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역부터 씹어먹는 천재배우님-39화 (39/237)

39화

영화감독 정범의 사무실.

“CG 정말 이게 최선이야?”

<짐승>의 편집본을 전해 받은 정범.

그가 잔뜩 인상을 쓰며 물었다.

“그, 그게. VFX(Visual Effects, 시각효과) 쪽에서 최대한 뽑아낸 거라고 하는데요.”

“퀄리티를 더 올리라고 말했잖아. 이게 애들 보는 영화도 아니고! 특히 짐승 CG 이거 대체 뭔데?”

“걔, 걔네 말로는 한정된 예산이랑 시간 속에 최선의 결과라고 합니다만······.”

“뭐만 하면 예산, 예산! 아주 돈 먹는 기계들이네.”

정범은 짐승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특수효과를 주문했다.

그러나 최종 퀄리티가 영 조악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젠 시간도 예산도 없는 상황이라 타협할 수밖에 없었지만.

“아오,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어!”

갑자기 급발진을 하며 책상 위를 쓸어버리는 정범.

스태프들은 그에 겁을 먹어 잔뜩 움츠러들었다.

어째서 그가 이런 꼴이 되었는가?

바로 전작의 실패 탓이었다.

“그 이상한 애니메이션한테도 밀렸는데. 이번 작품까지 말아먹으면 안 돼.”

이를 부득 갈며 중얼거리는 정범.

<날개>가 영화관에서 거의 내려갈 때쯤.

정범이 준비했던 영화, <추격자의 밤>이 상영되기 시작했다.

경쟁작이 없는데다, 정범의 작품이라 무난히 흥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추격자의 밤> 총 관객수 : 3,000,175명]

매번 500만 관객을 넘었던 정범이다.

그 이름값에 비하면 낮은 숫자를 받아들인 셈.

게다가 <추격자의 밤>은 제작비가 상상 이상으로 들어갔다.

300만으론 손익분기점도 넘기지 못한 상태.

그보다 속이 쓰린 것은.

[영화 <날개>,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사상 최다관객인 350만명 달성······블루컬쳐 스튜디오 측 “성원에 감사드린다. 조만간 관련상품 내놓을 계획”이라 밝혀]

자신의 작품이 국산 애니메이션에 밀렸다는 사실이다.

물론 개봉 시기가 겹치진 않았지만.

관객수만 보면 확실한 패배였다.

“그 박유진이라는 애. 대체 뭔데?”

미팅도 하지 않고 제 작품을 까버린 아역배우.

스타감독인 자신이 아닌 국산 뮤지컬 애니메이션을 선택하더니.

노래 하나로 상상 이상의 흥행을 일궈냈다.

그뿐인가?

아이돌 재오와의 공익광고 촬영으로 화제가 되고.

이젠 원로배우 이순철과 함께 미니시리즈에 들어간단다.

“그 애만 확실히 잡았어도······.”

부득 이를 가는 정범.

박유진을 놓친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렸다.

박유진만 캐스팅했어도 그 모든 화제성을 누릴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씨! 그러니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꼬시라고 했잖아!”

재차 책상을 뒤집는 정범.

전작의 실패 때문인지 정범은 제법 초조한 상태였고.

<짐승>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다.

“씨, 요즘 가뜩이나 개같은데······.”

게다가 요즘 그를 심란하게 만드는 일이 있었으니.

얼마 전, 고등학교 시절 동창의 연락을 받았다.

평소라면 개무시했을 테지만, 그 내용이 흘려넘길 수 없었다.

요즘 어떤 기자가 정범의 고등학교 시절을 캐고 다닌다는 것.

‘설마, 설마 뭐가 터지겠어?’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막연한 불안감이 드는 정범이었다.

즉, 전작의 실패와 제 뒤를 캐고 다니는 기자의 존재.

이 두 가지 사실이 정범을 망가뜨리는 중이었다.

“후우.”

정범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자리를 옮겼다.

담배를 꼬나물고선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을 켰다.

습관처럼 인터넷 뉴스 연예기사를 검색하는데.

[아역배우 박유진, 한양독립영화제 새로운 발견 부문 수상······아역 최초 수상 ‘이변’]

[한양독립영화제는 파격을 선택했다. 아역에게 주어진 독립영화계의 신인상!]

[심사위원 이현 “심사위원 만장일치였다. 이견의 여지 없어” 배우 박유진의 연기 극찬하다]

그의 눈에 보이는 수많은 뉴스.

“이런 젠장!”

머리나 식히려 인터넷 서핑을 하려던 것인데.

오히려 그곳의 소식이 정범의 화를 더 부추긴 셈이다.

그렇게 화를 내며 컴퓨터를 종료하려던 정범.

그의 눈에 한 헤드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곧 정범은 손가락을 까딱이며 스태프를 불렀다.

“야. 배급사에서 정한 개봉일이 언제라고 했지?”

감독이면서 개봉일조차 숙지하지 않은 모습.

그가 요즘 얼마나 엉망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게, 두 달 뒤입니다. 일자까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그러자.

갑자기 피식 웃음을 띠는 정범.

“허. 이건 좀 재미있겠는데?”

그가 보고 있는 기사 속에는.

[한양독립영화제 3관왕 <리플레이>, 개봉일 확정!]

트로피와 꽃다발을 껴안고 있는 유진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걸려있었다.

*

주역 매니지먼트의 사무실.

거울 앞에 서 있는 차동석.

심각한 얼굴로 제 얼굴을 노려보는 중이다.

그러더니 곧 느끼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누구? 한양독립영화제에서 아역 최초로 수상한 박유진의 소속사 사장.”

“저 인간은 또 왜 이상한 짓을 하는 거람.”

장미소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자 이번엔 차동석이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자랑스러워 미치겠다. 내가 아역배우 박유진의 사장님이라니!”

그 모습을 보며 푹 한숨을 내쉬는 장미소.

그래도 그녀 입가에도 미소가 떠올랐다.

그만큼 유진의 수상은 의외였고, 기분 좋은 일이었으니.

“다시 한 번 축하해, 유진아. 수상소감에 언급해줘서 고마워.”

그러자 유진이 방긋 웃었다.

“당연히 언급하죠. 전 우리 회사 너무 좋아요!”

한양독립영화제 시상식 이후.

유진은 여러 사람에게서 축하 문자를 받았다.

[발신자 : 재오(빅터)

우리 스승님!! 대박!! 완전 축하해!

빅터 멤버들도 축하한다고 전해달랬음!]

문자를 보낸 직후.

재오는 전화까지 걸어 유진에게 축하의 말을 쏟아냈다.

마치 자기가 받은 것처럼 기뻐하는 목소리였다.

[발신자 : 지혜 누나

유진아 수상 축하해 ^^ㅎㅎ

다음에 만나면 축하선물 줄게~]

평소라면 장난을 쳤을 이지혜지만.

유진의 수상 소식은 진지하게 축하해주었다.

[발신자 : 송미연 작가님

축하해요]

송미연은 쿨하게 딱 4글자만 보냈다.

그런데 며칠 후.

주역 매니지먼트 앞으로 소포가 하나 도착했다.

바로 송미연이 주문한 명품 지갑.

수상 기념으로 송미연이 유진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제각기 방식은 모두 다르지만.

모두들 유진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있음은 분명했다.

[제37회 한양독립영화제 새로운 발견 수상자 – 박유진]

트로피에 음각되어 있는 유진의 이름.

유진이 생애 처음으로 가져본 트로피다.

“그런데 정말 여기다 놔둬도 되겠니? 집에 두고 싶을 텐데.”

그런데 어째서인지 유진은 집으로 가져가지 않았다.

현재 주역 매니지먼트 사무실에 전시 겸 보관되어 있는 상태.

장미소의 물음에 유진은 어색하게 웃었다.

“으음, 저도 그러고 싶었는데. 저 트로피를 볼 때마다 아빠가 울어서요.”

유진이 수상을 한 것도 감격스러운데.

수상소감에서 아버지에 대한 감사와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즉, 이 트로피는 그야말로 박태종에겐 눈물 버튼인 것.

그리고 그 수상소감은 비단 박태종에게만 감동적인 게 아니었던 모양인지.

[메이버 실시간 검색어

1. 무한정도전 결방

2. 맨유 토트넘

3. 첼시 리버풀

···

···

16. 박유진 수상

17. 박유진 수상소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까지 등장했다.

독립영화제의 수상소감이 이토록 화제가 된 건 꽤 이례적인 일이었다.

메이저 시상식도 아니고.

TV중계가 이뤄진 것도 아니다.

수상 장면이 넙튜브에 업로드되었을 뿐.

최근 유진의 행보 하나하나가 주목을 받고 있는 와중.

‘아역 최초 수상’이라는 타이틀이 어그로를 제대로 끈 셈.

[제37회 한양독립영화제 새로운 발견 수상 – 배우 박유진

조회수 – 80,912]

그 덕분일까.

다른 수상 장면의 조회수는 많아봐야 100대에 그치는데 비해.

유진은 혼자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아역 최초 수상!! 유진아 ㅊㅋㅊㅋ

소상수감 진짜 ㅠㅠㅠㅠ 왜 슬프지

부모님 때문에 상받고 싶었대 ㅠㅠㅠㅠㅠ

저 아가는 웃고 있는데 왜 나는 울고 있냐

진짜 애가 울지도 않고 의젓해가지고 ㅠㅠㅠ

유진이가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어머니 없이 자랐는데도 구김살 없이 해맑네...진짜 애가 바르고 순수한 듯

솔직히 인터넷에서 날개다 뭐다로 난리일 때 별 관심 없었는데 이 영상보고 팬됨... 아가야 넌 꼭 행복해질 거야]

거기에다 댓글창은 그야말로 울음바다.

유진이 어머니 없이 자랐을 줄은 몰랐던 팬들.

수상소감을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탓에 더 큰 감동을 받은 것.

그리고 덕분인지.

얼마 전에 시작한 유진의 넙튜브도 덩달아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아역배우 박유진입니다!

조회수 – 30,316]

가장 먼저 업로드한 인사 영상의 조회수도 만 대를 기록했고.

[유진이는 지금은 검도 연습 중입니다!

조회수 – 51,744]

<호구>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검도 연습 영상은 좀 더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와 대역 안 쓰려고 검도 직접 배우는 거임? ㄷㄷ

하 9살짜리가 검도하는 모습에 왜 설레고 난리 ㅠㅠㅠ 유진이 아기강아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늑대였어

검도하는 유진이 얼굴...이게 복지고 이게 행복이다

이지혜랑 같이 수업듣나보네 둘이 진짜 남매같다 ㅋㅋ

ㄴ 진짜 ㅋㅋ 박유진 에너자이전가봐 계속 이지혜 굴리네ㅋㅋ

어린애들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대역쓰고 꿀빠는 배우들ㅋㅋ 반성해라 진짜

주5회 수업? ㄷㄷ 이지혜랑 박유진 요즘 진짜 바쁠텐데 대단하네

박유진이 요즘 핫한 게 진짜 우연이 아님 저렇게 노력을 하는데

와 유친 때보다 박유진 키 엄청 큰 듯

ㄴ 그러게 진짜 애들은 쑥쑥 크네 ㄷㄷ

박유진군 잘 모르던 50대 아줌마...이번에 수상소감 보고 팬 됐습니다. 뭐든 열심히 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아요. 저도 자극을 받아 열심히 살겠습니다]

차동석이 예상했던 대로.

연습 장면은 유진에게 여러모로 호감 이미지를 구축해주는 상황.

“넙튜브, 이거 꾸준히 해볼만 하겠는데?”

넙튜브 채널을 살피던 차동석이 혼자 중얼거렸다.

[배우 박유진의 스프링노트

동영상 – 2개, 구독자 – 5,256명]

채널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던 차동석.

곧 장미소에게 슬쩍 다가가 말했다.

“자기야. 우리 사람 하나 구해야겠다.”

“오빠. 아직 우리 사무실에 사람 필요한 단계는 아니야. 한 푼이라도 더 아껴야지.”

“아니, 사무직 말고. 영상 편집하는 사람.”

“영상? 아. 넙튜브 제대로 해보려고? 그럼 촬영할 사람도 구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 그건 유진이 아버님께 맡기려고.”

여태 업로드한 2개의 영상.

모두 다 박태종이 찍은 것인데, 영상의 퀄리티가 나름 괜찮았다.

“아버님 목소리랑 리액션이 많이 섞여서 걱정이었는데, 의외로 이게 인기더라.”

무엇보다.

영상 속 유진과 박태종 간의 케미가 좋았다.

물론 평상시 두 부자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었지만.

[아버님 유진이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님 막판에 갑자기 왜 울어 ㅋㅋㅋㅋㅋ 빵 터졌네

아버지맘=내맘 저런 아들 있으면 진짜 눈에 넣어도 안아플 듯

아내 없이 아들이랑 단둘이 사는데 아들이 저렇게 예쁘고 천사고 말랑하고 예의바르다?? 진짜 누가 안 사랑하겠냐...

유진아버지 다음편엔 화면에 얼굴 좀 비춰주세요 ㅋㅋ

와 박유진 아버지면 엄청 존잘일 듯 ㅇㅈ?

ㄴ 22222 진짜 개기대중ㅋㅋ

ㄴ 3333

ㄴ 4444444 유진이한테 유전자 물려주신 분인데 당연하지]

이게 또 팬들에겐 색다른 즐거움인 모양.

분명 투박하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물론 박태종의 얼굴은 당분간 비공개로 해야겠지만.

“편집만 잘해서 내보내면, 좋은 홍보수단이 될 것 같아.”

여태까진 주로 유진의 개인기에 의존해온 주역 매니지먼트다.

영세 소속사라 지원해줄 수 있는 반경이 그리 크지 않았으니.

“유진이가 저렇게 상까지 타왔는데, 우리가 확실히 도움이 되어야지.”

차동석은 넙튜브에 걸어보기로 했다.

급하게 생각할 것 없이.

낚시를 하듯 여유롭게 진행할 생각.

그때.

사무실 전화가 시끄럽게 울려대기 시작했다.

“네, 주역 매니지먼트 차동석입니다.”

그런데.

“네? MBS 예능국이요?”

떡밥을 던지자마자 벌써 입질이 왔다.

*

다님길필름 사무실.

“이야, 우리 진짜 기대해도 될 것 같지 않아요?”

이열호가 트로피를 바라보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다님길필름 사무실에 놓인 두 개의 트로피.

하나는 신인감독상, 하나는 장편 경쟁 대상이었다.

아직 개봉하지 않은 <리플레이>가 이룬 성과다.

“한양독립영화제 3관왕에, 하진무 배우랑 박유진 투톱으로 홍보 뛰면! 5만, 아니. 10만도 노려볼만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 자연스레 그들의 다음 관심사는 흥행지표.

관객수로 넘어갔다.

“설레발 좀 치지 마. 우리 영화가 무슨 10만이야.”

독립영화에서 관객 1만명은 상업영화의 관객 100만명으로 여긴다.

즉, 독립영화 10만명은 상업영화에선 천만영화 취급을 받는다는 것.

“에이, 꿈은 크게 가지라고 하셨는데. 감독님이 그 정도 배포면 상 반납하셔야지.”

“어차피 관객수 기대하고 만든 영화도 아니었잖아.”

“그런데 점점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잖아요. 관객수 많으면 무조건 좋은 거지!”

독립영화라곤 해도 결국 영화라는 상품이다.

상품이 많이 팔린다는 건 창작자로서 무조건 이득이니.

그렇게 콧노래를 부르며 인터넷을 뒤적이던 이열호.

곧 그의 미간에 골이 잡혔다.

“잠깐, 감독님. 이리 와보세요.”

“왜? 무슨 일인데?”

이열호가 모니터를 가리켰다.

그곳에 뜬 인터넷 기사.

[영화감독 정범의 신작 <짐승>, 두 달 뒤 개봉 확정!]

[화제의 독립영화 <리플레이>, 정범의 신작 <짐승>과 맞대결 성사!]

[충무로의 4번 타자 정범의 <짐승>이냐, 한양독립영화제 신인감독상 수상자 최희숙의 <리플레이>냐. 과연 승자는?]

“이거 완전 나가린데요?”

전작이 실패했다곤 해도 정범이다.

기껏 기세를 끌어올린 <리플레이>로선 최악의 상황.

정범의 작품은 걸릴 때마다 스크린 독점으로 유명했으니까.

“이미 기사 뿌려놔서 이제 와서 개봉일을 미룰 수도 없을 텐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게다가 정범을 피해도 앞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 줄줄이 개봉 대기 중이야.”

게다가 최근 한양독립영화제 3관왕으로 기대감을 얻은 <리플레이>다.

개봉일을 미룬다는 건, 이 특수를 모두 포기하는 꼴이 된다.

“결국 정면싸움 외엔 답이 없는 건데.”

그런 와중 시끄럽게 울어대는 최희숙의 전화.

“여보세요, 감독님!”

“······유진이니? 무슨 일이야?”

전화한 사람은 바로 유진이었다.

“감독님! 기사 보셨어요? <짐승>이랑 날짜 겹쳤다는 거요.”

“응? 어, 방금 봤는데.”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라구요! 그래서 전화했어요!”

지금 이 상황.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짐승>이 <리플레이>보다 잘 나갈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제 생각인데, 저희가 이길 거 같아요!”

단 한 명.

유진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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