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기님이 만드는 파멸엔딩 (86)화 (87/149)

86화

흐음.

흐으음.

세키나는 입을 꾹 다물어 일자로 만든 채로 서 있는 중이다.

빙벽으로 텔레포트를 한 뒤, 율리안과 디디에를 두고 고양이랑만 함께 호기롭게 나선 것까지는 좋았다.

빙벽에 오는 것까지가 힘들었지, 오기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머 암것도 안 느껴지눈데.”

마물의 사체는커녕 마기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아니, 세바스찬이 말한 건 뭔데? 빙벽에 가면 다 알 수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서 세키나는 다소 당황했다.

“야. 고양이. 머 쫌 느껴지는 거 업써?”

그래서 저만치에서 눈을 가지고 놀고 있는 고양이를 향해 물었다.

-없다.

“……그러케 즉답할 필요는 업찌 안았을까?”

-없는 걸 없다 하지 뭐라 하겠느냐?

“하아…….”

세키나는 한숨을 길게 내뱉으며 그대로 쪼그려 앉았다.

뭐, 땅굴이라도 파야 하나. 삽이라도 가져올까? 세키나는 폭신하게 쌓여있는 눈을 내려다보며 멍하니 넋을 놓았다.

‘시스템이 있으면 좋을 텐데.’

멱살 잡고 물어보면 뭐라도 알려 줄 놈이 나타나지 않으니 이것 참 답답했다.

-어웅, 눈은 참 폭신하고 좋은 것이로구나.

그 와중에 고양이는 유유자적 뒹굴기만 하고…… 음?

세키나는 눈을 동그랗게 올려 떴다.

서브 퀘스트 <주인님의 인정을 받자!>

내용 : 환수가 자발적으로 당신의 사역마가 되게 하세요!

제한 시간 : 없음

보상 1. 사역마 종속

        2. ‘또 다른 시스템’에 대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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