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5화 〉 9. 과거(6)
* * *
“도착했습니다.”
이른 아침.
차를 몰고 손님을 태워온 서령의 비서가 도착을 알리자 뒷좌석에 있던 애쉬와 게빌이 문을 열고 내렸다.
“흐아암.”
“…살다살다 내가 이런 곳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군.”
아직 잠이 덜 깬 듯 늘어지게 하품을 하는 애쉬와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리는 게빌.
아침부터 그들이 이동한 곳은 건물은 물론이고 차를 세우는 주차장까지 모두 바깥에 노출되지 않도록 높은 담에 둘러싸인 유성 그룹의 연구 단지였다.
엄청나게 넓은 부지를 사용하면서도 땅값이 비싼 4구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재력을 엿볼 수 있는 이곳은 유성 그룹의 본사만큼이나 그 보안에 중점을 두고 있는 곳답게 당장 주차장에만 수십 개는 될 CCTV와 온갖 센서들이 작동하고 있다.
연구단지 내에서 작은 물건이라도 멋대로 들고 나온다면 어찌 될지는 굳이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럼 이 팔찌를 착용해주시면 바로 안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건…?”
“연구소 내에 입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입장권입니다.”
비서가 건네는 팔찌를 받아본 게빌의 의문 섞인 목소리에 비서가 대답했다.
심플한 실리콘 스트랩에 얇은 디스플레이 하나가 끼워진 것이 전부인 팔찌.
애쉬도 그것을 받은 직후 한 차례 살폈는데, 디스플레이에 방문객이라는 글자가 표시되고 있는 것 외에 특별한 점은 없었다.
애쉬는 그것을 전날 서령에게 새로 받았던 인식 저해 장치 밑에 같이 착용했고, 두 방문객이 모두 팔찌를 착용한 것을 확인한 비서가 앞장서며 말했다.
“그럼 따라 와주시면 됩니다.”
애쉬와 게빌은 먼저 움직이는 비서를 따라 움직였다.
비서는 주차장을 가로질러 곧장 연구소의 출입문이 위치한 곳으로 향했는데, 입구에는 그 흔한 경비 하나 없었으며 안이 보이지 않는 하얀색 자동문으로 되어 있었다.
비서가 그곳에 다가가 잠시 멈춰 서자 센서가 그와 애쉬, 그리고 게빌을 인식한 듯 AI치고는 꽤나 부드러운 목소리로 인사하며 문을 열었다.
3급 접근 권한을 확인했습니다. 보아민 컴벨 님과 방문객 두 분,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음이라곤 일절 없이 부드럽게 열리는 문.
비서는 자연스럽게 그 안으로 발을 들였고, 애쉬와 게빌도 열린 문 안쪽을 구경하며 연구소 안으로 들어섰다.
“연구소라더니 진짜 느낌이 있긴 하네.”
연구소 안에 입장한 애쉬의 첫 감상평이었다.
전체적으로 새하얗고 깨끗한 인테리어.
어디 한 곳 모난 데 없이 둥글둥글한 미래 지향형 디자인의 데스크나 의자 따위는 물론이고, 보안요원 정도로 추정되는 이들이 차고 있는 장비도 심상치 않아 보였다.
“오, 그쪽 분들이 오늘 오시기로 한 방문객 분들인가 보군요. 이사님께서는 아까 도착하셨습니다. 아마 아래층 로비에서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
애쉬가 그들을 보던 것처럼 그들 보안요원들도 애쉬 일행을 보았는데, 서로 이미 알고 있는 얼굴이었는지 비서를 향해 인사와 서령의 위치를 알려주는 것 외에 별다른 검문은 없었다.
비서는 보안요원들에게 고생하라는 인사와 함께 발걸음을 옮겨 그들이 말한 아래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찾았다.
엘리베이터도 종류가 여럿 있었는데, 비서가 향한 엘리베이터는 일정 등급 이상의 접근 권한을 가진 이들만 사용할 수 있는지 비서가 자신의 팔찌에 달린 디스플레이를 스캔 하고서야 호출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무슨 영화 속 시설에 들어온 기분이야.”
그것을 보던 게빌이 애쉬에게 말을 건넸다. 그에 애쉬도 고개를 끄덕였다.
“바이러스 실험 같은 걸 할 것 같은 연구소긴 해.”
예를 들면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으레 등장하곤 하는 좀비 바이러스라던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애쉬와 게빌이 나누는 짧은 대화에 비서가 작게 웃으며 끼어들었다.
“하하, 이쪽은 생물 쪽이 아니라 기계 쪽이라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게다가 생명 공학을 다루는 쪽도 그렇게 위험한 쪽도 다루지는 않고요.”
“그거야 모를 일이지.”
애쉬가 비서의 말에 성의 없이 대꾸했다.
대충 보아하니 이 비서도 그렇게 높은 접근 권한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았는데, 그가 출입하지 못하는 곳에서 어떤 실험이 벌어지고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그렇게 잡담을 나누던 일행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고, 곧 그들을 기다리던 서령 쪽과 합류할 수 있었다.
애쉬의 얼굴이 보이자 어제와 같은 정장 차림이지만 조금 산뜻한 톤의 색상으로 꾸민 서령이 그를 알아보고 인사했다.
“아, 애쉬. 왔어요?”
“어. 그쪽 아줌마도 오랜만이네.”
“…예, 오랜만입니다. 여전히 뺀질뺀질한 얼굴이시군요.”
전날 봤던 서령과 에아임, 그리고 오늘 오랜만에 보는 베일라의 일행.
애쉬에게 인사하려던 베일라는 그의 입에서 나온 아줌마란 말에 표정을 구기며 안 좋은 소리를 그대로 돌려주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 법이라고, 그 반대도 그대로 성립하는 것이다.
모처럼 오랜만에 봐서 반갑게 인사하려 했는데, 저쪽에서 대뜸 아줌마 타령을 하니 이쪽에서도 기분 좋게 인사할 수 있을 리가 있겠는가.
“그새 애인은 좀 생겼나? 이제 슬슬 결혼도 생각할 나이일 텐데.”
“빠득. 그딴 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애쉬는 웃으며 대놓고 속을 긁고, 베일라는 그에 이를 갈며 대답한다. 반가움을 표현하는 그들 나름의 방식.
그렇게 웃는 얼굴로 험악한 말을 주고 받으며 해후를 마친 둘이었다.
베일라와 인사를 끝낸 애쉬는 뒤이어 자신과 함께 온 게빌을 소개했다.
“이쪽은 게빌 리퍼슨. 내….”
“동료.”
“…라고 주장하는 부하.”
“동료라니까!”
애쉬가 뒤이어 붙인 멘트에 게빌이 소리쳤다.
애쉬는 그렇게 발끈하는 게빌의 반응에도 웃고 있었는데, 베일라는 그 모습에서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끼며 손을 내밀었다.
“베일라 로엘입니다. 저 인간과 같이 일한다고 고생이 많으시겠군요.”
“그쪽이야말로 몇 달 동안 같이 일했다고 들었는데, 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탁.
예의를 차린 게빌이 베일라 쪽에서 내민 손을 잡고 서로 악수했다. 서로의 고생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둘이었다.
애쉬라는 적 하나를 두고 똘똘 뭉치는 것 같은 둘의 사이를 지켜보던 애쉬.
그의 뒤에서 문득 생각났다는 듯한 말투의 서령이 얘기했다.
“그러고 보니 어제 말했던 것 외에도 애쉬한테 보여주고 싶은 게 몇 개 있어요.”
“보여주고 싶은 거?”
“네. 예전 축하연 때 애쉬 덕분에 얻은 게 조금 있거든요.”
“아, 그때.”
유진혁 회장의 생일 축하연.
‘웃는 악마’가 나타나 한바탕 난장판을 만들었던 테러 사건이 있던 날이다.
애쉬는 부단장 처리한 후 죽을 뻔 했고 서령에게도 나쁜 기억으로만 점철되어 남아있는 사건이었지만, 그럼에도 그 날 얻은 게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유성 그룹이라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그때 봤던 피해보다도 더욱 큰 것을 얻은 걸지도 몰랐다.
“보여주고 싶은 게 뭔데?”
“사실 어제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고 한 거랑도 관계가 있는 건데. 일단 가면서 얘기해요, 우리.”
“파워 슈트?”
“네.”
서령이 먼저 발걸음을 옮기고 애쉬가 옆에서 같이 움직인다. 에아임이나 다른 둘은 그 뒤에서 따라왔다.
서령은 그렇게 움직이며 얘기를 계속했다.
“그 날 저택을 정리하며 얻은 게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신경 반응형 나노머신이에요.”
회수한 시체들과 함께 발견된 최첨단 나노 단위 기술의 정수.
그것의 존재는 유성 그룹의 연구팀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죠. 우리 연구팀에서 지향하던 방향으로 적어도 10년은 더 앞선 물건이었으니까요.”
얘기를 이어가던 서령이 설명했다.
그녀의 말대로 신경 반응형 나노머신은 유성 그룹에서도 아직 제대로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을 정도의 차세대의 기술이었고, 그런 것을 지금 시점에서 얻은 만큼 연구의 진도가 한참 발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연구팀에서는 ‘웃는 악마’가 그런 물건을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는 차치하고, 그걸 기반으로 최신형 슈트의 설계를 짜 올렸죠.”
“그걸로 파워 슈트를?”
“네. 아마 보면 깜짝 놀랄 걸요?”
애쉬의 물음에 서령이 그것을 보여준 뒤의 반응이 기대 된다는 듯 미소 지었다.
애쉬도 그 물건이 뭔지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웃는 악마’의 부단장이나 그와 잠깐 어울렸던 ‘조인 디아벨’의 기억에 조금 밀려나긴 했으나 그것 또한 임팩트가 대단했으니까.
액체처럼 움직이다가도 건틀릿 같은 장비로 바뀌거나 하는 등, 내구성은 부족하지만 여러모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큰 물건이었다.
그런데 그런 물건으로 파워 슈트를 만들었다라.
‘딴 건 모르겠지만….’
솔직히 그 멋, 속된 말로 간지라고 하는 것을 눈앞에서 봤던 애쉬였기에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이쪽으로 들어갈 거예요.”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몇 분 정도 연구소 복도를 걷던 서령이 어느 시점에 방향을 틀어 한 연구실 입구로 향했다.
그곳으로 향하던 중 게빌의 목소리가 들렸다.
“뭔가 위험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것처럼 생겼는데….”
애쉬도 내심 그런 게빌의 말에 동의했다.
연구실 출입구 위쪽에 위치한 디스플레이에는 아마도 연구실이 어떤 연구가 진행되는 곳인지 표기하는 것일 ‘N003’이라는 코드가 띄워져 있었는데, 그와 함께 출입 자격 증명용으로 배치된 스캐너에는 ‘필요 보안 등급 [1]’이라는 글자가 붉은 색으로 떠올라 있어 상당히 위험한 곳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그곳을 몇 차례 다녀본 베일라가 그렇게 위험한 곳은 아니라며 농담조로 설명했다.
“겉보기야 그렇지만 침입을 시도할 생각만 없다면 딱히 위험할 것도 없는 곳입니다.”
“만약 침입할 생각이 있다면?”
“침입할 생각이 있다면야….”
애쉬의 질문에 베일라는 자세히 설명하는 대신 말끝을 흐렸다. 그것은 직접 시도해보면 알 수 있겠지만, 결코 좋은 끝을 맞이하지는 못할 것이었다.
마스터급 접근 권한을 확인했습니다. 유서령 이사님,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위이잉.
부드러운 기계음과 함께 접합부가 보이지도 않던 매끈한 문이 양측으로 갈라지며 열린다.
그것을 신기하게 보던 애쉬와 게빌이었으나, 곧 그들은 안쪽으로 드러난 연구실 내부의 모습에 시선을 빼앗겼다.
“여기 신경 인터페이스의 삽입부가…….”
“이쪽에 문제가 조금 생긴 것 같습니다!”
“역시 아직 양산까지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연구원들과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무척이나 거창한 첨단 기계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압권인 것은 연구실 중심에 격투 케이지처럼 펼쳐져 있는 공간과, 그 가운데 놓여 있는 여행용 캐리어 하나였다.
“…저건 뭐지.”
왜 연구실에 저런 게 있냐는 듯 게빌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애쉬의 심정을 대신 입 밖으로 내뱉었다.
하지만 서령과 베일라, 에아임은 방문객에게 별도의 설명도 않고 그 케이지 앞에서 뭔가를 얘기하던 두 연구원에게 다가갔다.
“역시 내구성이 문제인가?”
“내구성도 내구성이지만 아직 출력이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확실한 건 데이터를 조금 뽑아봐야 할 텐데….”
자기들만의 세계에서 대화를 나누던 둘은 서령이 다가갈 때까지 그것을 눈치 채지도 못하다가 그녀가 말을 걸고서야 그들만의 세계에서 빠져나왔다.
“안녕하세요.”
“그럼… 오, 안녕하십니까 이사님.”
“안녕하십니까!”
“어제 말씀 드렸던 준비는 모두 끝났나요?”
두 연구원의 인사를 받은 서령이 물었고,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모든 준비는 끝났고, 이제 실전으로 들어가 데이터 기록만 끝내면 되는 상황입니다.”
“그래요?”
“예. 그럼 베일라 경호원과 이번 테스트에 도움을 주실 분이….”
“저쪽에 있는 애쉬 씨예요.”
“아, 저 분이. 오늘 테스트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서령의 가리킴에 연구원이 애쉬에게 인사했다.
얼떨결에 인사를 받은 애쉬는 아직 자신이 협력하기로 한 테스트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그들을 기다리던 연구원들은 마음이 어찌나 급한지 곧장 실험으로 들어가려 했다.
“아니, 잠깐. 내가 뭘 하면 되는데?”
“일단 케이지 안으로 들어가요, 얼른!”
서령은 애쉬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일단 그를 연구소 중심에 마련된 케이지 속으로 밀어 넣었다.
당연히 힘으로 딸려 들어갈 애쉬가 아니었으나 일단 그녀의 뜻에 따라 들어오긴 했는데….
“예전의 복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베일라도 그곳에 함께 들어오더니 복수를 얘기하며 애쉬를 향해 웃어 보였다.
무뚝뚝한 성격의 베일라에게서는 보기 힘든 웃는 얼굴.
그러나 그 밑에는 뭔가 알 수 없는 감정이 잔뜩 싸여 있어서 일반적인 미소처럼 느껴지지는 않고, 조금 험악한 분위기가 도는 것 같았다.
“뭐, 지금 나랑 한판 하자고?”
때마침 있는 곳이 격투 케이지 비슷한 곳이기도 하고, 전투에 들어갈 듯한 베일라의 분위기를 읽은 애쉬가 묻자 베일라가 단번에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전에 받은 걸 되갚아줄 시간입니다.”
“전에 받은 거라니…. 아, 설마.”
베일라의 복수 타령과 받은 것을 되갚아줄 시간이라는 말에 잠시 생각해보던 애쉬가 과거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와 베일라가 처음 만났던 날.
분명 이것과 비슷한 상황에서 베일라의 턱을 날려 그대로 쓰러뜨린 적이 있었지.
그때 픽 쓰러지던 베일라의 모습을 떠올린 애쉬가 우습다는 듯한 기색으로 말했다.
“뭘 믿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괜찮겠어?”
여기서 또 쓰러지면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을 텐데.
바쁘게 움직이던 연구원들은 애쉬와 베일라가 케이지에 들어가자 하던 것을 모두 멈추고 흥미진진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서령과 게빌, 그리고 에아임도 마찬가지.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 애쉬의 도발에 베일라는 대답하며 케이지 중심에 놓여 있던 캐리어 손잡이를 잡아 당겼다.
그러자.
챠르르르륵!!
캐리어를 이루고 있던 하얀 물결이 그녀의 팔을 타고 흐르더니 그대로 전신을 덮고, 목과 턱까지 올라 일정한 형태를 갖추었다.
파란 빛이 흐르는 회로가 백색 표면에 드러나고, 턱 바로 아래 전신에 달라붙은 나노머신이 부드럽게 기동한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잘 빠진 하얀 갑옷을 두른 기사의 모습이 된 베일라가 이어서 말했다.
“이번에는 맨몸이 아니라 이걸 사용할 거니까요.”
“……허.”
그런 베일라의 모습을 멍하니 보던 애쉬가 탄성인지 탄식인지 모를 소리를 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조금 남아있던 졸음기가 완전히 싹 깨는 느낌이다.
“어지간하면 이런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그치만 도저히 안 할 수가 없다.
애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심을 담아, 심지어는 상스러운 표현까지 사용하며 중얼거렸다.
“진짜존나 멋있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