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1화 〉 363화 : 서로를 채우는 시간 (2)
* * *
터질 거 같아.
몇 번째일지 모를 절정에 파닥거리는 메린을 보며, 그녀의 입 주위를 흐르는 타액을 핥아 마시며 속으로 중얼거린다.
“헤으… 히이… 읏, 흐윽, 응, 윽, 흣………!”
……진짜로 터질 거 같아.
심장도, 자지도.
전부 다, 터져버릴 거 같아.
“후… 메린… 아직이야… 더… 더……!”
“하……! 하악……! 아……!”
나를 꽉 끌어안은 채 몸부림치면서, 그녀가 또 한 번의 절정을 맞이한다.
아, 이때 자지 박고 있었다면 얼마나 기분 좋았을까?
일주일간 쌓였던 거 몽땅 털려버렸겠지?
아쉬워.
그걸 눈 뜨고 놓쳐야 하니 진짜 아쉬워서 미칠 거 같다.
그와 동시에 차오르는 기대감이 북처럼 가슴을 쿵쿵 두드린다.
시작부터 한껏 달아올라 있던 그녀는, 이제 목덜미에 흐르는 땀을 핥는 것만으로도 몸을 바르르 떤다.
척추를 살살 쓸면 신음을 흘리며 허리를 퉁기고, 원래 성감대였던 귀는 만지기만 해도 가볍게 가버린다.
이런 그녀의 안쪽, 손가락으론 닿지 않는 그곳을 꾹 누른다면.
자지로 거길 마구 문지르고 두드리고 찔러댄다면 얼마나 기뻐해줄까?
지금보다도 더 강하게, 그야말로 나랑 한 몸이 되도록 꽉 껴안아오겠지?
몸 안팎으로 말야.
그게 얼마나 기분 좋고 행복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열사병에 걸릴 거 같다.
녹아버릴 거 같아.
근데 이대로 녹아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
너와 함께 녹아서 한데 섞인다면 그것도 꽤 행복할 것 같다.
“그치…? 엄청 행복할 거야…. 헤헷, 후… 넌 지금도 귀여우니까, 녹은 것도 무지하게 예쁘고 귀여울 거야. 히히… 풀린 표정, 엄청 귀여워.”
“하… 아응… 읏, 우읏……!”
손바닥으로 끝을 굴리면서 가슴을 문지르길 그치고, 그 손을 그대로 다시 아래로 내린다.
손가락 세 개를 천천히 구멍 속으로 밀어 넣고서, 각기 다른 각도로 움직이며 울퉁불퉁한 벽을 살살 문지른다.
“히이잇! 힉, 읏, 하악………!!”
“귀여워… 귀여워, 메린… 아… 넣고 싶어… 여기, 네 아랫배 끝까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그녀의 매끈한 복부의 아래쪽, 털이 있는 부근을 살짝 눌렀다.
그게 자극을 주는지, 그녀가 망토자락을 꽉 쥐면서 발가락을 꼭 오므리는 게 보였다.
혹시 보지 속을 만지는 손이 더 느껴지고 뭐 그런 게 있나?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꽤 큰 쾌감을 느끼는 듯했다.
“아아아아… 손…! 햐아악……!!”
“이거 좋아? 배 누르면서 보지 쑤시니까 엄청 좋아?”
“읏, 흐으으으……!!”
“그렇구나. 응, 기억해둘게. 하… 손가락 잘릴 거 같아…. 진짜 자지 넣고 싶다…. 마구 쑤시고 싸버리고 싶어…. 싸면서 박고 싶어…. 메린… 읏… 아아… 메린……!”
한 번. 한 번만 더 참자.
그 다음에 자지 박아버리는 거야.
진짜 조금만 더 참으면 돼.
메린은 지금 엄청 민감해져 있으니까 금방 가버릴 거야.
그러니 조금만 더 참자.
조금만 더.
다시 메린의 목 뒤로 팔을 둘러 어깨를 감싸 안고서, 균열 속에 잠긴 손을 빠르게 움직였다.
“하아… 하… 가버려…. 가버리라고…. 메리인… 가줘….빨리…가줘어……!”
“아아……! 웃, 으흑………!!”
몸을 말면서 눈을 질끈 감는 메린.
그와 함께, 그녀의 속살이 손가락들을 꽉 조이면서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하아아………!!”
이윽고 그녀가 긴 숨을 토하면서 허리를 뒤로 크게 젖혔다.
잠시 후, 온 몸을 파르르 떨며 축 늘어진 그녀와 뺨을 맞대고, 어깨를 살포시 토닥여주었다.
“후우… 후흐… 히힛… 기뻐, 메린…. 사랑해. 사랑해애…….”
마음에 떠오르는 말을 그대로 속삭이면서, 그녀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핥는다.
소금기 어린 달큰함이 혀에 녹아들면서 고양감이 일어난다.
역시 머리가 녹아서 고장났나봐.
“카에… 목… 무울…….”
“응…? 아, 물? 응, 잠깐만.”
침대맡에 둔 물병을 집으려고 그녀의 안을 매만지던 손을 뺀 순간,
“……”
손가락뿐 아니라, 손바닥까지 푹 젖어서 번들거리는 게 보였다.
한 번 핥아볼까?
조금 시큼한 냄새가 나던 거 같은데……
“…………”
아니야.
이거 핥으면 호기심은 충족되겠지만, 이후의 내 신세가 더 처참해질 거야.
이 녀석이 나중에 내 거 먹어보겠다고 달려들 테니까……!
메린이 연이은 절정으로 지금 푹 퍼져 있다고 방심해선 안 된다.
아무리 관능에 정신이 녹아버려도, 한줌의 이성은 끝까지 남겨놓는 녀석이야.
지금도 분명 내 일거수일투족을 빤히 보고 있을 거라고.
안 그래도 내 물건 만지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데, 더한 빌미를 만들어서 좋을 것 없지.
다음에 언제 애무만으로 기절하거든 그때 생각해보자.
그렇게 다짐하며, 시트처럼 깔아 둔 망토에 손을 슥 닦았다.
그런 뒤, 물병을 가져와서 메린에게 물을 먹였다.
마시다가 체하지 않도록, 입에서 입으로.
“후으… 에헷… 시원해애…….”
그러자 메린이 풀어진 얼굴로 헤벌쭉 웃는다.
……귀여워.
아, 진짜 말 그대로 귀여워서 죽을 거 같아.
머릿속이 완전히 녹기 전에, 나 역시 물통을 기울여 목을 축였다.
차디찬 개울물이 목 안으로 흘러 들어가며, 달궈질 대로 달궈진 몸을 조금 식혀주었다.
그 덕에 약간 돌아온 이성이 조언하는 대로, 그녀의 몸이 식지 않도록 입과 손으로 여기저기를 살살 쓰다듬었다.
“히응… 우으… 흐읏… 카에… 카엘…….”
그에 맞춰 움찔거리며 신음을 흘리던 메린이, 갑자기 간절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왜 그러나 싶어 그 얼굴을 마주보자,
“안 넣어……?”
“어?”
“뱃속… 간질간질해….”
그녀가 몸을 바짝 붙이며,
“자지, 넣고 싶다며…? 넣어줘…. 문질러줘…. 가득 싸서, 따듯하게 채워줘어…….”
기껏 돌아온 이성을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역시 너야. 네가 날 꼬신 거야.”
더는 못 참아.
아, 이제 안 참아도 되지?
잘됐네. 아주 좋아.
그걸 은연중에 알아차려서, 내 의욕을 북돋아주려고 일부러 유혹한 거라면 진짜 무서울 거 같은데.
“아니야… 너야…. 네가 나 꼬셔서… 이렇게 만들었어어엇…!”
끝까지 내가 유혹한 거라고 우기는 그녀의 안을 꿰뚫는다.
깊이깊이, 더 나아갈 수 없는 데까지 자지를 밀어 넣으면서 그녀를 꽉 끌어안는다.
“하아아아……! 끝, 닿아아……!”
“크읏… 엄청, 뜨거워…! 아핫, 메린, 바들바들 떠네. 후… 간 거야…? 넣자마자……?”
귀에 속삭이면서 허리에 힘을 주고 그곳을 꾸욱 누른다.
기다렸다는 듯이 자지를 꽈악 앙다무는 보짓살.
눈앞이 번쩍이며 절로 소리가 새어나온다.
……아아, 기분 좋아. 싸고 싶어.
자지가 텅 비도록 죄다 쏟아붓고 싶어.
근데 싸버리면 끝이잖아.
좀더 이렇게 있고 싶은데.
“좀더… 오래 느끼고 싶어…….”
“후으으윽! 눌려어…! 헤으으으……!!”
“하… 아, 맞다. 문질러달라고 했었지…? 미안, 지금 해줄게…….”
그녀를 바짝 안은 채 허리를 위아래로, 좌우로 슬슬 움직인다.
뿌리부터 끝부분까지 자근거리며 꽉꽉 주물러져서 여전히 눈앞이 아찔하지만, 그래도 가만히 있는 것보단 훨씬 더 나은 것 같다.
“으그윽………!! 읏……!!”
반면, 그녀는 연신 몸을 떨면서 크게 들썩거렸다.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미끌미끌거리는 느낌이 무척이나 기분이 좋다.
그냥 정신 놓고서 마구 휘젓고 싶은 충동을 애써 억누르면서,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사랑스러운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하, 하앗, 학…! 카에, 카, 에엘……!”
“응…? 더 세게…? 그럼 쌀 텐데…. 아, 상관없구나…. 너 엄청 귀여우니까, 금방 다시, 살아날 거야. 그렇지?”
자지가 빠지기 직전까지 허리를 크게 뒤로 당겼다가, 다시 단숨에 끝까지 박아 넣는다.
벽을 긁으면서 가장 안쪽을 두드린다.
한 번, 두 번, 네 번, 일곱 번.
긁고 긁으면서 두드리고 또 두드린다.
내 등을 감싼 채 파르르 떠는 팔.
귀를 황홀하게 울리는 목소리.
좀더 해달라고 온 몸으로 말하는 그녀의 요청대로, 허리를 더 빠르게 움직이며 끝을 향한다.
마침내 자지가 울컥거리기는 느낌이 들어,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내뱉으며 그녀를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헤엑……! 하……! 아……! 카… 엘……!!”
내 목덜미에 찰싹 붙은 채 짧은 숨소리만 간간이 내뱉던 그녀가, 바들바들 떠는 고개를 움직여 입술을 포개어왔다.
지금 나를 껴안고 있듯이 혀를 힘껏 휘감으며 목울대를 몇 번 움직인 후, 그녀가 귓가에 속삭였다.
“싸줘.”
무언가, 이를 악물고 붙잡고 있던 게 뚝 끊기는 기분이 들었다.
곧바로 아랫배가 꿀렁거려서, 온 힘을 다해 메린을 끌어안으며 깊이 찔러 넣었다.
그와 동시에,
“응, 으, 하아아………!!”
그녀가 숨을 멈추면서 목을 크게 뒤로 젖혔다.
이번에야말로 짜내고 말겠다는 듯이, 자지를 거의 찌그러뜨릴 기세로 보짓살이 꽈악 조여온다.
싸달라는 그녀의 말이 없었어도 아마 저항 못했을 거야.
이내 벌컥, 벌컥, 자지 끝에서 무언가 쏟아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이제야 해방되었다는 후련함이 밀려오는 동시에 눈앞이 마구 번쩍거린다.
그녀가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모조리 가져가겠다는 기세로, 보짓살을 움직여 자지를 꽉꽉 누르며 당겨대는 탓이다.
뭐, 무의식적으로 하는 거겠지만.
“하아악… 크… 핫, 하아……!”
……그야말로 영혼이 빨려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덕분에 사정이 끝난 뒤에도, 그녀와 서로 부둥켜안은 채 바들바들 떨어야 했다.
“메린…….”
떨림이 조금 잦아들자마자 기운을 잃은 자지를 빼내며, 바들바들 떠는 그녀의 입술에 가만히 키스했다.
아직도 얕은 숨을 뱉으면서 몸을 들썩이는 그녀가 진정될 때까지, 그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입 안에 숨을 불어넣어주었다.
“후…… 괜찮아……?”
가쁜 숨을 쉬면서 나지막이 묻자, 나와 마찬가지로 숨을 몰아쉬면서 그녀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몰아붙인 것 아닌가 했는데 다행이다.
크게 안도하면서 그녀와 나란히 눕고, 아직 미세하게 떠는 어깨를 토닥이기 시작했다.
……근데 진짜 큰일이네.
어깨를 살며시 두드려주면서 메린에게 말을 걸었다.
“야, 메린, 나 어쩌냐? 너 진 빠진 것도 되게 귀여워 보여.”
“아까도 계속 그러더니……. 내가 그렇게 귀엽냐……?”
“응. 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넌 언제 뭘 하든 귀여워. 아, 빡쳤을 때는 빼고.”
아마 목숨이 위협받는다는 공포가 애정을 눌러버리는 것이리라.
녀석의 열받은 얼굴까지 사랑스럽게 보일 정도로 미친 건 아닌 듯했다.
“너도 귀여운데?”
“뭐?”
말 같지도 않은 소리에 눈썹이 절로 추켜올라갔다.
내가 귀엽다니.
쾌감을 너무 받아서 머리가 녹아버린 모양이군.
“너 많이 지쳤구나. 한숨 자… 하윽?!”
나도 모르게 허리를 들썩였다!
이 자식이 또 민망한 줄도 모르고 남자 성기를 잡네?!
아니,내가 뭐 어쨌다고……!
그보다 아직 민감한데……!
“너, 윽, 그 손버릇 좀, 고쳐……!!”
“내 말 안 믿는 거 같길래. 히히, 너 지금 얼굴 새빨개져서 달달 떠는 거 귀여워.”
조물조물.
메린이 자지를 포근히 감싸 쥐더니 살살 주물럭거리기 시작했다……!
“아윽… 흣… 메린… 얌마……!”
“아까 풀린 눈으로 막 중얼거리는 거랑, 나 가버리는 거 보면서 실실 웃는 것도 귀엽던데? 눈 질끈 감으면서 참는 얼굴도 귀엽고. 지금처럼.”
“읏… 메린… 하아……!”
식어가던 몸에 다시 열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야 하려면 더 할 수 있지만……
메린 녀석, 이제 막 진정됐을 텐데.
“너… 좀더 쉬는 게… 윽… 좋지 않아……?”
“나? 괜찮아. 숨 돌렸잖아.”
땀에 젖은 얼굴로 숨을 몰아쉬면서 그녀가 빙긋 웃었다.
“그러니까 또 해줘…. 뱃속이 막 꾹꾹거리면서, 근질거려…. 한 번 더… 한 번 더, 안아줘…….”
“……나 참.”
어깨에 자신의 뺨을 부비면서 중얼거리는 메린.
이러면서 누구 보고 귀엽다는 거야?
돌겠네, 진짜.
또 안아 달라고 조르는 입을 막고, 자꾸 그런 유혹을 해대는 못된 혀를 끌어내어 마구 쓰다듬어주었다.
“어차피 그러려고 했는데, 하, 너 자꾸 꼬실래?”
“히히.”
그리고 그녀의 균열에 자지 끝을 비벼서 아직 축축히 젖어 있는 걸 확인하고, 그대로 천천히 허리를 밀어 넣었다.
긴 숨을 내쉬는 그녀를 안고 함께 몸을 일으키며 마주앉은 뒤, 내 어깨를 잡고 움찔거리는 그녀의 허리를 붙잡았다.
“근데 있잖아, 메린.”
“하으, 우으으……!”
그런 다음, 그녀를 위로 밀어올리듯이 허리를 움직이면서 말을 걸었다.
“나 한 번만 더 할 생각 없는데?”
조금 전에 부어 넣은 정액 때문인지, 결합부에선 찐득거리는 소리가 나고 있다.
왠지 모르게 더 고양되는 걸 느끼며, 도로 풀리기 시작하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텅 빌 때까지 정액 싸버릴 거야. 그리고 이따 밤에 또 차오르면, 그때 또 쏟아부을 거고.”
“흐읏… 그렇게… 우응… 쌓였냐……?”
내 움직임에 맞추어서 허리를 달싹거리는 그녀와 타액을 나눈 뒤, 입술을 떼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어. 지금도 계속, 쌓이고 있어.”
한껏 쏟아내도 도로 차버린다.
몇 번이나 그녀의 안을 탐해도, 지쳐서 나가떨어지는 순간까지도 부족하다며 아우성친다.
날이 갈수록 그 갈증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았다.
“모자라. 아직, 한참 모자라.”
더 채워야 해.
네가 더 필요해, 메린.
“읏, 메린…, 귀여워. 허리 흔드는 거, 엄청 야해…. 하……”
“아앙… 하으… 읏, 후으으……!”
부드러우면서 탄력 있는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그 골반을 붙잡는다.
허리를 계속 움직이며, 움직임에 맞추어 흔들거리는 풍만한 가슴에 코를 박고 입을 맞춘다.
“사랑해… 사랑해, 메린…….”
나를 사랑해줘.
네 사랑으로 날 채워줘.
목말라.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이 갈증을 풀어줘.
“몇 번이고, 안아줄게. 좀더, 널 느끼게 해줘……!”
“햐아아……!!”
애타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강하게 허리를 퉁기기 시작했다.
고개를 젖히는 그녀의 뒷머리를 잡고 깊이 입맞추며, 입 안에 울리는 그녀의 가느다란 비명을 기쁘게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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