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824화
우주의 발언이 끝나기 무섭게 온라인에서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ㄱㄲㅋㅋ
-아 이건 맞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 과연 덕질때문에 공부를 안 한 거였을까..?
-덕질하느라 공부 안 한다 (X) 덕질 안 했어도 안 한다 (O)
-정말 맞는말ㅋㅋㅋ 그냥 안하는 건 안하는 거
-우주는 저런말 할만함 ㅋ.ㅋ 군대에서 서울대 갈 성적 만든애임
화면 속에서 제작진과 출연진이 뒤집어지는 동안 은은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우주.
전국의 가정들에서도 웃음이 흘렀다.
"쟤도 진짜 애가 골 때린다니까."
"아빠. 들었지? 내가 공부 안 하는 건 뉴블랙 때문이 아니라 그냥 안 하는 거야."
"어우 뒷목이야."
우주가 말을 이었다.
[과연 덕질 때문이었을까요? 저는 군대에서도 평가원 모의고사 성적을 모두 1등급으로 만들었습니다. 후후.]
[하지만 수능을 못 봤죠.]
중현의 말에 순간적으로 동공이 흔들리는 우주.
다시금 전국의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픈 상처
-중현아 잘 때렸다ㅋㅋㅋ
-중현: 응 너 수능 못봄ㅋ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변한 우주가 제작진에게 말했다.
[잠시 편집 좀 부탁드릴게요.]
스산하게 중현에게 다가가는 우주선.
삐- 하며 [화면 조정 시간입니다] 하는 자막과 함께 '형 미안해요', '중현아' 하는 목소리만 들려올 때.
-헐 지금 갑질아님???
-우주선 인성 논란에 추가해야지 ㅉㅉ
-뉴블랙 초심 잃었다ㅠㅠㅠㅠ 이젠 방송국 제작진한테 편집하라고 명령까지 하네
-개웃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곧이어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쟤네 진짜 웃기다는 오현숙의 웃음소리가 오디오에 들려올 때, 우주와 중현이 미소를 지었다.
[과연 뉴블랙 때문에 공부를 안 하는 것인가? 그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저희의 생각을 들려 드렸고요. 사실 더 중요한 것이 있죠.]
우주의 말에 중현이 이어받았다.
[사인회를 하다 보면 팬분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덕질 유전자라는 게 있다고 합니다. 덕질을 하는 사람은 주제가 바뀔 뿐, 덕질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는 말이죠.]
[어차피 덕질은 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건전하고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주는 것을 덕질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우주의 얼굴에 옥장판을 파는 다단계 사원 같은 미소가 떠올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사기꾼 모드 on
-우주선의 이니셜 ㅇㅈㅅ은 약장수가 아닐까?
-그거 마따
-우주는 진짜 에스키모한테 얼음 장사할 사람임ㅋㅋㅋ
-얼굴은 면접 프리패스상인데 묘하게 하는 말은 사기꾼인
전국의 부모들에게 우주가 홈쇼핑 쇼호스트 같은 미소를 지었다.
[여러분의 자녀들에게 건강한 영향력을 주기 위해 저희 뉴블랙… 그야말로 소처럼 일만 하고 살고 있습니다.]
중현이 랩을 하듯 물었다.
[노력?]
[항상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얼굴?]
[잘생겼죠.]
[인성?]
[조금 문제 있습니다.]
뻔뻔한 얼굴로 뉴블랙을 열심히 영업하는 우주와 중현의 모습에 중년 남성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어이구.'
왠지 얄밉긴 한데 밉진 않다.
주변에 조카처럼 두고 싶은 기분.
그것은 전 국민이 뉴블랙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예능에 나왔다고 말은 저렇게 웃기게 하지만 실제로는 과로가 걱정될 만큼 일을 하고 있으니까.
온 국민이 아는 성실함의 아이콘이 저기 있는 뉴블랙이었다.
[자! 그러면 해명타임도 끝났으니 신고식을 해야겠죠? 저희가 신나게 노래 한 곡 뽑아보겠습니다!]
우주와 중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래 주세요!]
뉴블랙의 두 멤버가 색안경을 끼고는 블루투스 마이크를 쥐기 시작했다.
관광버스의 뽕짝 메들리가 흘러나오면서 우주와 중현이 손뼉으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제작진이 준비한 미러볼 조명이 번쩍거리고.
우주와 중현이 둠칫둠칫 트로트 댄스를 추면서 현장의 중년 출연진이 행복한 표정으로 따라 불렀다.
[백상교 선생님의 노래입니다! 꽃을 든 그대여!]
[아! 이거 명곡이지! 으하하!]
백발의 트로트 가수가 껄껄 웃는 동안 댓글창에서도 웃음이 터졌다.
-아 정신없어ㅋㅋㅋㅋㅋㅋㅋ
-울집 할아버지랑 아빠 다 박수 치면서 좋아하는중ㅋㅋㅋㅋㅋ
-뉴블랙은 초심 좀 잃어도 돼
-독하게 살자,, 그냥 게스트 소개 타임에 메들리까지 준비해 오는 뉴블랙처럼,,
그렇게 오프닝을 마친 후.
곧이어 김포 비즈니스 항공 센터의 실내를 지나 뉴블랙의 전세기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K팝 대표 아이돌의 클래스.]
[뉴블랙 전세기 방송 최초 공개!]
널찍하고 쾌적한 실내가 드러나면서 사람들이 우와 하고 감탄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막 엄청 고급지고 화려한 건 아니네?"
"저게 전용기가 아니고 전세기래. 코리아나 항공에서 대여한 거라고 그러던데."
"어쩐지 기업에서 쓰는 거 같더라."
흔히 전용기 하면 생각하는 풍경과 조금 다르기는 했다.
호텔처럼 으리으리하게 꾸며진 할리우드 스타의 호화스러운 인테리어와 달랐는데, 대중들에게는 꽤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침대를 비롯하여 편의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긴 하지만….
'왜 저걸 타는지 알겠다.'
그냥 성공했으니까 전용 비행기를 탄다는 것과는 달랐다.
해외에 나갈 때 최상의 컨디션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전세기를 타는 느낌.
뉴블랙뿐만 아니라 뉴블랙을 보조하는 스탭들의 자리에도 똑같이 편의시설이 구비되어 있었다.
비행시간 동안 모두가 최대한 휴식을 취해서 최상의 업무 능률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된 인테리어.
그런 것에 호기심이 갈 때.
"음?"
이륙을 앞두고 기내 안전 영상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까칠한 얼굴의 누군가 영상으로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손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이 비행기의 비상용 장비와 비상탈출 장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승무원 복장을 입은 리혁이 기내 안전에 대한 방송을 시작했다.
-직접 출연하지 않았지만 몹시도 거대한 그의 존재감ㅋㅋㅋㅋㅋ
-안전집착남 서리혁
-흥미로운 사실) 뉴블랙 숙소에는 서리혁이 구비해 둔 재난가방 5개가 있다
-리혁이 졸귀ㅋㅋㅋㅋㅋㅋ
-승무원 복장 리혁이.. 이건 귀하다
서늘한 얼굴로 프로페셔널하게 안전 안내를 해 주는 모습에 웃음이 흘렀다.
그런데 영상이 다 끝나기도 전에 우주가 영상을 껐다.
'어어? 왜 꺼?'
네티즌들이 그런 반응을 보일 때.
우주가 아련하게 웃으며 말했다.
[3시간짜리예요…….]
현장에서 제작진과 출연진이 웃음을 터뜨리는 동안, 화면 아래로 자막이 떴다.
[서리혁의 기내 안전 방송이 궁금하시다면 미튜브 '뉴블랙 2TV'를 방문해 주세요.]
수플레들의 손가락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한편.
비행기가 이륙을 시작했다.
유리창 너머로 비행기 날개와 맑은 하늘. 태국의 다양한 섬들이 구름 아래로 어렴풋이 보이는 장면들이 흘러나오고.
상쾌한 팝송이 깔려 나오면서 푸켓에 대한 홍보 영상이 지나갔다.
[푸켓]
태국 남부 지방의 주.
태국 최대의 섬이자 관광지.
출처에 미튜브나 태국 관광청 등이 적혀 있는 영상들이 지나가고.
곧이어 푸켓 공항에 도착한 출연진들이 단체로 기겁하는 장면이 흘러나왔다.
바로 공항을 가득 메운 환영 인파 때문이었다.
"흐어어어어……."
"와."
"저게 다 뉴블랙 보러 온 사람들이야?"
한글로 된 플래카드를 흔드는 태국 팬들의 모습과 함께 현지 코디네이터의 말이 들려온다.
[외계인 가족이 대박 났거든요.]
[아!]
출연진과 시청자들 모두 납득했다.
16년도에 그야말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인기 시트콤 <우리 가족은 외계인>이 태국에서도 인기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걸 본 우주와 중현이 옷을 갈아입고 나타났다.
[그 옷은 뭐야?]
[태국에는 그날마다 행운의 색깔이라는 게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갈아입었습니다.]
태국 팬들을 위한 팬 서비스 준비.
우주와 중현의 눈에서 이글이글 타오르는 열기에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개쩐다 진짜ㅋㅋㅋㅋㅋㅋ
-중현이도 저럴때 보면 뉴블랙임ㅋㅋㅋㅋ 푸근해도 일 앞에선 눈돌아감
-초심 좀 잃어 얘들아
-거의 욕망의 항아리 수준
-뉴블랙한테 초심은 패시브 스킬 같은 거임
태국 팬들에 대한 팬 서비스뿐만 아니라 아예 태국어로 간단한 인터뷰까지 하는 우주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질린 표정을 지었다.
"태국어는 또 언제 공부한 거야…?"
"우주 쟤는 뭘 해도 성공했겠다."
"수능 빼고 다 이뤘네."
그런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동안.
첫날 태국에서의 간단한 식사, 길거리 관광 같은 것들이 짧게 흘러나왔다.
아무래도 낚시 예능인 만큼 낚시를 바로 보여 줘야 하기 때문이었다.
[뉴블랙의 태국 탐방에 대한 비하인드는 미튜브 'IBC 채널'에 업로드 되어 있습니다!]
그런 자막과 함께 곧바로 다음 날 아침으로 넘어갔다.
백상교, 강만호, 오현숙 등의 고정 출연진이 만담을 나누고, 오늘 낚시 대상 어종에 대한 소개들이 이어진다.
"이야. 자이언트 트레발리도 있네."
"저게 엄청 낚기 힘든 거야, 아빠?"
"쉽진 않지."
본격 낚시 이야기가 나오면서 중년 남성들이 가족들에게 어종이나 낚시에 대한 썰을 신나게 푸는 한편.
첫날 낚시를 앞두고 저마다 포부를 밝히는 시간이 이어졌다.
[보여 줄게요. 이혼 낚시.]
낚시 때문에 이혼했다는 밈을 밀고 있는 중견배우 오현숙의 말이 큰 임팩트를 남기는 가운데.
우주와 중현도 나섰다.
중현이 먼저 운을 뗐다.
[불에도 강불, 중불, 약불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런 의미로 저희 뉴블랙에도 강블랙, 중블랙, 약블랙이 있죠.]
막 던지는 드립에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입만 열면 개드립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강블랙 약블랙 누군지 다 알거 같음
-약블랙: 비주 리혁 / 중블랙 : 지호
-뉴블랙 레시피) 몸 쓰는 예능에는 강블랙으로 쫄여 주세요
우주와 중현이 손을 크로스하며 선언했다.
[저희 강블랙이 오늘 아주 큰 거 보여 드리고 가겠습니다.]
[와아아아아!]
곧이어 '만선의 꿈을 안고 돌아오라!' 하는 제작진의 현수막이 펄럭이면서 배가 항구를 출발했다.
예능인 강만호가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물었다.
[어때? 오늘 1등할 자신 있어?]
[무슨 수를 써서라도 1등 하고 가려고요. 1등 소원으로 저희 뮤비가 달려 있으니까요.]
결연한 얼굴로 다짐하는 국민 아이돌.
곧이어 낚시 포인트에 도착한 배에서 저마다 낚싯대를 휘둘러 미끼를 던지기 시작했다.
퐁당.
퐁당.
그리고 얼마 안 가 중현의 낚싯대에서 반응이 일어났다.
굵직하게 깔리는 자막.
[온다..]
[큰 놈이 온다..!]
슬로우 화면으로 구부정하게 휘어지는 중현의 낚싯대가 보이고.
심상치 않은 BGM과 함께 다른 출연진들의 고개가 돌아가고 있었다.
[왔어? 중현이 왔어?]
[중현이 왔나 본데?!]
하지만 중현의 릴링이 이어지면서 출연진과 애청자들의 표정에 웃음이 떠올랐다.
중년 남성들이 말했다.
"저거 바닥이네."
"바닥?"
"낚시 하다가 바늘이 바닥을 긁은 거야. 어디 돌 같은데 걸려서 물고기가 잡힌 것처럼 보이는 거지."
"아하~"
"그래서 저런 경우에는……."
저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된다고 이야기를 할 때였다.
푸확!
중현이 힘차게 릴링을 하면서 바다 위로 무언가 모습을 드러냈다. 녹색 이끼가 낀 커다란 돌덩이.
"……?"
시청자들이 잠시 멈칫하고.
화면 속 출연진들도 [???] 하는 자막이 어울리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금 바닥을 낚은 거야?'
곧이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웃음.
인터넷에도 실시간 글이 올라왔다.
[돌잡이 때 돌을 잡았을 것 같은 아이돌]
(중현이 돌을 낚은 실시간 캡처.jpg)
근데 그 돌이 진짜 돌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개웃겨
-이거 지금 하는 거야???
-ㅇㅇ IBC
-ㅇㅋ 보러 간다
-팬싸 드립인 줄 알았는데ㅋㅋㅋ 오빠 돌잡이때 돌 잡았을 거 같아요~ 아이돌~♡ 이런 거
-아니 힘이 얼마나 좋으면 저 얇은 바늘로 들어 올린 거ㅋㅋㅋㅋ
-울엄빠 지금 웃겨서 박수치는 중
뉴블랙이 돌을 낚았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더욱더 쭉쭉 올라가기 시작하는 시청률.
중현이 낚은 돌을 시작으로 다채로운 장면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균형을 잡다가 바다에 빠질 뻔한 추기석.
주변을 돌아다니는 돌고래 무리.
아름다운 태국의 바닷속에서 물고기들이 미끼를 쿨하게 지나치는 장면.
그중 화룡점정은 갈매기를 낚은 우주였다.
-하라는 낚시는 안 하고ㅋㅋㅋㅋㅋㅋ
-우주 저거 갈매기 두 번째 낚은거인건 알아??? 저거 리얼리티에서 이미 한 번 낚은적 있음
-경력직이었구만
-아 개웃겨ㅋㅋㅋㅋㅋㅋㅋ
-갈매기 잡고 자랑스러워하는 거 왜일케 귀엽지
다양한 장면이 흘러나오는 동안 1시간 30분가량의 예능은 순식간에 끝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장면.
[어?]
[큰 게 왔다!]
우주와 중현의 낚싯대에 뭔가가 동시에 걸리면서 출연진들이 놀라는 장면이 흘러나올 때.
"뭐가 낚인 거지?"
"큰 게 물었나 봐."
시청자들이 흥미진진하게 보던 찰나.
[다음 주!]
'야이씨.'
예고편이 흘러나왔다.
'뭘 했다고 벌써 끝…….'
이라고 하려던 시청자들이 시계를 보고 경악했다.
1시간 30분이 그야말로 순간 삭제가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계산.
'첫날 낚시 절반쯤이 1회 마무리니까… 이게 3일 차면 최소 4주에서 5주 정도 한다.'
그 말인 즉, 한 달 동안 볼 만한 것이 하나 생겼다는 뜻이었다.
예능 매니아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기뻐하고, 방송국도 역대급 시청률에 기뻐할 때.
방송이 끝나자마자 올라오는 온갖 뉴스 속에서 가장 밝게 웃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다음 주에도 이거 같이 보려고?"
"응."
"생각보다 재미있더만."
다음 주에도 낚시 예능을 같이 보겠다고 선언하는 부인과 자녀들.
중년 남성들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TV 광고에 나오는 뉴블랙을 향해 마음속으로 엄지를 들었다.
'뉴블랙 최고.'
그야말로 뉴블랙이 가장 원했던 반응이었다.
* * *
어제 우리가 작업 때문에 모니터링을 깜빡했던 낚시 예능은 몹시 반응이 좋았다.
-역대 IBC 예능 최고 시청률 돌파, '뉴블랙 효과 또 통했다'
-여보낚시 '태국' 편 네티즌 대호평, "낚시가 이렇게 웃길 일인가요?"
-'국민 아이돌이 돌아왔다'.. 여보낚시 태국편 역대급 시청률
여보낚시의 자체 시청률은 물론이고 IBC 방송국 예능 최고 시청률을 돌파했다는 모양이었다.
"반응 진짜 좋네."
"중년 남자 분들한테 반응이 엄청 좋대요. 핫하다고 그러던데."
"그래?"
막내가 핸드폰을 보여 줬다.
40대 이상 남성들이 많이 모이는 커뮤니티 인기글에 우리 이야기가 2위로 올라와 있었다.
[오늘 낚시 동호회 나왔는데 여보낚시 핫하네요ㅋㅋ]
다들 중현이 바닥 이야기 하는 중
가능 vs 불가능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불가능하니 조작이다, 여러 가지 운이 겹쳐져야 가능한 일이다 등을 비롯해 다양한 의견들이 서로 싸우고 있다.
어쨌거나 핫하긴 핫한 분위기.
내가 중현이에게 말했다.
"시작부터 괜찮은데?"
"본격적인 장면들이 안 나왔는데도 이 정도면… 이번에 꽤 잘 될 거 같아요. 형."
"예감이 좋다. 중현아."
"저는 예감이 별로지만… 제가 별로니 다행일 거예요."
중현이와 함께 흐뭇하게 웃었다.
상어와 돛새치를 낚은 것을 비롯해 하이라이트 장면들이 하나도 안 나왔는데도 이 정도 반응이라니.
[중년 남성들이 꼽은 최고의 아이돌]
…대충 이런 키워드들이 머릿속에 둥실거리면서 흐뭇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하하하하하!"
"흐헤헷!"
아니나 다를까.
TF팀 사무실에 방문한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여보낚시 반응이 엄청 좋아."
석환 형이 우리에게 웃으며 말했다.
"어제 우리 아버지한테도 연락 왔어. 뉴블랙 예능 나온 거 봤는데 이번에 엄청 웃겼다고."
"정말요?"
비주의 질문에 석환 형이 유쾌하게 웃었다.
"우리 아버지가 예능 같은 거 진짜 안 보시는 분인데, 그런 이야기 했으면 진짜 대단한 거야. 확실히 낚시 예능을 잘 골랐어. 예능 잘 안 보는 사람들도 이번엔 본 거 같더라."
우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부터 미튜브나 TV 예능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계층에게 다가갈 목적으로 선정한 예능이었다.
"피디님한테 감사 문자 받긴 했는데… IBC 예능국장님 통해서도 감사 인사가 들어왔어."
"오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
석환 형이 우리에게 말했다.
"낚시 예능 끝나고 광고도 들어왔다."
"오오오오!"
중현이와 내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뭐, 어떤 광고인지 한 번 들어나 볼까? 거절이든 승낙이든 한 번 봐야지."
"역시, 형이랑 제 인기가 장난 아니네요."
예능에 출연하지 못한 다른 동생들한테 으스대고 웃을 때.
석환 형이 웃으며 말했다.
"근데 너희한테 들어온 개인 광고가 아니야."
"응?"
아니.
이게 무슨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 서방이 버는 것도 아니고.
"낚시 예능을 우리가 찍었는데 우리한테 광고가 안 들어왔다고?"
"응. 너희 단가가 안 맞으니까. 하나면 몰라도 둘 이상이면 너희 광고비 감당하기가 힘들어지거든."
"……그럼 누구한테 들어온 건데?"
"그건 말이지."
어리둥절한 표정의 중현이와 나.
곧이어 석환 형의 손가락이 얄미운 누군가를 가리키면서 다른 멤버들이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 * *
얼마 후.
뉴욕 JFK 공항 활주로에 선 한국행 비행기.
[승객 여러분. 저희 비행기는…….]
안내 방송이 들려오는 가운데 승객들이 하품을 쩍쩍하고 있었다.
코리아나 항공이라는 로고가 적힌 좌석에 앉은 승객들이 이륙을 기다리고 있을 때.
"음?"
어디선가 익숙한 뉴블랙 노래가 들려왔다.
"요새는 이륙 전에 K팝 뮤비도 틀어 주나?"
"올림픽 때문에 그런 거 아냐?"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홍보라도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할 때.
안전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안녕하십니까. 승객 여러분.]
배꼽 인사를 하는 영상 속 승무원과 눈이 마주친 한국인들이 당황했다.
'리혁이?'
'리혁아, 네가 거기서 왜 나오니?'
어리둥절해하는 한국인들 앞에서 영상 속 리혁이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부터 안전에 대해 자세한 안내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주와 중현이 활약한 예능 덕분에 항공사 공식 안전 모델로 발탁된 서리혁.
재주는 둘이 부리고 돈은 서 서방이 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