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92화 Ep.92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크르르릉.
마부석에 앉아 사슬로 이루어진 고삐를붙잡고 있던 베네오는 앞에서 이 쪽을 향해 달려오는 병사를 보며 천천히 고삐를 당겼다.
드레이크가귀찮다는 듯이 걸음을 멈췄고 얼마지나지 않아 병사가드레 이크와 살짝 떨어진 거리에서 베네오를 향해 말했다.
“베네오경. 야영하기 괜찮은 장소를 발견해서 오늘은 조금 일찍 야영을 하고 내일 이른 시간에 출발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베네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병사는 정중하게 경례를 한 다음 케르낙스에게 베네오의 대답을 전달하 기 위해 앞으로뛰어갔다.
병사가 완전히 멀어진 다음에 야 베 네오는 고개를 살짝 돌려 유리 창을 안 으로 밀었다.
안에는 보호 대상과그 옆에 달라붙은 붉은 모험가. 며칠 전부터 멀찍이 떨 어져 앉게 된 활잡이가 앉아 있었다.
베네오가유리를 밀자 안에 타고 있던 이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베네오는 짧게 말했다.
“이 근처에서 야영을 한다. 내일 새벽에 출발하면 점심쯤이면 바젤란에 도 착할 거다.”
베 네 오는 할 말만 하고 유리 를 당겼다.
다시 이동하기 시작한 병사들을 따라 사슬고삐를 살짝 내려쳤다.
맑은 호수가 있는 근방에 병사들이 천막을 펼치고 주변에 자란 잡초 따위 를 뽑아 한곳에 모았다.
어느 정도 땅이 고르게 정리가 된 후에야 병사들이 불을 피우거나 랜턴을 꺼내 주변에 걸었다.
달칵.
마차 문이 열리는 소리에 베네오가 슬쩍 고개를 돌렸다.
보호 대 상이 대동한 모험 가와 함께 내 렸다.
평소처럼 케르낙스와 함께 저녁을 함께할 생각인 모양이다.
“베네오경.”
자신을 부르는 소리 에 베 네 오는 고개 를 돌렸다.
그곳에는 언제나처럼 자신의 식사를 챙겨오는 병사가 서 있었다.
적 당히 마른 빵과 육포가 들어 간 스프였다.
베 네 오는 드레 이크 때문에 근처 에 오지 못하는 병사를 위 해 마부석 에 서 내렸다.
“고맙군.”
“헤헤, 아닙니다.”
병사는 머쓱하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며 자신의 천막으로 돌아갔다.
베네오는 뛰어가는 병사의 등을 보며 생각했다.
‘이름이리나라고했던가.’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는 것이 익숙지 않은 그녀로서 누군가의 이름 을 떠 올렸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 었다.
케르낙스의 병사들과 합류한 다음 날부터 였다.
딱히 요구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식사를 시간마다 찾아와 챙 겨주었다.
남의 호의를 무작정 무시하는 것도 기사도에 어긋나는 일이었기에 그때 부터 그냥 받아먹고 있던 베네오였다.
베네오는 스프가 가득 담긴 그릇을 가지고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으 쓱한 곳을 찾아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횃불과 랜턴의 빛과 달빛조차 미미하게 닿는 깊숙한 곳에 도착한 후에야 베네오는 근처 나무 아래에 대충 앉았다.
갑갑한 바이 저를 올렸다.
미약하게 내려온 달빛에 금발의 머리칼이 비춰 반짝였다.
그릇에 담긴 숟가락으로 스프를 떠 먹 으려 던 베 네 오가 바이 저를 닫았다.
베네오가대각선 나무를 올려다봤다.
한 쌍의 주황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할말이라도 있나.”
베네오가 주황빛 주인을 향해 물었다.
주황빛은 말없이 베네오를 한참 바라봤다.
잠깐 침묵이 이어졌다.
“따라오던 녀석들이 방향을 틀었더군.”
“내 일이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더는 보호할 필요가 없다.”
“그게 전부인가?”
“•••보호 대상에게 문제가될 일은 아니다.”
“그렇군.”
주황빛이 깜빡이더니 순식간에 아래로 내려왔다.
천천히 다가오던 주황빛이 미약하게 흘러들어오던 달빛에 멈춰 섰다.
인 간의 모습을 한 기 에 나가 무감정 한 눈으로 베 네 오를 내 려 다봤다.
“귀찮은 일을 만들지마라.”
!..
..
“노력하지.”
미 약하게 고개 를 끄덕 이는 베 네오를 잠깐 바라보던 기 에 나가 가볍 게 뛰 더니 순식간에 나무 위로 올라갔다.
달빛에서 벗어난 기에나는 그 특유의 주황빛 눈동자로 베네오를 조금 더 주시하다가 이내 완전히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베 네 오가 조금 식 은 스프를 바라보다가 바이 저 를 다시 올렸다.
“화풀이인가.”
케 르낙스의 병사들과 합류한 날부터 붉은 모험 가와 케르낙스에 게 상 당히 시달리는 것 같았는데 그분을 자신에게 푸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모험가는 무섭군.”
코앞까지 다가와서야 겨우 상대의 기척을 느낄 수 있었다.
상대 가 자신과 같은 기 사였다면 어떻 게든 대처를 할 수 있다. 그러 나 상대 는 활잡이였다.
“흠. 잘 모르겠군.”
아무리 생 각해도 자신을 내 려 다보던 활잡이 가 붉은 모험 가와 케 르낙스 에게 시달리는 것에 의문이 들었다.
당장에 두 사람보다 강한 자신에 게도 아무렇지 않게 협박하는 자가 어째 서 한참이나 약한둘에게 시달리는 것일까.
베 네오는 식은 스프를 다 먹을 때까지 그 답을 찾지 못했다.
**
“흐아으아암〜”
“병신아. 졸리면 더자.”
“그럴까....”
어제 일찍 잔 만큼, 일찍 출발해서 그런지 아직 졸렸다.
아직 해가 완전히 뜨지 않은 푸르스름한 길을 가고 있는 마차의 안에서 나 는 길게 하품을 내뱉으며 시론의 허벅지에 머리를눕혔다.
나를 은근히 피하던 시론도 며칠 마차에서 같이 지내면서 내가 자꾸 달라 붙자 얼마 가지 않아서 결국 예전처럼 품을 허락해 주었다.
나는 나를 피하려던 이유가 궁금하기는 했으나 그걸 굳이 묻지는 않았다.
느낌상그걸 물어본다면 다시 어색해질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고급 마차의 좌석 보다 훨 씬 부드럽 고 말랑말랑하고 꽃향기 가 나고 아무튼, 그냥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시론의 허벅지에 뺨을 문질렀다.
“병신아. 가만히 있어.”
“엉.”
시론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는 그냥 기분 좋게 쓰다듬을 받으며 말했다.
“그런데 참운이 좋아.”
“또뭔 헛소리야.”
“아니 그렇잖냐. 도적은 몰라도 눈먼 몬스터나 마수가 한 번쯤 달려들 거 라 생 각했는데 아무 일도 안 일어 났잖냐.”
“•••꾈.”
“왜,왜?”
나는 갑자기 나를 한심한 눈으로 내려다보는 시론의 눈초리에 움찔했다.
내 가 또 뭔가 멍청한 소리를 한 걸까.
한참이나 나를바라보던 시론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병신아. 어디 가서 접수원 했다고 말하지 마.”
시론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반대편에 앉아 있던 기에나씨가 말했다.
“스미스님 . 멍청한 놈들이 건 똑똑한 놈들이 건, 몬스터도 이득이 있어 야 움 직이는 놈들입니 다. 아무리 눈이 돌아가도 이렇게 여자들만 줄줄이 있는 집 단을 공격 할 미 친 몬스터는 없어 요. 거 기 다 마차를 끌고 있는 드레 이 크는 어지 간한 마수도 꼬리 한방으로 머 리통을 깨버 릴 정도로 강력한 녀석 이 랍니 다.”
“오…….”
“오는 무슨 오야? 진짜 돌아가면 넌 공부 좀 해야겠다.”
나는 그냥 조용히 입을 닫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도 고블린 같은 놈들의 토벌 의뢰가 심심치 않게 들어와서, 몬스터 라는 녀석들이 심심하면 인간들을 공격하는 놈들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여기 몬스터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따지는 것이 많은. 생각보다 똑똑 한 녀석들인 모양이다.
“아무튼, 헛소리 그만하고 그냥 쳐 자. 도착하면 깨워줄 테니까.”
“엉.그래.
나는 시론의 말대로 하품을 다시 길게 내뱉은 다음 편히 눈을 감았다.
시론이 머리를 살살 만져주니 잠이 솔솔 왔다.
“병신아. 일어나.”
“쓰으읍
?”
뺨이 콕콕 찔리는 감각과함께 시론의 목소리에 눈이 떠졌다.
나를 내려다보던 시론이 붉은 눈동자를 깜빡이며 말했다.
“도착했으니까 일어나라고.”
벌써 ?”
“벌써는무슨 벌써야. 점심이 다됐는데.”
“오.
뭐지. 잠깐 눈을 감았던 것 같은데 벌써 점심 이라니.
역시 시론의 허벅지다.
아주 그냥 나를 보내버리다니.
아주 요망한 허벅지 같으니라고. 나중에 마구 주물러줄 테다.
나는 시론의 말랑한 허벅지에 마지막으로 뺨을 살짝 문지른 다음 몸을 일 으켰다.
창문을 바라보니 몰링타에서 봤던 건물보다 머리 한 채는 더 크고 고급스 러운 건물들이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는 도로 위에 서 있었다.
“와…….”
이 곳이 바젤란이 라는 도시 인가.
그저 감탄스러웠다.
몰링 타에 서 가장 발달한 동쪽 거 리 가 시 골 거 리 처 럼 느껴 질 정도로 건물 들이 하나 같이 높고 고급스러워 보였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 서 있는 사람들의 복장도 뭔가 고급스러워 보였고 몰 링타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남자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병신아.촌놈처럼 보이니까 입은좀 닫아.”
“엉.,,
나는 시론의 말대로 입을 닫았다.
솔직히 입이 열린 줄도 몰랐다.
아무튼, 슩년 만에 보는 새로운 도시는 아주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이 었다.
“그런데 우리 계속 어디로 가고 있는 거야? 여긴 경비대가 안쪽에 있나?”
어휴.”
시론이 ‘그럼 그렇지.’라는눈으로 나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병 신 아. 몰링 타가 워 낙 촌도시 에 다가 필로리 아 백 작이 특이 한 인간이 라 그렇지. 원래는 도시마다 영주가 파견한 관리나 가신이 있고 그년들이 생활 하는 내성이 도시에 있어. 알겠냐?”
“아니,도시에 성이 왜 있냐?”
“몰라 씹새 야. 그냥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
“그래.”
나는 한 번만 더 물었다가는 꿀밤을 맞을 것 같아서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요약하자면 지금 우리는 이 도시에 있는 내성이라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소리 였다.
“와.진짜 성이네.”
나는 마부석과 이어진 유리창 너머로 모습을 드러낸 높은 벽과 그보다 더 높은 건물을 볼 수 있었다.
“우와…. 뭐지. 환영이라도 하려고 나와 있는 건가.”
성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엄청난 숫자의 병사들이 눈에 들어왔다.
뭔 가 좌우로 둘러싸인 듯한 모양새로 병사나 기 사로 보이는 자들이 계속 해서 나타났다.
“시론아. 뭔가 분위 기 가 좀 이상한 것 같다.”
우릴 둘러싼 듯한 병사들이 뭔가 재수 없게 웃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였 다.
누가 봐도 명백한 비웃음이 었다.
그런데도 내가분위기가 이상하다고 말했던 것은, 비웃는 병사나 기사들 로 보이는 자들의 옆에는 또 그들을 못마땅하게 노려보고 있는 자들이 있어 서였다.
“그러게. 미친년들이 좀 많아 보인다.”
“그렇지?”
시론이 고개를끄덕였다.
그리고 마차가 멈췄다.
마부석의 유리창이 열렸다.
“내가문을 열 때까지 내리지 말도록.”
베 네오경 이 그리 말하더 니 창을 닫고 마부석에서 내 렸다.
시론이 내 어깨를 잡고 강제로좌석에 앉혔다.
“창밖으로 얼굴비추지마.”
대답을 하려다가 시론의 굳은 얼굴을 본나는 조용히 고개만끄덕였다.
아무래도 뭔 가 조금 잘 못 된 모양이 다.
문제는뭐가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
아니,애초에 이게 잘못될 수가 있는 건가?
이쪽은 대영주인 백작님의 병사들이고 저기서 재수 없게 웃고 있는 년들 은돈좀 있는 자작의 병사들이었다.
거 기 다 우리는 숫자가 조금 적 기는 하지 만 도움을 주기 위 해 먼 거리를 이 동해온 동맹군이 었다.
나는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고 얌전히 좌석에 몸을 파묻고 침묵했다.
내가좌석에 몸을 파묻고 얼마나지났을까.
내 옆에 있던 시론과 앞에 앉아 있던 기에나씨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나 를 숨기듯이 앞으로 나섰다.
달칵. 마차의 문이 열렸다.
“하하하, 베 네오경. 아무래도 백 작가가 조금 힘든 모양이 오. 저 런 모험 가 나부랭이들에게 이런 대우를할 정도면 말이오.”
여자치고는 상당히 낮은 목소리가 활짝 열린 문밖에서 흘러들어왔다.
“언니. 말을 가려서 하세요. 저들이 은등급모험가라고 케르낙스경께서 설 명하지 않았나요?”
“시끄럽다. 은등급이 뭐 대단한 거라고 그리 지랄이냐?”
아아.
나는 이해하고 말았다.
도시를 떠 나기 전에 밀리 아님 과의 대화가 생 각났다.
비오린 자작에 게는 아주 막나가는 장녀가 있다고, 이번에 자작이 도움을 요청한 것도 전부 그 망나니 같은 장녀가 싸지른 똥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이다.
의 문스러운 것은 이곳 바젤 란은 분명 자작의 차녀 가 관리하고 있을 것이 라 했는데 어째서 둘 모두가 이곳에 있냐는 것이 다.
“그, 얼마나 귀 한 손님 인지는 모르겠는데 내 가 만찬을 준비하라 일러두었 으니 그만 얼굴을 좀 보여주는 게 어떤가 싶은데 ?”
아마도 저건 나에게 하는 말일 것이다.
나는 어떻게 대답해 야 하나 고민했다.
“혹시 수줍음이 많은가? 아님 거동이 불편한가? 그런 거라면 내가 직접 안아서 안까지 옮겨주도록 하지.”
삐걱. 소리와 함께 마차가 살짝 흔들렸다.
아마도 장녀로 추정되는 여자가 마차에 발을 올린 모양이다.
그때 시론이 한 발 더 앞으로 나섰다.
“꺼져라.”
“응?
내 가 잘 못 들은 게 아니 라면 밖에 서 케 르낙스의 한숨 소리 가 들렸던 것 같다.
“내가 잘못들은 건가?”
“아니 썅년아. 존나 잘 들은 거 맞는 거 같은데 ?”
“……하.”
장녀로 추정되는 여자가 하찮다는 듯 헛숨을 내뱉었다.
덤으로 나는 헛숨을 삼켰다.
“베네오경. 내가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말이오. 여기 이 둘을 고용한 게 백 작가라고 했던가?”
“둘은 모험가 길드에서 고용한 자들이오.”
“그렇군. 그 말은 여 기서 이 둘을 죽여도 백 작가와 사이 가 틀어지 거나 할 일은 없다는 말로 알아들어도 괜찮겠소?”
“언니!!”
“닥쳐라!!”
마차가 크게 흔들렸다.
마차에 발을 올렸던 장녀로 추정되는 여자가 발을 물린 모양이다.
“베네오경. 대답해 보시오.”
“상관없소. 단, 마차를 상하게 한다면 별개의 이야기가 될 거요.”
“마차가 망가지면 내 새것으로 선물하리 다.”
“두 번 말하게 하지 마시오. 마차를 상하게 하지 마시오.”
“……베네오경. 나도두번 말하는 걸 별로좋아하지 않소. 다시 말하겠소. 저딴 것보다 배는 좋은 것으로 선물할 테니 그리 알고 있으시오.”
나는 마른 침 이 절로 넘 어갔다.
그냥 내 가 여 기서 나가는 게 지금 이 상황을 가장 좋게 풀어나가는 방법 이 아닐까란 생 각이 들 정도로 분위 기 가 흉흉했다.
“안에 타고 있는 손님. 마차가 크게 흔들릴 텐데 그쪽을 다치게 할 생각은 없으니 그냥 얌전히 앉아 있는 게 좋을 거다. 괜히 움직 였다가 다쳐도 그건 그쪽 책임이야.”
잘은 모르겠는데 저 망나니 같은 년이 뭔갈 하려는 모양이다.
“마차를 뜯어라!!”
—예!!
망나니 같은 년이 명령을 내리자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병사들이 우렁차 게 대답하더니 철 장화소리가미친듯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멈춰라!!”
케르낙스의 외침이 크게 울려 퍼졌다.
순간 주변이 고요해졌다.
“……뭐하는 짓이냐.”
싸가지 밥말아 처먹은 년이 케르낙스에게 반말을 내뱉었다.
“저 마차는 필로리아백작가의 상징이오. 안의 모험가와 별개로 마차에 손을 대겠다면 그냥 두고 볼 수 없소.”
타다다다닥!!
케르낙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차 주변으로 함께 했던 몰링타의 병 사들이 둘러쌓다.
“하.베네오경. 내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겠소?”
씹년의 물음에 베네오경은대답하지 않았다.
아주고소했다.
“언니적당히….”
짜악一!!
나는 소리 만으로 깜짝 놀랐다.
“천한 것아. 적당히까불어라.”
“•••꾈.”
주변이 다른 의미로 고요해졌다.
“베네오경. 백작께서 우리 자작가를 얼마나하찮게 여기시면 기사단도 아 니고 어 디 촌도시 나 지 키 던 병 사를, 그것도 고작 삼백을 지원 이 랍시 고 보내 셨겠소. 하지 만 괜찮소. 국경 에 서 몬스터 따위 나 잡으시는 백 작께서 보시 기 에 장사 따위로 돈을 불리는 우리 자작가가 충분히 하찮게 보이실 거요. 이 해하오. 그러나.”
쿠웅-
마차가 아주 살짝 흔들렸다.
쓸데없이 소리만 요란했다.
아무래도 싸가지 없는 년이 마차를 발로 걷어찬 모양이 다.
“빌어먹을 모험가 따위가무시하는 건 참을 수 없소. 내 오늘 반드시 저 두 년의 목을 잘라성문에 걸어야겠으니 나를 말릴 생각은 하지 마시오. 만약 나 를 말리려 든다면 그땐 지원이 아니라 적으로 받아들이겠소.”
망나니 같은 년의 말이 끝나자 주변이 다시 고요해 졌다.
누구도 망나니 같은 년에게 대꾸하지 않은 것이다.
“뭘 주춤거리고 있는 거냐!! 당장 마차를 뜯어라!! 방해하는 년들은….”
“라, 라니아님!!”
너무나도 다급한외침이 망나니 년의 말을끊어 버렸다.
“뭐냐!!”
“그,지, 지….”
“똑바로 말해!!”
“그게 … 지, 지원군이 도, 도착… 하셨습니다.”
“뭐 ?”
분조장 같은 년이 살짝 당황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지원이라니. 이건 또뭔 개소….”
갑자기 분조장 년이 말을 끊었다.
순간 주변이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다각다각.
다각다각.
다각다각.
말발굽 소리 가 들려왔다.
하나가 아니었다.
하나가 아니 었으나 마치 하나의 소리 처 럼 들렸다.
점차 가까워지던 말발굽 소리가 멈췄다.
숨을 죽인 내 귓가로 아주 맑은, 그리고 귀에 익은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모의전 치고는 분위기가 상당히 흉흉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