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드래곤-180화 (180/277)

(185) 이세계 드래곤 [19] 34.악마의 유혹.

-슈슉...-

인적이 드문 외진 골목길에서 두 사람의 인영이 나타났다. 한 사람은 남자고 한사

람은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길게 뻗은 머리카락은 그녀의 아름다움을 감출 수가 없

는지 조그만한 빛이라도 밝게 비춰질 정도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성은 운디네였다

. 그리고 또 한사람은 일반적인 평범한 외모에 눈매가 인상적으로 날카로움이 있는

20대 중반의 모습을 하고 있는 남자 카이란이었다.

"자.. 그럼 난 슬슬 본래 모습으로 돌아갈까..."

20대 중반의 모습으로 하고 있으니 카이란은 다시 18살의 나이로 되돌아오기 위해

폴리모프 마법을 실행하기 위해 깊이 잠들어 있는 혜진이를 운디네에게 맡겼다. 운

디네는 혜진이를 가볍게 감싸 안았고, 카이란은 마법을 시행했다. 붉은 빛이 일으

키며 카이란의 모습은 점점 젊어졌고, 18세의 모습으로 되돌아 왔다.

"그럼 저는 인간형을 풀겠습니다. 주인님..."

운디네는 이제 더 이상 인간형으로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일도 끝났고,

애초에 자신을 부른 목적은 카이란 옆에 있는 애인(?)역할이었고, 이제 그 역할도

끝났으니 이이상 인간형으로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잠깐만.. 그냥.. 잠시 그렇게 있어줄래...?"

인간형을 풀려고 한 운디네를 향해 카이란은 그녀를 멈추게 했다. 무엇 때문에 운

디네를 불러 세운 목적은 없었다. 그저.. 누군가 옆에 있어주기만 하는 생각이라

카이란은 운디네가 마법을 풀려는 것을 멈추게 했던 것이다. 운디네는 그런 카이란

의 얼굴을 보면서 표정하나 변하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네, 알겠습니다..."

고개를 살짝 숙이며 운디네는 대답했다. 카이란은 살짝 미소를 아려주며 혜진이를

다시 안고는 운디네와 함께 마법을 시전했다. 지금 시각은 11시가 조금 안된 시각

이라 집안에는 대부분 자고 있을 시간이라.. 자신이 왔다는 신호를 주지 않기 위해

서 카이란은 텔레포트로 집안까지 들어갔다.

-슈슉...-

방안으로 들어가자 언제나 보이는 카이란의 방안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카이란은

업고 있는 혜진이를 승환이 옆에 눕혔다. 곤히 잠들어 있는 2사람이었지만 행복한

표정들은 아니었다.

"하아..."

한숨을 내쉬며 카이란은 한쪽 구석에 마련되어 있는 자신의 책상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운디네는 가만히 누워있는 혜진이와 승환이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카이란도

책상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운디네가 보고 있는 인간들 혜진이와 승환이에로 눈길

을 돌렸다.

"주인님..."

운디네는 시선을 바뀌지 않은 채 카이란을 불렀다. 카이란은 눈을 살짝 돌려 운디

네의 얼굴을 쳐다보았고, 그녀가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

"혜진이라는 여성... 어떻게 도와줄 예정이신가요....?"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내뱉은 것일까...? 카이란은 운디네의 말뜻을 못 알아듣는

다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운디네는 시선을 돌려 무슨 뜻이냐는 식으로 자

신을 바라보는 카이란을 쳐다보았다.

"....혜진이라는 여성.. 주인님도 잘 아시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주인님은 이 여

자를 도와주겠다는 식으로 말을 하셨습니다. 어떻게 도와줄 예정이시기에.. 그런

말을 내뱉은 것이었지요?"

아아.. 그런 것이었나... 카이란은 운디네의 말하는 의미를 조금이라도 알겠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 정면에 있는 창가로 시선을 돌려 검은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았다.

"......글세.......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어..."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마땅히 도와주는 방법은 없다는 것은 자신도 그때 느꼈

으나 카이란 그 순간 도와주고 싶다는 느낌이 파록 피어났기에 어떻게든 조그만한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기에 자신도 그런 말을 내뱉은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어떻

게 도와주는 방법은 강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내뱉었다.

"정신적인 피해를 입은 인간에는 아무리 주인님이라고 해도.. 어떻게 해 볼 수 없

는 분야입니다.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인간에게는 자신 스스로가 마음을 다스려서

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주인님이 아무리 마법에 능숙한 드래곤이라고 해도.. 마법

이라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도와주겠다니..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밖

에 들지 않습니다."

정확한 지적이다. 운디네의 말은 하나라도 빠짐없이 맞는 말이었다. 카이란도 그런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상태였다.

"알고있어.. 나에게는 무식하게 힘만 있는 놈이라.. 이런 때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힘이 있다고 해도 지금은 아무런 쓸모도 없다고 생각하니까.. 하지

만... 그녀를 치료해주는 방법말고도.. 지금 다른 것을 도울 수는 있다고 생각해..

."

혜진이를 치료하는 방법은 카이란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예전에 대한이라는 인간에

게 정신적인 충격을 줘서 미치게 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다. 오히려 대한이에게 그

런 짓을 한 것은 무척이나 쉬운 방법이다. 그냥.. 마법으로 뇌를 살짝 충격을 주면

된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닌 그 반대로 치료하는 것은 카이란도 할 수 없는 방

법이다. 쉽게 말하자면.. 다치는 것은 쉬우나.. 고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하면 좋

다. 그렇기 때문에 마법으로는 혜진이를 고칠 수가 없는 없었다.

그런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카이란은 자신만의 그녀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강

구해서 그녀를 도와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꼭 그녀를 고쳐서 정상적으로 만들어야

도운 것인가? 그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하며 자신만의 그녀를 도울 생각이었다. 스

스로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좀 신기한지 카이란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후후.. 뭐.. 내가 하찮은 인간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는 자체도 웃기지만.... 그녀

를 도와주고 싶다는 내 자신도 웃기다는 생각이 들어. 네가 보기에도 나의 모습은

우습기만 하나?

질문형으로 카이란은 고개를 돌려 운디네를 쳐다보았다. 운디네는 고개를 설래설래

젓고는 말했다.

"아니요.. 우습지 않습니다... 다만...."

"다만...?"

말을 하다가 끊자 카이란도 운디네의 뒷말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운디네는 말을 다

시 이었다.

"다만... 그런 주인님의 모습이 오히려 보기가 더 좋아서 웃음이 나옵니다."

말과 끝나는 동시에 그녀의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그런가... 후후..."

살짝 웃음을 짓고는 카이란은 곤히 자고 있는 두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제부터

자신은 무엇을 해야 할지 대충은 짐작이 갔다. 혜진이라는 여성에게는 해 줄 수 있

는 것은 극히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한도에서 최선을 다해 줄 예정이었다.

이것이 쓸데없는 짓일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이었으

니까...

그리고 어느덧 아침이 밝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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