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역부터 씹어먹는 천재배우님-11화 (11/237)

11화

며칠 후.

“거기 조명 됐냐?”

“야! 거기 빨리빨리 움직여라!”

“오디오 체크 완료했습니다!”

“동선 제대로 확인해! 또 어리버리 까면 알지?”

드라마 <유별난 친구들>의 세트장.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촬영을 위한 세팅이 한창인 것.

각종 비싼 장비가 세팅되고.

어마어마한 개수의 카메라와 드라마를 위해 제작된 세트장.

거기에 저마다 역할을 하며 움직이는 수십 명의 스태프들.

지상파 드라마보단 조금 덜하지만.

그래도 꽤 장관이라 할 법하다.

‘바로 이 느낌이야.’

그걸 바라보고 있는 게 바로 유진.

도착하자마자 간단한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을 끝마친 상태였다.

이후 남는 시간에 촬영 현장을 구경하기 시작한 것.

잠시 후 가슴 속으로 울컥한 감정이 샘솟았다.

‘미치도록 그리웠어.’

얼굴에 상처가 난 이후.

유진은 촬영 현장에서 항상 외부자일 뿐이었다.

보이지 않은 커다란 벽으로 가로막힌 느낌.

정말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야. 시작일 뿐이지.’

유진은 울컥함을 지우고, 이 설렘을 온전히 즐기기로 했다.

앞으로 익숙해져야 할테니 말이다.

“괜찮아. 긴장할 필요 없어.”

그런 유진의 심정을 모르는 차동석.

아무래도 유진이 첫 촬영을 앞두고 긴장했다 여기는 모양이다.

“그냥 편하게 해, 편하게. 너 잘하잖아, 꼬맹이.”

회귀한 뒤로 여러 가지가 달라졌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도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자신을 믿어주는 차동석처럼.

“긴장 안 해요!”

감상을 지우고 다시 8살의 유진으로 돌아왔다.

“엄청 신나고 기대돼!”

그렇게 말한 유진은 성큼성큼 촬영장으로 걸어갔다.

“안녕하세요오!”

낯선 어른들이 많은 촬영장.

보통의 아이라면 겁을 먹거나 무서워하기 마련.

그러나 유진이 언제 그런 적이 있던가.

“아역배우 박유진입니다아!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모두 일일이 인사하는 유진.

귀여운 꼬마아이가 폴더인사를 하며 일일이 인사하는 모습.

누구라도 귀여워할 수밖에 없다.

“쟤가 그 키즈모델 역할?”

“와, 진짜 인물 좋네.”

“엄청 예의바르다. 게다가 되게 서글서글한데?”

촬영을 앞둔 상태에서 촬영장의 분위기란 가열되기 마련.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으니.

하지만 귀여운 유진의 존재가 다소 분위기를 풀어주었다.

바쁘게 일하던 스태프들조차 유진을 보고선 흐뭇한 미소를 지었으니.

“NG만 안 내면 좋겠다.”

“그러게. 쟤가 잘 해야 빨리 끝나는데.”

이들의 말대로.

이미 주원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은 모두 촬영해놓았다.

즉, 이 장면만 촬영하면 편집 후 곧장 방영될 예정.

유진이 잘만 하면 오늘 촬영은 제법 빨리 끝날 수 있다.

“내가 들었는데, 쟤 완전 연기 처음이라는데?”

“하. 망했다. 오늘도 일찍 가긴 글렀네.”

그 때문일까.

유진에 대한 이런 불신 어린 시선도 존재했다.

스태프들 사이에서 유진에 대한 이야기가 돌았던 모양.

“난 이제 아역에 대한 기대감을 버렸어.”

“하긴. 오디션 볼 때 다 똑같더라. 과하거나 기계적이거나.”

‘주원’이라는 캐릭터 때문에 여러모로 고생한 스태프들이다.

고작 저 배역 하나 때문에 모든 게 스톱될 뻔했다.

거기다 오디션을 봤던 아역들의 상태가 영 좋질 않았던 것도 한몫했다.

그러니 경력 없는 유진에게 의문 어린 시선을 보내는 것.

“얼굴은 미쳤는데. 솔직히 연기 못해도 될 거 같지 않아?”

“맞아. 뭐 큰 걸 바라냐. 걍 기대하지 않으면 편해.”

이렇게 반쯤 포기한 사람들도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자신을 둘러싼 시선이 여러 갈래.

하지만 유진은 전혀 개의치 않고.

“안녕하세요!”

웃으며 인사를 다니는 중이었다.

“박유진 배우.”

그때.

누군가 유진의 이름을 불렀다.

“어, 자까님?”

유진이 고개를 들리자 보인 사람.

바로 송미연 작가였다.

“오늘 몸 컨디션은 어때요?”

“엄청 좋아요!”

쌀쌀맞은 건지 예의를 차리는 건지 모르겠지만.

송미연 작가는 유진에게 계속 존댓말을 사용했다.

“근데 자까님도 오셨네요? 우리 아조씨가 자까님은 안 오신다고 했는데!”

드라마 작가마다 성향은 다르지만.

보통 드라마 작가가 촬영현장에 동행하는 건 초반부 정도다.

지금 <유별난 친구들>은 중후반부를 촬영 중.

송미연의 촬영 현장 방문은 꽤 놀라운 일이다.

“근처에 일이 있어서요.”

여유를 부리는 척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송미연의 얼굴은 퀭하기 그지없었다.

아무래도 대본 작업을 하다 급히 온 모양.

“응? 무슨 일이요?”

천연덕스럽게 묻는 유진.

송미연은 뒷목을 긁으며 얼버무렸다.

“······몰라도 돼요. 아무튼, 준비는 잘했어요? 첫 촬영인데. 대본은 다 외운 거겠죠?”

“넵! 저 열심히 할게요!”

“열심히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잘해야지.”

“그럼 잘해볼게요. 제가 잘하면 분량도 마구마구 늘어나겠죠?”

한 마디도 지지 않는 유진.

그에 송미연이 허, 하고 헛웃음을 지었다.

“하는 거 봐서요.”

“자, 곧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배우분들 준비해주세요!”

멀리서 스태프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럼 잘 봐주세요, 자까님!”

유진은 송미연 작가를 향해 꾸벅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애가 겸손한 건지, 당당한 건지 감이 안 잡히네.”

그렇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유진의 귀에도 들렸다.

“후우.”

촬영 시작 전.

가볍게 한숨을 내뱉는 유진.

남들 눈에는 긴장한 것으로 보일 수 있겠으나.

“그리웠어.”

오히려 정반대.

유진은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는 중이었다.

드디어 외부자에서 내부자가 될 시간.

촬영장과 자신을 갈라놓았던.

얼굴에 흉터가 생긴 뒤 생겨난, 넘을 수 없는 커다란 벽.

유진은 당당하게 그 벽을 통과했다.

*

뮤즈.

창작자에게 있어 영감을 주는 존재를 일컫는 말.

바라보는 것만으로 창작욕을 촉진시키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나.

‘그건 나약한 인간들이나 찾는 거지.’

하지만 송미연 작가는 그런 걸 믿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의 능력으로 성공했다고 믿는 사람이니까.

‘그러지 않았으면 이 자리까지 올라오지도 못했어.’

송미연 작가는 꽤 험난한 막내 작가 생활을 보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빼앗은 메인 작가.

그 안에서 정치질을 하는 보조작가들.

숨막히는 틈바구니 속. 송미연 작가가 믿을 건 자기자신 뿐이었다.

그 자신감, 혹은 오만은 대본까지 영향을 미쳤다.

송미연 작가는 그 누구에게도 대본 수정을 허락하지 않았다.

배우들의 사소한 애드리브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

‘싸가지 없다, 제멋대로다, 독선적이다. 남들이 뭐라 떠들어대도 상관없어.’

그렇기에 최근 겪은 실패들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지상파에서 세 작품이 연달아 실패했는데도 말이다.

운이 없었다, 대중들이 보는 눈이 없다.

그런 말로 현실을 외면했다.

케이블에 와서까지도 마찬가지.

‘그래. 이번 작품이 잘 되는 게 그 증거야.’

이번 작품, <유별난 친구들>은 반응이 좋았다.

케이블치곤 시청률도 좋고, 매니아층도 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지.’

바로 주원이라는 인물.

애초에 등장시킬 생각도 없는 캐릭터.

그러나 시청자들은 주원의 등장을 원했다.

시청자들의 반응 때문에 급히 주원이란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래서 아역 캐스팅도 매우 급하게 이루어졌고.

하지만.

그때부터 대본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급조한 캐릭터인데 시청자들의 주목도가 높아서 등장을 안 시킬 수도 없고. 아무런 계획도 없이 캐릭터를 마구 집어넣었지.’

대본이 망가져간다는 걸 알면서도 방법이 없었다.

쪽대본으로 진행되는 한국 드라마의 현실.

드라마 작가에게 제일 요구되는 덕목은 마감시간 준수였으니까.

즉, 대본이 엇나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도.

마감시간 때문에 수정할 겨를이 없는 것.

바로 여기까지가 유진이 겪었던 미래.

<유별난 친구들>의 용두사미로 끝난 이유.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주원이란 캐릭터가 매우 커다란 지분을 차지한 셈이다.

그런데.

그 미래가, 조금 달라지려 하고 있었다.

‘저 아이가 오디션 때 보여준 연기, 그리고 캐릭터성.’

그저 귀엽고 깜찍한 키즈모델이라는 텅 빈 캐릭터.

그걸 유진이 어리지만 의젓한, 독특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로 진화시켰다.

그 덕에 송미연 작가도 새로운 상상력이 조금씩 물꼬를 트기 시작한 것.

‘이번 촬영에서도 내게 자극을 줄 수 있을까.’

송미연은 승복PD의 뒤에 서서 촬영현장을 지켜보았다.

오늘 촬영분은 오디션 때 봤던 장면과 동일하다.

즉, 유진이 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긴 어려운 상황.

‘이미 충분히 대단한 거야. 저 앤 아직 어리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기대감이 생긴다.

“촬영 들어갑니다. 먼저 풀샷부터 따고, 그다음 클로즈샷으로 가겠습니다. 하이, 액션!”

그렇게 촬영이 시작되고.

촬영장 안에선 현실과 또 다른, 드라마의 세계가 펼쳐졌다.

똑똑.

주인공 일행이 노크를 한다.

바로 장하연의 집.

약속시간이 되었음에도 장하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

“야, 하연! 이 기지배가 왜 이리 안 나와. 전화도 안 받고. 야! 얼른 안 나와! 집에 없냐?”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은 친구에 대한 분노.

이에 노크 소리가 무서울 정도로 점점 커져 가는데.

끼익.

문이 열리고 한 조그마한 아이가 얼굴을 비춘다.

“저, 안녕하세요······?”

주원을 연기하는 유진.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송미연 작가는 또 놀라고 말았다.

‘오디션 때랑 연기가 좀 달라졌잖아?’

분명 주원의 첫 등장 지문은 이러하다.

<예쁘고 귀여운 모습으로 등장하는 주원>

그러나 지금 유진의 연기는 오히려 잔뜩 겁을 먹은 느낌이다.

‘그런데 오히려 신선해.’

그러나 비주얼과 합쳐지니, 오히려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느낌.

동그랗게 뜬 눈, 겁에 질린 듯한 얼굴.

마치 장화신은 고양이처럼 말이다.

‘저것도 분명 예쁘고 귀여워. 대놓고 귀여운 척하는 것보다 훨씬 나아.’

송미연 작가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추상적 지문은 어렵다. 명확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오히려 추상적인 지문이기에, 오히려 배우가 해석할 폭이 넓어졌다.

“뭐야, 이 귀여운 애는?”

“그, 저. 꼬마야. 넌 누구니?”

“전 주원이라고 해요. 아줌마는 누구세요?”

“주원······주원?! 그럼 네가 하연이의 아들이야?”

“네. 제가 엄마 아들 이주원 맞아요.”

독백으로 연기하던 때와는 달리.

성인배우들과 대사를 주고받으며 연기하는 유진.

그래서일까.

“와, 그 기지배가 아들 자랑 할만하네. 남자애가 왜 저리 예쁘냐?”

“그래. 저 정도면 보물이다, 보물.”

작중 주원의 비주얼을 띄워주는 대사.

유진의 비주얼은 그것을 충분히 납득시키게 만들었다.

“안녕, 주원아. 우린 엄마 친구들이야. 혹시 집에 엄마 있니?”

“엄마 피곤해서 자고 있어요. 깨우면 안 돼요.”

“자, 자고 있다고?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잠을 자?”

“엄마 저 사진 찍는데 따라왔거든요. 그래서 피곤하대요.”

그리고 대사를 주고받을수록.

송미연은 또 다른 신선함을 느꼈다.

‘오디션 때와는 또 다른 해석을 보여준다고?’

유진의 캐릭터가 또다시 변화했기 때문.

오디션 때는 잠든 엄마를 배려하는 의젓함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보다 더한 입체적 감정을 그려내고 있다.

‘이 사람들은 누구지? 큰소리로 엄마를 찾았어. 거기다 노크도 엄청 세게 하고. 무서워. 엄마 친구라고? 내 친구들은 저런 무서운 짓 안 해. 엄마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우리 엄마는 내 뒷바라지를 하느라 피곤해서 잠든 상태야. 내가 엄마를 지켜야 해.’

갑자기 찾아온 낯선 어른들.

8살짜리 아이답게 겁을 집어먹은 상태.

그러나 동시에 엄마를 지켜야겠다는 어른스러운 면모를 내보이고 있다.

마치 주인을 지키려는 강아지, 고양이처럼.

모성애를 자극하는 독특한 분위기가 형성된 것.

‘어떻게, 어떻게 캐릭터가 계속 진화하지?’

아역을 비롯, 어중간한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 결함.

그건 바로 혼자 연기하는 것이다.

연기.

연기란 것은 엄연히 시너지가 존재한다.

액션과 그에 대한 리액션.

상대방과 대사를 주고 받으며 생기는 긴장감, 감정교류.

그런 교류를 하지 못하면 좋은 케미가 나올 수 없다.

제법 괄괄한 톤으로 연기하는 주인공 일행.

그에 맞춰 유진은 자연스레 움츠러들었다.

액션에 따른 리액션.

그러면서도 캐릭터의 매력은 잃지 않는다.

“하이고, 애도 이렇게 똘망똘망한데 엄마란 기저배······아니. 기지배.”

NG가 났다.

아역이 아니라 주인공 일행 쪽에서.

“아, 죄송합니다!”

아역배우와 대사를 주고받다가 실수를 하다니.

사람에 따라선 망신이라고 느낄 것이다.

실제로 부끄러운지, 그 배우의 얼굴이 제법 상기되었고.

“후, 후아!”

그때.

유진이 한숨을 퍼뜨렸다.

그러자 모두의 시선이 유진에게로 쏠렸다.

“엄청 떨렸다아! 후아, 후아. 심장이 터질 것 가타요!”

긴장한 티 하나 없이 매우 좋은 연기를 보여주던 유진이다.

하지만 유진은 8살이었고, 이번이 인생 첫 촬영이다.

떨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

“괘, 괜찮아? 혹시 몸 안 좋니?”

아역 컨디션 우선 조항.

그 때문에 승복PD가 놀라서 달려왔고.

이어 대기 중이던 차동석도 한달음에 달려왔다.

“꼬맹아! 어디 아파? 응?”

“괜차나여! 그냥 막 가슴이 콩닥콩닥 해서. 심장 터지는 줄 알았네!”

아이 특유의 과장된 목소리.

차동석에게 조잘조잘 떠드는 것이 영락없는 어린애였다.

그게 퍽 귀엽고 대견했는지.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이 웃음을 흘렸다.

“어때. 좀 쉬었다가 할까?”

“괜차나여! 아, 근데! 아빠한테 전화 한 번만 해도 되요?”

순진한 어린애로 돌아온 것.

덕분에 NG로 생긴 묘한 분위기가 단숨에 풀어졌다.

유진을 향해 의심 어린 눈초리를 보내던 이들조차 말이다.

‘저 애가 그렇게 긴장을 했다고? 안 믿겨.’

다만 송미연 작가는 달랐다.

유진의 모습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는 유진이 NG를 낸 배우를 배려한 것 같았다.

아역과 대사를 치다가 대사를 씹었다.

경력으로도 나이로도 상당히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을 터.

“대체 저 애는 뭘까?”

어린애의 탈을 쓴 능구렁이가 아닐까.

그런 의심이 샘솟을 정도.

그것도 잠시.

송미연 작가는 제 품속에서 다이어리를 꺼냈다.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메모해놓는 다이어리다.

최근엔 거의 쓰지 않아 새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지금.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고 있다.

유진의 연기와 성격, 행동 모든 것이.

송미연 작가에게 영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안되겠다. PD님.”

오랜만에 샘솟는, 창작자로서의 순수한 욕망.

“네?”

“노트북 좀 빌려줘요. 워드 깔려있죠?”

그땐 아무도 몰랐다.

유진의 존재로 인해 주원이라는 캐릭터.

더 나아가 <유별난 친구들>이라는 작품의 운명.

그게 통째로 변해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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