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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160화 (1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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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0. 새로운 뉴캐슬 (5) >

아빠는 축구를 너무 잘해!

160화 새로운 뉴캐슬 (5)

경기 시작부터 맞이한 첫 찬스에 네이마르는 회심의 슈팅을 날렸다.

그 직전 누군가 이 새끼야, 여기! 라고 버럭 소리쳤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태애앵-!

“아으...!”

허나 강하게 때려 찬 슈팅은 좌측 포스트를 강하게 울리며 굴절됐다.

네이마르는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아! 네이마르의 슈팅이 포스트를 맞고 크게 굴절됩니다아..!]

타앙-!

[굴절된 볼을 멀찍이 걷어내는 레버쿠제엔!]

오우우우우-

관중석에 자리한 툰들도 네이마르처럼 하나같이 머리를 감싸 쥐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

짝, 짝, 짝, 짝, 짝!

그새 관중들은 오직 네이마르를 향해 박수 갈채를 보내주었다.

멀지 않은 거리 팬스 가까이 있던 팬들은 제 이름을 연호하기까지.

네이마르으! 네이마르으! 네이마르으으!

피식!

네이마르의 입가엔 얄궂은 미소가 걸렸다.

‘이 맛이지!’

바르셀로나, 파리 생제르맹에서도, 그리고 이번 뉴캐슬에서도 팬들은 자신을 성대하게 맞이해주었다.

또 기대하고 있었다.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를 농락하기를 말이야.’

직후 골까지 넣어 뉴캐슬에 승점을 선사하기를 바랐다.

나아가 최근 치러진 4경기를 통해 네이마르는 확신하고 있었다.

파리 생제르맹에서의 초창기처럼, 이 뉴캐슬이라는 팀에서 자신은 유일한 에이스가 될 수 있노라고.

‘여긴 킬리안 음바패도 없잖아.’

솔직한 말로 2019년도 이후 들어 파리 생제르맹은 자신보다 킬리안 음바패 중심으로 돌아갔었다.

실력적으로 자신은 결단코 부족함이 없었다.

그럼에도 밀려난 건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잦은 부상이랑 국적...!’

킬리안 음바패는 프랑스 축구의 상징이 아니던가.

단연 파리 생제르맹으로선 자국 선수를 보다 우대할 수 밖에 벗을 터였다.

‘거기에 실력까지 나랑 엇비슷하니까.’

꾸준히 파리 생제르맹 수뇌부와 마찰을 빚은 것도 이적의 원인이라면 원인이었다.

반면 뉴캐슬은 달랐다.

일단 눈에 띄는 스타플레이어라곤 딱 한 명.

‘인쿠 마가 다잖아.’

그의 나이는 올해 서른이었다.

문득 이런 향수도 느꼈다.

‘마치 2017년에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했을 때랑 비슷한 분위기랄까.’

당시엔 애디손 카바니라는 우루과이 선수가 파리 생제르맹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허나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내가 파리에 입성했으니까.’

파리의 전술도 빠른 시간 자신을 중심으로 맞춰졌고 파리 서포터즈도 카바니보단 자신과 더 사랑에 빠졌다.

어디서나 네이마르는 항상 자신이 중심이었으면 했다.

‘바르셀로나를 떠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고.’

뉴캐슬을 택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고 말이다.

올 시즌, 또는 요 몇 시즌 동안 가장 성장 기대치가 높아보이는 구단이 바로 이 팀이었으니까.

바로 그때였다.

“음?”

터벅, 터벅, 터벅-

한 선수가 막 자신의 옆을 지나쳤다.

검은 머리칼에 한 덩치 하는 인구였다.

그런데 힐끗 자신을 본 녀석의 눈빛이 왜인지 심상치 않았다.

‘이 놈...’

오랜 축구 경험을 쌓아온 만큼 네이마르는 그 눈빛이 무슨 의미인지 단번에 알아챘다.

‘왜 패스 안 했냐고 따지려고 했다가 꾹 참고 돌아서는 거잖아.’

파리 생제르맹에서 활약할 당시 이런 저런 이유로 애디손 카바니와 꽤 다툰 바가 있었다.

그때의 향수가 얼핏 코끝을 스치는 기분에 네이마르는 다시금 피식, 하니 웃음을 흘렸다.

축구에선 팀 내 포지션 경쟁 뿐만 아니라 그 외적인 서열 다툼도 있는 법 아니던가.

네이마르와 같은 스타플레이어는 팀의 기준점을 어떤 선수에 두냐를 두고 경쟁을 치르기도 하였다.

‘그렇게 카바니는 나한테 패했었다고.’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구단도 있으나 네이마르가 경험한 뉴캐슬은 달랐다.

‘요 몇 경기는 인쿠 위주로 흘러갔어.’

그렇듯 네이마르는 일찍이 인구를 비롯한 선수들에게 확인시켜주고 싶었다.

‘내가 너보다 위라는 걸 말이야.’

딱 잘라 말해 뉴캐슬에서도 자신은 팀의 대들보이자 중심이 되어야 했다.

빅찬스를 비롯한 페널티킥, 프리킥을 몽땅 자신이 독차지할 정도로.

*       *       *

전반전 41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며칠 전 기자회견장에서 자신감을 보였던 페터르 보츠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그는 긴장한 얼굴로 움찔, 움찔 몸을 떨었다.

그도 그럴 게...,

뻐어엉-!

흠칫!

[오옷 네이마르 주니호르의 중거리 슈티이잉-!]

치잇-!

[레버쿠젠의 골키퍼 루카시 호라대스키가 온 몸을 던져 손끝으로 아슬아슬하게 쳐냅니다아!]

[앞으로 굴절된 고오옹!]

타앙-!

[아앗! 센터백 에드몽 탑수바가 걷어내기 직전, 인쿠가 오른발 콧발로 때려차네요오~!]

틋-!

스윽-!

[아아아! 이마저 놓치고 마는 뉴캐스으을...! 포스트 바깥으로 살짝 빗나갑니다!]

[오? 주심이 코너킥을 선언하는군요!]

[뒤쪽에 있던 티모시 포수맨사의 발끝을 맞고 굴절되었다고 본 모양입니다!]

꿀꺽...!

페터르 보츠는 마른 침을 삼켰다.

불안한 시선 속엔 흉흉한 기세의 뉴캐슬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죄다 레버쿠젠의 박스 안으로 발을 들였다.

우측 코너킥 키커는 네이마르.

보츠의 속은 엉망진창이었다.

‘이게 무슨...!’

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뉴캐슬을 상대로 꽤 치열한 전투를 벌일 수 있으리라 보았던 그다.

하지만 막상 전반전 41분 동안 레버쿠젠의 슈팅 횟수는 고작해야 2회에 그쳤다.

반면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전반전에만 총 17개의 슈팅을 때렸다.

‘운 좋게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만...’

간담을 서늘케 하기엔 충분했다.

저런 찬스가 지속해서 나오는 만큼 언제 실점을 허용해도 이상치 않았고 말이다.

더욱이 네이마르와 인구가 볼을 소유하면 레버쿠젠 선수들은 단 한 차례도 볼스틸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 두 사람의 존재만으로 선수들은 자기도 모르게 박스 안으로 웅크려 들었고 말이다!

그때였다.

타앙-!

양발을 자유롭게 다루는 네이마르가 왼발 인사이드 크로스를 올렸다.

“조나단...!”

보츠는 버럭 외쳤다.

센터백 조나단 타가 머리 살짝 위 높이로 휘어져 날아오는 크로스를 중간에서 헤더로 잘라내기를 바란 거다.

허나 조나단 타는 감독의 바람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퍼억-!

“으윽!”

녀석이 페널티 안쪽에서 우측 바깥으로 뛰어나가려던 그 타이밍에 인구가 어깨 푸싱으로 밸런스를 흔들어버렸으니까.

타앙!

바로 그때, 두 걸음 앞에 있던 살로몬 런던은 머리를 골문 방향으로 뒤로 젖혀 낙하한 공을 굴절시켰다.

촤락!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살로몬 런더어어어어언~!]

[뉴캐슬 유나이티드! 두드리고 두드린 끝에 기어이 선제골을 만들어냅니다아아!]

[환상적인 득저어어엄~!]

“우오오오옷!”

올 시즌 3번째 골에 성공한 살로몬 런던은 제자리에서 양 손을 방방 흔들며 기쁨을 표호했다.

*       *       *

후반전 20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양 팀의 스코어는 1 : 0.

단순 스코어는 1점 차였지만 레버쿠젠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의 표정은 실시간으로 썩어갔다.

그도 그럴 게 뉴캐슬이 경기 내내 반코트로 몰아붙이다시피 압박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마르는 기회만 되면 슈팅을 때렸다.

한편으로 레버쿠젠의 감독, 페터르 보츠는 그 부분 만큼은 다행이라 여겼다.

‘네이마르의 슈팅은 다소 무리수야.’

그보다 훨씬 더 좋은 위치에 인구를 비롯한 런던, 그 외 선수들이 있었다.

그거도 전, 후반전 통틀어 10번은 넘게!

하지만 네이마르는 동료들이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 있더라도 직접 슈팅을 노렸다.

그래서일까?

전반전엔 팀플레이를 중점으로 움직이던 인구도 어느 순간부터 네이마르를 향한 패스 횟수가 줄었다.

대신 때때로 그는 레버쿠젠의 센터서클에서 기습적인 중장거리포를 구사했다.

지금도 그랬다.

뻐어엉-!

흠칫!

보츠는 고막을 강렬히 울리는 대포 소리에 전보다 크게 몸을 떨었다.

때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앵~!

인구의 대포알 슈팅이 크로스바 상단을 거하게 울리자 살짝 벌어진 입 밖으론 긴장에서 비롯된 숨이 터져 나왔다.

“허흣...!”

후반전 20분이 흐른 동안 벌써 뉴캐슬은 30개의 슈팅을 돌파했다.

반면 레버쿠젠은 여전히 2개.

인구와 네이마르 사이에 부조화가 보이기 시작했음에도 보츠가 바짝 긴장한 이유였다.

두 사람의 호흡이 맞지 않더라도 그 둘은 혼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레벨에 이른 선수들이었으니까.

*       *       *

반면 한국 팬들은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찬스가 보임에도 인구를 향해 네이마르가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곤 직접 슈팅을 노렸으니까.

- <인생은 구만리> : 네이마르 이 새끼 벌써 몇 차례나 욕심부리다 득점 찬스 놓치는 거냐?

- <블루드래곤> : 네이마르가 인구한테 패스만 했어도 지금 최소 4 : 0 스코어일 듯?

- <점심은돼지국밥> : 이 새끼..., 그냥 혼자서 다하려 하네;;

-

*       *       *

전반전 27분.

툭, 탓- 투웃-!

오옷, 오오오옷!

네이마르가 현란한 개인기로 한 선수에 이어 두 선수를 불시에 제쳤다.

자리에서 일어난 팬들의 탄성 어린 고조는 점차 높아졌고 이에 화답하듯 네이마르는 보다 더 화려한 개인기를 구사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 빠르게 돌파해서는-!

투웃-!

속도가 붙은 그대로 한 걸음 차까지 접근한 센터백 탑수바를 상대로 사포를 구사했다.

탑수바의 머리는 뒤로 홱 젖혀졌다.

“이런 @[email protected]@!”

수비수에게 알까기보다 더한 치욕이라는 사포에 입밖으론 욕지거리가 터져나왔다.

더욱 열이 받는 건 두 눈 뜨고 코 베인 수준으로 그대로 공을 머리 뒤로 허용했다는 거다!

스윽-!

네이마르마저 자신의 우측 배후로 빠르게 지나쳤다.

과정에서 흥분한 탑수바는 상체를 힘껏 비틀어 네이마르를 향해 양 손을 뻗어 그 몸을 붙들어버렸다.

직후...,

철푸덕-!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아아! 페널티키이익! 주심! 페널티킥을 선언합니다아아!]

[네이마르가 지난 리그 경기에 이어 2연속 페널티킥을 만들어내는군요오오!]

뒤로 나자빠졌던 네이마르는 콧잔등을 찡긋하고는 런던의 부축을 받아 몸을 일으켰다.

이어 제일 먼저 한 일은 근처에 정지한 공을 주워들어 왼쪽 옆구리에 끼우는 거였다.

‘라파엘 감독은 페널티 키커로 인쿠를 1순위로 선정하긴 했다만...’

방금 건 자신을 줘도 할 말이 없을 정도가 아닌가?

‘거의 뭐 혼자서 다 헤집어 놨잖아? 응?’

인구도 분명 지난 라운드 때처럼 자신에게 PK를 양보해주지 않을까 싶었다.

굳이 양보하지 않더라도 네이마르는 이 찬스를 남에게 넘겨줄 생각이 없었다.

그렇듯 네이마르는 페널티 마크 뒤에 공을 꽈악 옆구리에 품은 채 버티고 섰다.

시선은 오직 골망만을 바라보며.

[아아, 네이마르가 직접 페널티킥을 차려는 모양인데요?]

[지난 시즌만 해도 뉴캐슬의 페널티 키커는 인쿠였는데 말입니다!]

[올 시즌은 오늘 것까지 두 차례 만들어낸 페널티킥 모두 네이마르...!]

해설진은 채 말을 끝맺지 못했다.

[어어? 뭔가요?]

[인쿠! 네이마르를 향해 다가갑니다!]

[어째 표정이 심상치 않은데요...!]

그 말처럼 인구가 성큼성큼 다가간 것이다.

해설진으로선 이 장면이 익숙했다.

과거 애디손 카바니와 네이마르 사이에 벌어졌던 PK 다툼이 떠올랐던 거다.

네이마르도 뒤쪽에서 인구가 다가옴을 인지했다.

고로 그는 옆구리에 낀 공에 보다 더 힘을 주었다.

녀석이 분명 말로 통하지 않으면 공을 빼앗으려 들게 뻔했으니까.

그렇게 인구가 약 한 걸음 차까지 다가왔을까?

스윽-

네이마르는 그를 향해 몸을 돌려 웃는 낯으로 먼저 말했다.

“이번 건 내가 좀 찰...!”

허나 그는 채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인구가 세상 흉악한 얼굴로 으르렁거렸으니까.

“줫만한 새끼가 잠자코 지켜봤더니 아주 대차게 기어오르네? 내가 패스, 패스하라고 했지? 근데 이 새끼가 고막에 피어싱이라도 박았는지 들은 체도 안하더니만 이제야 나한테 먼저 말을 걸어? 네 품에 낀 그건 뭐고? 갈비뼈 1번부터 7번까지 박살내줄까? 다시는 축구공 그렇게 옆구리에 못 끼우게?”

“...”

세상 처음 겪는 언어폭력에 네이마르는 한순간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 160. 새로운 뉴캐슬 (5) > 끝

ⓒ 강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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