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화 Ep.91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누군가 속이 꽉 찬 나무 빠따로 뒤통수를 후려친 것처럼 머리가 얼얼했다.
“아니 시발?”
너무 어처구니 가 없어서 찐텐으로 욕이 튀 어나왔다.
그소리가 시론의 귀에도 들어갔는지 밖에서 부스럭 소리가들렸다.
“병신아. 갑자기 왜 그래?”
“아, 아니. 집 에 창문을 안 닫고 온 것 같아서.”
“•••어휴. 지랄은 진짜.”
시론이 ‘사람놀라게 하고 지랄이야….’라고 작게 중얼거리며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유독 비 어 있는 자루를 한 손으로 누르며 머 리 를 긁적 였다.
다시 한번 말하는 건데 너무 어처구니가 없으니 오히려 정신이 얼떨떨했 다.
내가 지금 기부라는 이름의 약탈을 회사에 당한 게 맞는 건가?
자루의 주둥이를 붙잡고 당겼다 밀었다를 반복하며 몇 번을 다시 생각 해봤다.
아무리 생 각해봐도 내 가 삥을 뜯긴 게 맞는 모양이 다.
그것도 입사한 지 4년째 되는 회사에 말이다.
아니, 이런 쓰벌?
여태까지 받아 본 적도 없는 월급을 한 번에 받아도 모자랄 판국에 뭐엩 기 부? 이런 가족 만수무강할 새끼들을 봤나.
“후우
순간적으로 열이 확 뻗쳐 올랐으나, 나는 한숨을 내쉬는 것으로 일단 활활 타오르는 속을 잠깐 진정시 켰다.
그래. 어차피 내가 여기서 지랄 발광을 해봤자 변하는 건 없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배 알이 뒤틀릴 정도로 화가 난 상태 다.
그러나 화를 낼 대상도 없고 또 만날 방법도 없다.
고로, 여기서 길길이 날뛰어 봤자변하는 건 고블린 똥만큼도 없으며 그저 나만 피곤해질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후우….”
시벌 새끼들.
종류별로 30%씩 뜯어가는 미친 애미터진 새끼들.
아, 이게 아니지 .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며 재료 보관소를 열었다.
《재료 보관소 목록》
©순수 철: 1,291kg
©강나무: 1.67kg
새롭게 만들어야 할 스타킹은 275짝.
한 짝에 2kg을 넣어야 하니, 총 필요한 순수 철은 550kg.
“좋아. 충분하구만.”
나는 당황하지 않고 칸막이의 문을 슬쩍 엉덩 이로 밀어 닫았다.
다행히 세 부위로 나눠서 스타킹을 만들었는데 사라진 것은 팔에 낄 부위 뿐이었다.
빈 자루를 활짝 펼친 나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새로운 스타킹을 차곡차곡 만들어 냈다.
—병신아. 안에서 뭐해?
“어, 잠깐 정리. 금방 나갈거야.”
—나올 거면 빨리 나와. 저 눈 돌아간 년 슬슬 올라온다.
“엉.,,
아무래도 케 르낙스가 병사들의 교통정 리를 끝마친 모양이 다.
나는 검지와 중지를 이용해 ‘창조’ 칸을 매서운 속도로 두드렸다.
주둥이가 활짝 열린 자루 안으로 새로운 스타킹이 후두두둑 떨어져 쌓였 다.
“음.성능 확실하구만.”
갑작스럽게 삥을 뜯어간 것은 다시 생각해도 몹시 괘씸했으나, 성물 창조 의 기능을 보면 이게 또 끓어오르던 화가 살살 가라앉았다.
《재료 보관소 목록》
©순수 철 : 741kg
©강나무: 1.67kg
빼앗긴 275짝의 스타킹을 만들고도 아직 철에는 여유가 있었다.
보관소의 목록을 보며 나는 생 각했다.
만약에 내가조금더 머리를잘굴려서 남아있던 마차에 쌓여 있는철까지 모조리 보관소에 넣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어떻게 되긴.”
만약그랬다면 지금쯤 나는 정말 배알이 꼴려 바닥에 드러누워 끙끙거리 고 있었을 거다.
동시에 생각했다.
이 빌어먹을 회사가 한 달에 한 번씩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내 의사와는 전 혀 무관하게 내가 가진 재산의 종류별로 30% 약탈해 갈 것이라는 걸 말이다 •
“아니 잠깐.”
나중에 집이나 땅을 산다면 그것도 30%만큼 가져가는 건가?
만약그런 거라면 나는 평생 내 소유의 집과 땅을 가질 수 없을 거다.
매달 30%씩 가져간다면 넽년이 지나지 않아 집과 땅은 완전히 사라지고 없 을 테니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그건 아니겠지.”
집은 가능성이 있었으나 땅은 다시 생각해봐도 조금 아닌 것 같았다.
땅을 가져간다면 막말로 이 대륙의 면적이 줄어든다는 소리고 내가 땅을 살 때마다 이 대륙이 계속 줄어든다는 소리니 말이다.
내 가 분노를 삭이 며 이 런 시 답잖은 생 각을 하고 있을 때 였다.
칸막이 밖에서 병사들의 앓는소리가들려왔다.
케르낙스가 마차의 문을 연 모양이 다.
나는 얼른 칸막이의 문을 열었다.
마침 안으로 올라오던 케르낙스와 시선이 마주쳤다.
나는 자연스럽게 칸막이의 문을 닫으며 올라오던 케르낙스의 허리를 살 짝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스, 스미스?”
얌전히.”
당연히 아직 케르낙스가반쯤 발을 걸친 상태였기에 마차의 문이 닫히지 않았다.
덕분에 앓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굴러다니던 병사들이 아픈 것도 잊은 것 처럼 입을 다물더니 나와 케르낙스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내 말대로귀엽게 눈을 껌뻑이며 얼어 있는 케르낙스의 콧등에 가볍 게 입술을 맞췄다.
케르낙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착각인지 모르겠는데 어디선가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안고 있던 케르낙스의 허리를 놓아주었다.
“케르낙스.”
“•••꾈.”
눈을 크게 뜨고 굳어버린 케르낙스를 보며 나는 다시 뺨에 입을 맞췄다.
“아…….”
“케르낙스?”
어?”
평소의 케르낙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얼빠진 소리가 케르낙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케르낙스가 눈을 몇 번 깜빡였고 목 아래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귓불까지 붉은 기운이 하얀 피부를 물들였다.
나는 다시 한번 케르낙스를 불렀다.
“드,듣고 있다….”
케르낙스가 그제야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병사들에게 줘야할게 있는데.지금괜찮을까?”
“병사들…… 아. 그, 그렇군. 그렇지. 자, 잠깐만 기다려라.”
케르낙스가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얼른 뒤돌아 걸치고 있던 발을 물렸 다.
“리나!!”
케르낙스가 마차 앞에 서서 리나씨의 이름을크게 외쳤다.
그런데 내 기억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분명 유리창을구경하고 있던 인파 에 리나씨가섞여 있었다.
예.
99
다행히 내 기억은 정확했다.
마차에서 조금 떨어진 바닥에 잘찌그러진 캔처럼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리나씨가 힘겹게 손을 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 곳에서 자면 입 돌아간다.”
a 99
드러누워 있던 리나씨의 눈이 참으로묘하게 가늘어졌다.
대 충 속으로 무슨 생 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그런 묘한 눈이 었다.
“평생 누워서 쉬게 만들어 줄 수도 있다.”
흑.”
리 나씨 가 무척 서 럽 다는 듯이 눈물을 찔끔 흘리 며 후들거 리는 팔로 땅을 짚으며 천천히 일어났다.
“스미스가 너희에게 줄 것이 있다고 한다.최대한빠르게 병사들을 이 앞 으로 정렬시키도록.”
« 11”
가늘던 리나씨의 눈이 조금 전, 케르낙스처럼 휘둥그레졌다.
그뿐만 아니라 주변에 누워 있던 처참한 모습의 병사들이 거짓말처럼 벌 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에서 일어난 병사들이 뒤돌아 리나씨를 바라봤다.
리 나씨도 병사들을 바라봤다.
갑자기 서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집 합!! 당장 중앙 막사 앞으로 집 합!!”
“꾸물거리는 년들은 나중에 대가리 박을 줄 알아!!”
“빨리빨리 움직여!!”
리나씨와 병사들이 사방으로 뛰어가며 시끄럽게 외쳐댔다.
“지랄들 한다진짜.”
“……하아.”
시론이 ‘쯧쯧’ 혀를 찼고 케르낙스도 뭔가 몹시 부끄러운 것을 들킨 사람 처럼 고개를숙이며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튼, 나는 병사들이 금세 모일 것 같았기에 칸막이 안으로들어가새롭 게 만든세 부위의 스타킹을 꺼냈다.
내 가 스타킹 을 들고나오자 시 론이 자리 에 서 일 어 났다.
아무래 도 같이 나가줄 생 각인 모양이 다.
나는 시론과 함께 밖으로 나왔고 케르낙스가 내 오른쪽에 붙었다.
나는 시론과 케르낙스를 양옆에 끼고 병사들이 모이는 것을 기 다렸다.
“병사들이 소란스럽던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겁니까?”
병사들이 하나, 둘 모이는 사이에 그릇을 반납하러 갔던 기에나씨와 베네 오경이 돌아왔다.
나는 기에나씨에게 손에 들린 스타킹을 보여주며 말했다.
“이거에 대한 착용법을 알려주고 지금 나눠주려고요.”
“아,그럼. 꺼내와야겠네요.”
기에나씨는 아무렇지 않게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기에나씨의 뒤에 서 있던 베네오경은 잠깐 내 손에 들린 스타킹을보더니 슬그머니 옆으로 가 잠자듯 웅크리고 있던 드레이크의 옆에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아무래 도 베 네 오경 도 스타킹 에 관심 이 있는 듯 보였다.
“대장님. 한 명도 빠짐없이 전원 모였습니다.”
케르낙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주변을 둥글게 감싼 병사들을 보며 생각했다.
이곳에는 단상이나 영상기가 없어 이런 상태라면 내 설명을 듣지 못하는 병사들이 절반 이상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다행히 그런 생각은 나만하고 있던 것이 아니었는지 케르낙스가 리나씨에게 몇 가지 추가사항을 지시했다.
“십인장은 빠짐없이 앞으로 불러라.”
“옙!!”
리나씨는 살짝 부어오른 이마에 아무렇지 않게 경례를 올리며 후다닥 뛰 어갔다.
얼마지나지 않아 뒤쪽에서 20명의 병사가 리나씨를 따라 앞으로 나왔다.
케르낙스가뒤에서 추가된 20명과 기존에 앞에 있던 10명을 가리키며 말 했다.
“저 녀석들이 듣고 나머지 병사들에게 알아서 설명해 줄 거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케 르낙스가 한 발 뒤 로 물러 났다.
시 론도 케 르낙스를 따라 뒤 로 물러 났다.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었다.
“크흠!!”
누구 하나 예쁘지 않고 귀 엽지 않은 병사들이 없었다.
이런 미인들의 시선이 집중되니 괜스레 긴장이 됐다.
차라리 털 시커먼 남자새끼들이 훨씬 편했을 것 같단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내가빨리 끝내야그만큼 병사들이 빨리 쉴 수 있기에 나는대충 목을 가다듬고 내가 새롭게 나눈 세 부위의 스타킹을 하나씩 펼치려다가 잠 깐 멈칫했다.
생각해보니 이걸 착용하는 것도 보여야 하는데 여기서 내가 바지를 걷어 올렸다가는 100%확률로 시론과 케 르낙스가 나중에 나에 게 잔소리 를 할 것 이 눈에 그려졌다.
그렇다고 시론과 케르낙스를 부르자니 조금 거시 기했다.
또, 리 나씨나 다른 병 사들을 불러 내는 것도 뭔 가 오해를 불러 일으킬 것 같 고동시에 시론의 질투를유발할 것 같았기에 꺼려졌다.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유일하게 시론과 케르낙스에게 무해하다는 인식 이 박혀 있는사람… 아니, 엘프에게 시선을돌렸다.
빵빵한 자루 옆에 서 있던 기에나씨는 갑작스럽게 내 시선을 받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마침 반바지를 입고 있는 기에나씨에게 손짓했다.
....
“잠깐만도와주세요.”
“예.그럴게요.”
역시나 기에나씨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내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우선 다리에 착용할 스타킹을 쫙 펼쳐서 모두가 볼 수 있게 한 바퀴 돌았다.
“자,이렇게 발부분이 평평한게 다리에 착용하는 부위입니다.”
모두에게 보여준 다음, 나는 기에나씨에게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것을 신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어야 하는데 내가 부탁한 주제에 기에나 씨를 맨발로 땅을 밟게 하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기 에나씨. 신발을 벗고 발을 저한테 주세요.”
“•••꾈예?”
처음으로 기에나씨가 내 말을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한 것처럼 눈을 껌뻑였 다.
나는 손으로 발을 가리 키며 다시 말했다.
“신발벗고 발주시죠.”
“어……예에.”
기 에 나씨 가 말을 늘리 며 고개 를 느릿하게 끄덕 였다.
내 부탁대로 기에 나씨 가 신발을 벗고 조심스럽게 내 허벅지 에 발을 올렸 다.
나는 스타킹을 쭉 벌린 다음 기에나씨의 작고 새하얀 발을 집 어넣었다.
그다음은 별 거 없이 그냥 쭉쭉 잡아당겼다.
당연히 당기는 동안 자연스럽게 기에나씨의 부드러운 종아리나 허벅지를 손등으로 조금 쓰다듬었다.
아무튼, 스타킹을 쭉 당겨 대충 반바지 위까지 끌어 올린 나는 다시 기에 나씨의 발에 신발을 신겨준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병사들에게 말했다.
“이렇게 허벅지 위까지.최대한당겨 착용하면 됩니다.”
병사들이 뺨을 발갛게 붉힌 상태로 대답 없이 고개만 멍하니 끄덕였다.
뭔가 떨떠름한 반응이 었다.
거기다 갑자기 등이 따끔따끔거렸다.
고개 를 돌리 니 시 론과 케 르낙스가 상당히 오묘한 시 선으로 기 에 나씨의 뒤통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에 내 시선도 자연스럽게 기에나씨에 향했다.
놀랍게도 언제나 새하얗던 기에나씨의 귓불이 눈에 띌 정도로 새빨갛게 익어 있었다.
나는 마른 침을 삼켰다.
내가또 누군가의 스위치를 켜버린 것은 아닌가하는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론과 케르낙스의 눈이 점점 가늘어지는 것을 본 나는 얼른 다음 스타킹을 펼쳐 병사들에게 보여줬다.
그렇게 시선을 다시 나에게 주목시키고 속전속결로 나머지 두 부위에 대 한 설명을 끝내고 기에나씨의 손과 몸에 두르는 것을 보여주었다.
“커흠, 보셨다시피 착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다만, 마지막에 몸에 두르 는 이 것만 반으로 갈라 착용하시 면 됩 니다. 귀찮으시 면 그냥 대충 둘러도 상 관은 없지만 그럼 면적이 줄어드니까 개 인적으로는 꼭 반으로 갈라 옷에 덧 입어 주시길 바랍니다.”
—옙!!!
다행히 마지막엔 병사들이 우렁차게 대답하며 고개를끄덕여 주었다.
“기에나씨?”
“•••꾈예?”
“그, 이제 벗어주셔야해서.”
“아예. 아아. 네. 알겠습니다. 아니 … 예.”
기 에나씨 가 팔을 허우적 거리 다가 이내 정신을 차린 듯한 얼굴로 다리와 팔, 몸에 두른스타킹을 벗어 나에게 주었다.
나는 그것들을 원래 있어야 할 자루에 넣으며 케르낙스를 바라봤다.
케르낙스는 여전히 기에나씨의 뒤통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케르낙스?”
그래.”
그저 불렀을 뿐인데, 케르낙스가고개를 끄덕이며 병사들 앞에 섰다.
“리나가 통제하고 십인장부터 앞으로 나와 한 짝식 가져가도록.”
리 나씨 가 대표로 대 답하며 앞으로 나왔다.
뒤 이 어 십 인장들이 나와 부위 별로 한 짝씩 스타킹을 챙 겼고 뒤 이 어 병사 들도 열 명 단위로줄지어 나와 자신의 몫을 챙겼다.
철그럭.
고개를 돌리니 여태 앉아 구경하고 계시던 베네오경이 자리를 털고 일어 나고정석이나 다름없는 마부석에 올라탔다.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딱히 단순 계산을 틀렸을 리는 없으나, 혹시라도 개수가 부족할 경우를 대 비 하여 나는 모든 병 사가 스타킹 을 가져 간 후에 마차에 올라탈 생 각이 었다.
그런 내 뒤 로 흉흉한 목소리 가 들려 왔다.
“이 봐. 활쟁아.”
“잠깐뒤에서 우리 좀 보지.”
나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저 … 시론과 케르낙스가 의외로 죽이 잘 맞는 사이라는 것에 기뻐하며 동시에 기에나씨에게 언제 새로운 활을 만들어줘 야겠다는 생각을 할 뿐이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