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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거-75화 (75/195)

75화

미노타우로스는 약 2m 정도 날아가 바닥에 쓰러졌다. 미노타우루스는 아무런 타격이 없는 듯 곧바로 몸을 일으켜 포효했다.

“꾸어어어어억!”

강우는 양 주먹을 꽉 쥐고 자세를 취하며 중얼거렸다.

“튼튼하네….”

미노타우로스는 곧바로 강우를 향해 뛰어왔다.

파칭!

노란색 빛이었다. 이현지가 전신에서 노란색 빛을 뿜어내며 날아와 미노타우로스의 미간에 발차기를 꽂았다.

“끄워억!”

이현지는 공중에서 빙그르 돌아 바닥에 착지했다. 발차기를 맞고 뒤로 밀려난 미노타우로스는 양 주먹을 꽉 쥐고 콧김을 내뿜으며 이현지를 노려봤다.

지이익, 지이익.

미노타우로스는 여느 황소들이 돌진하기 전처럼 발을 바닥에 그어댔다. 강우가 자세를 낮추며 나지막이 말했다.

“온다.”

이현지는 미노타우로스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나도 알고 있어.”

지이익, 지이익, 투, 투투, 투투투, 투두두두두두두.

미노타우로스가 강우와 이현지를 향해 돌진해왔다. 미노타우로스는 고개를 숙여 큰 뿔을 내세웠다. 강우는 양손을 앞으로 뻗어 뿔을 맞잡을 준비를 했다.

터엉!

강우가 미노타우로스의 뿔을 잡기 전이었다. 이현지가 튀어나가 미노타우로스의 가슴팍으로 파고들어 몸통을 붙들었다. 이현지는 양팔로 미노타우로스의 허리를 감은 채 크게 소리쳤다.

“뭐하고 있어!”

강우가 뛰어올랐다. 강우는 그대로 미노타우로스의 뿔을 양손으로 잡아 물구나무를 섰다. 강우는 뿔을 잡은 채 미노타우로스의 뒤로 넘어갔다. 강우의 등과 미노타우로스의 등이 맞닿았고, 양손은 여전히 뿔을 잡고 있었다.

“놔!”

이현지가 미노타우로스의 몸에서 손을 떼며 뒤로 물러났다. 강우는 미노타우로스의 뿔을 잡고 뒤에서부터 휘둘러 앞으로 던져버렸다.

쿠, 쿠, 쿠, 쿠, 쿵!

미노타우로스는 몸으로 나무들을 쓰러트리며 10m 이상 날아갔다.

타타타타타타, 후웅.

이현지가 미노타우로스의 방향으로 달리다가 뛰어올랐다. 이현지의 전신에 노란빛이 뱀처럼 꾸물거렸다. 이현지가 미노타우로스에게 닿기 전, 노란빛이 발로 집중됐다.

키이잉, 콰아아앙!

이현지의 발차기가 쓰러져있는 미노타우로스의 안면에 적중했고, 폭발이 일어났다. 강우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폭발 후 일어난 먼지 때문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꺄아아아아아아악!”

이현지의 비명소리에 강우가 황급히 뛰기 시작했다. 미노타우로스가 먼지 속에서 걸어 나왔다. 미노타우로스는 오른손으로 이현지의 머리를 움켜쥐고 있었다. 이현지는 양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잡고 있는 미노타우로스의 손을 마구 치고, 발버둥 쳤다. 하지만 미노타우로스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강우는 숨을 죽인 채 미노타우로스의 행동을 꼼꼼히 훑어봤다.

‘저대로 힘을 주면…. 머리가 통째로 으스러질 거야.’

미노타우로스가 거친 콧김을 뿜어냈다. 미노타우로스의 오른팔에 핏줄이 솟아났고, 이현지의 전신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노란빛이 강하게 뿜어졌다.

그 순간이었다.

터엉!

강우가 미노타우로스를 향해 튀어나갔다.

콱!

강우는 왼손으로 미노타우로스의 오른쪽 손목을 움켜쥐었다.

으드득!

미노타우로스는 오른손에 잡고 있던 이현지의 머리를 놓쳤다. 이현지는 그 자리에서 픽 쓰러졌다.

텅!

강우의 오른쪽 주먹이 미노타우로스의 옆구리에 꽂혔다.

“끄워어억!”

미노타우로스가 왼손을 뻗어 강우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텅! 텅! 텅! 텅! 텅! 터엉!

강우는 아랑곳 않고 미노타우로스의 옆구리에 계속 주먹을 꽂아 넣었다. 미노타우로스는 강우의 머리를 움켜쥐고 있던 손을 놓았다.

터엉!

미노타우로스가 머리로 강우의 가슴팍을 들이받았다. 강우의 몸이 공중에 붕 떴다.

탁, 치이이이익.

강우는 쓰러지지 않고 바닥에 착지했다.

투두두두두두두.

미노타우로스가 뿔을 내세워 강우에게로 돌진했다. 강우는 오른쪽 주먹을 뒤로 크게 당겼다. 강우는 돌진해오는 미노타우로스의 머리를 향해 체중을 실어 몸을 날리듯 주먹을 크게 휘둘렀다.

콰아아아아앙!

미노타우로스와 강우 둘 다 멈춰있었다. 미노타우로스는 머리로, 강우는 주먹으로 서로를 밀어내려 힘 싸움을 했다. 강우와 미노타우로스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쿠구구구구.

강우가 주먹을 더 세게 꽉 쥐었다.

‘힘 좀 더 써야겠는데.’

콰앙!

강우가 미노타우로스의 머리에 주먹을 댄 채 밀어버렸다. 미노타우로스는 뒤로 밀려나며 넘어졌다. 강우는 곧바로 높이 뛰어올랐다.

터어엉!

강우는 발로 미노타우로스의 복부를 짓밟았다.

콰, 콰, 콰, 콰, 콰, 콰, 콰, 콰, 콰, 쾅!

강우는 양 주먹으로 미노타우로스의 얼굴을 무차별로 때렸다.

빠악! 턱. 턱.

강우가 주먹을 날리던 중이었다. 미노타우로스가 고개를 움직이면서 왼쪽 뿔이 강우의 주먹에 맞았다. 미노타우로스의 왼쪽 뿔은 부러져서 날아갔다. 강우가 그 다음 주먹을 날릴 때, 미노타우로스가 손을 뻗어 잡아버렸다. 그 다음 주먹도 미노타우로스가 막아냈다.

강우와 미노타우로스의 두 눈이 마주쳤다. 미노타우로스는 양손에 잡고 있는 강우의 주먹을 으스러트릴 기세로 움켜쥐었다.

쿠구구구구.

미노타우로스의 손아귀 힘은 바위도 부서트릴 만큼 강했다. 하지만 강우의 양 주먹에는 조금도 데미지를 줄 수 없었다. 강우가 고개를 뒤로 확 젖혔다.

“이거나 처먹어라!”

쾅!

강우는 미노타우로스의 안면에 박치기를 했다. 미노타우로스는 타격을 받은 듯 인상을 찌푸렸다. 강우는 고개를 확 쳐든 다음 다시 박치기를 했다.

쾅! 쾅! 쾅! 쾅!

강우의 양 주먹을 잡고 있던 미노타우로스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 강우는 양 주먹을 모아 치켜든 뒤, 그대로 미노타우로스의 안면을 내리쳤다.

쿠우웅!

미노타우로스는 누운 채 움직임이 없었다. 강우는 미노타우로스의 몸통 위에서 일어나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죽었나….”

턱.

강우의 시선은 자신의 왼발로 옮겨졌다. 미노타우로스가 오른손으로 강우의 왼쪽 발목을 움켜쥐었다.

쾅! 쾅! 쾅! 쾅!

미노타우로스는 강우의 발목을 잡고 좌우로 패대기를 쳤다. 다섯 번째, 강우가 오른쪽으로 패대기쳐질 때였다. 강우는 주먹을 꽉 쥔 채 옆으로 오른쪽 팔을 뻗었다.

쾅!

미노타우로스가 패대기를 쳤지만, 강우의 오른팔 때문에 전혀 타격이 없었다. 미노타우로스는 다시 반대편으로 패대기를 쳤지만, 강우는 왼팔을 뻗어 다시 피해를 없앴다.

“끄워어억!”

미노타우로스가 강우를 자신의 머리 위로 확 넘겼다. 강우는 양손을 앞으로 뻗어 엎드려뻗쳐를 하듯 버텼다. 미노타우로스는 그대로 상체를 일으키며 강우를 바닥에 휘둘렀다. 강우가 미노타우로스에게 왼쪽 발목을 잡혀 휘둘러지는 순간이었다.

빡!

강우가 오른발로 미노타우로스의 얼굴을 걷어찼다. 미노타우로스는 발로 걷어차이면서도 강우의 발목을 놓지 않았다.

꿍!

강우는 턱을 당기고 고개를 최대한 들어 뒤통수로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방지했다. 하지만 등으로 전해지는 충격도 내장 전체가 흔들리는 것처럼 강력했다.

“크윽!”

미노타우로스는 강우의 발목을 잡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노타우로스가 강우를 또다시 휘두르려고 팔을 들려는 찰나였다.

“진짜 짜증나게!”

강우가 오른쪽 주먹을 미노타우로스의 얼굴을 향해 날렸다.

쿠오오오오오오!

강우의 오른쪽 주먹 위로 완두콩 크기의 검은색 점이 생겼다. 강우가 주먹을 날리는 방향을 따라 검은색 선이 그어졌다.

퍼억!

강우의 주먹이 미노타우로스의 얼굴을 때렸고, 검은색 점이 커지면서 소용돌이 쳤다.

콰, 콰, 콰, 콰, 콰, 콰, 콰, 쾅!

검은색 소용돌이는 손바닥 크기로 번졌고, 미노타우로스의 안면에서 휘몰아쳤다. 미노타우로스는 소용돌이에 저항하려, 버텨보려 했지만, 1초도 지나지 않아 안면부터 시작해 전신이 소용돌이를 따라 빙글빙글 돌았다. 미노타우로스는 안면을 중심으로 허공에 있는 원심분리기에 돌리는 것처럼 빠르게 돌았다. 두개골부터 시작해 전신의 뼈와 관절이 그 속도를 버텨내지 못했다.

으득, 으드드득, 빠직, 빠드득, 까드드득, 우둑, 파앙!

미노타우로스는 전신의 뼈가 뒤틀리고, 꺾이고, 부서졌다. 검은 소용돌이는 순간적으로 작은 점으로 모여들었다가 팽창하며 터지면서 사라졌다. 미노타우로스는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튕겨나갔다. 미노타우로스는 바닥에 부딪쳐서도 몸이 도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쾅, 타당, 텅, 뿌득, 빠직, 쿵.

미노타우로스는 나무와 바닥에 대여섯 번을 부딪치며 날아간 뒤에야 고꾸라지며 멈췄다. 강우는 나자빠진 미노타우로스와 자신의 주먹을 몇 번이나 번갈아봤다. 강우는 자신의 주먹을 들여다보며 중얼거렸다.

“이게 대체…. 뭐야? 어떻게 된 거야?”

강우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미노타우로스의 곁으로 다가갔다. 미노타우로스의 안면은 뼈가 다 사라진 듯 흐물흐물해져있었고, 전신의 뼈는 이상한 방향으로 뒤틀려있었다.

강우는 미노타우로스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오징어가 돼버렸네…. 소가 오징어…. 소징어?”

강우는 자신이 내뱉고도 재미없고 짜증난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강우는 자신의 오른쪽 주먹을 들여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어떻게 된 거지? 이게 내 능력인가?”

강우는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고, 주먹을 꽉 쥐어보기도 했지만, 아까와 같은 검은색 점은 생겨나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강우는 허공에 대고 주먹질을 마구 해봤지만, 여전히 검은색의 점 하나 생기지 않았다. 강우는 양손을 골반에 얹으며 중얼거렸다.

“하아…. 모르겠네. 대체 뭘 어떻게 해야…….”

강우는 미노타우로스를 내려다봤다.

‘뭐, 어쨌든 내게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충분해. 그것도 꽤나 강력한 거 같고…. 좀 더 연구를 해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강우가 눈을 크게 떴다.

“맞다!”

강우는 이현지에게로 시선을 황급히 돌렸다. 이현지는 아직 쓰러진 채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었다. 강우는 이현지를 꼼꼼히 살폈다. 숨도 고르게 쉬고 있었고, 어디 부러진 곳이나 특별히 상처도 없었다.

강우는 이현지를 들여다보며 예거 등록 시험을 치를 때를 떠올렸다.

‘하긴, 능력 자체가 방어에 치중됐었으니 괜찮겠지.’

강우가 목소리를 높였다.

“어이! 일어나봐! 야!”

이현지가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일어나라고!”

이현지가 눈을 떴다. T.C.C를 키고 있는 강우의 얼굴이 코앞에 있었다. 이현지가 눈을 더 크게 번쩍 뜨며 소리쳤다.

“뭐야!”

이현지가 누운 채로 강우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퍽!

강우는 이현지의 주먹을 맞고 뒤로 나자빠졌다. 강우는 주저앉은 채 손을 뒤로 짚고 이현지를 보며 소리쳤다.

“뭐하는 짓이야?”

이현지는 몸을 일으켜 강우를 바라보고 그제야 상황파악을 했다.

“눈 뜨자마자 그런 면상을 들이밀고 있으면 누구나 다 놀래! 그러니까 그런 거 좀 뒤집어쓰고 다니지 마!”

강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구시렁거렸다. 이현지는 무언가를 찾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현지가 강우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물었다.

“미노타우로스는?”

강우가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이현지가 자리에서 일어나 미노타우로스의 시체에게로 다가갔다. 강우도 이현지의 뒤를 따라갔다. 이현지는 흐물흐물해진 얼굴에 전신이 뒤틀리고 부러진 미노타우로스의 시체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이거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죽였지.”

“그런데 꼴이 왜 이래?”

이현지가 고개를 홱 돌려 강우를 쳐다봤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 부탁드립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지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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