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97화 Ep.97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촤아아아악—!!
샤워 기를 통해 차가운 냉수가 뿜어져 나왔다.
아르델라의 후끈 달아오른 전신을 차가운 냉수가 빠르게 적셔갔다.
“……하아.”
냉수를 머리에 맞으며 아르델라가 얼굴을 크게 쓸어내렸다.
불과 몇 분 전까지 있었던 일을 떠올릴 때마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아 랫배가 저릿했다.
동시에 자신의 자제심이 얼마나나약한지 뼈저리게 느꼈다.
“세 상 그런 누이 가 어디 있단 말이 냐.”
아르델라는 조금 전의 흔적 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자신의 오른쪽 팔뚝을 바라봤다.
끈적하면서도 미끄덩한 묘한 감각.
아르델라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반대 손을 뻗어 진득하게 남아 있는 그 흔적을 살짝 손으로 찍 었다.
흰색 점액 덩어리가묻은 손가락을 얼굴로 가져왔다.
비릿한 냄새가 났다.
그런데 크게 불쾌감을 주는 냄새는 아니었다.
오히려 묘한 중독성 이 느껴 졌다.
—아르델라님. 갈아입으실 속옷과수건을 준비해 문 안쪽에 두도록 하겠 습니다.
“•••꾈.”
들어왔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 시종의 목소리에 아르델라가 고개를 들었다.
손에 묻은 점액은순식간에 뿜어져 나오는 냉수에 휩쓸려 사라졌다.
“젠장... 그딴소리를 해서는
아르델라를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이 들었다면 크게 놀랄 말이 그녀의 입 에서 나왔다.
—마음가는대로 하라.
가문의 그림 자를 통해 가주이자 어머니 인 아르델이 전한 그 한 마디. 그 한 마디가 오늘… 그간 애써 외 면했던 자신의 욕망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리고 말았다.
아르델라는 냉수를 머리로 맞으며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 렸다.
‘조금만 더 빨리 말해주었더라면.’
그랬더 라면 누이 가 아닌 여 인으로 다가갈 수 있었을 텐데 .
“……하아.”
다시 한번 아르델라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태 어나 처음 느껴 보는 당혹감이 었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스미스를 대해야 할지 결정이 서지 않았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먼저 누이와 동생의 사이가 되자고 말했다.그랬 던 주제에 오늘 누이로서는 결코 해선 안될 짓을… 선을 넘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누이를 상대로 그곳을 세우는 것도 동생으로서는 선을 넘은 것이 아닐까.
애초에 스미스가 자신을 누이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저 자신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한 배려라는 것도 안다.
다만, 탐욕에 눈이 먼 것들과 달리, 스미스는 순수하게 그저 자신을 기 브브게 해주기 위해 배려했다.
그래서 기뻤다.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그 순수한 마음이 기분 좋게 다가왔다.
“•••꾈.”
스미스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차게 식어가던 몸에 다시 후끈 열이 차올랐 다.
자세심을 잃고 충동적으로 일을 벌였다는 부끄러움과 동시에 자신의 육 체에 욕정을 느낀 스미스에게 기쁨을 느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스미 스와 알고 지 낸 시 간은 고작해 야 한 달을 조금 넘 겼다.
실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지낸 시간은 열흘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쿵. 쿵. 쿵. 쿵
물의 마찰 소리만 들리는 욕실에서, 아르델라의 머릿속으로 자신의 심장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전해져왔다.
아르델라는 그제 야 인정했다.
자신이 더는 스미스의 누이로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스미스를 동생 이 아닌 남자로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 다.
**
—스미스님. 만찬장으로 모시겠습니 다.
대충 찝찝한 아랫도리를 정리하고 멍하니 침대에 누워 있던 나는 별실 밖 에서 들려오는 여집사의 목소리에 얼른몸을 일으켰다.
“옙.지금나가겠습니다.”
나는 머리 만 살짝 위 로 쓸어 올린 다음,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다.
“엇.,,
당연히 여집사가 있을 거라 생각했던 나는 그만 놀라고 말았다.
고개 숙인 여집사를 대동한 아르델라님이 흐릿하게 웃으며 서 있었기 때 문이다.
“왜 그러느냐.”
“아,아닙니다.”
“으음. 깃이 구겨졌구나.”
아르델라님이 손을 뻗어 내 목깃을 손수 정리해 주셨다.
전체적으로 내 몸을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신 다음에 고개를 작게 끄덕이 며 뒤로 물러나며 나에게 물었다.
“스미스. 네가 보기에는 어울리느냐?”
아르델라님이 두 팔을 살짝 펼쳐 보이셨다.
아무래도 입고 계신 의상이 어울리는지 물어보시는 것 같았다.
단정하게 묶어 어깨 뒤로 넘긴 은빛 머리칼.
풍만한 가슴을 모두 품지 못해 앞섬의 단추를 두어개 풀어낸 셔츠.
넓은 골반과 탄탄한 허벅지와 엉덩이 라인을 고스란히 외부에 드러낸 면 바지.
절로 고개 가 끄덕 여졌다.
“아주잘 어울리십니다.”
“다행이구나. 그럼 다들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만찬장으로 가도록 하자꾸 나.”
아르델라님 이 나에 게 새하얀 손을 내 밀었다.
나는 잠깐 앞에 내밀어진 손을 바라보다가 그 위로 살포시 내 손을 얹었다 •
꽈악. 길고 가느다란 아르델라님의 손가락이 내 투박한 손 틈 사이로 들 어와 깍지를 꼈다.
여태 까지 악수를 하듯 붙잡던 그런 손이 아니 었다.
“어,그... 아르델라님?”
“왜 그러느냐.”
깍지낀 손을 보며 무어 라 하려던 나는 혈색 하나 바뀌 지 않고 나를 바라보 는 아르델라님의 시선에 눈을 껌뻑이다가 이내 그냥 입을 다물며 고개를 저 었다.
아르델라님이 만족스럽 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내하도록.”
여 집 사가 고개 를 끄덕 였고 우리는 여 집 사를 따라 만찬장에 도착했다.
지나치게 넓은 공간의 중심에 놓인 기다란 식탁.
과할 정도로 꾸며진 장식.
나는 이곳이 과연 손님을 접대하기 위함인지 본인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 만든 자리인지 헷갈렸다.
찌릿찌릿.
과할 정도로 사치스러운 만찬장을 평가하고 있던 나는 돌연 왼쪽 뺨이 따 끔거려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잔뜩 눈매를 사납게 만든 시론이 앉아 있었다.
눈썹의 휘어짐 정도를 보아하니 중노에서 대노로 넘어가기 직전으로 보 였다.
평소였다면 얼른 달려가 엉덩이를 토닥이며 달래주었을 테지만, 안타깝게 도 지금의 난 아르델라님에게 붙잡혀 있는 상태라 당장에 어찌할 방법이 없 었다.
“아무래도 시론이 화가 많이 난 모양이구나.”
“그러게 말입니다.하하….”
깍지낀 손을 당겨 나를 옆에 붙이신 아르델라님 이 작게 속삭였다.
나는 머쓱한 표정 으로 고개 를 끄덕 였다.
아르델라님이 내 손을 붙잡고 화가잔뜩 난시론이 있는곳으로 걸어갔다.
시론의 앞에 도착한 아르델라님이 나를시론의 옆자리에 앉히며 말했다.
“뺏어가지 않는다. 애초에 그럴 자격도 없고.”
적대적으로 아르델라님을 노려보던 시론의 얼굴이 살짝, 괴상하게 뒤 틀렸다.마치 ‘이게 미쳤나?’라는말을내뱉을것같은표정이었다.
그러나 아르델라님은 시론이 어떤 표정으로 노려보던 전혀 신경 쓰지 않 으며 그저 자리에 앉은 내 어깨를부드럽게 쓸어내린 다음 앞으로 걸어갔다.
아르델라님은 너무 자연스럽게 이 자리의 비어있는 상석에 앉으셨다.
그제야 나는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차녀 레 니 아는 물론이 고 케 르낙스와 기 에 나씨 까지.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들은 이미 모두 자리해 있었다.
아르델 라님 과 내 가 마지 막에 도착한 손님 이 었다.
상석에 앉은 아르델라님이 왼편에 앉은 레니아를 보며 말했다.
“시작하지.”
“예.”
레니아가문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여집사를 바라봤다.
여 집사가 앞섬 에서 작은 종을 꺼 내 흔들었다.
맑은소리 가 만찬실에 은은하게 울려 퍼 졌고 얼마 지 나지 않아 먹음직 스 러운 요리를 가득 담은 트레 이를 끌고 다른 집사들이 차례로 들어왔다.
그녀 들은 정 갈한 동작으로 식 탁에 요리 를 내 려놓으며 마무리 로 우리 의 앞에 정중히 식기를 세팅한다음 일제히 자리를빠져나갔다.
처음부터 이곳에 대기하고 있던 여집사만이 자리에 남아 언제 가져왔는지 모를 와인을 우리 앞에 놓인 잔에 따라주었다.
모든 준비 가 끝나자 아르델 라님 이 은은한 보랏빛 액 체 가 담긴 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들도록 하지.”
아르델라님 이 와인을 입 에 대는 것을 시 작으로 레 니 아가 요리 에 손을 뻗 었고 나머 지 사람들도 손을 움직 이 기 시 작했다.
내가뭐부터 손을 뻗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옆에 앉아 있던 시론이 대충 내가 좋아할 만한 고기 요리를 덜어 접시에 놓아주었다.
내가 아르델라님의 손을 잡고 왔던 것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닌지, 얼굴에 는 여전히 토라진 흔적이 남아 있었으나 그럼에도 시론은 아닌 척하면서도 나를 가장 먼저 챙 겨줬다.
나는 나를 바라보지 않으려는 시론의 옆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씨익 웃었 다.
“뭐, 뭘 쪼개고 있어 …… 지랄말고 처먹기나 해….”
“흐흐, 그래.”
역시 시론은 안 보는 척하면서도 곁눈질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기분 좋게 시론이 덜어주는 것들로만 배를 채워 넣었다.
별다른 잡담 없이 무난하게 만찬이 끝을 고해갈 때였다.
잔에 담긴 와인을 깔끔하게 목으로 넘긴 레니아가 옆자리에 앉은 케르낙 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케르낙스경. 만찬 후에 영지전의 건으로 잠깐 시간을 내 어주시겠습니 까?”
제가 말입니까?”
레 니 아의 물음에 케 르낙스가 살짝 당황한 표정 을 보였다.
케 르낙스는 상석 에 앉아 있는 아르델 라님 을 바라봤다.
마침 냅킨으로 입을 닦던 아르델라님 이 케르낙스의 시선에 고개를 돌렸 다.
!..
..
“케르낙스. 이곳으로출발하기 전에 영주님께서 너에게 이런 말을 하지 않 았던가. ‘병의 지휘권은오롯이 너에게 있다.’라고 말이야.”
아르델라님 이 손에 들린 냅 킨을 놓으며 말을 이 었다.
“나와 내 기사들은 영지전에 참여하지 않는다. 참여하는 것은 오로지 케르낙스. 너와 네가 데려온 병사들 뿐이다. 그러니 내 눈치를 볼 것 없이 레 니아와 이 야기를 나누도록.”
케르낙스가 멍하니 눈을 껌뻑이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차녀 레니아를 바라봤다.
아무래도 레니아는 사전에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케 르낙스가 아르델 라님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그러면… 기사단은 어찌하여?”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선을 넘는다던가, 혹시 존재할지 모를몬스터나 마수가 날뛰는. 그런 만일의 사태를 왕실을 대신해 처리하기 위해서지. 지금 왕실은 사방에서 영지전을 벌이겠다고 서한을 보내와 파견할 관리와 중 재할 병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르델라님이 말을 끝내자 얌전히 옆에서 듣고만 있던 레니아가 말을 이 어 받았다.
“그러한 이유로 잠깐 시간을 내주시 길 바랍니 다.”
“……예. 당연히 그래야지요.”
케 르낙스가 떨 떠 름한 표정 으로 고개 를 끄덕 였다.
자신은 모르는, 레니아와 아르델라님 사이에 무언가가 있다는 것에 불만 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표정 이 었다.
아르델라님 이 그런 케르낙스를 잠깐 바라보더 니 이 내 자리에 서 일어나며 레니아에 게 말했다.
“숨기는 것 없이 전부 알려주도록 해라.”
“알겠습니 다. 오해 가 없도록 하겠습니 다.”
아르델라님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얌전히 앉아 있는 나를 바라보셨 다.
이내 흐릿하게 웃으셨다.
“오늘은 마땅히 일정이 없으니,도시 구경이라도 가겠느냐?”
“……저야 감사하죠.”
안 그래도 발전한 도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던 참이 었다.
거기다 영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나 역시 마땅히 할 것 없는 백수였기 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찌릿찌릿.
아, 거절할 이유가 떠올랐다.
슬그머 니 고개를 돌리 니 어느새 은수저를 종이 마냥 구겨버 린 시론이 아 르델라님을 아주 불손한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그렇게 노려볼 필요 없다. 당연히 너도 함께하는 자리가될 테니.”
“•••꾈하?”
또다.
시론의 표정이 괴상하게 일그러졌다.
도대체 저 표정은 어떤 의미를 담은 표정일까.
나중에 물어봐야겠다.
“레니아.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마.”
“예.돌아오시기 전까지 방은 깨끗하게 치워두라다시 한번 일러두겠습니 다.”
“그렇게 서두를 필요 없으니 시종들을 너무 닦달하지 마라.”
“……예에.”
레 니 아가 살짝 눈을 껌 뻑 이 며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 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아르델라님 이 내가 있는 자리로 다가오시 더니 또 내 어 깨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돈이라면 내 가 가지고 있으니 따로 챙 길 것이 없다면 바로 자리에서 일어 나자꾸나.”
“그……렇게 하겠습니다.”
나는 시 론이 작게 고개 를 끄덕 이 는 것을 본 다음에 야 자리 에 서 일 어 났다.
자연스럽게 시론의 옆에 앉아 있던 기에나씨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르델라님이 내 어깨를부드럽게 쓸어내리며 앞장서 걸어가셨다.
“스미스….”
나를 부르는 소리 에 고개 를 돌리 니 케 르낙스가 복잡한 눈으로 나를 바라 보고 있었다.
잠깐 말없이 나를 바라보던 케르낙스가 이내 짧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너무 늦지 않으면 저녁에 찾아가겠다.”
“그래. 기다리고 있을게.”
케르낙스가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시론과 기에나씨와 함께 만찬실을 나왔다.
넓은 복도에는 먼저 밖으로 나온 아르델라님만 서 계셨다.
아르델라님이 우리와 함께 밖으로 나온 기에나씨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쪽도스미스의 연인인가?”
“연인……은아닙니다.”
“그렇군.”
기 에 나씨의 대 답에 아르델라님 이 다행 이 라는 듯이 고개를 작게 끄덕 였다 •
“스미스의 손은 두 개 인데 사람이 셋이라 내 가 양보를 해야하나 생각했 는데 다행이로군.”
아르델라님 이 흐릿하게 웃으며 아주 자연스럽 게 내 손으로 희고 가느다 란 손을 뻗어오셨다.
내 투박하기 짝이 없는 손에 아르델라님의 보드라운 손이 닿으려던 순간 이었다.
탁! 소리와함께 아르델라님 못지않게 희고 가는손이 아르델라님의 손을 가로막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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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델 라님 의 입 가에 미 소가 사라졌다.
아르델라님은 자신의 손을 가로막은 기에나씨를 싸늘하게 노려봤다.
“무슨짓이지?”
“그쪽도스미스님의 연인은 아니신 걸로 압니다.”
기 에 나씨 가 한 발 앞으로 나와 아르델라님 을 노려봤다.
나는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눈을 굴려 옆을 보니 시론도 나와 비슷한 심정인 모양이다.
둘을 바라보는 시선이 뭐라 말로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불손했다.
말없이 서로를 노려보던 둘.
그런 둘을 지켜보던 시론이 굉장히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지랄들 해라지랄을….”
서로 대치하고 있던 둘의 시선이 순식간에 시론을 향했다.
시론 역시 특유의 사나운 눈을 번뜩이며 둘을 노려보며 말했다.
“애 인도 아닌 것들이 왜 남의 애 인 손을 탐내고 지 랄이세요. 예 ?”
시론이 코웃음 치며 내 손을 휙 가로챘다.그리고는둘에게 과시하듯 아주 정성스럽게 깍지를 끼웠다.
“ 가자.”
시론이 깍지낀 손을 한 번 흔들어 보이 며 몸을 돌렸다.
나는 얌전히 시론의 옆에 붙어 걸었다.
시론의 입가가 기분좋게 씰룩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