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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9. 멋진 아빠란 (6) >
아빠는 축구인생 2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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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멋진 아빠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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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일은 선수 영입 및 방출 권한이 없었다.
하지만 권한이 없다 하더라도 구단주에게 요구 정도는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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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구, 이대로 내버려두실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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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기자회견장에서 벗어난 동일은 곧장 구단주실을 찾아가 말했다.
구단주 강경민은 중역의자에 퍼지게 앉아 휴대폰 게임에 매진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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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버려두다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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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쳐다도 보지 않고 반문했다.
동일은 본론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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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약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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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기자의 언급이 아니어도 동일은 마인구의 거취에 대해 결단을 내린 상태였다.
4라운드라고 할지라도 마인구는 팀 내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포인트를 생산해내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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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k리그2에서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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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랭킹도 1위였고, 도움 랭킹도 1위.
이런 선수의 최저 월급은 1,573,770원.
연봉으론 1,890만 원이었다. 당시엔 의문점이 더 큰 선수였으니 타당한 금액이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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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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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이 본 인구의 기량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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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이라기보다는... 본래의 기량을 찾아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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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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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민은 그새 두 다리를 책상 위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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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재계야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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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내키지 않는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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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해야겠죠.”
“k리그2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입니다. 단순 스탯 수치만 놓고보자면요.”
“그래요. 저도 알아요. 하지만 아직 90분을 뛰기엔 부족하지 않아요? 발목 힘이 좋긴 하던데..., 크흠. 1년 연장 계약에 연봉은..., 두 배에서 세 배 정도 인상하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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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의 1인당 평균 연봉은 2억 3천만 원.
이에 반해 k리그2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 1천만 원이었다.
간단히 말해 2부 리그일지라도 팀 내 핵심으로 분류되는 자원의 연봉은 1억을 훌쩍 넘는다.
동일은 살포시 눈살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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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잔한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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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봐도 지금 구단주는 마인구를 꽉 잡아두려는 계획이 없어보였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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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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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민은 두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 눈으로 이쪽을 돌아보더니 슬그머니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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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단기 계약 하나 더 던져주고, 그냥, 팔죠? 지금 퍼포먼스 어느 정도 유지하면..., 그래도 꽤 비싸게 팔아먹을 수 있을 것 같던데. 이미 목동 쪽에서도 접근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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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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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밖을 나서자마자 수석코치 동룡이 복도 한편에 서 있는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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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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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은 어깨를 흠칫 떨었다가 말고 물었다.
동룡은 어색한 미소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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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핫. 지나가던 길에,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지랄하네.”
“그런데..., 뭐랍니까?”
“뭐가?”
“잘 안 들려서요. 재계약 건 얘기 나누신 거 아닌가요?”
“...”
“아니, 지나가던 길에..., 살짝 살짝씩 들리더라고요. 아시다시피 여기 방음 잘 안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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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문에 귀를 대고 들은 게 분명하다.
동일은 곧 걸음을 옮기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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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간은 팔 생각이던데?”
“예? 아니, 왜요? 지금 마인구보다 잘하는 선수가 또 어딨다고...!”
“확신이 없는 거겠지.”
“확신이 없다는 건 뭔 소리랍니까? 당장 공격포인트만 놓고 봐도 마인구가 k리그2에서 최곤데.”
“지금과 같은 퍼포먼스를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나이도 적당히 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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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강경민으로선 크게 리스크랄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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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에다가, 최저 연봉으로 데려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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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중에 기대 이상의 공격포인트를 생산하니 비공식적으로 몇몇 구단이 문의까지 해온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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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한 금액도 마음에 든 모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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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말고 동일은 우뚝 걸음을 멈췄다.
힐끗, 돌아보니 동룡은 마치 자기 일인 양 분개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반대로 박동일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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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잘 됐다.”
“잘됐,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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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룡의 두 눈에 의문이 떠올랐다.
박동일은 작게 고개를 끄덕거리곤 다시 돌아서 복도를 터벅, 터벅 거닐었다.
그는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쏙 집어넣고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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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 한강에 있기엔 아깝단 생각이 들었거든. 아니, k리그는 아니야. 잠깐 지나가는 발판 정도가 딱 어울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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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은 애초에 인구를 재계약으로 붙들 생각이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멍청한 구단주는 녀석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는 것 같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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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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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기온 16도. 최저 기온 7도. 오후 4시 경기니까 그때쯤 기온은 14도에서 15도쯤 되겠다. 날씨는 아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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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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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두 무릎을 꿇고 앉아 마주한 작은 공주의 새하얀 패딩점퍼의 지퍼를 조심스레 올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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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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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는 자신과 눈이 마주치자 두 뺨에 홍조까지 피워가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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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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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입꼬리를 슬며시 끌어올리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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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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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는 자그맣고 새하얀 주먹을 불끈 들어 보이며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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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경기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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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말처럼 오늘은 세나가 태어나 처음으로 직관을 가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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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좀 풀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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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경기를 뛸 동안에 보호자도 있었다.
바로 판교 fc의 수비수, 홍석구.
전날 녀석은 경기를 소화한 만큼 오늘은 휴식이 부여된 상태였다.
인구는 이 점을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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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우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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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휴대폰 진동 소리가 울렸다.
발신인은 다름 아닌 홍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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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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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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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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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받자마자 녀석에게서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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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마. 안 내려와? 나 지금 주차장에서 30분째 기다리고 있어! 금방 내려온다며!]
“아아, 갈게. 가! 다 끝났어!”
[이씨...! 그 말만 벌써 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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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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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전화를 끊었다.
전날 경기에 페널티킥을 허용했다더니, 그 여파가 아직도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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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식이. 오늘따라 참을성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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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갈까, 우리 따알?”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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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인구는 자리에서 일어나 세나를 앞으로 번쩍! 안아들었다.
하지만 인구는 몇 걸음 나아가다 말고 현관 앞에서 우뚝 멈춰섰다.
뭔가, 문밖으로 나서려니 아쉬움이 넘실거렸다.
힐끗, 쳐다본 세나는..., 불길함을 느꼈는지 고운 미간을 살포시 좁히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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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움...! 안 대...!”
“세나야.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하지만 대뿌가 기다리는 데?”
“대부도 우리 세나 보면 금방 헤벌쭉해질걸?”
“진짜?”
“그럼그럼!”
“조아. 그럼 마지막이야.”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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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인구는 조심스레 세나를 다시 내려주고는 빠르게 돌아서 옷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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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옷방에서 나온 인구는 채 뜯지도 않은 검정 점퍼를 들어 보이며 헤벌쭉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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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꼬마 모델님. 이제 이거 한 번 입어볼까요오? 이건 진짜 입으면 카리스마 뿜뿜이겠는데? 아빠가 첫 월급으로 샀던 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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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길 30분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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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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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프로축구단은 현재 k리그2 내에서 유일하게 전승을 기록 중인 팀이었다.
감독은 k리그1에서도 몇 시즌 간 활약한 바 있는 이연겸.
올해 60대 중반에 이른 나이였지만 여전히 전술적인 능력은 출중했다.
그런 그는 경기 몇십 분 전.
필드에서 몸을 풀고 있는 선수를 뚜렷이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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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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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눈매가 가늘어졌다.
1라운드 때와 비교해선 얇고도 단단해진 몸뚱이로 그는 스텝레더 훈련에 한창이었다.
그 몸놀림은 아직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선 둔탁해 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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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에선 또 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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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겸은 수없이 영상을 돌려보았다.
평소 마인구의 움직임은 수비수들이 읽기 쉽다.
하지만 막상 공을 소유하고, 1대1 대치 상황에선 순간적인 스피드와 발밑 재간으로 뚫어내는 장면을 자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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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폭발성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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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린트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 하나는 폭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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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구처럼 한순간 폭발적인 움직임으로 상대와의 간격을 부지불식간에 벌려버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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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는 지속성.
폭발성보다는 덜하나 속도가 붙으면 몇 초간은 해당 속도를 유지하는 게 가능해 발이 느린 수비수에겐 쥐약과도 같았다.
외에도 마인구는 라운드를 치르면 치를수록 또 다른 무기들을 하나 둘씩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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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터치를 비롯한 괴랄한 슈팅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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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상대 감독 입장에선 고민거리를 안겨주는 스트라이커가 아닐까 싶었다.
일순, 연겸의 두 눈은 차게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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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래봤자 축구란 단체 스포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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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fc가 홈에서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시흥 프로축구단을 맞이했습니다!]
[앞선 팀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팀이 바로 이 시흥 프로축구단이 아닐까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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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진의 말처럼 단순 승리 횟수만이 아닌, 득실차에서도 시흥은 압도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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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4라운드 동안 시흥 프로축구단은 12득점 2실점만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k리그2 내 최다 득점! 최소실점을 보유 중인 클럽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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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의 진정 무서운 점은 골 분포도가 한 선수에게 몰빵이 아닌,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듯 언론에선 승격 1순위 후보로 열이면 열, 시흥을 거론했다.
더욱이 이연겸은 전술적으로도 다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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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치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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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에서 승리하게 되면 단독 선두에 오르게 된다. 그렇듯 수석코치 동룡은 평소보다 더욱 긴장된 얼굴로 중얼거렸다.
경기 1분여를 앞두고 박동일은 각자 위치를 다잡는 선수들을 보며 같은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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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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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차례 맞붙은 바 있는 상대 감독은, 확실히 전술적인 기량이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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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었다고 해도 호랑이는 호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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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선수들을 가장 알맞게 다룰 줄 아는 데다가, 상대의 장점을 죽이는 데도 도가 튼 장인이 아니던가.
실제로 여전히 k리그1에서도 그를 탐내는 구단은 많았다.
그럼에도 k리그2에 남아있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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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거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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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시흥이었고, 일전에 인터뷰에서 이연겸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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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여생은 가족들과 화목하니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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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는 올 시즌, 시흥에 승격이라는 값진 선물을 주고 떠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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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동기부여에서도 차고도 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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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전날, 이연겸 감독은 마인구를 가장 주의할 인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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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핵심은 마인구입니다. 비록 짧은 시간 출전 중이라지만..., 그 영향력은 실로 무시할 수가 없죠. 방심하는 순간 배후가 뚫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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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감독들은 마인구를 가벼이 여긴 부분이 없잖아 있었다.
그러한 방심으로 인해 인구는 보다 쉽게 득점을 생산해냈고 말이다.
허나 이연겸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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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준비했습니다. 선수들에겐 매 경기 결승전처럼 임해달라 주문하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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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은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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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 쉽지 않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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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마인구가 시즌 처음으로 고전하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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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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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석현기! 아크 아래까지 올라가..., 아아! 우측 에어리어로 향해 기습적인 칩패스를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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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상대 수비수들의 뒤쪽에서 어슬렁대던 인구가 폭발성을 띤 스프린트를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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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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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오오옷! 우측 하프 스페이스에서 센터백과 풀백 사이로 쇄도하는 마인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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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으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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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에어리어 라인 선상에 발을 들인 직후엔 구름판에 오른 것마냥 높이 뛰어올랐다.
허리는 활대처럼 휘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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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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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물선을 그리며 뚝 떨어진 공이, 인구가 휘두른 헤더에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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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라락!
< 029. 멋진 아빠란 (6)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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