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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5. 늑대가 되기로 했다 (3)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85화 늑대가 되기로 했다 (3)
시간은 빠르게 흘러 4월.
인구의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FA컵 4강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하지만 4강 상대는 맨체스터 시티.
체급 차가 나는 만큼 결과는 좋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최종 스코어는 4 : 1.
언론은 일제히 보도했다.
[리로이 사네, 뉴캐슬 상대로 선제 골 작렬!]
[세르이오 아구에로! 해트트릭!]
[뉴캐슬의 디펜스를 부숴버린 세르이오 아구에로!]
경기 내내 일방적으로 당하다시피 한 뉴캐슬 유나이티드였다.
그럼에도 불구, 인구는 후반전 종료 직전, 손흥빈을 연상케 하는 아크 바깥 지점에서 기막힌 중거리포로 개인 가치를 끌어올렸다.
[인쿠! 24M 바깥에서 맨체스터 시티 상대로도 득점 성공...!]
[호샙 과르디올라 ‘뉴캐슬의 스트라이커는 상당히 인상적.’]
비록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툰들은 슬퍼하지 않았다.
- : 잘했다! 우리 귀여운 툰들!
- : 맨체스터 시티 상대로 4 : 1이면 선방한 거지! 암 그렇고말고!
- : 와, 인쿠. FA컵이랑 EFL컵에서 EPL 팀 상대로 매번 골 넣네;;;
ㄴ : 그래서. 우리 인쿠 재계약 소식은?
- : 수고하셨습니다! 이제는 리그에 온전히 집중으으을- - -!
- : 최고의 스파링 상대였어! 맨체스터 시티에 패했어도 다음 시즌 EPL 진출이 확정적인 만큼 선수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본다!
애초에 그들은 FA컵 광탈을 예상했던 만큼, 뉴캐슬의 선전에 오히려 분전한 선수들을 향해 박수갈채를 보내주었다.
* * *
4월 15일.
입스위치 타운 VS 뉴캐슬 유나이티드.
약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포트먼 로드 속, 트랙터 보이즈(입스위치 서포터)는 열띤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겨라아아!”
“루크으으! 가즈아아아!”
“잘하고 있어! 지금처럼! 지금처럼만 해!”
시즌 전반기만 하더라도 하위권을 전전하던 그들은 어느덧 승격 플레이오프의 마지노선인 6위 경쟁을 하고 있었다.
그렇듯 오늘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만 했다.
입스위치의 감독, 마커스 채임버스는 열망이 화르륵 타오르는 눈길로 바라고 바랐다.
‘한 골만 더...!’
대부분은 언론은 뉴캐슬전에서 자신들의 패배를 점치고 있었다.
그만큼 뉴캐슬은 올 시즌 1강이라 불릴 만큼 강했으니까.
하지만 오늘, 입스위치는 자신들의 홈에서 적어도 후반전 15분까지는 뉴캐슬을 아주 잘 공략하는 중이었다.
힐끗!
마커스 채임버스는 눈동자만 굴려 전광판 속 스코어를 보았다.
[스코어 1 : 0]
이른 시간, 입스위치의 스트라이커 키어런 에반스가 기록한 선제 골이었다.
꿀꺽!
마커스는 마른 침을 삼켰다.
‘저 골만 지키면 된다만...!’
저 골만 지켜도 입스위치는 경우의 수에 따라 순위 5위까지도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그렇듯 그 머리 속은 갈팡질팡하였다.
‘수비적으로 라인을 내려?’
‘아니다. 이른 시간에 자칫 수비적으로 운영하다가 한 골을 실점해버리면 어떡해.’
‘그러니 한 골만 더...!’
‘그러다 또 골 먹히면...?’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는 오늘 경기에서 뉴캐슬의 감독, 라파엘 배니테즈가 다소 힘을 뺐다는 것이다.
‘아유세 페레즈도 출전하지 않았고, 자말 라셀스도 벤치에 앉아 있어.’
불과 3일 전 FA컵 4강전을 치른 만큼 뉴캐슬은 일부 주전 자원에게 휴식을 부여한 상태였다.
그 중엔 단연 마인구도 포함.
‘인쿠...!’
올 시즌에만 벌써 58골을 기록한 괴물 스트라이커였다.
그가 투입하지 않은 것만으로 입스위치 수비수들은 다소 부담을 덜고서 상황에 따라 공격에 가담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커스는 간절히 바랐다.
‘제발..., 제발 최대한 늦게 투입하기를...!’
마커스의 계획은 간단했다.
당장은 뉴캐슬의 공격이 무딘 만큼 적절히 공방을 주고받다가, 경기 종료시간이 가까워지면 텐백을 가동하기로.
‘가능하면 그 안에 추가 골이 터지는 게 우리한텐 최고의 시나리오겠지...,’
그러니 인쿠라는 최대 난제는 되도록 늦게 투입되어 상대하는 게 나았다.
후반전 38분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렀다.
삐이이이이!
[아! 주심! 대기심 쪽을 가리킵니다!]
홱-!
입스위치 감독, 마커스의 고개가 자연스레 돌아갔다.
대기심 옆에는 다른 누구도 아닌 검은 머리칼을 올백으로 넘긴 마인구가 서 있었다.
[오옷! 인쿠를 드디어 투입시키는군요!]
[라파엘 감독은 이 경기조차 반드시 뒤집고 가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마커스는 너무 조마조마한 나머지 관자놀이를 타고 식은땀이 흐르는 와중에도 히죽 웃었다.
“흐헷.”
“왜 그러시는...?”
수석코치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했으나 마커스의 시선은 오직 교체투입되는 인구에 못 박혔다.
속으론 생각했다.
‘늦어도 너무 늦었잖나!’
모든 게 뜻대로 되는 날인 것 같았다.
비록 추가 골이 터지진 않았지만 이제 마커스는 다음 계획을 실행했다.
[아! 입스위치 쪽에서도 교체 사인이 떨어졌습니다!]
[아끼고 아낀 세 명의 교체 카드를 몽땅 꺼내드는 데요!]
발 빠른 스트라이커 한 명을 제외하고서 몽땅 수비 자원으로 교체했다.
[아! 입스위치! 선수들을 모두 내려앉히네요...!]
[텐백으로 승부를 결정지으려는 모양입니다!]
[이러면 뉴캐슬로선 답답한 상황이 연출될 거 같은데요...!]
마커스는 영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동양의 운세라는 것에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자 운세는 참으로 기막혔다.
‘용이 승천하는 날이랬다...!’
오늘자 운세처럼 인구가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입스위치는 철옹성같은 플레이를 펼쳤다.
페널티 에어리어에 자리한 10명의 필드플레이어가 한 마음 한뜻으로 악착같이 수비한 것이다.
“할 수 있어!”
“에드워즈! 왼쪽으로 좀 더!”
“트리스! 나한테 더 가까이 붙어! 공간 좁혀야 해!”
그들은 뉴캐슬이 공을 소유한 채 위험 지역으로 접근할 때마다 서로를 향해 침을 튀겨가며 외쳐댔다.
때때로 동료가 한 선수를 놓치면,
우다다다다다-!
즉시 다른 선수가 커버플레이에 임했다.
타앙-!
뉴캐슬의 기습적인 슈팅에 일순 수비벽이 깨지면...,!
“으아아아!”
퍼억!
입스위치의 센터백이 두 눈을 불을 켜고 몸을 던져 육탄방어로 막아냈다.
약 41분 동안에만 벌써 3차례 육탄 방어가 이어졌다.
마커스는 감격한 얼굴로 생각했다.
‘이건 이길 수밖에 없잖아...!’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만 봐도 선수들은 불굴의 투지로 1점 차 스코어를 지켜내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커스의 두 눈엔 그런 그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운세 속 용처럼 보였다.
‘용이다! 용이야! 내 선수들이 승천하는 용이었어!’
확실히 인구가 투입되고부터 뉴캐슬의 공격이 살아났다.
인구는 공만 잡으면 일단 위험 지역까지 올라가 슈팅을 때리고 봤으니까.
간혹 양질의 크로스를 활용해 기습적인 사이드 체인지로 입스위치의 디펜스를 흔들기까지.
‘어림없다!’
마커스는 두 눈에 힘주어 속으로 외쳤다.
적어도 오늘, 자신의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이 경기를 이대로 끝내고자 했으니까.
지금도 봐라.
타앙-!
[인쿠의 슈티이잉-!]
퍼억!
[오옷! 육탄방어! 센터백 앨런 랭커가 다시 한번 복부로 공을 받아냈습니다...!]
“크읏...!”
곧장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주저앉으며 시간 지연을 벌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전 45분.
시간 지연을 벌여도 너무 벌인 탓에 추가시간이 약 8분이나 부여되었다.
무엇보다 마커스는 판정에 항의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후반전 43분부터 인구가 일단 공만 잡고 보면 슈팅을 때렸으니까.
퍼어엉-!
퍽!
퍼어어엉!
퍼어억-!
이를 입스위치 선수들은 여지없이 육탄방어로 막아내는 중이었지만 마커스의 표정엔 점점 더 불안함이 감돌았다.
‘뭐, 뭐저리 험악하게 때리는 거냐...!’
실제 디펜시브에서 수비 조율에 한창이던 주장이자 센터백, 콜 얼슨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두 동공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렸다.
씨익-
멀지 않은 거리. 우측 아크 후방 지역에서 인구가 공을 잡자마자 사악한 미소를 띠며 강력한 인스텝 킥을 때려버렸으니까.
퍼어어엉-!
순간 대포 소리가 고막을 찔렀다.
휘익-!
흠칫!
이번엔 육탄방어는커녕 경직된 나머지 점프조차 시도하지 못했다.
부지불식간에 센터백과 풀백 사이를 통과한 공은 좌측 포스트 상단을 크게 울렸고 말이다.
태애애애애앵-!
콜 얼슨은 3초가 지나도 때애애앵~ 울리는 포스트에 금세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때, 해설진은 외쳤다.
[아 잠깐만요! 공이..., 터졌는데요?]
그 말처럼 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온 공은 안 속 내용물을 가죽 밖으로 토해낸 채 사망했다.
이를 본 콜 얼슨은 이를 벙긋거렸다.
“...이, 이러다 다 죽겠어...!”
그건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1분 뒤.
뻐어어엉!
퍼어억-!
“쿠어어억...!”
이번에도 육탄방어로 입스위치의 센터백, 앨런 랭커가 가슴팍으로 공을 막아냈다.
곧장 그는 고통스런 신음과 함께 두 무릎을 꿇어버렸다.
‘아, 아파...! 그것도 존나게 아파...!’
여태 맞아본 공 중에서도 심각할 정도로 아팠다. 이건 시간 지연 정도가 아니었다.
충격에 부릅뜬 눈으론 생각했다.
‘뼈, 뼈가 다 울릴 정도야...!’
아니, 갈빗대가 부러진 느낌이었다.
힐끗 정면을 본 앨런은 그만 온몸의 핏기가 가셨다.
‘저, 저놈...!’
“흐허허허허헣.”
불과 몇 미터 거리에 선 인구가 자신을 향해 사탄 같은 웃음을 짓고 있었으니까.
저 얄궂은 표정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지금 저놈은 일부러 선수를 맞추고 있는 것이다!
마치, 볼링장의 볼린핀을 맞추는 것처럼!
그 생각대로였다.
‘텐백으로 방어하면 그냥 부수면 돼.’
추가시간 4분이 남은 시점, 인구는 동료의 패스를 받자마자 사정없이 오른발을 휘둘렀다.
뻐어어어엉-!
경쾌한 울림 뒤 발등을 맞고 쏘아진 공은 삽시간에 입스위치의 텐백이 있는 지역으로 날아갔다.
순간 그 입꼬리는 째질 것처럼 귓불에 걸렸다.
흠칫, 멈칫!
찰나의 시간, 두 센터백 콜 얼런과 앨런 랭커가 좁은 공간 사이를 두고 서로 눈치 보듯 주저하는 게 보였으니까.
그 잠깐의 주저만으로...,
촤락-!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인쿠우우우우우우! 강력한 오른발 인스텝 킥으로 때려 찬 공! 센터백 사이를 부지불식간에 통과한 공이 기어이 말아 올라가듯 골망 안쪽 상단을 강하게 물결칩니다아아아!]
경기 종료 10초를 앞두고선 페널티킥마저 내주었다.
뻐어엉!
투읏-!
[아! 콜 얼런! 인쿠의 슈팅을 그만 손으로 막아버렸어요...!]
[팔 동작이 부자연스러웠죠! 마치 깜짝 놀란 것마냥 아예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으니 말입니다! 몸을 던지는 골키퍼처럼요...!]
그리고 페널티 키커로 나선 인구는 어려움 없이 추가 골을 작렬해냈다.
삐, 삐, 삐이이이이이이이!
대역전극과 함께 주심은 경기를 그대로 종료시켰다.
홈팬 보이즈들이 절망한 반면, 원정팬 툰들은 우승이라도 한 것마냥 즐겁게 날뛰었다.
해설진은 흥분에 겨워 외쳤다.
[와...! 뉴캐슬이 리그 41라운드를 승리로 장식하며 남은 5경기와 상관없이 최소 순위 2위를 확정 짓는 데 성공했습니다아아!]
이는 EPL 승격 확정을 말함이었다.
< 085. 늑대가 되기로 했다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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