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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24화 (24/771)

횐 24화  Ep.24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다음 방문을 기 다리고 있겠습니 다.”

“아예.”

과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예의 바른 여직원의 인사를 받으며 나는 여관 밖으로 나왔다.

“여기 이름이 밤비노의 정원이었구만.”

그때 꿀밤녀 가 요 앞에 서 나보고 밤비 노의 직원 이 냐고 물었을 때는 ‘무슨 그런 좆같은 이름이 다 있나.’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놓고 보니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이름 같았다.

이것이 인식의 차이?

짤랑짤랑, 시론이 내 앞으로 남겨둔 은화 주머니를 소중히 품에 갈무리한 다음 나는 대충 경비대장님이 있을 것 같은 동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산돼지 꼬치가 하나에 祄동화!!”

“자〜 날이면 날마다오는 게 아니야〜 액운을 막아줄….”

“거 기 귀 여운 오빠〜? 이 팔찌 좀 보고가?”

확실히 다른 거리에 비해서 동쪽 거리가 시끌벅적했다.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경비대에 자릿세만 내면 길거리에 얼 마든지 노점을 세울 수가 있기에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가판이 열렸다 사 라졌다를 반복하며 거리의 활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여기 치안.생각보다괜찮은거 아닌가?”

자잘한 사건 사고야 샐 수도 없이 많이 일어났을 테지 만, 그런 거라면 길드 에서도하루에 열 번은주먹다짐이 일어나니 사실 사건에도끼지 못한다.

여기에 머문 지도 벌써 슩년 차고조금만 더 있으면 믫년 차에 접어드는데 정 말도시가 소란스러울 정도의 사건이라고는 나를 납치했던 검은뭐시기 인신 매매단의 공개처벌. 아니, 여기선 공개 형벌이었던가.

아무튼, 그 못된 년들의 형벌이 전부일 거다.

“아니, 진짜 좋은건가?”

생각해보면 대장간을 찾는다고 돈주머니를 허리춤에 차고 골목을 열심히 돌아다녔는데도 나에게 시비를 거는 여자들이 아무도 없었다.

돌이켜보면 그뿐만 아니라 잔심부름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니 면서 누군가 에게 붙잡혀 꼬투리를 잡히거나 으쓱한 곳으로 헌팅을 당할 뻔한 경험조차 없었다.

아니 , 뭐 . 시 선만큼은 아주 욕망이 가득 담긴 노골적 인 시 선으로 봐오기는 했지만, 딱히 강제하거나허락 없이 몸에 손을 대려는 여자들도 없었다.

뭐지?

지 금 생 각해 보니 까 뭔 가 존나 이 상한데.

날 팔아넘 겼던 그 씹 새들도 여 자 모험 가들에 게 심 심 치 않게 성희 롱을 당 하기도 했는데 노예 신분인 나는 그 흔한 성희롱조차 당한기억이 없다.

“흠…….진짜 존나 이상한데.”

“뭐가그렇게 이상한가?”

“예? 어?”

귀 에 딱딱 들어오는 똑 부러 진 목소리 에 고개 를 들었더 니 오늘도 금발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경비대장님께서 서 계셨다.

딴생각을 하며 걸었던 것 같은데 용케도 동문 경비대까지 잘 도착하다니.

나도 제법이구만.

“왜 그러지? 조금 멍해 보였다만.”

“아니, 아닙니다.그냥 잠깐딴생각을 하며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경비대 장님께서 눈앞에 계셔서 놀랐을 뿐입니다.”

“흠•••그런가?”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경비대장님은 살짝 굳은 얼굴을 하고선 본인의 뺨 이 나 눈 주변을 슬그머 니 만지 셨다.

“아, 오해하지 마십쇼. 이 놀랐다는 말 그대로 그냥 깜짝놀랐다는 소립니 다. 경비대장님 같은 미인이 눈앞에 갑자기 나타나면 솔직히 심장에 나쁩니 다.”

“미,미인… 이라니.크흠!! 그래서…. 이곳에는무슨 일로온 건가?”

얼굴이 굳은 것은 같았지만 살짝 뺨에 홍조를 띤 경비대장님이 헛기침을 하며 나를 힐끔거리셨다.

“혹시라도 성문을 나갈 목적 이라면 돌아가게. 허락해 줄 수 없으니까.”

“하하, 설마 그런 이유로 찾아왔겠습니까. 다른 게 아니고 경비대장님을 만나려고 찾아온 겁니다.”

“나

엩,,

—대박.

—와,씨… 미친. 실화냐.

—아니 시발. 모험가 새끼들이 길드숙소로 같이 올라가는 걸 봤다더니 그 게 구라가 아니었다고?

—뭐 야. 그럼 우리 대장님이 진짜 두 번째엩

!. ..

“크흐으으음一!! 주변이 조금소란스럽군. 일단 장소를조금옮기지.”

“옙.

나는 다른 경비들이 떠드는 소리를 최대한 못 들은 척하며 경비대장님을 따라 바로 옆에 있는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두툼한 모포가 깔린 간이 침 대 나 솜이 빵빵한 방석 이 놓인 의 자 등이 잔뜩 놓여 경비병들이 언제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막사.

“편한곳에 앉도록.”

“아,옙.”

나는 적당히 의 자 하나를 끌고 와 앉았다.

당연하면서도 슬픈 사실이지만, 이 의자조차 내 방의 침대보다 푹신했다.

“그래서…? 무슨이유로 날 찾아온건가.”

“아, 저녁 약속을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언제 시간이 되시는지 여쭤보 려고 왔습니다.”

“쿨럭—!!”

“경비대장님?”

“아, 아니다. 잠깐기침이….”

경비대장님은 잔뜩 붉어진 얼굴을 애써 숨기며 태연한 얼굴을 유지하려 했지 만, 잔뜩 굳은 얼굴과는 달리 푸른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는 것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 •••. 그런 약속을 했었지. 그런데 생 각해보면 식사를 얻어먹을 정도의 일도 아니 었기도 하고 굳이 ….”

—아〜! 그러고 보니 대장님께선 오늘 저녁에 뭐 일정이 있으시던가?

—일정? 그럴 리가! 내가 알기로는 석 달째 자택에서 단련만하신 걸로 아 는데?

—그래〜?

—그렇다니까!!

부들부들부들.

농담이 아니라 경비대장님의 얼굴에 누가 빨간색 물감을 들이부은 것처 럼 경비대장님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해있었다.

끼익.

호다다다닥一!!

경비대장님이 의자에서 일어나는 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막사 밖에서 급히 뛰어가는 발소리가 여럿 들려왔고 그에 경비대장님의 얼굴이 더더욱 붉어 졌다.

“•••꾈.”

어색하다.

너무 어색해서 죽을 거 같다.

민망함의 당사자가 나였다면 얼굴에 철판을 깔고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 나갔을텐데.

아쉽게도 경비대장님께선 이런 일에 전혀 면역이 없으신지 의자에 제대로 앉지도 못하시고는 그저 땅바닥만 하릴없이 노려보고 계셨다.

하는 수없지.

이 방법까지 쓰고 싶지는 않았지만, 계속 이렇게 있다가는 진짜 어색해서 뒈져버릴 것 같았다.

“경비대장님.혹시 제가마음에 들지 않으십니까?”

“무,무,무,무,무一슨…!! 그,그,그렇지 않다…!!”

“그런데 어째서 저와의 저녁 약속을 피하시려고하시는 겁니까?”

“아, 아니 그건… 정말식사를대접받을 정도의 일은 아니라고생각해서… ” •

“제 가 대접해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렸잖습니까. 그래도 싫으십 니까?”

그건… 아니… 다.”

항상 당차고 힘이 실려있던 경비대장님의 목소리가 쥐구멍에 숨어든 쥐의 숨소리처럼 작고 작았다.

“그럼 저랑 저녁 같이 드시는 겁니다?”

“……네, 네가그렇게까지 말하니… 그렇게 하지.”

“좋습니다.”

“끄응….”

경비대장님 이 자리에 풀썩 주저앉으며 양손으로 본인의 얼굴을 크게 쓸어내렸다.

“그럼 오늘 저녁에 시간괜찮으시죠?”

그래.”

이미 밖에서 부하들이 크게 떠벌린 탓에 경비대장님도 더 이상 도망갈구 멍이 없다는 것을 자각한 것인지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럼 메뉴는 어떤 게 좋으십니까?”

“너에게…. 전부 네 선택에 따르겠다. 아니, 가장 저렴한 곳으로….”

—그나저나 저번 주였던가? 가죽을 팔러 왔던 사냥꾼이 큰 뿔 사슴 고기를 싸게 넘겨주고 가지 않았던가?

—아〜 그랬지그랬지.특히 대장님께 잘보이겠다고좀과하게 얹어 줬었 지.

—그게 또 대충 구워도 입에서 살살녹을 정도로 맛있었지〜?

—아〜 그럼그럼. 아주 입에서 살살노…… 오옼?!

날카로운 바람 소리 와 함께 무언 가 내 얼굴 옆을 스쳐 지 나갔단 생 각이 듬 과동시에 막사밖에서 떠들던 경비병 한 사람의 단말마가들려왔다.

“잠깐. 여기서 기다리게. 절대 밖으로 나오지 말고.”

“……예.”

나는 언제 부러트렸는지도 모를 의 자의 두꺼운 팔걸이를 한 손에 들고 막사 밖으로 나가는 경비대 장님의 등을 슬그머니 돌아본 다음 조용히 눈을 감았다.

—히, 히익 !! 대장님 !!

—쿠엑 !! 사, 살려 주십쇼!!

―이 씨발!! 거 전부 대장 다 잘되라고 그런 거一엌 …!! 뼈, 뼈 맞았……켁….

아주 묵직한 타작 소리와 몇몇 경비들의 단말마가 어우러져 무척이나 끔 찍한선율이 되어 내 귀에 흘러들어왔다.

—이년들 치우고 여기도 내가 나오기 전까지 정리하도록.

—예,옙!!

“후우… 못난 꼴을 보였군.”

“아닙니다.”

나는 등 뒤에서 들려오는 경비대장님의 말에 칼같이 대답하며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그도 그럴 것이 안쪽으로 흘러들어온 바람에 미 약하지만 비릿한. 피 특유 의 냄새가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저녁.오늘저녁으로하지. 장소는 내 자택으로. 마침 괜찮은고기가 남아있어서 말이다.”

“그, 그렇군요. 그럼 … 요리를 제 가 하면 되 겠습니 까?”

“그건 상황을 봐서 결정하도록 하지. 잠깐 기다리게.”

경비대장님 께서 다시 막사 밖으로 나갔다.

—빨리 치워라.

—옙!! 이 썅년아!! 그따위로 삽질하면 땅이 잘도골라지겠다!!

—죄송함다!!

경비대장님이 나가자마자 팍!팍!팍! 거친 삽 소리가 막사 안까지 들려왔 다.

경비대장님이 한마디 하면 고참 병사가 소리를 쳤고 아래 병사들이 목이 찢어지라 외치며 삽질하는 악순환이 한참이나 이어졌다.

“스미스.”

“옙!!”

난 갓 전입신고를 마친 신병이 된 기분으로 경비대장님의 부름에 의자에 서 벌떡 일어나며 대답했다.

“업무가끝나면데리러 가겠다.모험가길드에 있을건가?”

“옙! 모험가 길드에 있을 겁니다!!”

“알겠다.그럼, 밖의 병사가부를 때까지 잠깐 이곳에서 쉬도록. 나는 업무 가 있어서 먼저 가보지. 나중에 저녁에 보도록하지.”

등 뒤 로 경 비 대 장님 이 막사를 빠져 나가는 소리 만 들려왔다.

한참을 서 있던 나는 긴 한숨을 내쉬며 거의 쓰러지듯의자에 주저앉았다.

무슨 가면을 쓰는 것도 아니고 사람의 태도가 한순간에 저렇게 변할 수가 있는 걸까.

너무 무서워서 오줌을 지릴 뻔했다.

그러고 보면 나는 가끔 이곳의 여자들이 너무 잘 대해줘서 이곳의 생태를 곧잘 망각해 버리는 버릇이 있는 것 같다.

이곳 경비대만 해도 겉모습만 이쁘고 섹시한 누님들이지 지구로 치면 하 나같이 체격 좋고 건장한 형님들이 창칼을 손에 들고 엄중히 근무를 서는 곳 이다.

심지어 지구에 있는 형님들은 일단 인간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데 이 곳의 몇몇 누님들은 너무나도 가볍게 인간의 틀을 벗어난 괴력을 보여주곤 했다.

대표적으로 시론이 그랬고 지금와서 보니 경비대장님도 인간의 틀을 벗어 난 사람 중 한 명 같았다.

난 아직도 내 뺨을 스치고 지나가 막사 밖의 병사를 저격한 물건이 뭔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뭔가… 뭔가생각했던 그림이 아닌데….”

아직 도 막사 밖에 서 들려 왔던 매 타작 소리 와 고참 병 사들의 단말마가 만 들어낸 끔찍한 음율의 충격이 귓가에 생생히 남아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 다.

—왁! ! 데 니 아가 발작을 일으켰다! ! 사제 !! 사제 불러와! !

—어우씨 … 내 가 대 장님 놀려 먹을 때부터 알아봤다. 야. 대충 피만 골라 내고 적당히 마무리해라. 난 사제 부르러 갈 테니까.

막사 밖이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덤으로 내 마음 역시 심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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