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카데미의 소녀검성-23화 (23/47)

〈 23화 〉 #022 아카데미, 1차 입학시험(6)

* * *

22화.

그것은 이미 시험이라 부를 수 없었다.

그 형용할 수 없는 아수라장에 이름을 붙이자면, ‘유린’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로렌스는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정녕 현실이 맞는지,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의 눈을 의심해 보아야만 했다.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이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아버지가 저토록 격정적으로 반응하는지.

아무리 인연이 있다고 하나 처음 본 사람을, 어찌 저토록 아카데미에 합격할 것이라고 확신하는지.

그것이 궁금했다.

그녀의 언행과 분위기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기에 분명 그녀만이 품고 있는 특별한 재능이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따르는 법이고, 그것이 존경하는 아버지의 행동이라면 달리 말할 필요도 없을 테니까.

하지만 곧 그 감정과 생각은 다른 것으로 바뀌어 갔다.

‘그 다음에는 의아함이었다.’

솔디어는 그녀가 마법사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녀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또 당연하다는 듯 검을 들었다.

그 예리함이 장미 같은 그녀를 닮은 아주 빼어난 레이피어였지만, 그렇기에 기이했다.

로렌스가 보기에— 그녀의 몸은 전혀 기사의 것이 아니었으니까.

저 가녀린 팔뚝과 유려한 곡선은 결코 기사의 수련을 쌓은 사람의 몸이 아니었다.

아무리 어리고 아무리 여성이라고 한들, 반복되는 단련 끝에 몸은 강건해지기 마련.

칼 한 자루조차 똑바로 들지 못하는 자를 어찌 기사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그렇기에 로렌스는 실망했다.

마법사도, 기사도 아니라면… 저 행동은 그저 뭣 모르는 만용일 뿐이란 말인가.

대체 무엇을 믿고 이 시험의 장에 왔단 말인가.

의아함은 기이함으로 바뀌었고, 그것은 곧 또다른 감정으로 바뀌었다.

‘그 다음에는…의무감이었다.’

칼 한 자루 똑바로 들지 못하는 검사.

그것은 그저 어린아이의 치기어린 행동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 행동이 낳을 결과가 같다는 점에서 그러하고, 또 그만큼 미숙하기 그지없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렇기에 로렌스는 최우선적으로 그녀를 지키려 움직였다.

모든 행동 하나하나로 다른 이들 전부를 도발하고, 이유조차 알 수 없는 무모한 언행을 반복한다고 하더라도!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기사의 의무일 테니까.

그 의무 하나만을 내세우며 로렌스는 그저 검을 쥐었다.

적은 셋, 저 앞에는 거대한 마물.

전부를 쓰러뜨리는 것은 무리지만, 남은 시간을 생각한다면 버티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최대한 자신에게로 눈을 돌리고, 도망쳐 다닌다면 말이다…….

그것이 대략 30초 전까지 로렌스의 뇌리를 스치던 생각들의 종합이었다.

그래. 30초 전이다.

‘그러나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포기하는 놈 없어? 그렇다면 덤벼 봐라! 근성을 확인해 주마!”

실베니아는 트롤의 사각을 절묘하게 피해다니며 찰나의 순간에만 자신에게로 공격을 유도했다.

시야 한구석에 비친 그녀를 잡기 위해 놈은 전력으로 손과 나무기둥을 휘둘렀고, 그것에 맞아 나가떨어지는 것은 그녀가 아닌, 그녀와 같은 방향에 있던 다른 응시자들이었다.

“크아아악!!”

“오, 오지 마——!!”

하지만 세 번은 없었다.

첫 번째는 방심, 두 번째는 당황으로 이끌어낸 결과였을 지 몰라도, 이미 열 명이 쓰러진 지금 다른 이들은 서로를 적대하기보다도 그녀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트롤의 주의를 끌고 그들에게 다가가는 순간, 그들은 전혀 주저하지 않고 각자의 무기로 실베니아를 꿰뚫을 듯 방어 태세를 갖추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게으른 놈들. 꼭 내가 움직여야겠냐?”

실베니아는 트롤의 사각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놈이 그녀를 찾으려 고개를 돌리는 찰나.

그 순간의 틈을 찔러 들어가— 자신을 향하는 자들 중 하나의 앞으로 정면으로 돌진한다.

“!!”

그녀는 방패 하나 없이 그저 돌진하고 있었고, 상대는 망설임 없이 맞서 찔러 들어갔다.

그가 들고 있는 것은 창이었기에, 전혀 무리 없이 그녀의 미간을 꿰뚫을 수 있을 듯 보였다.

그러나— 피한다.

‘말도 안 돼!’

어깨를 눕히고, 고개를 기울여, 깃털 하나 만큼의 차이로 그대로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그러나 무게중심이 지나치게 앞으로 쏠려 있었다.

상대도 바보는 아니었으므로, 찌르기를 피한 그녀에게 곧바로 이어지는 발차기가 쇄도한다.

공격은 곧 흐름, 하나의 공격이 끝난다고 그대로 상대에게 턴에 넘어가는 것이 아니다.

지금 그녀의 자세에서 뒤로 물러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하여 저 낮은 궤적의 발차기를 몸을 숙여 피하는 것도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마찬가지.

—탓!

그녀는 낮은 무게중심을 되돌리려 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날렸다.

앞으로 차올려지는 발보다 낮게.

마치 고양이가 도약하듯 앞으로 구른다.

그리고 양 팔로 땅을 짚어— 그대로 한바퀴 회전해서는.

“컥……!”

물구나무 선 채로, 창잡이의 턱에 그대로 깨끗한 일격을 선사했다.

검은 사용하지도 않았다. 그럴 가치도 없다는 것처럼.

창잡이의 몸이 그대로 무너진다.

하지만 적은 여럿인 데 반해, 그녀는 혼자.

빈틈이 생긴 그녀의 공백을 향해 거대한 대검이 곧바로 날아들었다.

“뒤져 버려라!”

“……!!”

그녀는 아직 물구나무 선 채였다.

이번에야말로, 자세를 되돌리기도 전에 그 얇은 허리가 끊어질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저 가볍고 연약한 몸뚱이가—

“마, 말도 안 되는……!”

—고작 두 팔만 가지고도 다리로 뛴 것과 다름없는 도약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베니아는 허공으로 도약했다.

직후, 방금까지 그녀가 있던 자리가 굉음과 함께 움푹 파이는 것이 보였다.

대검잡이는 크게 당황하며 눈을 부라렸으나, 곧바로 두 번째 공격이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녀의 뒤로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웠기 때문이다.

트롤이 내리찍은 나무 기둥을 방어하기 위해 사내는 대검의 배면을 돌려 전신을 가렸고, 이번에는 실베니아가 대검의 사내보다 앞에 있었다.

‘좋아. 끝이다!’

아까의 수인은 실베니아를 대신해서 맞아줄 수 있었다.

그러나 실베니아가 저것을 맞는다면, 막는 게 아니라 그대로 소생도 불가능할 핏덩이가 되어 버릴 것이 분명했다.

찰나의 순간, 실베니아가 허공에서 발판으로 선택한 것은 다름아닌 그 사내의 대검.

콰드득—!!

그녀의 다리와 대검의 배면이 힘껏 반작용했다.

사내는 어떻게든 피해보려 뒤로 몸을 날리는 중이었기에, 실베니아의 발길질에 맞아 더욱 뒤로 날아갔다.

그리고 실베니아는— 트롤의 팔 아래로 굴러서, 아슬아슬하게 통나무의 궤적에서 벗어나 있었다.

“후우, 후우……!!”

하지만 결국 대검의 사내 또한 통나무의 궤적에서 벗어난 결과가 되었다.

그 현실을 인지한 본능이 이성보다도 빠르게 사내의 몸을 움직였다.

트롤은 다시금 나무를 들어올리려 하고 있었고, 그 사이에는 일 초 남짓한 틈이 있다.

충분히, 저 여자를 죽여 없앨 수 있는 틈이다!

그는 곧바로 그녀에게 달려들려 했고, 실제로 그렇게 움직였으나—

—철컹!

그의 바로 옆에서 튀어나온 검은 쇠사슬이 그의 팔과 다리를 구속하여 멈추었다.

이해할 수 없는 행위였다.

사내는 순식간에 질려버린 표정으로 주변을 바라보며 목청을 높였다.

“자, 잠깐, 뭡니까? 난 아직—”

“문 바깥일세.”

사내는 그제서야 자신이 어디까지 밀려났는지 깨달았다.

방금, 그의 다리 한짝이 문 바깥으로 밀려나 있었다.

한 번 전장에서 이탈한 자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규칙.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고는 그가 결정할 영역이 아니었다.

쇠사슬은 이미 그의 몸을 감아들고 있었고, 그의 힘으로는 그것을 벗어날 수 없었기에.

사내는 결국 이를 갈며 팔을 내려야만 했다.

로렌스는 그 모든 것을 한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며, 온 몸을 지배하는 전율에 몸을 떨었다.

‘그렇게 빠르지도 않은데…….’

저게 대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엄밀히 말하자면, 실베니아의 속도는 그리 대단한 것이 되지 못했다.

모두가 눈으로 분명히 쫓을 수 있었고, 절대적으로 빠르다 말하기에도 부족한 속도였다.

그야— 창잡이도 대검잡이도, 결국 그녀의 속도에 맞춰 공격을 넣기는 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대단한 것은 다름아닌 그 사고의 유연함과 반응속도였다.

느린 속도를 그 이상의 반응으로 커버한다.

찰나를 쪼갠 정도의 시간, 고작 종이 한 장 정도의 빈틈을 만들 정도의 시간.

그것을 쌓고 쌓아 빈틈을 만들어내고, 섬전처럼 그것을 찔러들어간다.

로렌스는 전율했다.

‘재능?’

그런 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저것은 조금 다른 종류의 것이다.

하늘의 구름처럼 그저 부러울 뿐인, 처음부터 그곳에 존재했던 재능이 아니라—

끝없이 갈고 닦고, 한없이 연마한 보석의 결정체.

실베니아는 춤추듯 날았다.

달리고, 때로는 구르며, 적절하게 자신이 있어야 할 장소에 몸을 끼워넣듯 움직였다.

마치— 미래를 보는 것처럼.

‘………….’

검을 쥔 로렌스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이것은 시험.

각자의 능력과, 각자 쌓아온 수련을 증명하는 시험이었을 테다.

허나 이게 무언가.

‘……젠장.’

로렌스는 저 싸움에 끼어들 수 없는 자신에게 혐오감마저 느꼈다.

차라리 트롤과 대적한다면 당장 달려들겠지만, 지금 자신이 트롤을 막아선다면 오히려 방해가 될 게 뻔한 일이었으니까.

지금 이 투기장은 실베니아의 독무대였다.

모두가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명확하게 직시했고, 자신의 차례라는 것을 모두가 인지하면서 피할 수 없는 폭력에 힘껏 저항했다.

“그만!!”

그리고 그 시간은, 채 2분이 지속되기 전에 끝났다.

“현재 투기장에 남은 5인! 합격이다!!”

그녀의 춤사위를 제대로 따라올 수 있는 사람이, 그곳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로렌스는 저택으로 돌아오자마자 솔디어를 찾았다.

사용인들이 따뜻한 목욕물과 온갖 진수성찬을 준비해 두었지만, 지금 그의 머릿속에 가득 차 있는 것은 그런 사치 따위가 아니었다.

로렌스는 솔디어의 집무실을 벌컥 열어젖혔다.

“아버지!”

“무슨 일이냐 로렌스. 그리도 급하게 말이야.”

말 자체는 당황하는 듯했으나 솔디어의 입가에는 여유로운 웃음이 지어져 있었다.

마치 무슨 질문을 할지 알고 있다는 듯이 그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았다.

잠깐의 침묵, 그러나 솔디어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아들에게 어떤 질문도 하지 않았다.

시험의 결과에 대해 묻지도 않았고, 힘들었느냐고 묻지도 않았다.

그저 아들이 해올 질문을 기다릴 뿐이었다.

빠드득, 이를 갈며— 로렌스가 기어코 질문을 입에 담았다.

“그 영애는 대체 뭐하는 자입니까?”

“큭큭, 실베니아 말이냐?”

“달리 누구겠습니까! 이해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그런 사람이—”

“뭐 그런 걸 신경 쓰냐. 애송아.”

로렌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그것을 끊어냈다.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실베니아가 있었다.

한 손에는 고기가 잔뜩 담긴 접시를, 그리고 한 손에는 한 움큼 베어 문 소시지를 든 채로.

‘옷도 갈아입지 않고, 씻지도 않은 채로 식사부터?’

저것부터 이미 다른 영애들과는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지금 솔레이의 뇌리를 지배하는 의문에 비하면 저 정도는 새발의 피조차 되지 않았다.

실베니아는 가볍게 말을 이었다.

“결국 칼 한 번 안 휘두르고 합격했잖냐? 그거면 된 거지 뭘.”

“아뇨. 오히려 그렇기에 납득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증명의 장이었으며, 그들이 쌓아온 모든 것을 쏟아내는 장이었습니다. 저 또한 그리 했어야만 합니다!!”

“피곤한 놈이군.”

“……게다가 영애. 저는… 저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강함은 진짜였지만, 당신의 행동 중 그 어떤 것도 기사도에 부합하지 않았잖습니까!”

“짧게 말하자. 배고프거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그 정도의 실력이라면 트롤을 쓰러뜨릴 수 있었잖습니까. 왜, 왜 그런 선택을 한 겁니까?”

로렌스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지만, 실베니아는 한숨을 내쉬며 소시지를 씹어댈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목구멍 뒤로 꿀꺽 삼키고 나서야, 소매로 입가를 훔치며 대꾸했다.

“못 잡으니까.”

“…뭐라구요?”

“난 못 잡는다. 괜히 도망만 친 줄 아냐? 레이피어 같은 무기로는 트롤을 잡지 못해.”

검기라도 쓰면 모르겠다만.

실베니아는 그렇게 궁시렁댔다.

“두 눈을 잃은 트롤이 상대라도, 거기 있는 인원들로는 십 분 내로 트롤을 잡는 건 불가능했다. 너도 마찬가지야.”

“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안다. 단언할 수 있어. 네가 서른 명 있었어도 그건 못 이겼을 걸.”

“웃기지 마십시오! 그렇게 결과를 단언하는 자가…! 어찌 기사를 지망한다 말할 수 있습니까!!”

결국 로렌스는 인상을 구기며 방에서 나가 버렸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차라리 대화하지 않겠다는 투였다.

실베니아는 혀를 차며 로렌스가 닫고 나가 버린 문을 바라보았다.

“바른 생활 사나이구만. 꼬맹이.”

“아직 철이 안 들어 그렇습니다.”

“나도 안다 이놈아. 너도 저랬어.”

“그리고 전쟁터에서 깔끔하게 납득한 기억도 있습니다. 부끄러운 기억이군요.”

“다 그런 법이다. 기사는 전장에서 완성되니까.”

클클클, 솔디어는 동의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눈빛을 빛내며 그녀에게 물었다.

“헌데, 뭔가 있었나 보군요?”

“있었지. 트롤보다 몇 배는 끔찍한 게 뱃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더군.”

솔디어는 아들의 실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트롤.

강력한 적이지만, 그래도 주변의 도움이 있다면 충분히 토벌할 만한 상대였다.

그러나 실베니아가 저리 말한다면— 분명 모종의 이유가 있을 터.

실베니아는 어께를 으쓱이며 말을 이었다.

“아마 결정적인 순간에 깜짝상자처럼 튀어나오게 하려 했던 게 아닐까 싶다. 뭐, 결국에는 아무 일 없었다만…….”

“어차피 그것이 나왔어도 저 아이는 똑같이 반응했을 겁니다. 불합리함에 분노하고, 공명정대함을 찾아 부르짖겠지요.”

“그럴지도.”

“스승님께서 검을 휘두르는 순간에 눈에 담는 것이 질투밖에 없었다면, 그저 제 가르침이 부족했을 따름이지요. 아직 완성될 준비조차 되지 않은 겝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아득한 경지, 초월적인 검무.

그 편린이라도 목도할 수 있다면, 기사라는 것은 그 심상의 한켠에 그것을 영원히 새기게 되는 것이다.

솔디어는 로렌스에게 그런 것을 바랐으나— 아직은 일렀던 것일까.

솔디어는 혀를 몇 번 차고는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건 그렇고, 스승님?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으음?”

“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속이 필요합니다. 교과서를 비롯한 준비물도 구해야 하고, 입학식 전까지의 일정도 짜야 하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솔디어는 신중하고 또 진지하게, 충심을 담아서 말을 이었다.

“교복을 맞추셔야 합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