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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우주대스타-956화 (956/1,03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956화

쭉쭉 올라가는 시청률!

HBS의 주조정실에서 실시간 시청률을 체크하고 있던 직원들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뉴블랙이야.”

“이야. 진짜 이렇게 시청률이 달달한 걸 왜 우리 방송국은 놓치고 살았을까.”

아메리카노만 홀짝이는데도 온몸에 단맛이 쫙 퍼지는 달달함이었다.

<서준이는 마트에서 살아> 최근 5개년 최고 시청률 갱신.

편성팀 차장이 기쁜 얼굴로 핸드폰을 들었다.

“예능국장님한테 알려 드려야지. 올해 서준이네 시청률 최고치 찍었다고.”

“저도 제작진한테 문자 보내야겠어요. 아까부터 계속 실시간 얼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작년도에 방탈출 예능 <지금부터 우리는>에 이어서 뉴블랙이 오랜만에 출연한 예능인 만큼, 이번 방송에 큰 기대를 품고 있었던 HBS 예능국이었다.

주조정실의 기술팀 직원이 말했다.

“진짜 타 방송사에 나올 때는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는데, 우리 편이 되니까 든든하네요.”

다들 말은 안 하고 있었지만 뉴블랙이 재출연하기 전까지 HBS는 그야말로 눈물의 연속이었다.

연말 무대에서 푸대접했다가 다른 방송국이 그 반사이익을 보았던 역사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제라도 사이좋게 지내니까 다행이지.’

기술팀 직원이 말했다.

“이번에 TBC도 조용하던데요. 구재영 피디가 레몬으로 이적해서 대박 터뜨렸잖아요. 그래서 뭐라도 말이 나올까 싶었는데… 진짜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조용하더라고요.”

“리혁이가 거기 예능 나오기로 했다며.”

“솔직히 방송국이 할 수 있는 게 뭐 있어.”

보통의 아이돌이라면 방송국이 ‘너 우리 방송국 출연 금지’ 하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기 마련이다.

그러나….

-음악 방송에서 안 불러 주면? 빌보드 1위 가수 안 불러 주는 님들 손해 아닐까요?

-예능에서 안 불러 주면 뉴니버스 하면 되지.

-드라마 출연금지? 넷플러스 갈게요.

어떤 방법을 써도 타격을 줄 수 없는 국민 아이돌이었다.

그 때문에 이번에 TBC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이었다.

물론 사장과 임원들이 잔뜩 열 받았다는 소문이 방송가에 파다하긴 했다.

아마 평상시였다면 ‘레몬 엔터 배우들 우리 드라마 출연 금지! 예능 다 출연 금지! 아이돌은 음방 다 출연금지!’ 하며 보복하는 방송국의 치졸함을 보여 주었을 텐데.

-제발! TBC야. 보복해 줘!

-보복해! 보복해!

다른 지상파인 HBS와 PBS가 곁에서 박수를 치고 부추기면서 TBC 사장단이 조용해졌다.

그냥 언론에다가 ‘좌천됐다는 구재영 PD의 근거 없는 발언에 유감 표명’ 하는 식으로만 대처할 뿐.

마치 화가 나서 핸드폰을 내팽개치려다가 가격이 떠올라 이불 위에다 집어던진 듯한 느낌이었다.

“시대가 변하긴 했어.”

“너무 변했어. 몇 년 사이에.”

뉴블랙이 데뷔했을 때인 14년도와 달리 미튜브와 넷플러스 같은 신흥 매체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상황.

거기에 세계적인 팬덤을 거느린 거대 가수의 등장까지.

예전보다 약해진 방송국의 파워를 실감하며 주조정실팀 직원들이 수다를 떨었다.

“방송국도 이러는데 진짜 그 무슨 요찬이었지? 동요찬?”

“국힙원탑이라고 놀림 받는 애요? 방씨였을걸요. 방자하다 할 때 방이라고 기억하면 된대요.”

“걔는 진짜 뭔 자신감이었대.”

K넷 인사이동까지 불러일으켰던 전설의 사건이 방송 관계자들의 화두에 오를 때였다.

송출 모니터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뉴블랙을 보며 기술팀 직원이 말했다.

“방금 동요찬이라고 하셔서 떠올랐는데. 오늘 예능에서 동요 나온다고 하던데요.”

“그래?”

기술팀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준이 팀이 그러는데 오늘 동요 나오는 거 주변에서 애기들 있으면 꼭 들려주래요. 엄청 효과 좋대요.”

“진짜?”

“애들이 좋아하나 보다.”

“와이프한테 알려 줘야겠다. 지금 애랑 보고 있을 텐데. 마트 삼촌 나온다고 애가 엄청 신났대.”

그런 말을 하며 메신저를 켜는 유부남들.

하지만 바쁘게 메시지를 쓰느라 그들은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과연 제작진이 말한 ‘아이들에게 효과가 좋다’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   *   *

서준이네 1부가 끝나고 이어지는 2부.

2부에서도 1부와 마찬가지로 여울이네 가족과 다른 가족들의 장면이 교차하고 있었다.

키즈 카페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에게 부모가 묻는다.

[얘들아. 우리도 마트 삼촌 보러 갈까?]

[마트 삼촌??]

저녁에 여울이네 집에서 뉴블랙과 아이들이 팬 미팅을 하기로 했다는 이야기에 평소 보던 시청자들이 좋아했다.

‘공평하네.’

여울이네 가족이 인기가 많긴 하지만 다른 아이들을 좋아하는 시청자들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분량이 제법 공평하게 나뉘었긴 하지만 그래도 포커스가 온통 뉴블랙과 여울이네로 간 것 같은 느낌이라 조금 서운했는데. 다른 가족들도 다 같이 만나기로 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유빈이가 얼른 뉴블랙 보면 좋겠다.’

뉴블랙의 팬으로 알려진 유빈이가 최애를 만나는 장면을 상상하며 미소를 지을 때.

장면은 다시 여울이네로 넘어갔다.

“어머.”

장면이 전환되자마자 사람들이 침을 꿀꺽 삼켰다.

“잡채 봐.”

“엄마! 저거 봐봐. 저 잡채!”

“맛있게 생겼네.”

비주가 만든 잡채의 비주얼 때문이었다.

참기름으로 윤기 나는 잡채의 면과 함께 고기 고명을 잔뜩 얹은 게 보였다.

왠지 시금치와 당근까지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

“와…….”

저녁을 배부르게 먹은 사람도 야식을 땡기게 하는 비주얼이었다.

거기에 소고기 양념구이까지.

-서준이 아니고 쿡방 아니냐구ㅠㅠㅠㅠㅠㅠㅠ

-아 내 다이어트 망하는 거 다 뉴블랙 때문이야 ㅡㅡ 치킨 안 먹으려고했는데 시키게 되자나 허참진짜

-잡채랑 치킨이 무슨 상관이야ㅋㅋㅋㅋ

-(식칼 들고 있는 밈 사진.jpg) 눈치 없어???

-아 아무튼 뉴블랙 때문이라구ㅡㅡ 근데 기왕 먹는 거 치킨은 맥주랑 먹어야 조금 더 맛있겠지?

-진짜 다이어트 중이면 뉴블랙 나오는 영상 보면 안 됨ㅇㅇ 항상 먹고 있음

-자컨 아무 구간을 눌러도 반드시 한 명은 우물우물하고 있다는 아이돌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레시피 주세요!’ 하고 외쳤던 생선 조림 때와 달리 시청자들의 반응은 굉장히 온건했다.

‘레시피 알려 줄 거니까.’

그러면서 뉴블랙이 어린이들과 놀아주는 장면이 나왔다.

“애들 얼굴이 벌써 초췌해졌는데?”

“중현이 봐봐. 쟤가 꼬질꼬질해지는 건 처음 보네.”

중현이마저 힘든 기색을 보일 만큼 아이들의 체력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었다.

[너무 신나! 삼촌, 나 너무 재미있어!]

[…….]

[와아아아아아!]

[…….]

아이들이 뛰놀 때마다 넋이 나간 뉴블랙의 표정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문화 충격을 받은 표정.

육아를 하고 있던 부모들이 미소를 지었다.

‘답이 없을 것이다. 후후.’

뉴블랙이 어떻게든 아이들을 재우기 위해 용을 쓰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아이들은 어른들을 괴롭히기 위해 탄생한 존재!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꺄르륵 웃는 아이들의 모습에 결국 멤버들이 특단의 대책을 꺼냈다.

[얘들아. 삼촌들 노래 들어 보지 않을래?]

최후의 수단으로 꺼낸 것은 바로 Lullaby!

소파에 아이들을 앉힌 우주가 우쿨렐레를 연주하면서 자장가를 들려주었다.

시청자들이 눈을 크게 떴다.

‘원곡자가 부르는 Lullaby…!’

아이들이 듣기만 해도 잠에 빠져든다는 마성의 BGM.

올해의 육아 도우미가 있으면 뽀로로 다음으로 은메달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있는 노래!

그 노래의 효과는 정말이지 굉장했다.

[Zzzzz…….]

코로 비눗방울을 부는 CG를 입혀도 자연스러울 만큼 곤히 자고 있는….

뉴블랙이었다.

[…….]

벙찐 우주의 표정에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자라는 애들은 안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들이 자긴 했음..ㅋㅋㅋ 근데 그게 우리집애들이었던거

-아 귀여워ㅋㅋㅋㅋㅋㅋ

-지친 펭귄들 같애.. 그런 의미로 남극 갔음 좋겠다ㅎㅎㅎㅎ

-애기들 어리둥절

-근데 저거 애기들 듣기만 하면 자는 특제 브금 아니었엉???

그런 의문에 대답하듯 아기들이 말한다.

[삼촌이 너무 멋있었어.]

[맞아.]

[졸리는데 하나도 안 졸려써.]

모두 납득했다.

‘하긴 진짜 마트 삼촌이 눈앞에서 노래를 불러 준다? 애기들이 잠이 안 올 만하네.’

그 반응은 TV를 보고 있던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우와아아…….”

감미롭게 노래하는 마트 삼촌을 보며 감탄하는 아이들.

그 모습을 보며 부모들이 키득거리는 동안 우주가 동생들을 자상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삼촌이랑 소곤소곤 말하기 할까?]

[응.]

소곤소곤하면서 지친 동생들을 자게 두는 맏형.

본인도 피곤해 보이는데도 동생들을 바라보는 그 시선에는 애정이 뚝뚝 묻어났다.

왠지 마음 한구석이 간질거리는 장면이었다.

“쟤네는 진짜 사이좋아.”

가족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국민 아이돌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예능에서 재미있다는 점도 크지만, 뉴블랙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모습들이었다.

-우주 진짜 눈에서 꿀 떨어지네

-분위기 너무 좋다ㅠㅠㅠㅠ

-뉴블랙은 진짜 이게 제일 좋음. 되게 우당탕탕하면서도 보면 언제나 가족같고 그래

-80세까지 숙소 살아줘ㅠㅠㅠㅠㅠㅠㅠ

-비주 : (흐뭇)

짧은 분량이었지만 동생들을 생각하는 우주의 마음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조금이라도 동생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장면에 훈훈한 미소가 나온 후.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잠에서 깨어난 졸개들에게 아이들이 쪼르르 뛰어가면서 평화가 깨졌다.

[히히! 삼촌, 포켓몬 그려 줘! 포켓몬!]

[따콩! 주사 맞으세요!]

다시 고통 받는 모습이 나오면서 웃음이 터졌다.

아이들의 무한 체력에 압도당한 뉴블랙.

이내 다른 집 아이들까지 온다는 말에 공포에 질린 멤버들에게 우주가 해결책을 제시했다.

“인형 만드나 보네.”

“그러게?”

어린이 프로에서 영감을 얻은 듯, 마트에서 사 온 바게트로 뚝딱뚝딱 복화술 인형을 만든다.

하지만 바게트 삼촌의 인상은 몹시도 부적절했다.

[으아아아앙!]

TV를 보고 있던 아이들도 겁에 질릴 만큼 무서운 비주얼이었기 때문이었다.

바게트에 토마토눈이 달라붙어 있는데, 마치 대왕 나방을 보는 듯한 비주얼이었다.

얼핏 보면 귀여운 것 같기도 한데 묘하게 무서웠다.

-저건 어른도 무서운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가 무서운건지 모르는 거냐고ㅋㅋㅋㅋ

-나 지금 못보고 있는디 빵 무섭다는 건 뭐야?? 빵이 무서울게 있나???

-(바게트 삼촌.jpg)

-오늘 밤은 엄마랑 자야지..

결국 토끼 인형으로 방향을 틀기로 하면서 뉴블랙이 본격 마트 삼촌 팬 미팅을 준비했다.

“동요도 만드나 보네.”

“또 노래 만드는구나.”

이제는 일반 대중들도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일이었다.

선우주가 뚝딱뚝딱 곡을 만들어 내는 장면을 보는 한편, 장면이 다른 가족으로 전환됐다.

각자 일과를 마치고 여울이네로 향하는 가족들.

그리고.

마침내 대망의 토끼 삼촌이 등장하면서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뭔 아이돌이 복화술로 연기하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잘해

-우주 키즈 프로 나간적 있어?????

-경력자만이 보여 줄 수 있는 바이브.. 하지만 분명 아무 경력 없겠지

-수상할 정도로 경력이 없는 아이돌 1위

-아니 찐으로 잘하는데??ㅋㅋㅋㅋ

아이들에게 ‘토끼 삼촌이란다!’ 하며 복화술을 선보이던 우주를 비롯해 동물 머리띠를 쓴 동생들.

[중현이다곰.]

[리혁이다냥.]

그중에서 곰과 고양이 머리띠를 쓴 중현, 리혁의 모습에 사람들이 귀여워서 박수를 칠 때였다.

TV 화면에 자막이 떴다.

[자녀 분이 있으시다면 이 동요를 꼭 들려주세요!]

TV를 보고 있던 부모들이 미소를 지으며 어린이들을 불렀다.

“마트 삼촌이 노래 부른대.”

“노래?”

“응. 동요 불러 준대.”

이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는 뉴블랙의 동요 <토끼 삼촌>.

부모들이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과 같이 앉았다.

“우리도 동요 재미있게 불러볼까?”

“응!”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는 것을…….

*   *   *

TV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

“엄마! 엄마! 토끼 삼촌이야……!”

“토끼 삼촌….”

현실과 환상 사이의 경계선이 아직은 옅은 시기.

우주가 손에 들고 있는 헝겊 토끼 인형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 아이들이 빠져들었다.

’토끼 나라에서 온 토끼 삼촌…!‘

아이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해졌다.

핑크빛 구름들이 몽실거리고, 어린이들과 토끼들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행복을 전파하던 토끼 삼촌이 물었다.

[자, 지금부터 율동을 따라 해 볼까?]

“네!”

“네에!”

집집마다 어린이들과 어른이들이 활기차게 대답하면서 TV에 나오는 율동을 따라 배웠다.

가벼운 율동에 부모들도 따라서 좌로 으쓱, 우로 으쓱하고 있을 때였다.

우주가 인형을 향해 물었다.

[토끼 삼촌. 아이들이 준비가 다 된 것 같은데, 이제 노래도 같이 불러볼까요?]

[좋은 생각이로구나!]

[얘들아. 준비됐니?]

[네!]

TV 속 어린이들이 활기차게 대답하고, 각 가정에 있는 어린이들이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그러면서 자리에서 뒤뚱뒤뚱 일어나는 아기들.

팔을 폴짝폴짝하던 아이들의 앞에 노래가 흘러나왔다.

TV에 뜨는 노래방 자막.

『토끼 삼촌 (Uncle Bunny)』

작곡 : 토끼 삼촌

작사 : 토끼 삼촌, 노래하는 고양이, 쿠키 굽는 사슴, 율동하는 곰, 애기(21세)

곧이어 노래방처럼 가사가 아래에 깔리며 뉴블랙이 율동을 시작했다.

폴짝 폴짝 토끼춤!

어디로 가요

동물 삼촌들이 익살맞은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반짝반짝 햇살이

눈이 부셔요

이번에는 눈이 부신 시늉을 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시청자들이 미소를 지었다.

“노래 좋다.”

“잘 만들었네.”

동요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즉석에서 나온 것치고는 좋았다.

듣기 좋다 정도.

하지만 그것은 어른들의 평가일 뿐.

아이들의 눈높이에서는 전혀 다르게 보이는 동요였다.

“!”

“!!”

반복되는 리듬과 멜로디.

어린이들은 기본적으로 반복을 좋아한다.

‘저거 다 본 거 아닌가?’ 하는 뽀로로 에피소드도 재탕에 재탕에 재탕을 뛴 다음에 또 재탕을 하는 것이 어린이들.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가 반복되면서 아이들이 눈을 크게 떴다.

‘……!’

거기에 오르락내리락하는 멜로디.

저도 모르게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게 되는 노래에 어린이들이 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좌로 쑥쑥!]

[우로 쑥쑥!]

어찌나 신이 나는지 체조를 따라 할 때마다 내키는 대로 팔을 마구 휘젓는 어린이들이었다.

박수를 치기도 하고.

TV 속에서 뒤로 꽈당하는 다른 아이를 보면서 웃다가 자기도 엎어지고.

‘토끼 삼촌!’

우주의 손 위에서 같이 꿈틀거리는 토끼 삼촌을 보면서 어린이들이 눈을 초롱초롱 빛냈다.

동요를 부르고 있자니 마치 토끼 삼촌과 함께 깡총깡총 잔디밭을 뛰어다니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며 부모들이 미소를 지었다.

‘…귀여워.’

‘고맙다. 우주야.’

그렇게 토끼 삼촌의 노래가 TV에서 끝났을 때였다.

TV 속 아이들이 열화와 같은 환호를 터뜨리면서, 집집마다 보던 아이들도 박수를 쳤다.

그 이후로 부모들의 입가에 미소가 멈추지 않았다.

‘좋네.’

아기들이 방방 뛰며 토끼 삼촌을 부르는 모습에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

이윽고 서준이네를 끝까지 시청한 부모들이 TV를 끄고 아이들의 잠자리를 준비할 때였다.

“엄마.”

“응?”

“나 토끼 삼촌 또 볼래.”

“지금……?”

“응.”

결연한 표정으로 말하는 딸내미와 아들내미의 모습에 부모들의 심장이 철렁했다.

아이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 안 돼!’

표정을 보아하니 절대 쉽사리 끝날 눈빛이 아니었다.

*   *   *

구내식당.

테이블에 둘러앉은 우리와 회사 사람들이 기쁨의 함성을 터뜨렸다.

[실시간 검색어]

1위. 토끼 삼촌

2위. 토끼

3위. 비주 잡채

지호가 외쳤다.

“와, 토끼 삼촌이 비주 잡채를 이겼어요!”

“세상에 이런 일이…….”

비주의 요리를 누를 정도로 어마어마한 위력이었다.

아마 방송 끝나자마자 동요가 이렇게 실검 1위를 했다는 것은 아이들이 다시 듣고 싶어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실시간 반응이 굉장히 호의적이었다.

“일단 라이브 준비할까요?”

“그러자.”

리혁이의 말에 내가 동생들과 함께 구내식당의 한적한 곳으로 향했다.

각자 동물 머리띠를 쓰는 졸개들.

그리고 나는 손에 토끼 삼촌의 인형을 꼈다.

“미튜브 라이브 시작할까요?”

만약에 <토끼 삼촌>의 반응이 좋았을 경우를 대비해 준비한 라이브였다.

<토끼 삼촌>이라는 곡이 잘 뽑히기도 했고, 따로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도 하긴 했다.

하지만 오늘 바로 공개하는 건 조금 그랬다.

방송 끝나자마자 바로 공개하면 돈독이 올라 보이는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본래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었던 노래의 목적이 순식간에 상업적으로 퇴색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시청자들 반응을 며칠 정도 눈여겨보고 그다음에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짜잔!’ 하기로 했다.

대신 방송 당일 반응이 좋으면 미튜브 라이브로 토끼 삼촌의 깜짝 이벤트를 하는 식으로.

중현이가 말했다.

“수플레들도 좋아할 것 같은데요. 지금 SNS에서도 머리띠 짤 엄청 돌아다니고 있어요.”

“그래?”

“와, 진짜네여. 진짜 동물 머리띠가 최고구나.”

팬사인회에서 우리가 실수를 할 때도 요긴하게 써먹는 게 바로 이런 머리띠들이었다.

-엇! 안냐세요! 미이라 호떡님!

-미아리 호떡이야 지호야….

-머리띠 쓸게요.

아무리 슬픈 수플레도 우리가 머리띠를 쓰고 애교를 부리면 입가를 꿈틀거리기 때문이었다.

가볍게 동요도 들려줄 겸, 수플레들에게 간만에 귀여운 모습도 보여 줄 겸.

“아니지.”

“?”

“간만이 아니라 항상이지. 우린 항상 귀여우니까.”

“맞아요.”

동생들과 흐뭇한 미소를 주고받고는 미튜브 라이브를 켰다.

미튜브에서 ‘토끼 삼촌’ 영상 없나 하고 검색할 사람들에게 키워드로 걸릴 제목을 걸었을 때.

시청자들이 순식간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시청자들에게 우리가 손을 흔들고, 토끼 삼촌으로 춤을 추었다.

“안녕하세요!”

버벅거리다가 붙는 댓글 하나.

-얘들아..

“네!”

-뮤비 얼른 내줘..

“…….”

그러면서 터지기 시작하는 댓글들.

-지금 밤인데 이것이 애미를 못살게 굴고.. 토끼삼촌 당장 내놓으라고 성화를 부리고

-노래.. 노래 좀 빨리 내줘ㅠㅠ

-이것은 토끼 삼촌이 아니라 토끼 지옥이여

-다른 건 모르겠는데 뮤비 좀 일찍 내줘요..

먼 산을 바라보며 하소연하는 부모님들의 댓글.

스탭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동안 우리가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지만 왠지 사과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토끼 인형을 향해 말했다.

“삼촌도 같이 하시죠.”

[본의 아니게 미안하게 됐습니다!]

댓글창에서 어른들이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다음 날 [신인 아이돌 토끼삼촌 인성논란]이라는 글이 올라가게 된 우리의 미튜브 라이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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