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더 놀래라, 새끼들아.’
나는 키득키득 웃으며 손에 들고 있는 팔찌를 보란 듯이 흔들었다.
아까 전, 서브 퀘스트 수락 후 받은 <용사 키우기> 설정집을 읽은 후 난 계획을 세웠다.
마족 모두의 이목을 휘어잡을 수 있는, 더 나아가 마왕에게까지 내 이야기가 들어가게끔 할 임팩트 있는 계획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건이 필요했는데, 다행히도 쌍둥이의 방에 있었다.
그래. 이 팔찌 말이다.
-먀?(이거 뭐야?)
-아, 이거! 쩐에 한번 만져보라구 리아트 경이 준 거야!
커다란 루비를 중심으로 다이아가 촘촘히 이어져 있는 팔찌. 성인 손목에 맞게끔 제작되어 있지만 그건 상관없었다.
“그게 뭔지 알고 있어서 들고 나온 거냐?”
리아트가 회색 눈동자를 번뜩거리며 말했다.
“먀아먀!(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모르는 이들이 보면 일반적인 팔찌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니다.
이건 유물이다.
유물이란 마왕의 봉인된 힘이 아주, 아주, 아주 미약하게 담겨 있는 물건이다.
이를 귀속하면 마왕의 힘을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조금 쓸 수 있고, 또한 이를 이용하면 마왕의 힘이 봉인된 장소를 캐낼 수 있다.
그래서 유물은 <용사 키우기>에서 주된 퀘스트로 등장한다, 용사의 마력 스탯을 올려주는 아주 귀한 아이템으로.
그럼 마족들은 뭘 하고 있느냐면, 아쉽게도 마족은 이 유물을 쓰지 못한다. 마왕의 힘이 담겨 있다는 걸 알고 있어도 사용하지 못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유물은 인간만 귀속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훗날 이를 알게 된 마족들이 인간을 잡아 와 억지로 유물을 귀속시키며 정보를 얻지만, 그때는 이미 용사가 많은 유물을 얻어 지배권을 가져간 탓에 별 도움이 못 된다.
하지만 지금!
나는! 오로지 나만! 위대한 내가!
유물을 귀속시킬 거다.
마왕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더 가까워지기 위해.
‘아직 용사 놈은 시작도 안 하는 단계니까 지금 유물을 싹쓸이하면 돼.’
이렇게 유물을 귀속시키다가 인간인 걸 들키면 어떡하냐고?
‘인간만 가능하다는 걸 모르게 만들어야지.’
그런 것에 대한 계획은 이미 다 세워놨다.
난 씨익 웃으며 커다란 팔찌에 내 손목을 끼워 넣었다.
그 순간.
파앗!
환한 빛이 밀려와 내 몸을 덮었다. 곧바로 시스템창이 떠올랐다.
[SYSTEM]
방어도를 높여 주는 유물을 착용했습니다.
사용자 적합 검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