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전체 차렷. 선생님께 인사!”
“감사합니다아!”
수업이 모두 끝나고.
책가방을 챙기던 유신애는 흘끗 옆을 쳐다보았다.
바로 유진의 자리.
“······.”
아이들은 모두 유진을 흘끗거리고 있으나.
섣불리 말을 걸거나,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진 반 친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었는데 말이다.
꽤 대조적인 광경.
물론 그렇다고 유진을 싫어하거나.
기피하는 눈빛은 절대 아니었다.
마치 유명 연예인을 눈앞에 둔 것처럼.
조금 어려워한다고 하는 게 맞을 터.
‘이제 유진이는 유명인이 맞으니까.’
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유진의 이름이 크게 오르내기 시작한 이후.
학교 내에서 유진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섰다.
같은 학년은 물론, 고학년과 심지어 선생님들까지.
나중엔 심지어 기자가 초등학교를 찾아올 정도였다.
물론 경비에게 곧장 제지당하긴 했지만.
아무튼.
그 이후로 유진을 각별히 신경 쓰라는 교장 선생의 지시가 있었고.
담임 선생님은 어쩔 수 없이 유진을 따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같은 반 아이들과도 데면데면해진 것.
‘양진우가 없어서 다행이야.’
얼마 전, 양진우는 전학을 가버렸다.
아버지의 사업상 이유 때문이란다.
물론 유신애로선 아무래도 좋을 일이었지만.
‘양진우라면 엄청 으스댔을 텐데. 유진이는 전혀 그러질 않아.’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유진이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다.
조폭 같이 생긴 매니저를 데리고 다니고.
드라마에 나오고.
엄마가 만드는 영화에 출연하고.
아이돌의 연기 스승이라고 한다.
‘유진이가 너무 대단한 사람 같아.’
때문에 유신애는 스스로가 초라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으나.
“신애야. 집에 같이 가자.”
유진은 평소처럼 제게 말을 걸어올 뿐이다.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으, 응.”
그 덕분에 유신애도 마음이 편했다.
유진이 그냥 친구처럼 대해주니까.
대단한 사람의 친구가 되었다는 뿌듯함도 있고.
“신애야. 너는 안 궁금해?”
“으응? 뭐가?”
“재오 형아 말이야. 넌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어서.”
“나, 나는 아이돌이나 그런 거 잘 몰라서.”
반에서 아이들이 가끔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
빅터라는 그룹도, 재오라는 사람도 몰랐으니.
“아아, 그렇구나. 그거 안 묻는 건 너뿐이라서.”
그렇게 말하며 피식 웃는 유진.
조금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 엄마랑 하는 영화 촬영은 어땠어?”
“응. 엄청 재밌었어.”
<리플레이>에서 유진의 분량은 모두 촬영을 마친 상태.
이제 유진은 영화가 완성되어 상영되길 기다리면 될 뿐이다.
“어, 엄마가 네 얘기를 엄청 해. 연기 엄청 잘 한다구.”
“진짜? 너희 엄마는 네가 내 얘기를 엄청 한다던데.”
그러자 유신애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 모습을 보고 유진은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근데 엄마가 엄청 바쁘시지? 집에 계속 혼자 있겠다.”
그러면서도 유신애를 배려하는 건지.
놀려먹지 않고 곧장 화제를 바꾼다.
“으, 응. 그런데, 익숙해. 엄마는 항상 바빠서.”
“나도 그래. 우리 아빠도 바빠서 밤늦게 들어오거든.”
그렇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총총 걸어가는 두 꼬마.
그때.
우웅! 우웅!
진동 소리가 들렸다.
흠칫 놀라는 유신애와는 달리.
자연스레 주머니 속 휴대폰을 꺼내는 유진.
“네, 여보세요! 아조씨? 네. 방금 끝났어요. 어? 무슨 일 있어요?”
잠시 누군가와 통화를 하더니.
곧 유신애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 신애야. 너 먼저 가. 나 갈 곳이 생겼어.”
“으, 응. 괜찮아.”
“고마워. 내일 보자!”
유신애가 보기에.
유진은 이미 어른이나 다름 없었다.
자기만의 휴대폰을 갖고 있고.
일 때문에 통화도 하고.
꼭 드라마 속 캐릭터처럼.
‘어? 뭔가 쓸 수 있을 것 같아.’
퍼뜩 무언가가 머릿속에 떠오른 유신애.
떠오르는 단어들을 갈무리하기 시작했다.
유신애는 집에 도착해 곧장 컴퓨터를 작동시켰다.
최근 손수 공책에서 글을 쓰다가.
컴퓨터를 이용해 글을 쓰기 시작한 유신애니까.
“후아.”
그렇게 초인적 집중력을 발휘한 유신애.
글쓰기를 끝낸 이후, 잠시 인터넷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유신애가 접속한 곳은 로맨스 소설 카페.
유신애가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였다.
[곧 개봉하는 한국 뮤지컬 애니메이션인데 퀄 장난 아니네요 ㄷㄷ]
그곳의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
유신애는 그 글을 클릭했다.
[여러분 한 번 들어보세요 국산 애니메이션이라고 거르려 했는데
진짜 영상미랑 노래 끝내줍니다 강추예요]
그리고 거기에 달린 댓글들.
[와 나 이거 내용 하나도 모르는데 보면서 울었음;;
국산이래서 기대 1도 없었는데 ㄷㄷ 퀄리티 무엇?
와 가사랑 연출 끝내준다 내가 다 하늘을 나는 기분임 ㄹㅇ
이거 언제 개봉함???]
댓글이 그리 많진 않지만.
꽤 반응이 좋았다.
흥미가 생긴 유신애는 게시물의 링크를 클릭했다.
[선공개 영상) 뮤지컬 애니메이션 <날개> OST – 날아가
조회수 – 5,102]
그리고 영상이 시작해 끝나기까지.
유신애는 거북목이 되어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마치 빨려들어갈 것처럼.
“와. 진짜 좋다.”
감탄을 뱉어내는 유신애.
휘즈니 애니메이션도 지루해하는 유신애이건만.
‘날아가’는 단숨에 유신애를 사로잡았다.
연출도 끝내줬지만.
무엇보다 노래가 주는 울림이 대단했다.
“누가 부른 걸까?”
서툰 손놀림으로 열심히 스크롤을 내리는 유신애.
그러나 원하는 정보를 찾지 못했다.
“어? 왜 안 보이지?”
노래를 누가 불렀는지.
그에 대한 정보가 없었으니까.
*
한편.
유진이 차동석에게 전달받은 소식.
그건 꽤 뜻밖이었다.
“사무실에 갑자기 찾아왔다니까? 허, 참내.”
바로 정범 측 스태프들이 주역 매니지먼트 사무실로 찾아온 것.
“어? 우리 그거 안 하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짐승>.”
“그래. 그래서 전화올 때마다 몇 번이나 거절했는데 자꾸 질척대네.”
그쪽에서 미팅이라도 한 번 해달라며 매달렸다고 한다.
급기야 사무실로 다짜고짜 찾아오기까지.
“그래서 너한테 연락한 거야. 혹시 낯선 아저씨들이 찾아오고 그러진 않았지?”
“네. 전혀 없었어요.”
“하긴, 거기 경비가 아주 든든하더라. 나 같은 선량한 사람도 의심하는 걸 보면.”
학교로 유진을 마중하러 왔다가 문전박대 당했던 차동석.
아직도 뒤끝이 남은 모양이다.
“그런데 또 스태프들이 무슨 잘못이겠어. 걔네들이야 감독이 시켜서 하는 걸텐데. 곤란하긴 해도 안쓰러워보이더라.”
업계에 오래 몸을 담았던 차동석이다.
결국 밑사람들만 고생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제가 엄청 탐나나봐요.”
“뭐, 좋게 보자면 그런 셈이지. 스타 감독에게 인정받았다는 거 아니겠어?”
차동석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정범의 실체를 알고 있는 유진으로선 그리 유쾌하지 않았지만.
“꼬맹아. 다시 한 번 물어볼게. <짐승> 안 할 거지?”
“넵. 안 할래요!”
어떤 식으로든 정범과 엮여서 좋을 게 없다.
더러운 건 피하는 게 상책이니까.
“그래. 어차피 기회야 언제든 생기는 거니까.”
차동석도 싫다는 애에게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무엇보다 차동석은 유진의 선택을 믿었다.
여태까지 무엇이든 최선의 결과를 만든 유진이 아니었나.
“아조씨. 아빠 퇴근할 때까지 사무실에 있어도 돼요?”
“물론이지. 그럼 저녁이나 같이 먹자. 뭐 먹고 싶은 거 있냐? 이 아저씨가 사주마.”
“저 선지! 선지 해장국 먹고 싶어요!”
“뭐? 진짜 어린애가 입맛하고는. 그런 것보다 까르보나라 파스타 먹고 싶지 않냐?”
“주역 매니지먼트의 신조. 배우를 존중하고······.”
“알았어, 알았다고. 꼬맹이 넌 참 뭐든 잘 외우는 거 같다.”
으, 하고 질색하는 차동석.
그 모습을 보며 유진은 소리 죽여 킬킬댔다.
결국 차동석은 선지 해장국 3인분을 싸들고 주역 매니지먼트 사무실로 향했다.
바로 밥도 굶고 일하고 있을 장미소 때문.
“와. 아조씨는 진짜 사랑꾼이다!”
“크흠. 내가 좀 좋은 남편이긴 하지.”
또 칭찬 한 번 해주니 좋아하며 히죽댔다.
“자기야! 나 왔어. 자기 굶었을까봐 밥도 사왔고.”
그러나.
“아, 유진아.”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장미소는 냉정하게 유진만을 살필 뿐이었다.
“별 일 없었지? 이상한 아저씨들이 나타나진 않았고?”
“넵! 아무 일도 없었어요.”
“저, 자기야? 나 왔다니까?”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있는 차동석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 맞다. 사모님. 거기서 뭐래요?”
“오케이 했어.”
“와! 그럼 사모님이 알려준 대로 할 수 있겠네요?”
눈빛을 주고 받는 장미소와 유진.
아무래도 둘만 통하는 이야기가 있는 모양이다.
“아니. 무슨 일인데 그래? 둘이서 뭐 짰어?”
차동석은 그에 끼지 못했고.
“안에서도, 밖에서도! 왜 다들 나를 무시해? 어? 명색이 내가 사장인데!”
덩치값도 못하고 칭얼대기 시작했다.
이러는 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닌지.
장미소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오빠. 조용히 하고 이거나 봐.”
그렇게 말하며 모니터를 가리키는 장미소.
또 말은 잘 들어서.
차동석은 훌쩍대며 모니터 앞으로 걸어갔다.
화면 속에 보이는 것은 한 통의 메일이었다.
[안녕하세요. 라디오 <박형광의 크레파스> 제작팀의 김미영 작가입니다.
이번에 크레파스에서 아역배우 특집을 기획 중입니다.
이에 박유진 배우의 출연 섭외 요청을 위해 연락드렸습니다······.]
“뭐야. 이게 뭐 어쨌는데?”
“유진이 여기 출연할 거야.”
그 말에 미간을 찌푸리는 차동석.
“뭐? 공익광고 나가기 전까진 인터뷰나 예능 안 나가기로 했잖아? 나가봤자 재오 얘기 밖에 안 할 거라면서.”
“물론 그럴 생각이었는데, 상황이 바뀌었잖아.”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배우님의 출연작. 제대로 한 번 홍보해야지.”
장미소가 메일 내용 중 한 부분을 가리켰다.
[고정 코너로 게스트가 노래를 부르는 코너가 있습니다. 노래 한 곡을 준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아역배우 박유진, SBW 라디오 <박형광의 크레파스> 출연한다······다음주 금요일 생방송]
그 기사가 인터넷에 공개된 뒤.
댓글란엔 여러 반응이 올라왔다.
[뭐?? 유진이 라디오 출연??
이걸로 한주간 또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이 얼마만에 떡밥이냐 ㅠㅠㅠ
크레파스 감사합니다...유친 종영하고 오매불망 기다렸다...
아 좋긴 한데 왜 하필 라디오?? 우리 왕자님 용안 좀 보자고!!
ㄴ ㄹㅇ 유진이 얼굴 좀 보자 감추는 건 국가적 손해임
ㄴ 보이는 라디오로 진행해라!!
뭐야 이번에 재오 얘기 하려나?
ㄴ 아오 재오 얘기 좀 그만ㅡㅡ 지겨워 죽겠네
ㄴ 걍 둘이 사이좋은게 끝이지 뭘 자꾸 캐내려고 함?
ㄴㄴ 아니 둘이 스승님이니 뭐니 하면서 친하다고 하니까 궁금하잖아; 접점 전혀 없어 보이는데
찌라시 들어보니까 박유진 걔 재벌 인맥 있다는데. 그래서 빅터 소속사에서 일부러 밀어주는 거임
ㄴ 캡쳐했음 이거 박유진 소속사에 보낸다 ㅅㄱ
재오든 뭐든 모르겠고 제발 라디오에서 차기작 소식 좀 알려줘!!
기사 보니까 유진이 노래 부른다네??
ㄴ 아 벌써 엄마미소 폭발ㅋㅋㅋ 유진이 뭐 부르려나 ㅋㅋ
ㄴ 동요 부르는 거 아님?? ㅋㅋㅋ
ㄴ 동요???? 유진이가 곰 세 마리 부르는 상상하니 광대 터진다ㅠㅠ
ㄴ 의외로 아이돌 노래 부를 수도?? 뭐가 됐든 벌써 귀여움 ㅠㅠㅠ]
“PD님! 기사 떴습니다. 반응도 엄청 좋고요.”
“오케이! 청취율 좀 오르겠네.”
그 반응을 보며 기뻐하는 사람들.
SBW의 라디오, <박형광의 크레파스> 제작팀이다.
“와, 그냥 툭 던져본 건데. 설마 이걸 받을 줄은 몰랐네.”
“그러게요. 바로 예능이나 토크쇼 뛸 줄 알았는데.”
라디오는 페이도 매우 적고.
화제가 되기에도 어렵다.
본격적으로 활동반경을 넓혀가야 할 유진이 선택하기엔 다소 아쉬울 터.
“뭐, 우리야 출연해주면 땡큐 아니겠어?”
물론 그걸 크레파스 팀이 걱정할 문제는 아니었다.
출연해준다는데 그저 감사할 뿐.
“그럼 다음 주 금요일 게스트는 이지혜랑 박유진, 이렇게 둘로 확정된 거 맞지?”
“네. 맞습니다. 이지혜도 요즘 퓨전 사극 여주 아역으로 확 떴으니까요.”
“아역배우들이라 중간중간 토크하다가 마가 뜰까 봐 걱정이긴 한데.”
“그래도 이지혜는 중학생이고, 방송 경험도 있어서 어느 정도는 토크가 될 겁니다. 그리고 <유별난 친구들> 스태프 말 들어보니, 박유진 걔도 똘똘하게 말을 잘한다고 하더라고요.”
“코너는 저희 하던 대로 그대로 가요? 고정 코너랑 요일별 코너?”
“뭐 특별히 준비할 건 없지, 뭐. 어차피 근황 토크 하다가 노래 하나씩 하면 시간 금방 채울테고.”
그렇게 아역배우 특집에 관한 회의가 무르익어가고 있을 때.
“그런데 재오 얘기요. 박유진 토크할 때 반드시 넣어야겠죠?”
작가 중 한 명이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피디가 무슨 당연한 얘기를 하냐는 듯 미간을 찌푸렸고.
“당연히 넣어야지. 사람들이 죄다 궁금해하는데 안 할 수가 있나?”
“하지만 <생생 연예정보통> 이후로는 서로 언급을 안 해서요.”
작가 말대로.
그 화제의 인터뷰 이후 유진 측은 아예 입을 다물고 있고.
재오 측도 개인 활동 중인데, 유진 얘기에 매몰될까 다소 템포를 조절하는 중이었다.
여기서 괜히 캐물었다간 분위기만 이상해질 수 있는 것.
“게다가 박유진은 아직 어리잖아요. 괜히 캐묻다가 애가 당황해서 울기라도 하면 대형사고인데.”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라디오 특성상.
논란이나 문제가 될 법한 일들은 피해가는 게 상책이다.
게다가 유진은 아직 8살의 어린애가 아닌가?
괜히 잘못했다간 청취자들의 뭇매를 맞을 수도 있으니.
“이건 또 묘하네. 박유진을 섭외해놓고 재오 얘기하는 걸 눈치 봐야 한다니.”
이래서 유진 측이 라디오를 선택한 건가 싶을 정도.
피디는 턱을 쓰다듬으며 고뇌했다.
“으음, 그럼 박형광 씨한테 그냥 한 번 정도만 툭 물어보라고 해. 분위기 안 좋아지면 바로 화제 바꾸라고 하고.”
“네. 그럼 그렇게 할게요. 또 같이 섭외한 이지혜 배우도 너무 가려질 것 같고요.”
결국 회의를 거듭할수록.
크레파스 팀은 욕심을 덜 내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서로 언급을 안 하니, 관심도 자체가 떨어진 것도 있고.
“모처럼 반응 기대되니까 오랜만에 실시간 채팅 열어두자고. 그리고 게스트들이 채팅 읽을 수 있는 시간 넣어두고.”
“네. 알겠습니다.”
“근데 노래는? 혹시 못하겠다고 빼는 사람은 없지?”
“네. 양측 다 오케이했어요. 아, 그러고 보니 박유진 쪽에서 MR을 따로 보내왔더라고요.”
MR을 따로 보낸다니.
웬만한 노래는 모두 준비되어 있는 게 라디오국인데 말이다.
그렇다는 건 일반적인 노래는 아니라는 뜻.
“무슨 노랜데? 동요라도 부른다냐?”
“그건 모르겠는데. 잠깐 들어보니까 무슨 뮤지컬 음악 같던데요? 전 처음 들어봤어요.”
“허. 특이하네. 이따가 한 번 들어봐야겠네. 노래 제목이 뭐래?”
작가는 잘 생각나질 않는지 잠시 고민했다.
그러다 이내 곧 떠올랐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음, 뭐였더라. 아! ‘날아가’였던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