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역부터 씹어먹는 천재배우님-195화 (195/237)

195화

시즌1의 마무리에 대해.

커뮤니티에서는 여러모로 멘붕 상태였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들 수 있었는데, 첫째.

[아니 이렇게 끝난다고??

울 애기들 왜 헤어짐 ㅠㅠㅠ

이제 매운 맛 들어오냐..? 나 벌써 무섭다

큰거 온다더니...너무 큰게 와버렸어...

레몬인 줄 알고 먹었더니 마라탕이었네...

원작 봐서 전개 알고 있었는데도 왜 아프냐...ㅋ큐ㅠㅠ]

시작과는 달리 매콤해진 전개에 멘붕하는 부류.

[시즌1이 끝나다니 실화??

안돼 평생해...만년 동안 해... 제발...

이 아가들 이러고 끝나는데 시즌2를 어케봄 ㅠㅠㅠㅠㅠ

20년이 지난 뒤 은호유라라니...난 볼 자신이 없다...]

시즌1이 끝났다는 사실 그 자체에 멘붕하는 부류.

하지만 그 멘붕은 그리 길지 않았다.

[시즌2 공개 언제함??

바로 다음주 ㅇㅇ

오 빨리 하네??

시즌1이랑 시즌2 촬영이 비슷한 시기였다고 함

아 주인경 오빠의 정은호는 어떨까 ㅠㅠㅠ 기대되뮤ㅠㅠ]

결국 모든 건 시즌2에 대한 기대감으로 귀결되었으니까.

게다가.

[전세계 1위 먹은 위풍당당 우리 컨텐츠...시즌2도 대박나자

ㄹㅇ 나 그 기사 보고 국뽕참...

봤냐 전세계 인간들아 이게 바로 K-드라마다 ㅋㅋ

볼 때마다 자랑스러움 느이들 나라엔 박유진 없제? ㅋㅋㅋ

자랑스럽다 대 한 민 국]

미국 인기 1위에 드라마.

그 사실이 알려진 직후.

<열다섯, 서른다섯>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몇 배로 늘어났다.

어느 덧 국가를 대표하는 컨텐츠로 거듭나버린 것.

[시즌2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더 높이 치고 올라갈 곳이 있음?

사실 미국 1위 유지만 해도 대단한 거긴 해 ㅋㅋ

주요 20개국인가에서 1위랬으니 한 50개국 1위로 가즈아 ㅋㅋ

ㄴ 와 넷플 서비스 국가가 100개 넘는댔나? 그 중 50개국에서 1위면 개쩔겠다 ㄷㄷ]

그렇게 모두의 기대를 안고 일주일이 흘렀다.

넷플러스에 시즌2가 공개되었는데.

[?????

시즌2 1화 다 보고 왔다. 나만 위화감 개쩔었음?

음...재밌긴 한데...뭔가 뭔가임...

갑자기 20년이나 흐르니까 적응 안 되네;

보는 내내 박유진이랑 김선미 생각남...아가들 도라와 ㅠㅠㅠ

그 상큼함 어디감...아무리 서른다섯이래도...편린은 남아있어야지]

그러나 막상 시즌2를 까놓고 보니.

의외로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열다섯 서른다섯> 시즌2, 예상 밖 혹평이 이어지는 중!]

[달라진 캐릭터에 시청자들 혼란······“박유진&김선미 다시 데려와라” 네티즌들 아우성! 일시적인가? 혹은 시즌2 내내 발목을 잡을까?]

[“소포모어 징크스를 논할 생각은 없지만, 시즌 1의 아역배우들이 더욱 훌륭했다” 외신에서도 시즌2에 대해 우려를 내놓다]

물론 시즌 2가 엄청난 비난에 휩싸이거나.

순위가 폭락 수준으로 떨어진 건 아니다.

[강사랑 연기 진짜 좋았는데...

ㄹㅇ 우리 유라 크면 딱 저럴 거 같음... 은호한테 맘열었다가 상처받고 믿을 사람 없어져서 무뚝뚝에 날카로워지기까지 한 듯 ㅠ

리딩 라이브 때만 해도 왜 저렇게 연기하나 했는데...사랑언니는 다 계획이 있구나

곽과장이나 세라같은 조연들도 찰떡으로 뽑았잖아

주인경도 나쁘지 않음 잘하는데...

ㄴ 주인경 연기 잘하는 걸 누가 모름; 근데 뭔가 심심함 1535에서는;]

오히려 성인 파트에 대한 호평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수준.

특히 강사랑은 김선미에 이어 호평이 많았고.

서른다섯 파트의 조연 배우들 역시 원작과 싱크로율이 높다며 칭찬이 자자했다.

그러나.

[<열다섯, 서른다섯> 시즌2 1화 공개 이후 일주일······미국 인기 컨텐츠 순위 2위로 내려왔다]

[아직 시청자들이 적응 못해서vs시즌1보다 연기력과 완성도 떨어져... 네티즌들, <열다섯, 서른다섯> 시즌2를 두고 격론!]

시즌 1과의 비교.

그게 바로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논쟁거리는.

[아니 내가 알던 정은호 어디감

그 여우와 곰을 오가던 그 fox 어디갔냐고!!!

음...주인경이 뭘 표현하려는지는 알겠는데... 정은호가 사회에 찌든 상태라는 것도 알겠는데...

아직 시즌2 1화다 자꾸 비교 못해서 안달질임

ㄴ 박유진은 시즌1 1화부터 임팩트 개쩔었는데 뭘 좀 알고 말해라

와 여기 살벌하네 ㅋㅋ 주인경 정도면 호감도+연기력 남배 중 원탑인데 개같이 까이네

ㄴ 언제 깠냐?? 걍 아쉽다는거지

ㄴ ㄹㅇ 주인경 연기 못한댔냐 누가?

단체로 아쉽다면서 시즌1 내놔라 이러는데 까이는게 아니고 뭐임? 아 음습한 까질인가 ㅋㅋ

ㄴ 가뜩이나 시즌2 때문에 빡치는데 어그로는 좀 꺼져라]

바로 박유진과 주인경, 둘 사이의 캐릭터 메이킹과 연기력.

주인경의 연기를 좋아하는 여론도 있었으나.

절대다수가 유진의 정은호를 원하고 있었다.

“······.”

그리고 시즌2의 주연, 주인경은 그 모든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있었고.

‘내가 이 작품에 참여한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지.’

아역파트와 성인파트가 완벽히 구분되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들 입장에선 비교하기가 쉽다.

그래서 어느 쪽이 더 우위인지 손쉽게 알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변명의 여지가 없네. 내 패배야.’

주인경 입장에선 달리 변명거리도 없다.

<열다섯, 서른다섯>은 원작부터가 15살 파트, 35살 파트의 인기가 팽팽하고.

시즌2에 들어오면서 감독이나 스탭이 바뀐 것도 전혀 없다.

갑자기 퀄리티가 하락한 것도 아니다.

[여전히 재밌고 새롭지만, 뭔지 모를 아쉬움······결국 넘지 못한 시즌 1의 아성]

[글로벌 순위 하락의 이유는? 해외 웹진 “K-하이틴이 아닌, 평범한 한국 멜로물이 된 거 같아 아쉽다”라고 평해]

단지.

시즌1이 너무 잘 나갔을 뿐.

[솔찌 1535 박유진vs주인경 승부존 하면 누구 뽑냐?

ㄴ 둘다 조은데...

ㄴ 킹유진이지 이건

ㄴ 난 주인경...어린애한텐 매력을 도무지 못 느끼겠다

ㄴ 눈 달렸으면 봐라 박유진이 비주얼부터가 넘사임ㅋㅋ 진짜 박유진 햇살 그 자체인데 주인경은 뭐임? 햇살이 아니라 먹구름;

ㄴㄴ 아니 시즌2는 캐릭터 나이랑 상황이 밝을 수가 없는데 어쩌라는겨

ㄴㄴㄴ 다 변명 아님? 그냥 박유진은 보는 순간 첫사랑 조작당하는데 주인경 쪽은 매력이 별루;

진짜 다 까놓고 말해서 나 시즌2도 나름 재밌게 보고 있거든? 근데 시즌 1 박유진이 너무 쎄서 그런지...나 주인경이랑 낯가림

ㄴㄴ 22222

ㄴㄴ 333333 주인경...분명 좋은데...나쁘지 않은데...

ㄴㄴ 4444 나 원작도 늙은이들 파인데 드라마는 박유진한테 스며듬...]

커뮤니티 반응을 살펴보던 주인경은 한숨과 함께 머리를 쓸어넘겼다.

‘내 패착이야. 드라마여서 긴 호흡을 가지고, 차근차근 캐릭터의 감정과 매력을 빌드업 쌓으려고 했는데.’

시즌1이라는 비교대상이 있는 이상.

시즌2는 나온 순간부터 줄곧 시즌1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주인경은 저도 모르게 그 사실을 간과해버린 것.

‘반면 박유진은 영화처럼, 한편한편 임팩트 있는 씬을 만들어낸 모양이고.’

대표적인 장면이 바로 리딩 생중계에서도 보여주었던 손가락 씬.

‘하.’

주인경은 뒤늦게 깨달았다.

리딩 생중계부터.

시즌 2가 공개된 지금까지.

자신은 한 번도 박유진을 넘어서지 못했음을.

“하하.”

결국 육성으로 나오는 헛웃음.

완벽한 패배였다.

*

몇 주 뒤.

서점에는 유명 잡지사 ‘조그 코리아’가 발매되었다.

그런데 해당 잡지가 유례없는 품절 사태를 맞이했다.

왜냐?

[조그 코리아 COVER STORY - 배우 박유진]

바로 이번달 표지를 장식한 게 유진이었으니까.

[“열다섯, 서른다섯”의 박유진. 그에게서 듣는 최근 행보에 대한 코멘터리]

[박유진이 입고 있는 셔츠 – J브랜드의 스타스트림 제품군. 약 500만원. 박유진이 입고 있는 신발, N브랜드의 리들 라인업. 약 300만원.]

화보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유진의 금발.

이에 유진의 팬들이 열광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스윗터 화제 트렌드에 ‘금발’이 걸렸을 정도.

[Q : 조그 코리아와는 첫 화보 인터뷰다. 소감이 궁금하다.]

[박유진 : 이렇게 조그 코리아와 연을 맺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화보 촬영은 뭔가 오랜만이라. 또 이런 식의 스타일링은 처음이라 여러모로 신기했어요.]

[Q : 그런 것 치곤 아이디어를 내는 데에 거침이 없더라. 자신에게 무엇이 가장 잘 어울리는지 알고 있는 듯 보이는데.]

[박유진 : 그렇게 보인다니 기뻐요. 사실 전 제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게 뭔지 잘 모르거든요. 무엇이든 표현해내고 싶어할 뿐이죠. 배우라면 무엇이든 표현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도화지 같은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Q : 근황으로 넘어가 보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헤어스타일이다. 무척 잘 어울리는데, 금발 머리는 어쩌다 하게 된 것인지.]

[박유진 – 하하. 감사해요. 새로운 작품을 위해 생애 첫 염색을 해봤어요. 내심 걱정이 있었는데,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잡지에 실린 화보의 컨셉은 총 세 개.

첫 번째는 동그란 안경과 카디건을 매치해 편안한 매력을.

두 번째는 검은색 레더 재킷으로 강렬한 비주얼을 선보였다.

세 번째는 하얀 셔츠에 헝클어진 머리로 부드러운 매력을 뽐냈다.

덕분에 유진의 팬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중.

유진의 금발 화보라니!

유진 덕질 8년 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였으니까.

[Q : 최근 장안의 화제인 <열다섯, 서른다섯>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시즌 1이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인기 컨텐츠 1위에 올랐는데.]

[박유진 : 정말 감사한 일이죠. 제가 연기한 캐릭터, 제가 참여한 작품을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주신다는 것이요. 특히 언어와 문화가 다른 해외에서도 사랑받고 있다니 더욱 뿌듯해요.]

[Q: 시즌 2가 시즌 1에 비해 성적이 저조하다는 평가가 있다. 특히 시즌 1의 풋풋하고 상큼한 감성을 좋아했던 시청자들로서는 갑자기 바뀐 시즌 2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시즌 1을 이끈 주역으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해당 질문에 대해서 ‘왜 시즌1 배우에게 시즌2 부진에 대해 묻느냐’는 반응이 있었다.

그에 비해.

[박유진 :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시즌 2 역시 좋은 작품이라는 거예요. 시즌 1을 아껴주신 팬들에겐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죠. 하지만 시즌2도 좀 더 넓은 마음으로 바라봐주신다면 좋을 것 같아요. 정말 재밌거든요. 두 주연 배우님들도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주셨고요.]

유진의 대답은 깔끔했고.

오히려 시즌2에 힘을 실어준다며 호평이 자자했다.

[Q : 일본 영화와 드라마에 각각 한 작품씩 출연했을 뿐인데, 업계를 접수했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다. 한국에 돌아온 이후엔 빅터콘에서 컴백, 댄스 싱글곡인 ‘작은 별’을 통해 음악방송 1위. 그 이후 넷플러스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이젠 뮤지컬 <클라우 솔라스>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다. 그 행보가 예측불허인데, 재능이 정말 많은 것 같다.]

[박유진 : 아까도 말했지만, 저는 배우라면 도화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느 분야든 연기할 수 있는 곳이라면 달려가 연기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욕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책임감 때문이에요. 제가 도전할 수 있는 분야라면 도전해서,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싶어요.]

[Q : 책임감이 생겼다고 했는데, 그 근원이 무엇일지 궁금하다. 사실 책임감이라는 게 어린 나이에 느끼기 어려운 감정일 수도 있는데.]

[박유진 : 말씀하신 대로 저도 아직 어리지만, 어느덧 경력 10년 차에 가까워지는 배우이기도 해요. 무엇보다 저보다 어린아이들이 저를 통해 꿈과 희망을 품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어요. 기적 같고 놀라운 일이죠. 저도 어릴 적 단칸방에서 TV를 통해 꿈을 꾸게 되었으니까요.]

이에 대해 대박유진 등 커뮤니티에선 ‘역시 갓기천사 ㅠㅠㅠ’ 등의 반응이 달렸다.

그리고 해당 인터뷰의 말미.

조그 코리아가 덧붙인 코멘트가 있었는데.

[이번 화보는 조그 코리아가 배우 박유진과 작업해본 첫 번째 프로젝트였다.

배우 박유진은 높은 프로의식과 겸손함을 갖추고 있었고.

마치 베테랑 중견배우와 같은 노련함까지 겸비하고 있었다.

성공 가도만을 달려왔으나 오만함 대신 책임감을 갖췄다는 그.

어째서 박유진이 잘 될 수밖에 없는지를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던 프로젝트였다.]

각 컨셉에 맞는 찰떡같은 화보.

곤란한 질문에 대처하는 수준 높은 인터뷰 스킬.

거기에 출중한 프로의식까지.

이번 건이 대박이들에게 ‘유진뽕’을 가득 채워줄 화보 인터뷰임이 분명했다.

*

한편.

넷플러스 한국지사는 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시즌2는 내심 그들로서도 자신이 있었으니까.

그래도 15살의 연애보단 35살의 연애에 더 관심이 많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시즌1보단 시즌2의 성공 확률을 더 높게 점치고 있었거늘.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었다.

“이런 문제로 감독님과 자리하게 되다니. 죄송하군요.”

“아뇨, 지사장님께서 죄송하실 게 뭐가 있나요. 감독인 제 책임이죠.”

그리하여 성사된 자리.

바로 감독 최희숙과 데니스 윤의 단독회동이었다.

“원래 이런 문제는 직원들에게 맡길 생각이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직접 나설 필요가. 저 역시 이 작품에 대한 애착이 매우 커서 말이죠.”

데니스 윤에게 이 작품은 꿈을 이뤄준 작품이다.

그런데 시즌 2가 예상 밖 혹평에 휩싸였으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죄송합니다.”

“아뇨, 질착하려 부른 자리가 아닙니다. 전 시즌2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럴 이유가 없죠. 시즌1과 스탭이 동일하니까요.”

시즌1에서 시즌2로 넘어가며 달라진 건 배우뿐이다.

시청자들도 스토리나 연출 등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왜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걸까요?”

“제 역량이 부족한 탓입니다.”

최희숙의 자책에 데니스 윤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 식의 자책은 해답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시청자들의 반응을 쭉 살펴보았습니다. 이게 시즌 2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시즌 1의 향수가 너무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박유진 배우와 주인경 배우, 이 두 사람 간의 캐릭터 괴리감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모양입니다.”

사실 최희숙도 알고 있었다.

시청자들의 불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다만 그렇게 되면 감독이 배우 탓을 하는 것 같아, 차마 얘기를 꺼내지 못한 것이다.

박유진의 정은호는 1화만에 시청자들을 매혹시켰다.

그러나.

주인경의 정은호는 3화까지 공개됐음에도 시청자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상태.

“나이만 다르지 동일한 캐릭터인데, 배우에 따라 사람들이 아예 다른 캐릭터로 인식해버린 것이 문제인 모양이더군요.”

데니스 윤이 턱을 괴며 말했다.

“개인적으로 주인경 배우가 연기를 못했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박유진 배우가 스타트를 너무 잘 끊었을 뿐이죠.”

“······그에 대해선 저도 동의합니다.”

이건 넷플러스도, 최희숙도 상상도 못한 문제였다.

설마 시즌1이 인기가 너무 많아, 시즌2가 상대적 혹평을 듣게 되다니.

“지사장님. 한 가지 건의드릴 게 있습니다”

“말씀해보세요.”

“시즌1 배우들과 시즌2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아보는 건 어떨까요? 라이브 방송 형식으로요.”

“그 말씀은, 주연 4인방을 같은 그림에 담아보시겠다는 뜻인가요?”

데니스 윤의 물음에 최희숙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무래도 시즌1 배우들이, 시즌2 배우들에게 힘을 실어주면 좋을 것 같아서요. 넷이 함께 있는 그림이라면, 화제성도 있고 시청자들이 시즌2를 좀 더 위화감 없이 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가늠해보듯.

잠시 침음을 흘리며 생각에 빠진 데니스 윤.

이내 곧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좋은 아이디어 같군요. 역시 감독님입니다.”

“아뇨, 사실 이건 제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누구의?”

최희숙이 누군가를 떠올리며 희미하게 웃었다.

“유진이의 아이디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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