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121화 (121/771)

횐 121화 Ep.121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남쪽 거리

해 가 막 떠 오르기 시 작한 이른 아침.

장사를 준비하기 위해 일찍 물건을 나르는 사람들과 근처 여관에서 잠을 청했던 모험가들이 설렁설렁 거리를 걸어 다녔다.

그때, 다른 건물들과는 높이부터가 남다른 밤비노의 정원에서 한 소년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이른 아침부터 입구를 지키고 있던 호위들이 소년 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옆으로 비켜섰다.

그녀들은 자신들을 지나쳐 가는 소년에게 그저 정중히 고개를 숙이고는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입구를 지켰다.

소년이 무미건조한 얼굴로 조용히 거리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년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 었다.

“•••꾈.”

조용히 거리로 나온 베네오는 천천히 소년이 사라진 길을 따라 걸었다.

보호 대상의 습격이 허무하게 끝을 맺고 표적 중 하나인 소년은 잠깐도시 를 돌아다니다가 저녁이 되어서 밤비노의 정원으로 들어갔고 날이 밝기 시 작한 지금에서야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보고에 따르면 따로 접촉한 인물은 없었고 흔적이나 암호를 남기는 수상 한행동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저 저녁까지 걷기만 했다는 소리다.

“하아….”

베네오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붙잡아다가 손발톱부터 뽑은 다음 진솔한 대화를 나 눠보고 싶었다. 표적의 성별이 남성만 아니었다면 진즉에 그리했을 거다. 이 전에도 그리했고.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남성과 관련된 일에는 언제나 신전이 엮여서인데.

도시의 신전들은 주기적으로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남성들의 신변을 확인 한다.혹시라도신체에 이상은 없는지. 어디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영주들 입장에서는 귀찮은 일을 떠넘김과동시에 인력을 줄일 수 있기에 당연히 이를 환영했다. 더군다나 만에 하나라도 도시에서 남성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지면 신전에서 성기사를 파견해 사건을 조사하고 추적에 들어간다.

다만, 자신들의 흔적을 성 기사들이 찾을 수 있을 거란 생 각은 여태껏 단 한 번도 해본 적 이 없다. 그럼에도 베 네오가 신전을 신경 쓰는 이유는 자신들 이 아닌, 자신들의 주인에게 피해가 갈 것을 경계하고 있어서다.

주인의 위치가 매우 특별하기에 만나는 사람들의 지위도 그와 비슷하거 나 살짝 아래 위치한 수준이며 이건 신전의 성직자들에게도 당연히 해당하 는 사항이다.

고위 성직자. 특히 신과 가까운 몇몇 주교급은 말의 ‘참과 거짓’을 간파하 는 힘을 가지고 있는데 누구보다귀족들의 행동거지에 관심이 많은 왕족이 이를 가만히 지켜보지 않았다.

매년 엄청난 금액의 성금을 신전에 안겨주고 왕족은 고위 성직자들을 각 파벌의 주축이 되는 귀족과 대영주들에게 파견해 불순한 생각을 하지는 않 았나. 질리지도 않고 확인을 해온다.

문제는 이 성직자라는 년들이 위에서 보내준 질문 이외에도 본인들이 묻고 싶은 것들을 심심치 않게 물어온다는 점이다.

그저 사적인 질문이라면 가볍게 무시하면 그만일 테지만, 물어오는 질문 이 하나 같이 사교, 범죄와관련된 것들이라 오히려 지위가높은 이들일수록 질문에 성실히 대답해야만 했다.

물론, 대부분 초점이 남성에게 향해 있기도했고그간 죽여왔던 년들이 하 나 같이 죄목이 확실했기에 문제 될 건 없었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차라리 고위 성직자가도시에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랬더라면 귀찮게 미행할 필요 없이 잡아다가 곧바로 고위 성직자가 있 는 신전으로 데려가 질문 몇 개만 던져보면 일을 참쉽게 끝맺을 수 있었을 것 이다.

‘짜증나는군….’

신전과 엮이는 건 둘째 치고 뒤를 쫓는 표적은 다른 곳으로도 아직 써먹어 야 할 구석 이 남은 데 다가 밤비노에 처박혀 서 나올 생 각이 없어 보이는 나머 지 표적들에 주의를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달리 손을 써서는 안됐다.

베 네오는 짜증이 치 밀어오르는 속내 와 달리 , 무덤 덤한 표정을 유지 하며 천천히 거리를 걸었다.

조용히 소년의 뒤를 쫓던 베네오가 걸음을 멈췄다.

“반드시 레니아님께 직접 말씀드려야할말이 있어요.그러니 부디 한번만 레니아님 께 알려주시 면 안 될까요?”

성문을 지키는 위병들에게 애원하듯 매달리는 소년의 모습에 베네오가 눈을 껌뻑였다.

하아. 알겠다. 알겠으니 그만 달라붙어라.”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소년이 위병들에 게 연신 고개를 숙였고 무척 곤란한 얼굴을 하면서도 위 병 하나가 성 안으로 들어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위 병이 다시 돌아왔고.

“ 따라와라.”

소년은 위 병과 함께 성으로 들어 갔다.

“•••꾈.”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베네오가 잠깐 눈썹을 찌푸리 더니 금세 표정을 고치고는조용히 성문을 향해 걸었다.

**

“흐아으아암〜 쩝쩝.”

약간의 나른함과 함께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한 기운을 품은 채로 제법 좋 은 기분으로 잠에서 깼다.

새액—새액—

“역시좀 심하긴 했지.”

케르낙스는 내 팔을 베고 누워 곤히 잠들어 있었다.

창틀로 내리쬐는 햇살을 보아하니 아침은 진즉에 지난 것 같은데 여태껏 케르낙스가 깨어나지 못하고 품에 안겨 잠든 것을 보면 어제 꽤 힘들긴 힘들 었던 모양이다.

몰링타에 있을 땐, 아무리 먼저 정신을 잃더라도 항상 나보다 먼저 일어나 이것저것 뒷정리에 아침까지 만들어 주었던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

나는 누가 보지에 자지를 찔러 넣어도 모를 만큼 곤히 잠들어 있는 케르낙 스의 이마에 살짝 입 맞췄다.

“으음….

케 르낙스가 잠깐 입을 오물거 리 다가 다시 얌전해 졌다.

이미 사랑하고 있지만 이렇게 품에 안겨 무방비하게 잠든 얼굴을 보고 있 으면 그 사랑이 배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몰링타에 있을 땐, 항상내가늦게 일어나이렇게 사랑스러운 얼굴을 보지 못했던 게 한탄스러울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아주 귀여워 죽겠다니까.”

시론도 케르낙스도 밖에서는 천상 여장부이지만 나와 둘만 있게 되면 언 제 그랬냐는 듯이 찰싹 달라 붙어온다. 물론, 시론은 최근에서야 툴툴거 리면서도 솔직하게 애교를 부려오기 시작했지만. 결론은 둘 다 그냥 사랑스 럽다는거다.

꾸우욱.

“우으응

“쩝.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케르낙스의 잠든 얼굴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 려고 했는데 이게 또 정신이 또렷해지다 보니 가슴을 압박하는 케르낙스의 보드라운 맘마통과 배와 허벅지에 닿은 부드러운 살결 탓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아랫도리가 슬금슬금 고개를 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나마 어제 영혼까지 싸버 렸던 탓인지 나름 강한 자극임 에도 내 아랫도 리는 반만 고개를 든 상태에서 멈춰 섰다.

이 정도라면야뭐.

최근에 시론을 통해서 인내심을 한계까지 단련했기에 이 정도 유혹은 가 볍게 참아 낼 수 있었다.

스르 스르르 --1, 1 •

케르낙스의 허벅지가 내 자지를 비벼대기 전까지는.

케르낙스는 입을 오물거리며 여전히 고른 숨을 내뱉으며 자고 있다. 문제 는 그 탄탄하면서도 보드라운 허벅지 사이에 끼워져 있는 내 자지다.

본능적인 것인지 케르낙스는 허벅지에 끼워진 내 자지를 아주 느릿하게 문질문질 거리며 자극해왔고.

정말 드물게 힘이 없어 반만 고개를 들었던 아랫도리 녀석도 이건 참을 수 없는 것인지 들지 못했던 고개를 마저 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케르낙스…?”

혹시나 이름을 불러봤으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진짜… 자고 있는거지?”

확실히 잠든 게 맞아 보였는데도 나는 그렇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지를 문지르기 시작한 허벅지의 놀림이 갈수록 노골적으로 변 해가는데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人르 스르르 끄오

--1,---1, 끄오

적 당한 힘으로 자지를 누르며 아래 허벅 지로 좆기둥을 위 아래로 훑다가, 또 윗 허벅지를 좌우로 놀리며 귀두를 애무하는 등. 누가 봐도 깨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허벅지를 놀리고 있었다.

이러다가 진짜 허벅지 딸로 싸버릴 것 같았다.

가볍게 젖꼭지만 꼬집어도 케르낙스는 잠에서 깨어날 테지만 나는 그러 지 않았다.

이런 부드러운 행위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 상태로 키스까지 한다면 더 좋을 것 같았으나 나는 나 때문에 지쳐 잠 든 케르낙스의 단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그냥 잠든 얼굴만 조용히 감상했 다.

스륵, 스르륵, 스륵.

빠르지 도 느리 지도 않은 적 당한 속도를 유지 하며 케 르낙스의 탄탄하고 부드러운 허벅지는 계속해서 내 자지를 열심히 애무했다. 덕분에 나는 눈을 뜨고 얼마 되 지도 않아 금방 사정감이 몰려왔다.

슬슬 괄약근에 힘을 주지 않으면 안 될 정도까지 사정감이 몰려온 바로 그 때.

똑. 똑. 똑.

—깨어 계신지요.

문 너머로 여집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내 자지를문지르던 케르낙스의 허벅지가 멈췄다.

“•••꾈?”

“이런.”

감겨 있던 케르낙스의 눈꺼풀이 살포시 떠오르면서 푸른 눈동자가드러 났다. 나는 잠에서 깨어나 초점이 돌아오기 시작한 푸른 눈동자를 보며 입을 열었다.

“네.일어나 있습니다.”

—혹시라도 숙면을 방해한 것이라면 사죄드리겠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레니 아님께서 찾으시 기에 준비 가 되시면 가능한 빠르게 만찬실로 와주셨으 면 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 다.

나는 얌전히 눈을 뜨고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케르낙스의 머리 칼을 쓸 어넘기며 대답했다.

“금방 준비해서 내려가겠다고 전해주세요.”

—그리 전하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더는 여집사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그제야 조용히 있던 케르낙스가 눈을 가늘게 만들며 입을 열었다.

“정말이지 …. 어제 그렇게 하고도 만족하지 못하다니.”

동시에 허벅지로 내 발딱 선 자지를 꾸욱 압박했다.

솔직히 말해서 매우 억울한 상황이지만 깨우지 않은 내 잘못도 있었기에 나는 조용히 헛기침을 내뱉으며 말을 돌렸다.

“몸은좀 괜찮아?”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그곳도부어서 쓰라리고 아프다.”

케르낙스의 눈이 더욱 가늘어졌다.

자지에 불끈! 힘이 들어갔다.

“……어째서 거기에 힘이 들어가는 건지 모르겠다.”

얼굴을 붉히 며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그래도 마냥 싫지는 않은 모양이 라 마음이 놓였다.

“그보다… 나가 봐야 할 테니 얼른 일어나서 씻고 내 려 가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건 그렇지.”

손님의 입장으로 집주인이 보자고 불렀으면 당연히 빠릿하게 챙겨서 내려 가 보는 게 맞다. 다만, 그 당연한 것보다도 눈앞에 있는 케르낙스가 훨씬 중

요할뿐이다.

“일어날수 있겠어?”

“……힘들 것같다.”

케르낙스가 짧게 한숨을 토해냈다.

“견습 시절 붉은 엄니 멧돼지에게 들이받혔을 때도 일어설 수는 있었는데 ”

…-

언제나 나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케르낙스가 처음으로 나를 괴 물 보듯 바라봤다. 나는 화들짝 놀라 케르낙스의 허리를 아주, 아주 부드 럽게 껴안으며 살짝부풀어 오른 뺨에 내 뺨을 문지르며.

“케르낙스가 너무 사랑스러워 서 멈출 수가 없었어. 미 안해.”

“……그런거였다면… 어쩔수 없지….”

케르낙스의 뺨에서 사르륵 바람이 빠져나왔다. 어쩜 이렇게 토라지고 쉽게 풀리는 것까지 시론과닮은 것인지 모르겠다.솔직히 외모만 다르지 내 가 보기 엔 둘은 이 미 자매와 다름없어 보였다.

나는 문지르던 뺨을 떼어내며 물었다.

“밥은? 가져다 달라고 말할까?”

“……입맛이 없다.그냥더 자고 싶은 기분이다. 이렇게 몸이 늘어지는 건 처음이 라 당황스럽 기 도 하고 ….”

꾸우욱.

그리 말하던 케르낙스가 은근히 허벅지로 내 자지를 살살 문질렀다.

“그러나 아무것도 먹 지 않는 건 조금 그러니 … 이 거 라도 좀 먹으면 괜찮을 것같기도 하다만…….”

뺨에 빨간 홍조를 그리고도 케르낙스가 나를 힐끗 바라보며 그렇게 요구 해왔다.

안 그래도 사정 직전에 멈춰서 살짝 뻐근하던 참이기도 해서 나는 얼른 케 르낙스의 허리를 살포시 놓으며 아주 조심스럽게 소파에서 내려왔다.

케 르낙스가 살짝 부끄러워 하는 표정으로 도톰한 입술을 살짝 벌렸고 나 는 그 속으로 자지를 밀어 넣었다.

쮸웁, 쯉, 츄르릅.

케르낙스는 혀만 이용해 내 좆기둥을 자극했고 허리가 아픈 케르낙스를 대신해 내가 직접 허리를 움직였다.

“ 싼다.”

“우음….

99

뷰릇, 뷰르릇.

...

어제 그만큼 싸질렀음에도 나는 케르낙스의 입안에 제대로 된 정액을 토 해냈다.

“우음, 음, 꿀꺽 … 으음… 쯉, 쮸읍, 하아… ….”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정액의 양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케르낙스는 입안 에 정액이 고이는 족족 삼킨 다음, 익숙하다는 듯이 내 요도를 청소하고 마 무리로 혀를 이용해 기둥을 깨끗하게 핥은 다음 내 자지를 놓아주었다.

“조금 부족하지만… 나쁘진 않군.”

케르낙스가흐릿하게 웃더니 점차고개를 숙여가는 내 귀두에 쪽. 하고 입 술을 맞췄다.

“그러면 나는조금 더 잘테니. 다녀와라.”

케르낙스는 정말로 소파에서 다시 잠을 잘 생각인지 그대로 눈을 감았다.

“아니 잠깐만. 조금만 기다려 봐.”

“•••꾈?”

어제야 둘 다 너무 피곤해서 어쩔 수 없었다지만, 솔직히 별실의 상태가 잠 을 자기에 썩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물론, 그렇게 만든 범인이 나이기는 하 지만.

여튼, 나는 대충 수건으로 좆두덩 부분만 슥슥 닦은 다음에 옷을 챙 겨 입 었다.

“…스미스?”

“허리도 아픈데 소파에서 자면 덧날지도 모르잖아.”

“아, 아니 나는괜찮….”

당황해하는 케르낙스를 나는 조심스럽게 품에 안았다. 당연히 공주님 자 세로.

물론, 그전에 어제 덮어뒀던 수건들로 몸을 둘둘 감싸주는 것도 잊지 않았 다.

“내 방은 깨끗할 테니까. 거기서 자.”

“잠...이, 이상태로나갈 생각… 은아니겠지?”

“맞는데?”

“아, 안된다!! 나는, 나, 나나는 괜찮으니까 다시 내려줘 … 끄읏!”

“얌전히 있어.허리 덧날라.”

“스미스… 너 때문이다.”

“그러 니까 침대로 옮기 려는 거 지.”

“……마음대로 해라.”

케르낙스가 모든 걸 포기한 듯한 얼굴로 양손을 품에 가지 런히 모으고는 그대로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절대로 그 누구와도 얼굴을 마주하지 않 겠다는 듯.

나는 품에 안긴 케르낙스가 흔들리 지 않도록 조심히 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왔다. 그리 고 곧바로 사람과 마주쳤다.

“…… ”

“…… ”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여집사가 서 있었 다.

여 집 사는 입을 반쯤 연 상태로 나와 내 품에 안긴 케 르낙스를 바라보다가 입을 다물었다. 얼핏 보니 눈동자가 미미하게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방 정리 좀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갈아입을 옷은 제 방으로 좀 가져다 주시고.”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크흠. 그럼.”

나는 가슴에 닿아 있는 케르낙스의 얼굴에서 뜨거운 열기가 올라오는 것 을 느끼고는 얼른 자리를 피했다. 다행히 처음 마주한 여집사를 제외하고는 내 방까지 오는데 다른 누구와도 만나지 않았다.

나는 뽀송뽀송하게 잘 정리된 침대에 케르낙스를 내려준 다음 손수 머리 에 베개를 가져다준 다음 이불을 끌어 올려 덮어주었다.

“다녀올 테니까 자고 있어.”

“…… ”

이번에는 정말 단단히 토라진 것인지 케르낙스가 입도 벙긋하지 않고 그 대로 눈을 감아버렸다.

나는 머 리 를 긁적 이 다가 몸을 돌렸다.

바로 나가는 건 아니고 옷을 훌러덩 벗고 욕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대충 찬물로 전신을 적시고 머리와 사타구니 쪽만 박박 문지른 다음 몸을 헹구고 밖으로 나왔다.

수건으로 몸의 물기를 제거하는 데까지 믫분도 걸리지 않았다. 아마도.

다시 옷을 챙겨 입고 젖은 머리를 위로 쓸어올린 후, 케르낙스에 게 다가갔 다.

새근一새근一

“진짜 피곤한가 보네.”

벌써 잠들어버린 케르낙스의 뺨을 살짝 찔러본 다음 나는 별실을 나왔다.

혹시 어제 일 때문에 찾는 건가?

내가 잘못을 저지른 건 아니지만, 걸리는 거라고는 어제 상인회 앞에서 있 었던 소란밖에 생각나지 않았다.그걸 제외하고는 그간 이곳에 지내면서 이 렇다 할 소란을 일으킨 적은 없으니 말이다.

“그게 아니면, 밤의 요정 쪽인가?”

뭐. 어느쪽이든 잘못한게 없으니 크게 걱정되지는 않지만.

상대가 이곳의 주인이라는 점이 살짝 걱정이 기는 하다. 그러나 아르델라 의 영향으로 레니아는 나에게도 예의를 지키며 아주 정중히 대해주었으니 아마도 내 가 생 각하는 나쁜 일은 벌어 지 지 않을 거라고 거의 확신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만찬실 앞에 도착해 버렸다. 나는 크게 걱 정하지 않았기에 그대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찾으셨•••꾈?”

나는 말을 하다 말고 입 을 다물었다.

무덤덤한 얼굴을 하고 있는 레니아의 옆에 익숙한 얼굴을 한 녀석이 서 있 었기 때문이다. 이름이 멜빈이라고했던가.

내 가 생 각하지 않았던 나쁜 일들을 머 릿속으로 그려보려던 그때, 레 니 아 의 옆에 서 있던 녀석이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나는 생각을 멈추고 혹시라도 허튼짓을 하면 곧바로 존나 아픈 꿀밤을 날 려버릴 각오로 주먹을 꽉 쥐 었다.

내가 양쪽주먹에 힘을꽉쥔 것과동시에 녀석이 내 앞에 도착했다.

녀석은 내 앞에 서서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더니.

탁!! 소리와 함께 주먹 쥔 내 오른손을 녀석이 덥석 붙잡았다. 그제야 딱딱하게 굳어 있던 녀석의 표정이 변했다.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들었고 입꼬리 가 씰룩이는 게 금방이 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얼굴이 되어버린 녀석은.

“그땐……정말죄송했습니다!!”

정말로 즙을 짜기 시작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