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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화 〉59. 계획의 시작(2) (61/69)



〈 61화 〉59. 계획의 시작(2)

광기가 깃든 눈으로 변한 사마희가 나를 바라보았다.

"너가 실력이 부족하다고 하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 너가 말한 대로 따를게. 하지만 너가 말한 것처럼 그렇게 전부 네 뜻대로 맞아 떨어지기만 하면 재밌을까? 내가 우리 계획의 가장 큰 목표를 해칠만큼 계획을 망치려는 행동을 하지는 않을거 아냐."

내 이야기를가만히 듣고 있던 사마희가 고개를 천천히 옆으로 기울이더니 기괴하게 웃으며 말했다.

"후훗! 후후후후후후. 우리 주군이 재밌는 이야기를 또 하시네? 그래. 그러니까."

그녀가 입을 찢어질 듯 벌려 웃으며 나에게 물었다.

"우리 주군은 내가 재미를 가질 수 있게 행동해주실  있으시다?"

"그래."

"으흐흐흐흐. 그래. 신살을 말할 정도의 재밌는 인간이었으니 허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게요. 그런데 만일 주군이 하는 행동이 재미가 없으면?"

"그럼 내가 하는 행동들이 너의 계획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 너가 머리를 써야지. 그게 '머리'라는 부품이 해야 되는 일 아냐?"

그녀가 머리를 천천히 바로 세우더니 가로 저으며 말했다.

"아니죠, 주군. 제가 아무리 훌륭한 부품이어도 완성품이 불량품 행세를 하겠다고 하면 제가 어떻게  방법이 없어요."

"불량품이 아니지. 완제품으로 가기 전에 한바탕 화려한 색깔로 칠해지는 거라고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사마희가 맛이 가버린 듯한 그 눈빛을 하고 황홀한 표정을 지은  입술을 혀로 핥으며 내게 말했다.

"주군... 좀 귀엽네요?"

"뭐, 뭐?"

갑자기 튀어나온 그녀의 이해할 수 없는 말과 완전히 먹잇감을 바라보듯이 나를 향하는 그녀의 눈빛에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아아! 나를 향해 도발하면서 말 싸움 하는 무식한 주군이라니. 원래는 짜증이 나는게 정상일텐데 또 나한테 이런 흥미를갖게 해준 주군이 하는 말이라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 않네?"

이제는 머리를 흔들며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사마희가 이윽고 고개를 멈추더니 나를 향해 말했다.

"좋아요. 주군이 말하는 대로 하게 해드릴게요. 가끔 길을 벗어나도 제가 원래 목표로 오게 교정하죠. 그런데 주군 있잖아요."

그녀가 점점 더 나에게 다가오더니 귓가에 속삭였다.

"만일 불량품이 될  같으면 내 취향으로 개조해서 내가 가질거야?"

꽤 발칙한 말을 하는 그녀.
하지만 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바로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헛소리 하지마라. 너를 가만히 놔둘  같나?"

"아! 정말 농담이죠! 제가 신을 죽이겠다는 사람을 가지고 뭐하러 그래요! 그냥 너무 막 나가지 말라고 경고한 거니까 빨리 이 기분 나쁜 촉수에서 풀어줘요!"

"흥!"

코웃음 치며 사마희를 내려준 카렌이 다시 한번 그녀를 향해 말했다.

"기억해라. 너는 항상 내가 지켜보고 있다는걸. 너가 주인께 해를 끼치려는 수작을 부리는 순간 머리고 뭐고 너는 더 이상 존중받지 못할 것을."

"치, 진짜. 이럴 거면 아까전에 재미없으면 제가  사람 좀 패게 해줘요~ 라고 할걸."

"뭐라?"

"얼른 저 사람 깨우기나 하세요."

"하..."

카렌은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기절한 교장에게 말을 했다.

"일어나라."

그 말을 듣자마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 교장은 아까와 다를 게 없어보였지만 표정에서 드러나는 인자함이 완전히 사라진  무표정이 되어 있었다.

"이제 너가 알려준 대로 말하라고 하면 되는건가."

"네. 한번 더 말씀드려야 해요?"

"필요없다."

카렌은 이어서 그에게 학교 전체에 방송을 할 수 있는 마법을 하라고 명령했다.
그가 무언가 주문을 왼 순간 카렌이 다시 한번 말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너의 말투에 맞게 바꿔서 방송하면 된다. 교내에...."

[교내에 있는 모든 학생과 교사를 포함한 모든 사람은 하던 일을 멈추시고 대강당으로 지금 즉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성도에서 온 특별 지시가 있어 지금 당장 공지해야 하기에 방송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교내에....]

이 세계를 공략하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이 완벽하게 내딛어졌다.

*


웅성거리는 강당.

우리는 강당 단상에 앉아있는 교장의 뒤편에 안 보이도록 만들고 서 있었다.

"대체 뭐야? 뭔데 이렇게 모이라는 거지?"

"그러니까. 그냥 방송으로 공지하면 되는거 아냐?"

"뭔가 특수한 건가보지. 마왕님이랑 친하신 교장님이시니까 그런 거 아닐까?"

학생들이 수군거리는 소리.

"학생들과 교사들뿐만 아니라 학교에 모든 사람들? 전선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내가 방금 아는 고위층이랑 얘기해 봤는데 그런 이상은 없다고 했어."

"그럼 대체 뭐지? 마왕님께 특별한 지시라도 받은 건가?"

이곳에서 아래를 내려봐도 아무리 봐도 현대에 인간들과 복식만 다를 뿐 똑같은 인간처럼 보이는 이들이었고 어째서 그들이 마족이라고 불리는지 아직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특징이 있길래 마족이라고 부르는 거지?'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나는 조용히 일어나서 지금  들어오는 테스에게 향하는 베티를  수 있었다.

내 계획대로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그들을 보았지만 막상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니 나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강당은 말만 대강당이지 거대한 축구 경기장 규모의 크기였고 이제야 인원이 거의 다 들어온  들어오는 사람의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지만 이 정도 규모라면 몇만명은 되는 인원이 모인 것 같았다.

"정말 이 정도 되는 인원도 문제 없어?"

나는 결국 카렌에게 질문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카렌은 부드럽게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물론입니다, 주인님. 저는 제 차원의 최강자였던 몸. 그리고 제 차원의 수준이 그렇게 낮은 수준도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제 주특기는 마에 기반을 둔 주술. 지금 제가  주술은 실패 할리가 없습니다. 강자도 하나도 보이지 않는군요."

"음.. 너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리고 모든이의 시선을 집중시킬 때 주술을 사용하면 훨씬 더 쉬워집니다. 걱정하실 필요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주인님의 길이 완성되는 모습을 지켜봐 주십시오."

사마희가 학우선을 나에게 살랑살랑 흔들어주며 말했다.

"주군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세뇌뿐만 아니라 순식간에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을 죽여버릴 수 있는게  뿔녀인데요?"

"뭐? 지금 나를 뭐라고 했나?"

"뿔녀요. 왜요.  달렸으니까뿔녀라고 하는데 뭐가 잘못 됐나?"

"하! 그래 그러도록 해라. 광녀."

"네?"

"미친년이어서 광녀라고 한 거다. 무슨 문제라도?"

"하! 진짜 어이가 없어서!"

다시  그들의 말싸움이 시작되려 할 때 누군가가 밑에서 크게 소리쳤다.

"교장 선생님! 전부  모인  같습니다!"

그 소리를 듣자 교장이 우리의 명령대로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웃는 표정으로 단상에 올라가 말하기 시작했다.

"친애하는 교내의 모든 분들. 잠시 조용히 해주시고 집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급한 연락으로 매우 중요한 소식을 받아 여러분을 갑자기 이 자리에 모으게 되었습니다."

교장의 말에모두의 시선이 이곳을 향하는 게 느껴졌고 이례적인 일인만큼 모두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집중하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 옆에서는 카렌이 천천히 주문을 외며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건 바로 이것입니다."

그가 몸을 이쪽으로 돌린 순간 카렌이 안 보이는 주술을 해제하며 걸어 나왔고 순식간에 그녀의 몸에서 쏘아진 검은 빛이 강당을 전부 뒤덮었다.

빛이 사라지고 난 공간엔 이곳에 있던 인원 모두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실 끊어진 인형처럼 기절해서 널브러져 있었고 나는 그 충격적인 광경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제가 뭐랬어요~ 걱정할 필요 없다니까요?"

사마희는 또다시 살랑살랑 흑우선을 쪽으로 부치며 여유롭게 말했고 카렌이 나를 바라보았다.

"학교에 있는 모든 이를 제 지배하에 두는데 성공했습니다. 학교 전체를 다시 검사해 본 결과 이 곳에서 제 지배에서 벗어난 유일한 이는 주인님께서 지시하신 그 여자와 그 남자  둘뿐입니다."

자신이 만들어낸 이 엄청난 일조차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카렌을 보면서 나는 정말 순수하게 나의 진심을 담아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진짜 대단하다.... 정말 잘했어."

내 말에 행복하다는 듯 환하게 웃은 그녀.

"감사합니다. 주인님."

이런 일을 해내는 미친 짓을 할 수 있는 그녀가 내 칭찬에 기뻐하며 나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현실에  다시 실감이 들지 않기 시작했다.

"히히. 훌륭한 부품 수만 개를 얻었네요. 이제 오늘 마왕만 하면 끝인가? 그럼 이제 원래대로 돌아가게 해주실래요?"

그리고 사마희의 단어 선택에 고개를 돌려서 무언가 말을 하려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나와 눈이 마주친 사마희가 얼른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 그리고 이제 주군이 보여주신다는 재밌는 일 하러 가야죠! 너무 깔끔하게 끝나버려서 시간도 충분하겠네요. 그럼 가볼까요?"

"아!"

나는 카렌의 말 몇 마디에 순식간에 자리에 일어나서 일사불란하게 강당을 빠져 나가는 인원들을 다시 한번 질린 눈으로 바라보았다가 내가 계획한 일을 하러 갈 생각에 흥분이 차오르는 걸 느꼈다.

"그래, 그럼 베티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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