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 이세계 드래곤 [23] 4.극기훈련 중...
"308호방.. 308호방..."
웅얼거리면서 카이란은 방 번호를 찾았다. 308호면 앞에 숫자에 의해서 3층이니 바
로 3층으로 옮겼고, 좁은 복도를 걸어다니면서 카이판은 번호표를 확인했다.
"찾았다."
그다지 넓지 않은 곳이니 오래 걸릴 일 없이 금방 308호의 방을 찾을 수가 있었다.
카이란은 한 손으로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카이란은 살짝
당기며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안에는 아이들이 13-14명 정도 있었다. 모두 일제히 카이란에게 시선이
집중되었지만 누구인지 확인하자마자 아이들은 다시 고개를 돌려 자신들이 하고 있
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카이란은 신발을 벗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은 그다지 넓은 편이었다. 그래서
적어도 11명 이상은 충분히 잘 수 있는 공간이었다. 넓은 구조에 비해 방안에 있는
거라면 간소하게 17인치 TV와 옷걸이와 몇 개의 이불과 베개가 다였다.
-풀썩..-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카이란은 풀썩 주저 않으며 가방안을 열었다. 여러 세면도구
와 여벌의 옷, 속옷, 가볍게 입을 옷 같은 것이 모두 보였다. 그중 카이란은 가볍
게 입을 만한 옷을 끄집어내었다.
들은 얘기로는 분명.. 오늘의 일정은 없다는 소릴 들었으니 지금 옷을 갈아입는 것
이 좋을 것 같아서 답답한 사복을 벗고 가방 속에 꺼낸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카이란이 가지고온 가벼운 옷은 하얀 추리닝이었다.
카이란은 옷을 갈아입고 있는 도중.. 아이들의 묘한 시선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하
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 했다. 그도 알고 있다. 지금 그들이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
를...
카이란은 주위의 인간들과, 가족들의 눈을 속여서 며칠에 한번씩 폴리모프를 사용
해 몸을 가꾸었었다. 물론 얼굴은 바꾸지 않고 몸만 바꾼 상태라 꿈에도 조차 상상
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래서 지금 현재 상태의 몸은 두꺼운 지방층이나, 빼빼 말라
서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만 같은 그런 비관하게 이루어진 몸매가 아닌, 군살 없는
근육으로 잘 다부져져있는 균형 잡힌 몸이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그의 다부진
몸매에 놀란 눈으로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바지를 입고 윗도리를 카이란의 멋진 몸매는 보이지 않고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
는 체격으로 바뀌어 있었다. 펑퍼짐한 옷이라 얼핏 카이란은 그다지 살이 붙지 않
은 평범하고 약한 체격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인간들은 카이란의 외형으
로 인해 피를 보는 격이 대부분이지만, 더욱 문제가 될 것은.. 그의 얼굴은 너무나
도 평범하게 생겨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강한 인상이라는 것은 찾아 볼 수 없고, 눈매만 포인트로 살짝 매서운 것이 밖에
되지 않으니 누가 강한 상대라고 보겠는가? 외면을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진실이지
만 내면을 볼 수 없는 것도 진실이기 때문에 깊이 관여하지 않는 한은 세상법칙은
모두 겉으로만 평가된다.
아이들의 시선은 더 이상 없었다. 옷을 다 갈아입은 뒤로 아이들은 하던 일을 하기
시작했다.
"아싸! 쓰리고!!"
"에잇! 젠장!"
"아앗! 내 돈!!"
한쪽에서는 이렇게 민속놀이&도박(?)이자 화투의 놀이중 하나인 고스톱이 한창 진
행되고 있었다. 다른쪽에서는 한창 카드게임을 펼치고 있었다.
"우오옷! 이것이 필살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닷!"
"C8 사기 쳤지!? 이런 패가 어떻게 나와!"
"크하핫! 어리석고 몽매한 놈들! 내가 도성이라는 것을 모르냐!"
큰소리치면서 자랑스럽게 일어서자 몸에서 카드 대략 6-7장정도 후두둑 떨어졌다.
살벌한 아이들의 눈.
사기를 친 그놈은 살벌한 아이들의 눈에 움푹 기가 쫄았다. 그리고 제 한목숨 살리
기 위해서 그는 필사적인 처세술을 시전했다.
"크흐흑! 미안하다 얘들아.. 이 못난 나를 용서해 다오.. 크흐흐흑!!"
엎드려 울면서 그 놈은 사죄했다. 엄청난 연기력에 모두들 흠뻑 동정심을 자극해서
용서해 줄까라고 생각했다.
"닥쳐! 잔말말고 죄 값이나 받아!!"
-퍼퍼퍼퍼퍼퍼퍽!!-
다구리 맞는 소리다. 무한 발길질로 엄청난 연타... 그것도 무진장+무척+엄청=대빵
이라는 수학 공식을 성립할 정도로 아플 것만 같은 대량구타였다. 현실은 냉정한
법. 당사자들은 그것이 아니었나보다.
"이 C방세들아! 사과했는데도 왜...!"
그는 화를 내면서 아이들에게 소리쳤다.
-퍽!!-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무시무시한 발길질.
"이런!! 인정없는 Dog Ba...b.....y...."
-퍽퍽!!-
"어무이....!!"
-퍽퍽퍽!!-
"살려...."
-퍽퍽퍽퍽!!-
방 안 전체가 그놈 맞는 소리로 가득 메웠다.
이렇게 구타를 당하면서까지도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고, 여기저기 '광박에 쓰리고!
' '아싸 스트레이트 플러시!' '돈내놔 C방새야!' 라는 소리가 메아리를 쳤다. 방
안은 완전히 노름판으로 바뀌었고, 대부분 고스톱이나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다. 물
론 이곳 외에 다른 방도 비슷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무도 순수놀이 부르마블
이나 순수 주사위 게임을 하는 아이들은 눈 씻고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카이란은 어디에도 끼고 싶지 않았다. 물론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뭐든 폭력으로 해결하는 카이란의 성격인데 과연 무사
히 넘어갈 수 있을까? 결론은 없다라고 판명되니 아이들은 카이란이 끼여든다면 아
마도 볼 일이 있다고 하면서 극단적으로 하나 둘씩 빠져나갈 확률이 높았다. 뭐,
문제는 전자의 문제가 더 크니 껴들어 갈 확률도 극단적으로 높았다.
"음..뭐로 할까? 여자애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2학년 극기훈련에서 좋은 추
억이라도 만들 수 있을 텐데..."
"맞아.. 1학년 때처럼 허무하게 보내고 싶지는 않아..."
"음.. 뭐로 할까...?"
"네가 잘 생각해봐. 여자들이 뿅 갈만한 것으로 말야."
3명의 아이들이 서로 토의를 하면서 서로 심각한 고민에 빠진 목소리가 들렸다. 카
이란은 자연스레 그들의 소리에 의해서 시선을 돌렸고, 무슨 얘기인지 귀를 기울였
다.
"개그물로 할까? 아님.. 노래?"
"짜샤! 너의 노래 듣다가는 고막 터지겠다!"
"쳇! 알았어!"
"이번 레크리에이션 때는 꼭 멋지게 보여야 하니.. 쉽게 생각하지 말고 생각해. 아
직은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
레크리에이션? 흐음.. 아무래도 그들은 나중에 할 레크리에이션 때 선보일 장기자
랑을 고심하는 것 같았다.
"그래.. 아무래도 많이 남았지.. 천천히 생각하자고.. 그래야 예쁜 여자 한 명이라
도 얻을 것 아니냐.. 흐흐흐..."
그놈은 음침한 괴소를 흘렸다. 그의 모습에 친구들은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보았지
만 내면은 그들도 그놈과 같은 생각을 품은 상태라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그래.. 어쨌든.. 뭐를 할까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들은 심각하게 머리를 짜내며 고뇌했다.
그들말고 몇 명이 이런 토의가 오가는 아이들이 더 있었다. 대부분 모두 여자들에
게 잘 보이려는 목적으로, 어떻게 하면 멋지게 보이고 어떻게 하면 시선을 끌까라
는 플롯을 삼고 있었다. 여자들에게 자극과 주목을 받기에는 딱 좋을 조건이자 장
소이니 그들은 열심히 머리를 굴리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었다.
카이란은 다시 밖으로 나왔다. 이런 얘기를 듣고 있으니... 뭔가 자신도 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그것이 무엇일까..? 그것을 천천히 생각하기 시작한 카이란이었다.
밖을 나오니 여기저기 아이들이 레크리에이션 때 선보일 안무연습이나 노래, 기타
등등 연습에 빠져있었다. 특이나 보디빌딩도 하려는지 어설픈 근육 몸매로 온몸에
기름기를 칠한 놈도 몇몇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도 있는 반면 아까 방에
있는 아이들처럼 아직 무엇으로 할지 결정을 못해서 고민에 빠져 머리를 구르는 모
습들도 눈에 많이 띠었다.
그중 카이란도 고민에 빠진 쪽으로 해당되었다. 카이란은 계속해서 생각했다. 하지
만.. 자신에게 맞는 것은 손꼽을 정도로 재주가 없었다. 타고난 마법종족이라고 해
도.. 여기서는 그 마법조차 쓰지 못하는 세계. 마술이라고 하면서 이목을 속일 수
있는 방법이 있겠지만... 꼭 인간을 웃기게 만드는 광대가 된 느낌이드니 그것은
카이란 성격상 맞지 않았다.
그렇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노래? 훗.. 노래라면.. 지난번 노래방 파괴(?) 사
건의 전과가 있는데 그것을 다시 재현할 바보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날 덕분에 카
이란은 좋은 것을 알아 낼 수가 있는 수확이 있었다.
노래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던 것이다.
그 이후... 민지는 살인을 가할 수 있는 음치라고 놀려댔다는 전설이 있지만.. 카
이란은 절대로 자신이 음치라는 것을 부인했고, 음공의 달인이라고 정정해 달라고
승강이를 벌인 적이 있었다.
어쨌든.. 노래도 안되고, 춤은? 박자 치에 음치이기도 한 그인데.. 과연 몸치가 아
닐까? 몸치일 확률은 거의 100%에 육박했다. 그러니 그것도 자연스레 패스가 되어
버렸다.
"흐음..."
고민에 빠진 한숨이 나왔다. 지금쯤이면.. 사미와 아리아는 노래 연습에 한창일 것
이다. 그녀들의 노래는 가수 못지않게 무척이나 좋았다. 아마도 엄청난 이목을 끌
것은 당연했다. 경국지색(傾國之色)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앞을 가다가 몇 번이고
뒤를 다시 돌아보는 미모에 꾀꼬리도 저리가라 라고 할 고운 목소리, 그것을 더해
노래도 잘하니... 어느 누가 그녀들의 모습을 안 보겠는가? 아마도 80%이상은 모두
그녀들에게 시선을 끌 것이다.
카이란도 그런 그녀와 비슷하게 이목을 끌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그럴만한 자질
이 없는 것뿐만 아니라.. 외적인 모습조차 그녀들보다 특출 나게 빼어난 것이 없었
다.(레드 드래곤이 언제 이렇게 되었는지...)
"흐음..."
또다시 생각에 잠긴 한숨이 배어 나왔다.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포
기할까 생각했다.
"아! 그렇군! 그런 방법이!!"
갑자기 불현듯이 그녀들 보다 더욱 이목을 끄는 방법이 번쩍 떠오르자 그는 주먹을
딱 쳤다.
"그래! 그 방법이!! 흐흐흐흐흐..."
카이란은 음흉하게 웃었다. 그것이라면 모두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방법이자 최고의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엄청난 것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생각을 모두 마친 카이란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뭐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고개 한 두 번 저으니 쉽게 목표
를 찾았고, 곧바로 걸음을 옮겼다.
"왜그래? 난 너밖에 없다고..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마... 설마 내가 바람이라도
피겠어? 그러니 너무 염려마.. 사랑해.."
감미롭게 누군가를 녹이려는 듯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고 있는 놈이 있었다. 그런
목소리에 의해서 찌릿찌릿.. 온몸에 전기가 짜릿하게 느껴지면서 카이란의 피부에
는 병아리가 삐악삐악 거리고 있었다.
"믿으라니까.. 날 못 믿는거야? 난 그리 나쁜 놈이 아니야.. 여자 2명도 안 건드릴
테니까 너무 염려마. 알았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끄억! 죽이고 싶다. 카이란은 그놈을 향해 어퍼컷 한방을 날려버리고 싶은 충동이
서렸다. 전형적인 바람둥이 스타일에 말투마저 느끼했고, 그런 쪽에는 도가 트게
내공조차 높은 놈이었다. 그것을 확인하듯 아까 말한 것 중.. 여자2명 안 건드린다
는 말은 즉 오늘 안에 꼬신다는 것을 반영하는 말하니 남자는 늑대라는 옛말, 그른
것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고 감언이설에 넘어가는 그 여성은 뭔지... 말 그대로 돌
대가리이자 머리에 든 것 없는 단세포 소유자라는 뜻인가?
"사랑해.. 오늘 안에 내가 달려가서... 너를 사정없이... 꼭 안아...."
-휙!-
그놈은 말을 다 끝마치지도 못하고 카이란의 의해서 핸드폰을 뺏겨버렸다. 그리고
카이란은 통화버튼 옆에 있는 종료버튼을 가볍게 눌렀다. 느닷없이 자신의 핸드폰
을 뺏기자 그놈은 이마에 혈관이 솟아나며 다짜고짜 카이란에게 멱살을 잡고는 욕
부터 나왔다.
"이 (삐리리) Dog 같은 Baby가 다 있나!!? 이런 개 10딱구리 같은 놈이!! 이 새끼
야 죽을래!? 이 병신같은 (삐리리)놈아!!"
아까의 부드러운 음성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본성이 나온 그놈의 얼굴은 흉측하게
일그러졌지만, 누구라도 그런 것에 당한다면 누구라도 저럴 것이라고 생각된다.
"어디 죽여봐?"
카이란은 그의 말을 우습게 답변했다. 그놈은 열이 더욱 오르는 것을 느끼며 그것
을 저지하지 않고 본능에 맡겨 주먹한방 갈기려고 했다.
-퍽퍽퍽!!-
카이란은 그놈이 주먹을 내뻗으려는 순간 지긋하고 조용히 밟아주었다. 먼저 그놈
이 주먹을 올렸고 내려치려고 했으니.. 이것은 정당방위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
러니 자신은 죄가 없으니 열라 그놈을 패 줬다. 맞은 부위마다 연기가 푸쉬쉬 올라
오는 그놈을 뒤로 한 채 카이란은 전화기 플립을 열어 버튼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0X1-97XX-69XX....."
-뚜르르르르...-
버튼을 누르자 전화기에서는 신호음이 들렸다. 몇 번 신호음이 들리고, 전화를 받
았다.
"여어.. 난데.. 오랜만이군."
카이란은 누군지를 잘 아는 말투로 핸드폰 수하기에 첫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즐
겁고 여유가 묻어나는 표정으로 서로 말이 오가며 대략 5분 정도 통화를 했다.
"그래! 알았지! 그럼 그렇게 알고, 꼭 오도록! 알았지? 그럼 부탁한다! 그렇게 난
믿고 있으마! 와라! 그럼 바이바이..."
다짜고짜 일방적으로 약속을 하며 카이란은 전화기에 흘러나오는 말을 아랑곳 않고
재빨리 핸드폰 플립을 닫았다.
"잘 썼다.."
두 눈이 X자로 되어 있는 상태로 아직까지 연기가 푸쉬쉬 일으키고 있는 그놈은 여
전히 바닥에 대자로 쓰러져 있었고, 그런 그놈을 향해 카이란은 볼일을 끝낸 핸드
폰을 가볍게 그 주위에 던져놓고 자리에 빠져나왔다.
"흐음.. 이제는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이제 해야 할 일은 기다리는 것만 남았다. 현재 시간 5시가 조금 안된 시간.. 시간
은 충분했다. 분명.. 그라면.. 6시간이 걸릴 곳을 4시간도 안 될 정도로 단축시킬
힘이 있다. 그러니..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남은 것은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만 하면 된다. 그래서 카이란은 느긋하게 기다릴 만한 장소는 아무래도
배치된 방밖에 없으니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