼다.
어찌나 흥분했는지 더없이 흉악한 모습의 남성. 힘줄이 잔뜩 불거지고 커다랗게 부푼 머리를 끄덕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그 녀석은 직접 보니 더 위압적으로 느껴졌다.
“그래, 알겠어.”
자신의 물건에서 억지로 시선을 뗀 서령이 눈을 맞춰옴에 애쉬는 그녀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다.
솔직히 성미에 맞지 않게 계속해서 봉사를 해온 그도 이젠 한계였다.
애쉬는 천천히 서령의 몸 위에 자신의 몸을 겹쳐갔다. 가녀린 그녀의 나신이 품안에 완전히 들어왔다.
자연스럽게 그의 남성은 서령의 다리 사이에 위치하게 되었다.
그렇게 더없이 진지한 침묵의 순간.
꼴깍.
“프흐.”
서령이 잔뜩 긴장한 채 침을 삼키는 소리에 그만 픽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애쉬는 긴장한 서령을 안심시키기 위해 부드러이 그녀의 허리를 쓸어주며 말했다.
“너무 긴장하지 마. 최대한 안 아프게 해줄 테니까.”
“…괜찮을까요?”
“아까도 말했잖아. 아기도 나오는데, 이게 안 들어가겠냐고. 괜찮아.”
부탁한 것은 서령이었지만, 막상 때가 되니 무서울 수밖에 없다. 그녀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어왔고, 애쉬는 샤워실에서와 같은 대답을 들려주었다.
서령은 애쉬의 대답에 쉼호흡을 짧게 하더니 준비 됐다는 듯 애쉬의 어깨를 안아왔다.
그런 그녀의 행동에 애쉬도 한 손으로 자신의 물건을 잡고 서령의 몸 안으로 통하는 입구에 맞췄다.
그 좁은 틈새에서 흘러나온 미끌미끌한 윤활제가 느껴진다.
그것을 느낀 서령이 몸을 굳힌 순간.
애쉬는 자신의 남성에 무게를 실어 단숨에 그녀의 비처를 꿰뚫었다.
“흐으윽!!”
서령이 비명 섞인 신음 소리와 함께 몸을 파르르 떨었다. 설마하니 이렇게 단숨에 가장 안쪽까지 들어올 줄은 몰랐는데, 대비하지 못한 통증과 감각에 놀라고 만 것이다.
파과의 통증에 눈가에 눈물을 맺은 서령이 떨리는 목소리로 애쉬에게 따졌다.
“괜찮을 거라면서요…!”
“많이 아파?”
“…아파요.”
서령은 애쉬의 물음에 고통을 호소했다. 실제로 그녀는 다소 격한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
첫 경험 시 파과의 통증은 사람마다 다른 편이었는데, 서령은 그 중에서도 제법 정도가 심한 쪽이었던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자신의 욕구를 채우고자 움직일 수 없었던 애쉬는 아플 정도로 조여 오는 그녀의 안에서 가만히 멈춘 채 서령이 진정되길 기다렸다.
십여 초 정도가 지나고 어느 정도 통증이 가라앉았는지 서령이 애쉬를 바라보며 말했다.
“키스 해줘요, 애쉬.”
앞에서도 한 번 들었던 부탁. 애쉬는 자신의 입맞춤을 원하는 서령에게 이번에도 순순히 입술을 가져갔다.
서로의 말랑한 입술이 겹치고, 서령의 혀가 조심스럽게 그의 입술을 건드렸다. 이제까지 계속 수동적으로 받아오던 그녀가 이번에는 먼저 나선 것이다.
애쉬는 그런 그녀의 혀를 매끄럽게 받아주며 서로의 숨결이 섞여가는 감각을 즐겼다.
“응, 응.”
이 입맞춤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좀 더 본격적인 행위로 가기 전의 전초전에 불과하다.
평소 애쉬는 그렇게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하지만 지금 그와 서령이 나누고 있는 입맞춤은 달랐다. 이것은 욕정에 서로를 탐하는 행위가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따뜻하고, 훨씬 부드러우며, 훨씬 포근한 느낌.
질척하지도, 끈적하지도 않은 그것을 뭐라고 해야 할까.
그래, 지금 서령과 그가 하고 있는 입맞춤은 서로를 탐하는 행위가 아니라 ‘사랑’을 나누는 것만 같았다.
‘하, 사랑이라.’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기도 잠시, 애쉬는 그 생각을 스스로 비웃었다.
그는 유흥업소나 다니며 술과 여자를 즐기는 한량이었다.
불과 이 년 반, 삼 년 동안 천 단위에 달하는 인간을 살해한 살인귀였다.
그런 그와 사랑이라는 단어만큼 어울리지 않는 게 어디 있단 말인가.
애쉬는 괜히 흐트러지는 마음을 정리하고 슬슬 입술을 떼어가는 서령을 바라봤다.
눈을 감고 입 맞추던 서령도 곧 그 흑요석 같은 눈동자로 애쉬를 올려다봤는데, 그 눈동자 안에서는 숨길 수 없는 감정이 묻어났다.
따뜻한 빛을 품은 서령이 그를 불렀다.
“애쉬.”
“왜?”
그가 왜 부르냐며 물었다.
그에 애쉬와 눈을 맞추고 있던 서령은 잠시 그를 바라보더니 뭔가를 결심한 듯 뜸 들이며 말했다.
“…저를 사랑한다고, 한 번만 말해주면 안돼요?”
조심스럽게, 그리고 또 어떤 대답이 나올지 모르는 것이 두렵다는 듯이.
서령이 물었다.
그런 그녀의 물음에 애쉬는…….
“…….”
된다, 안된다, 좋다, 싫다. 그 무엇도 명확히 답하지 못하고 말을 잃고 말았다.
애정을 갈구하는 그녀에게 거짓을 말하는 것은 기만이었으나, 그렇다고 곧장 거절의 말을 내뱉을 수도 없었기에.
처음에는 기대를 품고 애쉬를 바라보던 서령의 눈동자 안의 감정은 애쉬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변해갔다.
기대에서 실망으로.
실망에서 슬픔으로.
그리고 슬픔은 눈물로서 흘러나온다.
하지만 서령은 대답을 주지 않은 애쉬를 탓하지 않았다.
그저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울고 있는 자신의 표정을 볼 수 없도록 숨겼을 뿐.
“흑…, 이제 괜찮아졌어요. 그러니까 움직여줘요, 애쉬.”
서령이 물기에 젖어 흐릿해진 목소리로 부탁했다. 애쉬는 자신으로 인해 눈물 흘리고 있는 그녀를 위로조차 할 수 없었다.
그저 그녀의 부탁대로, 허리를 뒤로 뺐을 뿐.
쯔즈즈즉.
그를 질식시킬 듯 조여오던 속살이 딸려 나오다 제자리로 돌아간다.
그러자 아직 통증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던 것인지 서령이 고통에 신음했다.
“윽, 큿.”
“정말 괜찮….”
“전 괜찮아요…! 정말 괜찮으니까……!”
괜찮냐 물으려던 애쉬의 말을 끊은 서령의 목소리가 모든 감정을 담아 부탁했다.
그냥 절 안아주세요, 부서질 정도로.
*
쯔적, 쯔적, 쯔적.
침실 안에 끈적끈적하고 음탕한 소리가 계속해서 울린다.
서령이 고통과 쾌락의 경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고개를 도리질 쳤고, 애쉬는 그런 그녀를 밑에 깐 채로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였다.
“하으윽…! 하악…!”
“후우, 후.”
서령과 애쉬의 거친 숨소리가 교차됐다.
애쉬는 풀어지지도 않고 계속해서 숨이 막힐 정도로 조여 오는 서령의 육벽을 귀두로 긁으며 괴롭혔다.
이미 이렇게 허리를 움직인 지 몇 분. 이미 서령의 약점은 모두 파악된 뒤였다.
들어갈 때는 전력을 다해 끝까지 밀어 넣으며 자궁구를 두드리고, 빠져나올 때는 허리를 내려 배 안쪽을 쓸어준다.
“꺄흐윽…!”
서령은 그것을 어느 정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자지러지는 듯한 신음 소리와 함께 몸을 벌벌 떨었다.
애쉬는 절정에 도달한 그녀의 상태를 느끼며 잠시 허리를 멈추려 했지만, 서령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가 멈추려는 기색을 보이자 더욱 강하게 그의 목을 끌어안은 서령이 간절히 외쳤다.
“흑, 멈추지 말아줘요! 제발…!”
그녀의 목소리에 애쉬는 멈칫하다가도 어쩔 수 없이 다시 허리를 움직였다.
서령은 지쳤지만, 그녀의 안은 여전히 그의 남성을 꾹꾹 조인다. 애쉬는 서령의 안이 자신의 모양으로 변하는 것만 같다은 느낌을 받았다.
척, 척, 척, 척!
“하윽, 흐윽…!”
땀에 젖은 살이 부딪히는 소리와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서령의 신음소리.
자신의 움직임에 맞춰 흔들리는 그녀의 젖가슴을 자신의 가슴으로 느끼던 애쉬는 슬슬 사정감이 차오르는 것 같았다.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것 같았던 남성이 한계에 다다라 움찔거리며 한층 더 부푼다.
처음 그것을 느낀 순간부터 급격하게 치고 올라오는 사정감에 애쉬는 허리를 뒤로 뺐다. 서령이 피임을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를 몰랐기에 안전을 고려해야 했으니까.
하지만 애쉬의 허리에 감긴 서령의 다리가 자신에게서 빠져나가려는 그의 움직임을 막았다.
“흐읍…!”
그게 노린 것인지, 아니면 본능적으로 움직인 것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것은 한계에 도달한 애쉬가 그녀의 안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사라졌고, 수십 분 동안 흥분한 상태로 부글부글 끓고 있던 그의 남성이 곧 폭발하리라는 것이었다.
애쉬는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참아내지 못하고 서령의 안에 자신의 정액을 쏟아내고 말았다.
“흑…!”
“크읏.”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 같은 쾌락과 함께 그의 남성이 퓻퓻 뜨거운 정액을 발사한다.
서령의 안에서 터져 나온 애쉬의 사정은 말 그대로 발사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의 기세를 갖고 있었다.
서령도 그것을 느꼈는지 애쉬의 허리를 감고 있던 그녀의 다리가 풀렸고, 그에 자유로워진 애쉬는 사정 직후의 여운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서령에게 물었다.
“대체 어쩌자고 이런 행동을….”
서령과 애쉬는 오늘 저녁의 파티부터 종일 함께 있었고, 그 와중에 분명 피임 약 따위를 챙길 시간은 없었다.
바깥으로 산책을 나온다는 것이 곧장 여기로 빠진 것이었으니까.
아무런 피임 기구나 약도 없이 배 안에 정액을 받는다.
잘못하면 덜컥 애가 붙을 수 있는 일이었고, 그것은 서령에게나 애쉬에게나 대사건이 될 수도 있었다.
이 세계에도 사후 피임약이 있었으나, 지구와 마찬가지로 피임 확률이 100%는 아니었으니.
애쉬는 당장이라도 근처 어디를 가서 피임약을 사와야 하나 했지만 곧 서령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의 걱정을 지워버림과 동시에, 그 때문에 주춤했던 욕망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약은 오늘 낮에 먹었어요! 그리고… 전 아직 한참 부족해요.”
그러니까 시간이 얼마가 흘러도 절대로 지워지지 않도록 내 몸에, 기억에 당신을 새겨줘요, 애쉬.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