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618)화 (618/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618화

갑자기 콜라 분수를 뿜어낸 비주 때문에 테이블이 난장판으로 변했다.

“아, 씁! 내 치킨!”

“안 돼! 으아아아! 비주 형,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이야. 오늘은 어째 평안하다 싶었는데, 마지막에 치킨이 조져지네.”

동생들과 틴스피릿이 저마다 한마디씩 하는 가운데, 콜라 분수에 기겁하던 이들이 테이블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텅 비어 있는 테이블.

연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뭐야. 방금 전까지 여기 치킨이 있었는데 그거 다 어디…….”

그런 연후와 내 시선이 딱 마주쳤다.

콜라 분수가 뿜어져 나온 순간, 반사적으로 치킨 박스들을 대피시킨 나와 중현이의 품에 따끈한 치킨들이 있었다.

나와 중현이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끄덕였다.

“히야…….”

연후와 이웃집 소년들이 일어나 박수를 쳤다.

“존경합니다. 행님.”

“햐, 이걸 살리네.”

“역시 꼬맹이들 시상식에서 액체 괴물 피하는 것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네.”

리혁이와 막내도 조용히 엄지를 보냈다.

모두가 하나 되는 치킨 월드 분위기 속에서 훈훈하게 웃고 있을 때였다.

‘아.’

‘아차.’

치킨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콜라 분수를 뿜은 인물에 대해 신경을 끄고 있었다.

분명 치킨이 자기보다 중요하냐고 뭐라고 할 텐데.

곧이어 날아올 싸늘한 눈초리를 예상하며 고개를 삐걱삐걱 돌렸는데…….

“음?”

사레가 들렸는지 얼굴에 홍조가 가득 떠오른 비주와 눈이 마주쳤다.

“비주야. 왜 그래?”

“네?”

“얼굴이 귀신이라도 본 것 같네. 무슨 문제라도 있어?”

“아-아뇨!”

비주가 고개를 저었다.

“문제 전혀 없어요. 전혀…….”

“갑자기 물대포를 쏴 가지고 깜짝 놀랐어. 꼬부기인 줄.”

“죄송해요, 치킨 먹다가 그만 사레가 들려서.”

여전히 혼비백산한 기색이었다.

얘가 왜 이러지?

방금 대화들을 하나씩 복기해 가면서 머릿속으로 추리를 시도하자, 내 눈치를 살피던 비주가 다급하게 말했다.

“그…! 레인알콜이 너무 웃겨서 그랬어요.”

“그게 왜?”

“레인이 ‘비’고 알콜이 술이잖아요. ‘주.’”

“아아아!”

다들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곧바로 그럼 나는 카우알콜이냐고 드립을 쳤지만, 안타깝게도 반응은 전혀 좋지 않았다.

하현이가 천사 같은 미소를 지었다.

“우주 형.”

“응.”

“김밥이 죽으면 어디로 갈까요?”

“김밥천국…?”

“그럼 리더가 죽으면 어디로 갈까요?”

“그건 모르겠는데.”

“알고 싶지 않다면 조심하십쇼. 후후후후…….”

다 같이 박수를 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콜라 사건이 일단락되며 다시금 치킨을 우걱우걱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틴스피릿이 물었다.

“그런데 그분은 뭐로 상을 받은 거예요?”

“아. 이분?”

내가 봉투 안에 들어 있는 A4 용지를 꺼냈다.

그곳에 쓰여 있는 문구.

[후후후후.. 나는 어둠 속에서 너희들을 지켜보고 있지]

☆ 흑막상

-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뉴블랙의 모든 사진에 좋아요와 댓글을 달아주신 (ID: RainAlchol) 님!

틴스피릿이 감탄했다.

“이야. 개쩐다. 우리 엄마도 나한테 그 정도 관심은 못 줄 거 같은데.”

“근데 상 이름 보소. 나라도 안 받으러 나왔겠다.”

“이거 상 받으신 팬들은 다리 근육 존나 튼튼할 거 같아요. 밤마다 이불 차서.”

그런 녀석들에게 가면무도회 복장의 귀부인들과 우리가 찍은 사진을 보여 주자 반응이 바뀌었다.

자기들도 해 보고 싶다고.

그때 리혁이가 치킨 뼈를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

“솔직히 대단한데요. 우리 사진에 좋아요를 다 누르는 게 가능해요?”

“진짜 리스펙.”

“형들, 제 생각에는 이거 거의 멤버 정도는 돼야…….”

“콜록! 콜록!”

치킨 무에 사레가 들린 비주의 등을 중현이가 통통 쳐 주었다.

오늘따라 애 상태가 이상하다.

내가 웃으며 말했다.

“진짜 감사한 분이지. 나도 가끔 팬카페에서 이분 댓글 본 거 같거든. 힘들 때 힘도 많이 됐고….”

비주의 눈이 반짝거렸다.

“그런데 응답이 없으니까 좀 그러네. 직접 만나 봬서 전달 드리고 싶었는데…….”

비주가 손에 집은 닭 날개를 떨어뜨렸다.

뭐지.

내가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 있는데, 닭 날개를 먹는 둥 마는 둥 하던 비주가 물었다.

“형. 저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응.”

“이번에 어워드 참석 못 했다는 팬분 말이에요. 레인…알콜님. 그분한텐 어떻게 선물을 줘요?”

“글쎄다. 주소를 알아야 보내 드리는데…….”

“회원 정보 보면 나오지 않아요? 이름이라든가.”

팬에게 선물을 주지 못해서 정말 안타까운 모양이다. 땀까지 흘리네.

하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다.

“개인 정보 열람하는 게 쉽지 않아. 그게 우리 생각만큼 마음대로 열어 보고 그럴 수 있는 게 아니라더라.”

“다행이네요.”

“응?”

“패, 팬들의 개인 정보는 소중하니까요.”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소중하지. 뭐, 아무튼 그분한테 다시 메일로 연락을 해 보고. 주소 들어오면 그때 발송해 드리려고.”

“그거 보내기 전에 나한테 꼭 말해 줘요. 편지 좀 써 놓게.”

“저한테도 말해 주세요. 저는 편지는 아니고 선물 같은 거 좀 준비하고 그럴 테니까!”

“선인장 좋아하시려나.”

어워드에 참석 못 한 팬을 위해 이것저것 준비하겠다는 우리의 정성에 틴스피릿 멤버들도 아이디어를 제시해 줬다.

그렇게 30분간의 이러쿵저러쿵 회의가 끝난 후.

“후후후후후후후!”

“우후후후후!”

치킨 먹다 체한 비주가 소파에서 눈을 감고 누워 있는 동안, 어워드에 참석 못 한 유일한 팬에게 보낼 선물이 완성되었다.

*   *   *

며칠 후.

용산구의 한 아파트.

“얘는 또 뭘 보낸다고…….”

김비주의 누나, 김비연은 핸드폰에 ‘ㅠㅠㅠㅠ’가 가득한 문자를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

-놀라지 말고 꼭 받아 줘! 나중에 내가 받으러 갈 테니까 잠깐 집에 들여놓으면 될 거야.

문자에서 묘한 다급함이 느껴졌다.

뉴블랙이 팬들 대상으로 이벤트를 했는데 어쩌다가 거기에 이름이 들어갔다는 모양이었다.

자기 이름으로 받기에는 민망하고, 엄마 아빠가 사는 집 주소도 눈치챌 가능성이 있으니 누나 집으로 보낸다고.

“뭐, 이상한 건 아니겠지.”

슬리퍼를 신은 비연이 현관문을 열고 나섰다.

그 순간 그녀의 입가에 떠올라 있던 미소가 희미하게 사라졌다.

“…….”

눈이 마주쳤다.

“이, 이건…….”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게 대체 뭐지?’

복도에 인간이 아닌 독특한 물체가 서서 그녀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맨 밑에는 전투용 갑주를 착용한 염소 인형이 있고.

그 위로 뉴블랙 멤버들의 인형이 있었다. 레고 블럭을 쌓듯이 각자가 각자의 목에 목마를 타고 있는 인형.

아래에 중현이 인형이 푸근하게 웃고 있고, 그 위로 우주 인형이 발랄하게 손을 흔들고 있다.

맨 위에서 리본을 낀 비주 인형과 그녀의 눈이 마주쳤다.

“…….”

“…….”

인형이 머쓱하게 시선을 피하는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일까.

멍한 얼굴로 뉴블랙의 인형 탑과 다양한 보따리들을 구경하고 있을 때였다.

삐리릭.

맞은편 집에서 도어락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웃집 아주머니가 걸어 나왔다.

“어머?”

비연을 보고 반갑게 휘어지던 눈이 인형으로 향하며 커졌다.

“어머머머!”

“…….”

“이게 뭐야요? 아이, 이게… 요건 또 뭐래요?”

“그러게요…….”

잘 모르는 척하고 넘기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동생은 이 국민 아이돌 그룹의 멤버였다.

“이거는 그 지랄 맞은 흑염소고… 우주, 비주, 중현이, 리혁이, 지호… 어머. 뉴블랙 인형이네.”

“다 아시네요.”

“우리 아들이 진짜 팬이거든. 어머머.”

이웃집 아주머니가 호감 간다는 시선으로 바라봤다.

“801호도 뉴블랙 좋아했어?”

“네. 조금.”

“조금이 아닌 것 같은데…….”

“그냥 선물로 받은 거예요.”

그리고 그 순간.

비연이 어색하게 웃으며 인형들을 떼어 내려고 하자, 안에 있는 장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쩌렁쩌렁한 막내의 목소리가 해맑게 흘러나왔다.

-안녕하세요! 레인알콜님! 저희의 팬이 되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이번에 개최한 제1회 수플레 어워드에 오지 않으셔서 저희가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딴따라라라란~!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쿵짜작 쿵짝~!

비연이 관자놀이에 손을 올렸다.

당신을 위한 노래입니다~ 하며 뉴블랙이 녹음한 음성 편지가 쩌렁쩌렁하게 재생됐다.

그에 맞춰서 중현이 인형이 심벌즈를 탕탕탕탕! 치고.

우주 인형이 삘릴리 피리를 불었다.

아주머니의 눈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

“아니에요.”

“…….”

“저 진짜 그 정도로 광팬 그런 거 아니에요.”

비연이 앞으로 퍼질 소문을 우려하며 걱정을 하고 있을 때였다.

801호 여자 뉴블랙 광팬이라더라 하는…….

“저기.”

고개를 들자 눈앞에 슥 다가와 있는 이웃집 아주머니가 보였다.

중요한 비밀 이야기라도 하듯이 가까이 다가오라는 손짓.

귀를 가까이 가져 대자 속삭임이 들려왔다.

“0619?”

동생이 알려 줬던 암구호인 터라 저도 모르게 답이 나왔다.

“0718….”

“역시.”

후후후 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사실 우리 아들이 아니고… 내가 뉴블랙 팬이야.”

헤일, 하이드라 같은 표정이었다.

마치 ‘수플레는 어디에나 있다.’ 하듯 으스스한 미소를 짓던 이웃집 아주머니가 평소의 푸근한 얼굴로 주먹을 쥐어 보였다.

“파이팅.”

“화, 파이팅.”

주먹을 꼭 쥐어 보이며 대단하다는 시선을 보내는 이웃집에 비연이 어색하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렇게 이웃집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 후.

홀로 남은 김비주의 누나는 먼 곳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비주야…….”

너 대체, 밖에서 뭘 하고 다니는 거니.

그런 생각을 하면서 웃는데 손바닥에 무언가 이질감이 느껴졌다.

방금 전 아주머니가 손에 쥐여 준 것 같은 느낌.

“어?”

뉴블랙이 광고 모델인 캔디가 손바닥에 놓여 있었다.

‘아니, 무슨 암약 단체냐고.’

동생 덕분에 여러 의미로 별일을 다 겪는 누나였다.

*   *   *

“두근두근?”

“듀근듀근~!”

이번 주는 설레는 수플레 위크였다.

제4회 수플레 위크.

수플레 탄생 1,000일이 되는 수요일부터 다음 주 화요일까지 팬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를 열 계획이었다.

1,000일이니만큼 역대 수플레 위크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어느 정도냐면 수플레 위크를 위해 첫 주 음악 방송에 출연하지 않을 예정이었다.

아쉽기도 했지만 좋은 점도 있었다.

“다음 주에 1위 후보에 들어서 1위 트로피 받고 딱 나온 뒤, 콘서트까지 하면 진짜 완벽하네요.”

“나가자마자 1위 트로피 받는 건 처음 해 보네.”

물론, 달리 말하자면 첫 주 음방을 스킵해야 할 만큼 준비할 것이 많다는 뜻이기도 했다.

팬 이벤트와 함께 콘서트 준비로 바쁘니까.

그리고 콘서트가 끝나면 다음 주에 곧바로 베를린에서부터 시작하는 월드 투어 스케줄이 있다.

베를린, 파리를 거쳐서 그 다음 주에는 멕시코와 미국 댈러스를 방문하고.

그런 식으로 매주 투어 일정이 있었다.

게다가 하나 더.

-뉴블랙, 美 빌보드 어워드 노미네이트.. ‘콜라보 부문’

5월에 있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 노미네이트가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작년에 헤일리 블루와 발표했던 콜라보 음원 ‘Blue Moon’의 성적이 워낙 좋아서 예상하던 것이긴 했다.

문제는…….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는 말 못 하겠어.”

우리 TF팀장님이 상황을 설명해 줬다.

“성적으로는 당연히 수상하는 게 맞는데… 이번에 미국 쪽 기류가 좀 이상하거든.”

“왜?”

“너희가 진출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아. 처음에는 꽤 호의적이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키즈 초이스에 출연하고 나서 기류가 조금씩 바뀌었거든.”

“어떤 식으로?”

“성장하는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 그거지.”

적당히 SNS 화력을 이용해서 로켓 추진제마냥 추진력만 얻고 버리려고 했는데, 우리의 팬덤 규모가 급속도로 커져서 스텝이 꼬인 듯했다.

“사실 이번에 노미니 될 만한 분야가 한두 개 정도 더 있긴 했는데, 아예 기준을 바꿔 버렸더라고.”

“와, 우리나라만 그런 줄 알았는데 미국 시상식도 만만찮게 옹졸하네여.”

“뭐. 대놓고 상 주기 싫다는 거네요.”

시상식이 옹졸한 건 만국 공통인 듯했다.

어쨌거나 우리가 수치상으로 후보군에 들어갈 만한 부문이 있기는 했는데, 기준까지 바꿔 주신 모양이다.

“뭐, 주면 주는 대로 받고. 안 주면 안 주는 대로 어쩔 수 없는 거지.”

차별이라고 하기엔 애매했다.

내수 시장이 외국 가수의 유입을 막기 위한 움직임에 가깝다고 할까.

-똑똑. 문 좀 열어 주세여.

-싫어!

-저희 얼마 안 돼요. 문만 열어 주세여…….

백만 대군을 이끌고 등장한 외국인에게 성의 문을 걸어 잠그는, 그런 느낌이다.

사실 콜라보 부문으로 후보에 든 것 자체가 우리에겐 이득이다.

현재 같이 이름을 알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노출되는 상황이 늘어날수록 우리에게 전략적으로 이득인 거니까.

그렇게 빌보드 어워드의 소식을 듣는 동안, 이번 Coin의 성적에 대한 소식들도 들었다.

-뉴블랙 Coin 5시간만에 ‘1000만 뷰’ 돌파.. 뉴블랙 “놀라셨죠? 저희도 놀랐.. 흐아악”

-日 오리콘 차트 뉴블랙 점령.. 日 네티즌 “차트 보고 한국에 온 줄” 쓴웃음

-[국제부 기자 탐방기] 변화하는 사우디① 수도에 등장한 뉴블랙 Coin 광고판.. ‘어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인 리야드에 우리의 Coin 앨범 광고판이 걸렸다는데, 보고도 안 믿기는 광경이었다.

“사우디에도 어린이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그, 그렇지.”

도깨비가 거뒀던 음원 성적만 해도 놀라움 그 자체였는데.

그 도깨비보다 훨씬 더 높은 기록을 보여 주고 있는 Coin이었다.

정말 19세기 금화의 기운이 깃들기라도 한 걸까.

대표님이 요즘 황금 욕조에서 목욕하는 꿈을 꾸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으아아아아아!”

“왜?”

“얘기 들으니까 상상되잖아여.”

“뭐가?”

“대표님이요.”

막내의 호들갑에 형들이 눈을 지그시 감았다.

황금 욕조에 둥둥 떠다니면서 허허 웃는 대표님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 사이에서…….

“으아아아아아아!”

“왕지호 너 이리 안 와? 너, 내가 없애 버릴 거야.”

“으으음, 머릿속이 오염된 느낌이에요.”

고개를 흔들면서 상상을 잊기로 했다.

어쨌거나.

Coin이 일본, 동남아시아, 호주 등등의 국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소식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굳이 미국에도 연연할 필요 없…….

“이거 봤어요?”

리혁이가 핸드폰을 들어서 보여 주었다.

“뭔데?”

“Coin이요. 빌보드 Hot 100에 들었대요.”

“벌써?”

“…그러게요?”

금요일부터 집계하는 차트라서, 집계 기간 중간인 월요일에 컴백한 우리가 첫 주에 들 차트가 아니었다.

쉽게 말해 100미터 경주에서 다른 주자들이 5초 전에 출발해서 이미 달려가 있는 상황에서 따라가야 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이게 되네.”

짜잔!

수플레들이 그것을 해냈습니다.

“진짜 들어가 있어요, 우리.”

“진짜네?”

집계 기간 막판에 발표한 곡이 93위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눈을 깜빡거렸다.

100미터 질주를 3초 만에 해낸 상황.

Coin을 가득 채운 스포츠카를 타고 100미터 경기장을 질주하는 수플레들이 떠오른다.

“…….”

“…….”

남들이 일주일을 달릴 때 월화수 만에 93위 차트인.

동생들과 눈을 마주치고는 이내 미소를 지었다.

“조금은 연연할까?”

“뭐….”

리혁이가 새초롬하게 미소를 지었다.

“조금은 연연해도 괜찮을 것 같네요.”

“그치?”

“그죠.”

그러곤 너 나 할 것 없이 행복 만땅의 웃음을 터뜨렸다.

“으히히히히히! 빌보드 들어갔다~!”

“으헤헤헤헤!”

“흐하하하하하!”

근처에 있던 신입 매니저 3인방이 멀찍이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다.

*   *   *

비슷한 시각.

난지 한강 공원을 비롯해 강변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이고 있었다.

[4th Souffle Week]

곳곳에 깃발이 펄럭거리는 가운데, 수플레들이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부스를 체험하는 중이었다.

뉴블랙을 볼 수 있다는 VR 기기도 체험하고.

뉴불백 양념을 응용했다는 닭꼬치를 사서 국물을 뚝뚝 떨어뜨리기도 하고.

멤버들의 거대 미니미 인형 앞에서 사진도 찍고.

“하, 천국이다. 천국…….”

“진짜 수플레 랜드가 이런 거구나.”

“뮤직 페스티벌 온 거 같아.”

수플레 1,000일을 맞이해서 뉴블랙과 레몬 엔터가 열어 준 수플레 페스티벌이었다.

일반인들도 꽤 많은 느낌.

곳곳에서 불꽃놀이와 마스커레이드 등의 뉴블랙 음악이 흥겹게 흘러나오는 한편, 강변에는 이미 돗자리를 편 사람들도 많았다.

“불꽃놀이 기다리는 사람들인가 봐.”

“우리도 기다릴까? 한참 남긴 했는데…….”

오늘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불꽃놀이.

‘불꽃놀이’의 테마에 맞춰서 정말로 불꽃놀이를 한다는 소식에 맞은편 한강 변에도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죄다 일반인들이었다.

‘뭔가 온 국민이 함께하는 빙어 축제 같은 분위기긴 한데….’

나쁘지 않았다.

오프라인에서 팬들을 위해 불꽃놀이를 열어 준다는 사실 자체가 기쁘기도 하고. 이제는 자연스럽게 체념하고 순응하는 부문이었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멤버들은 참석할 수 없다는 것 정도.

한강 변같이 오픈된 공간에 뉴블랙 멤버들이 오는 순간, 인파가 통제 불가능하다는 경찰의 판단 때문이라고 했다.

그랬기에 영상으로만 참석한다나.

“어어? 이제 시간 됐다.”

수플레들의 핸드폰이 진동하는 가운데.

-존경하는 수플레 여러분.

“와아아아아아!”

-마침내 저희의 때가 왔습니다.

행사장 스크린으로 뉴블랙 멤버들의 얼굴이 빅브라더처럼 뜨기 시작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