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퇴근 길 도중 트럭에 치였다. 눈을 뜬 세계는 00~10년대 때 한창 유행을 탔던 인소 세계관이었다. 그런데 읽은 지 너무 오래돼서 무슨 소설인지도 몰라 스토리고 나발이고 아는 게 하나도 없다! 남들은 최근에 읽던 거 빙의되더니만 나는 왜 10년도 더 지난 이름 모를 소설에 빙의된 건데?! 다행히 내가 그대로 '서이나'라는 것, 엄마 아빠 모두 똑같지만, 이전에는 없던 동생 놈이 생긴 것도 모자라 꼴에 그 '일진'이란다....... 하는 수 없이 그런 동생 놈의 사고 뒷수습에 나서는 나날이 이어지던 중, 끝내 동생 놈이 사고 제대로 쳐서 경찰서에 불려 가게됐다. 그러다 그곳에 함께 있던 일짱을 만나게 되었는데, “가, 가자. 휘혈아.” ‘휘혈? 설마 이름이 반휘혈이라든가 그런 건 아니겠지?’ 누가 봐도 인소 같은 이름에 흐린 눈을 했다. 세상에 요 몇 년간 제대로 느껴 보지 못한 인소 설정을 여기서 다 맛볼 줄이야. “아. 반휘혈이야.” 지독한 인소 세계관이네…. 딱 봐도 최소 서브 남주 이상인 것 같은데 한낱 엑스트라인 나와 자꾸만 마주친다. 과연 난 이 골 때리는 세계관에서 잘 버텨 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