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623)화 (623/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623화

-네, 이번 주 생방송 <인기가수> 1위는 바로……!

-뉴블랙의 Coin! 축하드립니다!

마지막 음악 방송에서도 우리는 1위를 거머쥐었다.

허공에서 꽃가루가 떨어지는 동안 MC인 트릭스터의 슬형으로부터 트로피를 건네받았다.

“축하드립니다, 선배님.”

“축하드려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주변에서 박수를 치는 아이돌 멤버들과 발라드 가수들에게 꾸벅 인사했다.

우리에게 웃으며 축하 인사를 건네던 가수들이 이내 와- 하며 내려가는 소리들이 어렴풋이 들려왔다.

“점수 봤어?”

“나 이거 만점 나오는 거 처음 봐…….”

“만점이 가능한 거였구나.”

아무래도 우리의 Coin이 기록한 점수 때문인 것 같다.

HBS 음악 방송에서 사상 최초로 나온 만점.

높은 점수를 많이 봐 왔던 우리도 눈을 동그랗게 뜰 정도였으니, 다른 가수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멍한 표정으로 내려가는 가수들을 보며 웃고는 우리도 마이크를 잡았다.

-수플레에에에!

“와아아아아아아아!”

온 사방이 달봉이 천지였다.

반짝 반짝짝 하면서 기쁨 모드를 표현하는 달봉이들을 보며 동생들과 내가 웃음을 터뜨렸다.

수플레들의 눈망울에도 행복이 가득하다.

-네, 저희 마지막 음악 방송에 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정말 여기서 이렇게 트로피를 들 수 있는 게 여러분 덕분이에요.

여기 HBS 방송국 음악 방송에 나와 있다는 것 자체가 팬들의 힘으로 이뤄 낸 결과물이었으니까.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아마 15년도 연말 방송의 갑질 사태 이후에 우리가 저자세로 나갔을 거다. 방송국 상대로 퇴짜를 놓는 건 어지간한 배짱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저희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언제나 멋진…….

…이라는 말을 하고 있는데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던 금박이 중현이의 인중에 촙 하고 안착했다.

MC들이 고개를 숙이고 웃음을 참는 가운데, 우리도 웃으며 중현이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조선시대 대감의 수염처럼 근엄하게 금박을 붙인 중현이가 웃었다.

-앞으로도 시청자 분들의 웃음을 책임지는 멋진 아이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참으로 고맙소.

-고맙소!

손을 흔들면서 마이크를 다 같이 들었다.

TV 모니터에서 엔딩 크레딧이 흘러나가는 동안 동생들과 Coin의 후렴구를 화음에 맞춰 불렀다.

뉴트로한 오락실 멜로디에 맞춰 화음을 더하자, 객석에 있는 팬들이 행복해하는 얼굴들이 눈에 들어왔다.

Take my, my coin

이제 내 손을 잡아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리혁이가 손을 뻗고, 그 손을 맞잡으며 후렴구를 부드럽게 불렀다.

Oh we, we are ready

시작할 시간이야

그러곤 서로 불쾌해하는 표정으로 눈을 흘기며 노래를 마무리 했다.

팬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무대를 내려오자, 백스테이지에서 케이크를 든 우리 스탭들이 소리를 질렀다.

“1위!”

“1위이이이이!”

민수 씨와 종완 씨, 지운 씨가 수줍게 웃으며 케이크를 들고 초를 지키는 동안 스탭들과 미소를 지으며 손뼉을 마주쳤다.

다 같이 꺄르륵 웃으며 초를 후- 불면서 1위를 축하했다.

“그래. 이거죠.”

골룸처럼 트로피를 품에 든 리혁이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지상파 3사랑 K넷 트로피를 한꺼번에 모으네요. 계속 HBS 하나 빠져 있어서 거슬렸는데.”

“우리 이제 4개예요? 대박, 간만에 4관왕 해 보는 거네.”

그동안 우리가 다른 음악 방송에서 도깨비, Empire, 낙화 등으로 1위를 거둘 때도 1위를 안 시켜 줬던 HBS의 음악 방송이었다.

Attention이 흥했을 때도 그랬다.

불꽃놀이가 역주행하면서 우리와 관련된 노래가 차트 1~3위를 휩쓸 때도 HBS는 출연 안 하는 가수에게는 1위를 안 준다는 이유로 4위에게 1위 트로피를 주곤 했다.

그래서 1위가 된 가수들이 민망한 얼굴로 소감을 말하는 장면들이 화제가 됐던 기억이 있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자기가 다 뿌듯하다는 얼굴로 웃는 신규 매니저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도 미소를 지었다.

이분들 들어오고 나서 꽤 시간이 지났는데.

오늘 짓고 있는 미소를 보니 앞으로도 오래 만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원석이 형. 저희 이제 대기실 복도로 가면 돼요?”

“응?”

“피디님한테 인사드리는 시간이요.”

“아.”

음방이 끝나고 나면 다 같이 대기실 복도에 모여서 피디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지기 마련인데.

“……왜 아무도 없지?”

다들 철수했는지 복도가 휑해 보인다.

원석이 형이 웃으며 말했다.

“다른 매니저들한테 이야기 들었는데, 이번에 음악 방송 연출자 인사이동하면서 사라졌다더라.”

“그래요?”

“너희 주선우 실장 특집 찍을 때쯤부터 슬슬 안 하더니 사라졌대.”

“오오오…….”

매번 이런 악습은 언제 사라질까 하면서 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다른 음악 방송들과 마찬가지로 HBS도 이제 그런 문화가 사라진 듯했다.

“이제 인사하느라 다음 스케줄 늦고 그럴 일은 없겠네.”

“맞아여. 우리도 피디님 늦게 와서 라디오 늦을 뻔한 적 있었잖아요.”

이제 데뷔하는 가수들은 그런 이상한 문화를 안 겪어도 된다는 생각에 살짝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도 트로피를 들고 지하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어디선가 변화의 바람이 따스하게 불어오고 있었다.

*   *   *

-HBS ‘인기가수’, 1위는 뉴블랙… 전 부문 만점 “역대 최초”

-뉴블랙, ‘인가’도 1위.. 음방 4관왕 등극했다 “참으로 고맙소”

-[포토] “오빠 얼굴에 김 묻었어요. 진짜 김”.. 뉴블랙 중현 ‘인기가수’ 1위 소감

HBS를 끝으로 음악 방송 1위 4관왕을 차지한 이후로 우리는 본격적으로 콘서트에 공을 들였다.

이번 주 금, 토, 일요일에 열리는 고척돔 콘서트.

1층에 좌석이 깔렸던 쇼케이스와 달리 스탠딩이어서 관객이 더 많다고 들었다.

“허어어어.”

막내가 매진된 콘서트 티켓 수치를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형들. 그냥 이 정도면 주경기장에 갔어도 되지 않았을까요? 우리 고척 4일 했어도 된다는 거 보면 주경기장도 이틀 충분히 채웠을 것 같은데.”

“그래도 주경기장은 힘들지.”

“왜요?”

막내에게 웃으며 말했다.

“체조에서 무대 하다가 갑자기 주경기장으로 스케일 커지면 우리도 무대에 적응 못할 걸.”

“아. 그렇긴 하네요.”

“핸드볼에서 체조로 간 것도 당황스러웠잖아. 그게 두 배 차이거든.”

그런데 체조경기장에서 주경기장은 거의 3~4배 정도 관객 수가 차이 난다.

단순히 관객이 서너 배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공연장도 그에 비례해서 더 커지는데… 그 정도로 큰 경기장에서 단독 공연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리혁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나는 고척돔도 엄청 커요.”

“맞아.”

“쇼케이스 때도 이거 콘서트 때 관객 어떻게 커버해야 될지 벌써부터 머리 아프더라고요. 돌출 스테이지 돌아다니는 거랑 3층에 있는 관객들이랑은 또 어떻게 아이 컨택을 해야 되고…….”

“진짜 크긴 하더라.”

이번 쇼케이스를 고척돔에서 연 것은 추첨해야 되는 수플레들의 숫자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이유도 있지만.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바로 콘서트를 앞두고 예행연습을 하기 위함이었다.

우리가 여태까지 단독으로 1회 공연하는 것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기에 심리적으로도 좀 준비가 필요했다.

물리적으로도 준비할 게 많고.

-자, 그러면 여기서 워킹스루 한 번 해 볼게요.

“네!”

-셋 하고 음악 들어갑니다. 하나둘… 큐.

그 때문에 고척돔에서 전날 진행하는 리허설 외에도 따로 스테이지를 만들어서 예행연습을 했다.

큰 공연이라 그런지 리허설 하는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흐하하하하하!”

“형! 김중현 하는 것 좀 봐요! 진짜 창피해…!”

“아니, 형… 김비주가 저 보고 거짓말 하지 말래요. 어떻게 개구리가 뒤로 뛰냐고.”

”개구리가 뒤로 뛰어……?”

“형도 한 번 보세요.”

“감독님! 여기로 언능 와 보세요! 중현이 형이 개구리가 거꾸로 뛰는 거 보여 준대요!”

……대체로 진중한 분위기 속에서 리허설이 진행이 됐다.

그리고 대규모 콘서트를 앞둔 상황에서 우리가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과도 마침내 만남을 가졌다.

촬영용 카메라들을 대거 들고 등장한 사람들.

“안녕.”

예민한 인상의 젊은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오랜만이네.”

“안녕하세요! 감독님!”

14년도에 우리와 교복 CF <마법 학교 아이들>을 촬영한 감독이자, 이번에는 우리의 투어 다큐를 찍기 위해 온 유건 감독이었다.

*   *   *

살짝 긴장한 얼굴의 유건 감독이 물었다.

“반말해도 되겠…지?”

“네. 저희가 처음 보는 사이도 아니고…….”

“휴, 다행이다.”

그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내심 걱정했거든. 인사했는데… 감독님 그런데 왜 반말…? 할까 봐 순간 무서워 가지고.”

“에이~”

“그런 경우를 꽤 겪어 봐서…….”

너무 높이 올라가 버려서 부담스러웠다는 너스레를 떠는 젊은 감독이 우리에게 프로젝트를 다시 설명했다.

“영화 제목은 아직 안 정했는데 일단 내가 생각한 제목으로는 ‘The New Black : Making Waves’야.”

“물결을 만든다…….”

“너희가 뉴블랙이라는 이름을 정한 이유가 새로운 유행을 만든다는 뜻이라며.”

“그, 그렇죠?”

“그런 의미로 새로운 유행, 새로운 물결… 미국에서 퍼져 나가는 너희 이름도 그렇고. 이번 주에는 빌보드 차트 60위권까지 올라갔다면서?”

“네.”

73위였던 Coin이 68위로 다섯 계단 상승했다.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너희의 모습을 진지하게 담는 그런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거야. 진짜 New Black의 어원과 일치하는 그런 모습을!”

뉴블랙 이름 유래까지 조사했다는 유건 감독의 열변에 동생들과 내가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먼 곳을 바라보았다.

‘얼른 오픈하고 싶은데 디너쇼 언제 오냐.’

‘저희 50년 기다려야 돼여….’

‘살아생전에는 말해야 되는데.’

유건 감독이 의욕에 활활 타는 눈으로 말했다.

“이번에 넷플러스에 바로 배급되는 만큼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최선을 다할 거야.”

“넷플러스에 바로 올라가요?”

“아마도.”

동생들과 내가 근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진지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데…….”

“그냥 평소대로 하면 될 거야.”

“흐하하하하핫! 으하하핫! 이렇게요?”

“그, 그렇지…….”

“그럼 감독님이 괜찮다고 하신 거예요.”

진실된 뉴블랙의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우리의 다짐에 감독님이 벌써부터 감동한 듯 눈가가 촉촉해졌다.

“아무튼 최대한 콘서트와 투어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촬영을 이어 갈 거고… 추가 인터뷰 촬영도 있으니까. 전체적으로 너희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뉴블랙에 이른 것인지 소개할 거야.”

좋은 기획이었다.

키즈 초이스 등을 비롯해서 우리를 알게 된 시청자들에게는 궁금증이 하나 있을 테니까.

-뉴블랙이 누구지?

자세히 알고 싶다고 해도 미튜브나 위키만으로는 우리가 누군지 제대로 알기 힘들 거다.

비단 해외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국내도 마찬가지일 거고.

우리가 국민 아이돌이라니까 알긴 아는데… 팬들이 아니고서야 불꽃놀이와 마스커레이드 같은 우리 초창기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그런 시청자들을 공략해서 개미지옥처럼 흡수하는 계획.

“이제 우리 서사 보면 못 빠져나온다 이 말이에요. 늪처럼 못 빠져나오는 거져. 후후후후후…….”

“파리지옥처럼 달라붙어 주지.”

“그럼 전 끈끈이주걱.”

감독님이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꼭 그런 쪽을 의도하는 건 아니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감독님.”

“응, 그래…….”

그리하여 넷플러스에 런칭하게 될 우리의 첫 다큐멘터리 의 촬영이 시작됐다.

본격적인 인터뷰 촬영이 추후에 있긴 했지만 일단은 콘서트 리허설 장면을 찍어 가는 식이었다.

틈틈이 콘서트 연출 감독님 등을 비롯해 댄서들과 인터뷰도 하고.

“후우. 다큐에서 우리 정말 멋있게 나오겠죠?”

“벌써부터 두근거리네.”

동생들과 행복한 미소를 교환했다.

*   *   *

넷플러스 런칭 다큐멘터리 「The New Black : Making Waves」 中

목을 풀면서 끼요오옷! 하며 자기들끼리 익룡 흉내를 내는 뉴블랙 멤버들.

콘서트 리허설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탭들에게 카메라가 가까이 다가간다.

콘서트 연출자와 안무가 주예형의 대화.

연출 : 그럼 뉴블랙이랑 원래 인연이 있었던 거네요. 안무가님은 트레이너도 하신 거니까.

주예형 : 그죠.

연출 : 계속 같이 일하시는 거네요.

주예형 : 예. 원래는 이제 다른 데로 가려고 했는데…….

연출 : 네.

주예형 : 잡혀 왔어요.

연출 : 오.

주예형 : 예?

연출 : 저도 잡혀 왔거든요.

연출자와 안무가가 찐한 악수를 나누고.

꺄르륵 웃는 뉴블랙의 모습 사이로 주변 스탭들이 카메라를 향해 비슷한 말을 전하고 있었다.

스트레칭을 하는 댄서들이 웃으며 말했다.

댄서 1 : 원래 비주 씨와 라는 프로그램에서 함께 출연했던 크루인데요.

댄서 2 : 저희 단체로 잡혀 왔어요! (웃음)

댄서 3 : 근데 잡혀 왔다는 게 자부심이기도 해요. 공연업계에서 일하는 관계자들은 모두 꿈을 꾸거든요. ‘아. 나도 뉴블랙한테 잡혀가고 싶다.’ 여기 있다는 것 자체가 실력이 업계 탑이라는 증거거든요.

어떤 댄서의 몽롱한 표정이 카메라에 인서트로 잡힌다.

댄서 3 : 주변에서 물어요. 너 요새 뭐 해? 나 요새 너무 바빠. 왜? 뉴블랙한테 잡혀갔거든… 이거 진짜 기가 막히게 간지 나거든요.

댄서 2 : 일종의 부심이죠. 저희끼리. 나 뉴블랙이랑 일한다.

댄서 1 : 감독님들도 보시면 서로서로 내가 잡혀 왔다고 주장하시는 게 그래서 그래요.

뉴블랙에게 포획된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스탭들의 인터뷰 컷이 주르륵 이어지면서 영문판 성우의 영어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한국의 공연 관계자들은 모두 뉴블랙에게 포획된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포획되어 잡혀 오기를 기원합니다.

한국인들에게는 <동물의 왕국>이 떠오르는 내레이션이었다.

*   *   *

D-2.

고척돔에서 열리는 투어의 첫 공연을 이틀 앞두고 있는 날.

‘흐아아아아…….’

매일매일 잠이 안 오는 수플레들이었다.

진짜 눈 딱 감고 뜨면 바로 콘서트 날이 되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

콘서트가 어찌나 기다려지는지 평소라면 지루했을 수업이나 회사 일 등도 그럭저럭 견딜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래, 퇴사하면 콘서트 못 가니까.’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일상을 살아가는 수플레들에게 이번 콘서트는 가장 큰 떡밥이었다.

물론 중간중간 들려오는 소식들도 큰 떡밥이었다.

[뉴블랙 ‘Coin’ MV - 지금 5,000만 뷰 돌파]

공개 17일 만에 5천만 뷰에 도달했다는 소식으로 이대로라면 한 달 만에 1억 뷰를 찍을 거라는 소식이었다.

프리징이고 뭐고 상관없이 미친 듯이 올라가는 조회수.

그 때문인지 미튜브에도 뉴블랙의 Coin과 관련된 컨텐츠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뉴블랙 Coin에 숨겨진 17가지 비밀.. ‘이거 아시나요?’

-뉴블랙 Coin의 가사 속 충격적 은유.. “이게 이런 노래였어?”

-Hello, WOrLD 분석

조회수 좀 올려 보려는 국내 미튜버들을 포함해 해외 미튜버들도 K-POP 대단해! 하는 리액션 영상을 올리는 중이었다.

‘숟가락 얹기 잘하네.’

그것도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숟가락들이 올라오는 느낌.

코인 뮤비를 분석한 영상들 중에 가끔 재미있는 것도 있었기에 수플레들이 몇몇 가지를 시청했다.

-Hello, WOrLD는 프로그래밍 언어에 자주 쓰이는 예제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대문자에는 대체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을까요? 그 부분에 대해 집중! 탐구! 해 보겠습니다! 렛츠 기~릿~!

그러면서 호기심도 일었다.

‘근데 앨범 제목에 왜 저런 대문자가 들어가 있는 거지?’

왜 굳이 r만 소문자인 것인지.

그 이유에 대해서 탐구했지만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저 글자만 따왔다는 Hwold는 정작 아무 의미가 없고.

멤버별 상징색을 비롯해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을 때였다.

[미리 보는 뉴블랙 콘서트 : 2017 Hello, WOrLD tour]

D-2를 맞이해서 팬들에게 선물처럼 콘서트 티저가 또 한 편 도착했다.

어두운 배경을 바탕으로 멤버들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댄디하게 캐주얼 가디건을 걸친 지호가 다리를 꼬고 앉아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다.

[저에게 뉴블랙이란… 그리고 뉴블랙에 있어서 저라는 사람을 말하는 키워드는 행복 아닐까요?]

부드러운 인터뷰를 하고 있던 지호의 멘트가 끝나고 부드러운 필체로 ‘Happy’가 떠오른다.

곧이어 이어지는 비주의 인터뷰.

[이렇게 저희가 함께 있을 수 있는 게 기적 같아요.]

그리고 떠오르는 ‘Wonder.’

수플레들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뒤통수를 긁적이던 중현이 진중한 목소리로 말한다.

[저에게는 멤버들과 팬들이 오아시스 같은 존재죠. 이 메마른 사막과 같은 세상에서 유일한 휴식처라고 할까…….]

또 다른 키워드 Oasis.

그리고 냉랭한 얼굴의 메인 보컬이 나왔다. 무언가 부끄러운지 옷소매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꼼지락거리는 리혁.

[음… 사, 사… 사랑……?]

귀가 벌게지는 리혁의 장면이 사라지며 ‘Love’란 글자가 앙증맞게 뜬다.

마지막으로 우주의 인터뷰 컷.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고귀한 존재처럼 보이는 미모의 리더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

[운명인 거죠.]

그리고 떠오르는 Destiny.

이번 월드 투어의 키워드를 보여 주겠다는 듯 나온 단어들이 하나로 압축되어 흘러나왔다.

각각의 앞글자들이 스르륵 나오면서 폰트가 바뀐다.

그리고 추가되는 소문자들

H e l l o, W O r L D

웃음기가 담긴 중현의 묵직한 목소리가 ‘Hello, world. Are you ready?’하고 읊으면서 영상이 끝났다.

그리고 수플레들이 손뼉을 쳤다.

‘대문자들이 그런 의미를 담고 있었구나!’

‘세상에.’

‘우리 애들한테 이토록 깊은 뜻이……!’

레몬 엔터에서 최고로 유능한 TF팀이 만들어 낸 깊은 뜻이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