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화
“뭐가 그렇게 심통 나셨습니까?”
르카이츠의 곁을 따라온 아서가 말했다. 그런 그에게 무심한 시선을 내비친 르카이츠가 입을 열었다.
“심통이 아니다.”
그는 짧게 일갈했다.
“의심일 뿐.”
하? 아서는 코웃음을 뱉었다.
“그러니까 왜 세키나 님을 의심하시는지 저는 모르겠단 뜻입니다. 우리 세키나 님이 얼마나 따뜻하고 좋은 분이신데!”
열변을 토하는 그를 보며 르카이츠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건 네가 어린아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끼는 것 아니더냐?”
“…….”
순간 할 말을 잃은 아서는 으윽 소리를 내며 가슴을 부여잡았다.
“와, 마왕님. 이렇게 제 약점을 후벼파시네.”
르카이츠는 살짝 움찔거렸지만 어차피 아서의 저런 말은 별 의미가 없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이 생각대로 아서는 바로 말을 돌렸다.
“뭐, 그것도 그러겠지만요…….”
그는 자신의 두 아이를 문득 떠올리다가, 이내 쓰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말씀드렸잖아요. 세키나 님은 믿을 만한 가치가 있는 분이라고.”
“그건 봐야 아는 일이겠지.”
르카이츠는 단호히 말했다.
“아직은 믿지 못한다.”
“네, 네. 그러다 나중에 그때 믿을 걸 그랬다 하면서 후회하지 마시고요.”
아서는 키득키득 웃으며 시선을 돌렸다. 세키나가 떠난 길을 향해 말이다.
“조심해서 다녀오셔야 할 텐데.”
부디 아무 일이 없기를.
아서는 그렇게 간절히 바랐다.
***
하지만 세키나가 나선 이상 아무 일이 없을 리가 없다.
드한을 따라 중앙선 신전, 즉 교황청에 다다른 세키나는 퀘스트 창을 떠올렸다.
서브 퀘스트 <교황청에 잠입해라!>
중앙선 신전, 교황청에는 불길한 기운이 맴돌고 있습니다.
범인들은 눈치채지 못할 테지만, 우리는 다르죠. 해당 기운의 근원지를 찾아봅니다!
그곳에 가면 뭔가 좋은 게 있을지도?
(힌트 : 모든 기운은 아래에서 위로 흐릅니다)
보상 : ??? 얻기
실패 시 :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