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122화 Ep.122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그땐……정말죄송했습니다!!”
녀석 이 눈물 한 방울을 또르륵 흘리 며 그리 말했다.
“제가욕심에 눈에 멀어, 형제님께 해서는 안될 짓을 해버리고 말았죠.큭 꾈!!”
잠깐 두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나를 올려 다보더 니.
“믿 어주실지는 모르겠지 만, 그때의 일은 정말 마음 깊은 곳에 서부터 반성 하고 있어요. 물론, 용서를 바라고 이러는 건 아니에요. 그저 제 진심이 이렇 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서 말씀드리는 거랍니다.”
말을 끝맺고 나를 올려다보는 녀석의 눈에서 다시 눈물 몇 방울이 또르륵 흘러내렸다.
놈은 내가 대답하기를 기다리는지 손을 붙잡은 상태로 가만히 나를 올려 다봤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이게 연기 라면 한 번은 속아줘 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 각이 들 정도로 아주 훌륭했다.
근데 이 새끼. 남의 손등은 왜 계속 만지작거리고 지랄이야.
처음 손을 붙잡았을 때부터 은근히 손가락을 꼼지 락거 리 며 손등이 나 다 른 곳을 살살 쓰다듬고 만져대는데 여간 기분 나쁜 게 아니다.
....
솜털 가득한 꼬맹이만 아니었어도 진즉에 면상에 꿀밤을 먹여버렸을 텐 데.
내가한번 참는다.
“일단이것좀 놔라.”
“아...네.”
내 가 손을 털어 내 자 녀석 이 살짝 아쉬 운 듯한 표정을 하며 뒤 로 물러 났다.
아니 이새끼. 반응이 왜이래?
갑자기 등허리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녀석은 뒤로 물러난 다음, 아주 공손하게 양손을 배꼽에 모은 다음, 가만 히 서서 나를 바라봤다.
아니 쓰벌.눈빛이 왜 이리 좆같지.
분명 별 악의 없는눈인 것 같은데 왜 이리 기분이 좆같은지 모르겠다.
나는 고개를 돌려 레니 아를 바라봤다.
레 니 아가 나와 눈이 마주치 자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왜. 뭔데. 고개는 왜 흔드는데.
나는 누구처럼 독심술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 었기 에 결국 직접 레 니 아에 게 날 이곳으로 부른 이유를 물을 수밖에 없었다.
“혹시 저를부르신 건 이것 때문이었습니까?”
“아뇨. 그럴 리가요….”
레니아가 내 앞에 서 있는 녀석을 힐끗 쳐다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제 사고가 있었다고 병사들에게 보고를 들었습니다.”
“뭐,예. 사고였죠.”
누구 과실이 더 높냐고 따지면 이게 좀 거시 기 해지긴 하는데,상대는 말로 먼저 선빵을 쳤고 기에나씨 가 그걸 물리적 후빵으로 받아쳤으니 대충 저울 이 수평을 이루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스미스님과 그 일행분들을 곤란하게 만들었던 자들을 고용한 게 지금 눈앞에 있는 그 녀석이랍니다.”
?”
기 에 나씨의 변호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 각하고 있던 나는 생 각지도 못 한 레니아의 대답에 잠깐뇌가 활동을 정지했다.
“어,음. 그러니까. 어제 그 아무튼. 사람들이 전부 고용된 사람들이고 그 고용주가 이 녀석이다. 이 말씀이시죠?”
“겉으로는 그렇습니다.”
“겉으로는?
안 그래도 시선이 기분 나쁘게 느껴지던 참에 대 놓고 꿀밤을 먹일 수 있는 기회다 싶어 주먹을 들어 올리던 나는 레니아의 이어진 말에 잠깐 주먹을 다 시 내렸다.
“정확히는 제 언니인 라니아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그랬다고. 본인이 오 늘 아침에 저를 직접 찾아와 말하더군요.”
“예. 맞습니다. 맞아요.저는라니아님께서 시키셔서 어쩔 수 없이 따를수 밖에 없었어요.”
놈이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나는 잠깐손을 뻗어 놈의 말을 막았다. 다행히 녀석은 나불거리려던 입을 얌전히 닫았다.
다른 건 몰라도 일단 고분고분 말을 듣는 건 마음에 드네.
“저를노린 목적이 뭐랍니까?”
“그건 본인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그저 모종의 협박을 받아 스미스님 의 일행에게 시비를 걸라는 지시만 받았다고. 그렇게만 말을 하니.”
“……그 라니아님께서는 다른곳에 계시지 않습니까?”
“예 . 여기서 조금 떨어진 저택에. 혼자서. 아주. 한적하게 보내고 있답니다. 참고로 저택 근처엔 제 허락 없인 그 누구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명령을 내려 뒀고요.”
레니아가 여전히 나만 바라보고 있는 녀석을 노려봤다.
“작정하고 밖으로 연락을 하려고 수를 썼다고 한다면야….”
그녀의 반응을보아하니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녀석이 아주 높은확률로 거 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 각하는 모양이 다.
나는 얌전히 입을 닫고 있는 녀석에게 물었다.
“정말로 라니아님께 협박받은 거냐?”
“그럼요.그게 아니라면 제가그 많은 사람을 고용할돈이 어디서 났겠어 요.”
“으
O •
나는 입을 다물었다.
이 녀석이 한달에 얼마나받고꿀을 빨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그런 내 생각을 읽 었는지 레 니 아가 말했다.
“멜빈. 그 녀석의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사치 부리지 않고 돈을 모 았다면 사람 몇은 충분히 고용할 만큼 모았을 텐데, 녀석은 봉급을 받는 족 족 명품을 구매하는데 사용했거든요.”
“예. 레니아님의 말씀대로예요.그땐 제가허영심이 마음에 가득해서 사 치를 부리고 살았거든요. 그래서 성에서 쫓겨날 때 빈털터리 상태로 쫓겨났 어요. 그런 제가돈을 어디서 구해 사람을 고용할수 있겠어요.”
확실히.
없는돈이 어디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어제 모였던 사람이 고작 한두 사람도 아니고 족히 스물은 넘어 보였다. 거기다 기에나씨에게 맞고 날아갔 던 모험가는 무려 시론과 같은 은등급 모험가였었지 .
한두 푼도 아니고 은등급 모험 가를 고용할 돈이 갑자기 어 디 서 떨 어 질 리 는 없고.
잠깐. 돈이고 뭐고 남자잖아.
이 새끼.혹시 자지로 꼬신 건가?
모든 여성이 다그런 건 아니지만, 열 명 중 아홉은그저 남자면 다른조건 따지지 않고 데리고 살려는 생각을 품고 있다.
거기다 녀석은 얼굴도 좀 귀엽고 나이도 어리니, 만약몸을 미끼로 유혹을 한다면 특히 나 남자에 굶주린 모험 가들이 라면 백 이 면 백 . 홀라당 넘 어 갈 테 지.
뭐 . 어디까지 나 가정 일 뿐이 지 만.
“뭐. 일단은 그런 걸로 해두고.”
나는 다시 레 니 아쪽을 바라봤다. 날 부른 용건은 이 걸로 끝이 냐는 질문을 눈빛에 담아서.
“멜빈. 스미스님께 할 말은 그게 전부냐?”
“아, 잠깐, 잠깐만 더 시간을 주세요.”
레니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녀석이 다시 나에게 다가오려 하기에 나는 다가오지 못하도록 손을 뻗 었다.
“•••꾈.”
녀석은 다행히 내 의도대로 멈춰 섰다. 문제는 이 새끼가 내뻗은 손을 붙잡았다는 점 이 다.
당장 발로 걷 어찰까 생 각하다가 턱 에 아직 솜털만 가득해 서 한 번 참기 로 했다.
“저는 그때 저지른 일을 정말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어요. 형제님께서 그걸 믿어주실지는 모르겠지 만, 만약에 제가 저지른 일을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 주신다면 언제든 이곳으로 찾아와 주세요.”
녀석은 붙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바지 주머니에서 작은 종이를 꺼내 나에 게 내밀었다.
[남쪽 거리-슩번구역. 물빛 언덕.]
받아든 종이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바젤란에서 유명한 남성 주점이에요.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몇 없는 공간이죠. 찾아오시면 제가 대접해 드릴게요.”
나는 여전히 알 수 없는 불쾌감을 주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녀석을 마 주 봤다.
아니 , 성에 서도 잘리고 돈도 없는 새끼 가 뭘 대접 한다는 거 야.
뭐. 진짜 개과천선해서 사들인 명품을 다팔아치운 건가? 그게 아니면 저 이 상한 이 름이 주점 에 새 로 취 업 이 라도 한 걸 지 도 모르겠구만.
나는 그리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 였다. 그제야 녀석이 환하게 웃으며 몸을 돌려 레니아를바라봤다.
“용건은 끝났습니다. 제 무리한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레니아님. ”
“… …됐다. 너는 나가서 마저 증언을 끝마친 다음 돌아가도록 해라.”
“예.그러겠습니다. 그럼.”
녀석은 마지막으로 레니아가 아닌, 나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는 아주 조 용히 만찬실을 나갔다.
계속서 계시게 해드려 죄송합니다.우선 앉으시겠어요?”
“아예.
영지전이 끝나서 그런 걸까.
레니아가 날 대하는 태도가 조금 더 부드러워 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단나는 가까운 의자를 빼내어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아마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 때문에 나를 보자고 부른 것일 테지.
“시종들에 게 들었는데 아침도 드시지 않으셨다고. 우선 뭐 라도 간단하게 드시는 게 어떨까요.”
“하실 이야기가 긴가요?”
“아마그리 길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면 이야기부터 듣는 걸로 하겠습니다. 제가 집중력이 좀 부족해서.”
“으음… 그러시다면.”
레 니 아가 조금 아쉽 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 였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누가 더 올 사람이 있습니까?”
“네.이야기는제가아니라곧오시는분께서 해주실 거예요.”
“그렇군요.”
레 니 아가 말을 높이는 걸 보면 누군진 몰라도 신분이 높은 사람인 모양이 다.
“아,오신 모양이네요.”
“•••꾈?”
레니아의 말에 멍하니 앉아 있던 나는문을 향해 고개를돌렸다.그러자 거짓말처럼 문이 열리며 서늘한 분위기를 품은 여성이 안으로 들어왔다.
이 세계에서 가장흔하게 볼수있는금발에 푸른눈동자를가진 여성.
여성의 눈매는 살짝사납게 휘어 있었는데, 이게 또시론과는느낌이 달랐 다. 시론이 전형적으로 맹수와 같은 느낌이라면 지금 막 들어온 여성은 한 마 리의 늑대를 보는 것 같달까.
아무튼, 뭔가 굉장히 시크해 보이는 미인이 었다.
여성은 잠깐 앉아 있던 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걸음을 옮기더니 바로 맞은 편 자리에 의자를 빼내어 앉았다.
나는눈앞의 미인이 누군지 궁금했기에 레니아를슬쩍 돌아봤다.
그러나레니아는 내 눈빛에 감긴 의미를 알아보지 못한 것인지.
“이야기하시면 될것 같네요.”
나에게 고개를 살짝끄덕이고는 내 앞에 앉은 여성에게 그리 말을 했다.
나는 별수 없이 고개를 돌려 맞은 편에 앉은 여성을 바라봤다.
여성이 잠깐 내 눈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네가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단처음부터 말하는 편이 좋겠군.”
뚜렷하면서도 맑은 목소리에 내 고개가 살짝 기울어졌다.
굉장히 낯익은 목소린데.
어디서 들었지?
“무슨 문제라도 있나.”
“아뇨. 그런 게 아니라……아.”
흐릿하게 떠오를 듯 말듯 하던 정보가 팟! 하고 떠올랐다.
“베네오…경?”
내 가 이름을 부르자 맞은 편에 앉아 있던 미 인이 처음으로 눈을 한 번 껌뻑 였다.
“그렇다.”
“오…….”
시크한느낌의 미인. 베네오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순수하게 놀랐다. 저렇게 예쁜 얼굴을 어째서 그간숨기고 다닌 것일 까.
몰링 타에 서 바젤 란으로 향하는 동안 베 네오경은 내 앞에 서 단 한 번도 바 이저를 올리거나 투구를 벗은 적이 없다.
그런데 그투구속에 가려진 얼굴이 저런 미인이었다니.
내 가 베 네 오경의 외 모를 다시 감상하고 있을 때, 레 니 아가 당황한 듯 목 소리를 떨며 말해왔다.
“어... 스미스님께선 베네오경의 얼굴을 모르고 계셨습니까?”
“그렇다.그는 내 얼굴을 이 자리에서 처음봤다.”
“아…. 그렇군요. 저는 당연히 여정을 함께 하셔서 안면을 트셨을 거라 생 각했는데 실수했네요.”
베네오경의 대답에 레니아가 머쓱한지 뺨을 긁적였다.
나 역시 눈앞의 미인이 베네오경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레니아가 어째 서 따로 나에게 소개해주지 않았는지 납득했다.
거의 열흘을 함께 했는데 설마 얼굴을 모를까.
나 같아도 그렇게 생 각했을 걸.
나는 별생 각 없이 베 네오경에 게 물었다.
“저는 여정 내내 계속 투구를 쓰고 계셔서 얼굴에 흉터라도 있는 줄 알았 습니다.그런데 흉터는커녕 아름답기만 하신데 어째서 답답하게 투구를쓰 고계셨습니까?”
“•••꾈.”
베 네오경 이 잠깐 입을 반쯤 열 었다가 다시 닫더 니 한동안 아무런 말도 꺼 내지 않고 그저 내 눈만 지그시 바라봤다.
한동안 나를 바라보던 베네오경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편이 편해서 그랬다. 별 뜻은 없었다.”
“으음, 투구를 쓰고 계 신 게 편하시 다니. 저는 답답할 것 같은데 .뭐. 그러 시다면야 어쩔 수 없죠.”
본인이 편하다는데 내가 뭐라고 할수는 없는 부분이지.
돌아갈 때는 종종 벗도록 하지 .”
“예 ? 아, 예. 그럼 같이 식사도 하고 하죠.”
“그러지.”
베네오경이 작게 고개를끄덕였다.
“•••그러면 다시 본론으로돌아가도괜찮겠나?”
“아,예. 그럼요.”
배 가 살짝 당겨오는 게 슬슬 위장이 먹을 걸 달라고 아우성을 칠 것 같았 기에 얼른 이야기를 듣고 시론이랑 기에나씨랑 같이 점심이나 먹어야겠다.
“그러면 일단….”
그런데 베네오경의 말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점심을 먹어야겠다는 생각 이 조금씩 사라졌다. 정확히는 당장 점심을 먹긴 글렀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 다.
“상황이 이렇다. 이해했나?”
“대충은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 멜빈이라는 녀석이 성에서 쫓겨난 날 저녁 에 술을 마시다가 어떤 남자들과 함께 밤비노의 정원으로 들어갔고 그때부 터 이상해졌다. 그리고 머리가 이상해진 그 녀석이 사람들을 고용해서 저를 노렸다?”
“정확히는 네 호위를위해 따라온모험가둘을 노린 거다.”
“그게 저를 노린 거랑 같은 겁니다. 아무튼, 그 자식이 저를 노린 건 라니 아 님 께 협박받아서 한 게 아니 라 그 이상한 남자들 때문이 라는 거 아닙 니까?”
베네오경이 작게 고개를끄덕였다.
“아니, 그 둘은 뭔데 저를노린답니까?”
“이유는 모른다. 다만, 그 소년을 일부러 이곳에 보낸 걸 보면 이대로 포기 할 생 각이 없다는 건 확실하다.”
갑자기 등허리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쓰벌. 남자 새끼들이 나를 노린다니. 생각만 해도 토악질이 나오려고 하네 •
“지금그새끼 잡아다가물어보면 안됩니까?”
“사람이 하루아침에 변했다. 그건 고문이나 협박으로 불가능 한 일이다. 높은 확률로 세뇌를 당했을 거다. 그러니 붙잡아 봤자 얻는 건 없을 것이고 고작해야 놈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밖에 되지 않을 테지.”
“•••그렇군요.”
확실히. 그냥 아주 지랄맞던 그 씹새가. 갑자기 내 손을 붙잡고 눈물까지 질질짜며 사죄를 할 때부터 뭔가 이상하긴 했다.
그러고 보니 내 손등을 만지작거린 것도왠지 눈빛이 좆같이 느껴지던 것 도 전부 그런 이유 때문인가?
어우 쓰벌.
나는 팔뚝에 난 닭살을 문질렀다.
농담이 아니라, 그때 페트 뭐시 기교 지하에 붙잡혀 들어갔을 때보다 지금 이 더 소름 돋고 공포스러웠다.
“그러면… 전 뭘해야 합니까?”
“너는 선택을 해야한다.”
“선택이요?”
팔뚝을 문지르며 베네오경의 말에 나는 눈을 껌뻑였다.
“놈들이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이대로 조용히 몰링타로 복귀하거 나. 아니면.”
베네오경이 내 오른손을 가리켰다.
손을 펼쳐보니 아까그 멜빈이라는 애새끼에게 맞은 종이가들려 있었다.
“직접 움직여 놈들을 끌어내거나. 선택권은 너에게 있다. 네가 어떤 선택 을 하든 나는 그에 따를 거다.”
“•••꾈.”
나는 잠깐 눈을 감았다.
머리는 이대로 조용히 지내다가 몰링타로 복귀하기를 바랐다. 그런데 이 상하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쓰벌. 그딴 새끼들을 내버려 두고 그냥 간다고?
그러다가 그 뭔지 모를 새끼들이 몰링타까지 쫓아오면 아주 그냥 주옥되 는거다.
나 스미스의 행복 생활에 남자 새끼가 끼어들 틈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안그래도 하나 같이 곱상하게 생긴 놈들이라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아주 잘 됐다.
여자도 아니고 이 세계의 남자들 따위 가 나 스미스의 상대 가 될 리 가 없지
•
감히 내 행복생활을 망치려 들다니.쓰벌 새끼들.
갑자기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지 금은 얼굴도 가물가물한 수수깡 죲와 B.
팔다리 멀쩡히 붙어 있는 주제에 물심부름부터 잡일까지 전부 나에게 떠 넘긴 아주 씹새끼들.
“그르르르르.”
“•••괜찮나?”
“그르... 아,괜찮습니다.잠깐화가치밀어 올라서.”
나는 베네오경의 물음에 내면에 잠들어 있던 야수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어디 한 번. 그 새끼들 얼굴이 나 구경해 봅시 다.”
“•••끌어내겠가는건가?”
“예 . 이 대로 돌아간다고 해서 녀석들이 포기 할 거 라고 확신 할 수 있는 것 도아니잖습니까.”
“그렇지.”
“그러 니 까. 기 회 가 왔을 때 잡죠. 거 기 다 상대 가 남자라고 하지 않았습 니까. 베네오경도 레니아님도 아무런 증거도 없이 건들 수는 없으니 놈들의 목적이자 같은 남자인 제가 직접 나서는게 여러모로 확실하겠죠.”
네 선택 이 그렇다면 나는 그에 따를 뿐이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베네오경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왠지 갑자기 기분이 나빠 보이는 베네오경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 럽게 물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베네오경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네 호위들부터 다부르도록 하지.”
“예? 아, 예. 그게 좋겠네요.”
그 말에 나도 순간 아차 싶었다.
이런 일을 아무런 의논도 없이 멋대로 결정했다고 벌써부터 나에게 잔소 리를 내뱉을 시론의 모습이 머리에 그려졌다. 더불어 케르낙스가 깨어나면 자연스럽게 그 잔소리에 합류하겠지 .
“그러면 제가 가서 불러오겠습니 다.”
레 니 아가 시 종을 시 키 면 된 다 말하려 했으나 나는 손을 저으며 내 가 직 접 가겠다고 말했다. 오면서 미 리 알려줘 야 그나마 욕을 덜 먹을 것 같아서 내 린
판단이었다.
“그러면 금방 다녀오겠습니 다.”
나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만찬실을 나갔다.
**
“•••꾈.”
“베네오경?”
만찬실에 베네오와 둘만 남게 된 레니아는 갑자기 어딘가 불편한 사람처 럼 행동하는 베네오를 살짝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봤다.
“어디 편찮으신가요?”
“……신경 쓰지 마라.”
“아네.”
단호한 베네오의 대답에 레니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신경 쓰지 않기 로 했다.
그에 베 네 오는 속으로 한숨을 내 쉬 었다.
‘차라리 이게 나을지도 모르겠군….’
돌아가는 내내 시달리는 것보다차라리 이 자리에서 한대 맞는편이 훨씬 속이 편할 것 같았다.
베네오는 잠시 후, 자신을 노려볼 주황빛 눈동자를 떠올리며 연신 한숨을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