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화 〉01. 누나 (1/69)



〈 1화 〉01. 누나

-(전체) 아니, 역갱만 봐줬어도 내가 게임 터트렸는데. 하.... ^^ㅣ발 정글차이 진짜.

아니시에이팅으로 시작해 탑의 필수 덕목을 펼쳤다.

-(전체)ㅌㅊㅇㅈㅈ
-(전체) ㅇㅈ 우리  정글한테 정치질함
- /muteall

고고한대붕의 뜻을 참새가 어찌 알리오.
내 철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겜알못들의 대화는 더 들어줄 필요가 없었다.

"에휴, 팀운 진짜."

치밀어오르는 짜증을 삼키며 화면을 바라보자 어느새 한 구석에 4개의 찬성 불빛이 떠올라 있었다.

-반대

"패배주의에 찌든 새끼들.... 롤은 끝까지 해봐야 하거늘."

하지만 민주주의의 폭력적 수단인 다수결 앞에서 깨어있는 소수의 외침은 무기력했다.

-패배

너무 많이 봐서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패배창이 화면에 떠올랐다.
한숨을 내쉬며 화면을 넘겼다.

-승급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아... 진짜 심해 탈출  못 했네."

이 지긋지긋한 심해어들과 게임하는걸  반복해야 한다니.

하아, 한숨을 다시 내쉬면서 다음 게임을 돌리려 했다.

그 때.

똑똑.

문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다운아!  하고 있어?"

문 밖에서 들려오는 여성의 목소리에 나는 얼른 Alt F4를 누르고 강의로 화면을 전환했다.

"당연히 공부하고 있었지! 왜?"

"그럼, 잠깐 들어갈게?"

내가 답을 하기도 전에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목소리의 주인공.
방에 그녀가 걸음을 딛자마자 답답한 공기를 몰아내듯 그녀의 향기가 방안에 퍼져 나갔다.

살짝 얼굴을 찌푸리며 걸음을 옮기는 단정한 정장차림의 미녀.

그녀의 이름은 정아름, 내 누나다.

"어후, 환기 좀 시켜. 내가 나가 있을 때 한번도 안 시킨거야?"

그녀는 내게 뭐라고 잔소리를 하면서도 직접 창문을 열어주었다.
갑작스럽게 들어온  바람에 몸이 살짝 떨렸다.

"어, 추워? 그냥 문 닫을까?"

"아니야, 춥기는. 아무렇지도 않아. 괜찮아. 근데 대답도 안 했는데  들어와?"

이미  알고 있으면서 굳이 물어보는 누나에게 퉁명스럽게 대답을 했다.

"아아~ 다운아아~ 미안해! 응? 응?"

그러자 의자로 다가와 애교를 부리며 그녀가 나를 껴안았다.

"다운아아~ 누나가 잘못했어어.  풀어주면 안 돼?"

누나는  얼굴을 끌어당겨 그녀의 가슴에 파묻히게 하고 용서를 구했다.

얼굴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말캉한 감촉.
사방에서 들이닥치는 그녀의향기.

단번에 나를 제압해버린 그녀의 품에서 나는 백기를 들어야 했다.

"알겠어! 화 풀렸으니까 이제 그만 해도 돼."

"진짜? 화 풀렸어? 그럼 그냥 더 안고 있어도 되는 거야?"

"..... 누나. 오늘은 바로 하려고?"

내 질문에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나를 내려보는 누나.
내 고개를 들어올려 한동안 나와 눈을 맞추던 그녀가 내 품에서 빠져 나오며 물었다.

"오늘 공부는 많이 했어?"

".....그럼 당연히 많이 했지."

기대감이 살짝 차올랐지만.

"그래? 그럼 저녁엔 밖에 나가도 괜찮겠네. 나갈 준비 해."

"뭐?"

"할아버지가 오늘 저녁은 같이 먹자고 하셨거든."

"아....."

그녀의 말을듣자마자 내 얼굴이 굳어졌다.

"갑자기?"

"뭐가 갑자기야? 할아버지가 우리 부르신  꽤 지났잖아."

"....안 가면 안 되겠지?"

완전히 굳은 표정으로 내가 말을 잇자 그녀가 한 손을 뻗어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다운아. 할아버지가 많이 노력하시고 계셔. 너도 알지? 할아버지가 우리를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할아버지 덕분에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잖아."

그녀의 말에 뭐라 반박을 하려 했지만 그녀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나는 그저 고개를끄덕일  밖에 없었다.

"....알겠어."

"그래. 그럼 난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준비하고 나와?"

할 말을 다 마쳤다는 듯,그녀가 윙크를 하며 밖으로 나갔다.
나는 그녀가 나갈때까지도 굳은 얼굴을 펴지 못하다가 그녀가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 진짜 왜 이러냐."

그녀의 말에서 틀린 것이 하나도 없었기에 나는  자괴감이 들었다.

넓은 방,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최고급의 가구들. 심지어  앞에 있는 컴퓨터도 하이엔드급 사양이었다.
능력도, 재능도 없는 백수가 이런 삶을 살 수 있는  전부 할아버지 덕분인데.

'왜,  이렇게 풀리지 않을까.'

누나가 말한 것처럼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난 뒤.
할아버지, 할머니가 부모님을 대신해 우리 남매를 키워주시며 넘치도록 사랑을 베풀어주셨다.

나도, 누나도 항상  사랑에 감사해하며 두 분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 일'만 없었더라면 누나가 말한 식사자리가 정말 기뻐했겠지만.....

'그 일'에 대한 해결이 아직 깔끔하게 되지 않은 지금의 나에겐 그 자리가 너무나 불편하고 어색할 뿐이었다.

누나의 말대로 할아버지께서는 앙금을 풀려고 노력 하셨다.
하지만 아직도 앙금이 사라지지 않은 내가 더 한심해보여 더더욱 불편하게 느껴졌다.

"하.... 모르겠다."

나는 귀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 강의를 꺼버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고급 한식당.

식사를 하는 가족의 분위기는 화목해 보였다.
누나가 주도적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며 분위기를 만들었기에.
비록 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나를 제외한 모두는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기는 듯 했다.

"그래, 아름아. 요즘 회사 생활은 할만하고?"

"네. 일 배우는 것도 재미있고 다들 잘 대해주셔서 괜찮아요."

"그래? 너라서 더 잘 대해주는 건 아니니?"

"으음.... 그런 게 완전히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다른 사원들처럼 다니고 있어요."

누나는 할아버지의 회사를 다니며 일을 배우고 있었다.
밝은 얼굴로 말하는 누나나 할아버지를 보면 완벽한 누나는 회사생활에서도 결함이 없는 듯 했다.

그리고 누나의 대답이 끝나고  쪽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리시는 할아버지.

'하.......'

아니나 다를까, 할아버지는 내게 질문하셨다.

"다운이 너는 공부는 잘 되고 있니?"

".....네."

"공무원도 좋지만 너가 원하면 회사에서 일해도 괜찮다."

".....네."

할아버지와  사이의 짧은 대화가 끝나자마자 바로 주변을 감싸는 어색한 분위기.

'씨발.... 이래서 오기 싫었는데.'

누구 하나 먼저 입을 열지 않는 이 분위기를 환기시킨 건 이번에도 누나였다.

새로운 주제를 가져와 즐겁게 이야기를 다시 시작한 그녀 덕분에 식사는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다.

*


집에 돌아와서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너희 누나는 친손자가 아니다!'

'너는 대체  그 모양이냐! 우리 가족의 피가 섞인 너가!'

눕자마자 머릿속에 다시금 떠오르는 기억들.
할아버지께 들은 충격적인 말들. 단 한순간도 의심하지 않았던 것이 한순간에 뒤바뀌는 그 순간의 고통.
그리고 그 이후에 이어졌던 누나와 나를 비교하는 신랄한 할아버지의 말씀들도.

아직 그 고통을 회복하기에는 너무나도 상처가 컸다.

누나는 완벽했다.

외모, 성적, 성격, 운동.

모든 것이 완벽한 그녀.

그에 비해서 나는 그녀를 따라갈  있는 것이 단 하나도 없었다.
아니, 그나마 외모가 괜찮은 것을 빼면 다른 모든 것들은 아무리 노력해봐도 그녀를 따라잡을  없었다.

점점 누나와 벌어지는 격차를 보며 할아버지께서는 내가 그녀를 얼른 조금이라도 따라잡기를 원하셨다.
그러나 압도적인 재능의 그녀를 내가 결국 따라잡지 못하자 할아버지는 많이 실망하셨다.
결국엔 누나에게  교육을 맡기시며 어떻게든  실력을 끌어올리라고 누나에게 화를 내며 말씀 하시기까지.

그 당시에는  할아버지가 이렇게까지 하시는지 이해를  수 없었지만......

'너희 누나는 친손자가 아니다!'

할아버지와 이 대화를 나눈 후에야 비로소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물론 나는 이제는 우리의 비밀을 알지만 누나는 어떤지 몰랐기에 할아버지의 편애 때문에 우리 남매 사이가 크게 벌어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 남매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우리가 더 끈끈한 관계가  것도 있겠지만 분명한 건 나보다 훨씬 뛰어난 누나가 항상 나에게 양보하고 나를 더 배려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나와 누나가 살고 있는 이 곳도, 내가 불편해 하는 걸 눈치챈 누나가 독립을 하며나를 같이 데리고 나와준 것이었다.

할아버지께 그 말을 듣고 난 이후로 누나에 대한 내 감정이 크게 흔들리긴 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고 우리의 관계는 예전처럼 똑같이 유지되었다.

그래.... 똑같이....

똑똑.

"다운아, 들어가도 돼?"

누나를 한참 생각하던 와중에 들려온 그녀의 노크 소리.

"어, 들어와."

그녀의 말에 대답을 해주자 방문이 열렸다.
 샤워를 마친 듯, 가운만 걸친 누나가 내 방 안으로 넘어오며 말했다.

"뭐하고 있었어?"

"그냥 이런저런 생각들?"

"또 할아버지랑 있었던 일들 생각하고 있던거야?"

"아니야....그냥...."

내가 말을 얼버무리자 그녀가 천천히 내 곁으로 다가오더니 침대에 앉았다.
그리고 나를 감싸안으며  머리를 그녀의 허벅지 위로 이끌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제 좀 괜찮아질때도 되지 않았어?"

천천히 나를 쓰다듬으며 누나가 말했다.

"....알아. 나도 알고 있어. 그런데...."

"그래. 힘든거 알아. 하지만  더 노력해보자. 응?"

나는 그녀의 부드러운 손의 감촉을 즐기며 눈 앞에 보이는 그녀의 얼굴.
그리고  밑으로 보이는 내 시야를 살짝 가리는 그녀의 가슴을 보며 침을 삼켰다.

그런 나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끌어올리며 웃는 그녀.

"오늘도 공부하느라 고생한데다.... 힘들기까지 했으니까 누나가 위로해줄까?"

".....응."

나는 우리의 '관계'에서 항상 해왔던 일을 기억하며 답했고 누나가 천천히두 손을 들어 올려 가운을 풀었다.

이어서 드러나는 그녀의 아름다운 가슴.

남자의 본능을 자극하는 물방울이 살짝 흔들리며 튕겨나왔다.

그리고 그녀는 천천히 허리를 숙여.

"우리 다운이. 오늘도 고생했어?"

내 입에 그녀의 가슴을 물려주었다.

나는 입에 탐스러운 과실이 물리자마자강하게 빨았다.

"흐으응...."

야릇한 비음을 흘리는 누나.

그녀는 나를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보며 그녀의 가슴을 탐하는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한참을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그녀가 내게 말을 걸었다.

"여기도 고생하는 것 같은데.... 여기도 위로해줄까?"

나는 그녀의 가슴을 입에 문채로 고개만 끄덕이며 답했고 그녀는 다시요염한 눈웃음을 치며 한 손을 밑으로 가져가  자지를 천천히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흐응,흐읏."

그녀가 내 자지를 어루만지는 것에 맞춰 나도 혀를 움직였다.
누나는 서로의 움직임에 맞춰 야릇한 신음을 흘리다 내게 말했다.
"바지... 벗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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