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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161화 (161/771)

횐 161화 Ep.161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날씨 좋네.”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푸른 하늘.

소파에 앉은 내 몸으로뜨끈한햇살이 내리쬐어 왔다.

몸이 절로 노곤해지는 기분이다.

이 대로 낮잠 한숨 때리 면 얼마나 좋을까.

“하아…….”

두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며 고개를 돌렸다.

널찍한침대의 위.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곤히 잠들어 있는 베네오경.

“도대체 언제 깨어나시려는 건지 모르겠네 ….”

예상치 못했던 방문객들이 멋대로 문을 따고 들어왔다가 돌아간 게 벌써 세 시간전의 일이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바지를 추슬러 떠 나가는 그녀들을 붙잡고 구구절절 상황을 설명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좆에 불을 붙였다가 집을 태워 먹을 뻔한 것은 분명 잘못한 일이 맞지만, 그것만 가지고 그녀들을 쫓아가 애처롭게 상황을 설명할 필요는 없단 생각 이 들어서다.

내 가 뭐 베 네오경 이 랑 섹스를 한 것도 아니고 구명 활동을 하다가 좀 예 상 치 못한 상황이 있었을 뿐이지 그게 잘 못은 아니지.

그래서 나는 차분하게 직원을 호출해 당당하게 청결 스크롤을 구해오라 고요구했다.

저들도 잘못한 것은 아는 것인지 평소보다 훨씬 굽신거리 며 아주 빠르고 신속하게 스크롤을 가져 다주었다.

최고의 보안을 자랑한다면서 남의 방문 여벌 키를그렇게 쉽게 내어주다 니.

그러나 넓은 마음을 가진 나는 무단으로 들어왔던 구성원을 생각해 특별 히 이번 일은 너그러이 용서해 주기로했다.

가져다준 스크롤 한 장으로 깔끔하게 뒷정리를 끝낸 나는, 소파에 앉아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이 런저 런 생 각을 하며 시 간을 보냈다.

그런데 사실 그냥 창밖의 거리를 구경하며 잉여롭게 시간을 허비했다는 게 옳은표현일 것이다.

불알에 새롭게 자리를 잡은 검은 안개.즉,스산한 기운이 무엇인지.또무 언가 변화는 없는지 .

곰곰이 앉아 몇 번이고 머리를 굴려 몸을 살펴봤으나, 뚜렷한 변화는 찾아 볼수 없었다.

그저 불알에 자리 잡은 스산한 기운의 양만큼 그에 비례하는 시오린씨의 마력이 정액을 통해 방출된 정도가 내가 알아낼 수 있는 한계였다.

가장좋은 건, 시스템 녀석에게 도움을 받는 거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너무 녀석에게 의존하는 건 좋지 못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협조적일 때는한없이 협조적이지만, 대부분그반대의 경우가훨씬 많았 으며 무엇보다 생 각 이 상으로 감정 적 인 보복을 해올 때 가 많았다.

뭐 … 녀석이 알아서 도와주겠다고 말한다면 거절하지 않겠지만, 그게 아 니라면 오늘부터라도 녀석에 대한의존을 조금씩 낮출 필요가 있겠지.

언제까지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이도 아니고, 목적을 완수하면 사라질 녀석이니까.

“그러니 얼른 깨어나 주시면 좋겠는데요.”

어린아이처럼 새액-새액-귀여운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는 베네오경.

그녀 가 깨어 나야지 만 검은 안개 에 대 한 것도, 무단으로 방을 침 입했던 여 성들에 대한 해명도 할 수 있을 테니까.

“근데 대사제님은왜 오셨던 거지.”

행정관인 밀리아님이 야 케르낙스의 상관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대사제님 까지 일행에 끼어있었던 건 정말의외였다.

“으응….

침대에서 들려온 작은 목소리에 나는 소파에서 일어났다.

베네오경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니 작은 입술을 오물거리는 게 보였다.

나는 얼른 침대로 다가가 슬쩍 허리를 숙여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베네오경?”

“으응….

99

작게 그녀의 이름을 불러보았으나, 그녀는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귀 엽게 입을 오물거리는 것 이외에는 딱히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흔들어 깨울까.

아니,아니지. 여태까지 잘 기다렸는데 조금만 더 기다리자. 적어도 점심시 간까지는 진득하게 기 다려 야지.

.....

아직 깨어날 기미가 없는 건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베네오경의 잠든 얼 굴을 마음껏 감상 할 수 있다는 점은 몹시 좋았다.

시론 못지않게 눈매가 나쁜 그녀였으나, 곤히 잠들어 있는 그녀의 눈매는 순한 양처럼 부드럽게 풀려 있었다.

“시 론도 그렇고… 잠든 모습은 다들 참 귀 엽 단 말이 지.”

평소 힘이 들어가 있던 눈매가 부드럽게 풀어져서 그렇게 느껴 지는 걸지 도 모르겠다.

한동안 그녀의 잠든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으니, 문뜩 장난을 치고 싶 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가끔 배 위 에 올라와서 잠든 시론에 게도 장난을 치곤 해서 그런지 이 상 하게 손이 근질근질했다.

“살짝만...

언제 이런 기회가올지도 모르는데 허투루 날려 먹을 수는 없지.

검지와 엄지를 집게처럼 만들어 그녀의 오뚝한 코에 천천히 가져갔다.

작은 콧바람이 손에 닿아 간지럽힐 정도로 가까워졌을 때였다.

번뜩一

“히에 엑?!”

살포시 감겨 있던 베네오경의 눈꺼풀이 아무런 전조도 없이 번뜩 뜨였다. 동시에 나는 심장이 멎는 경험을 잠깐 체험했다.

화들짝 놀란 내 가 뒤로 넘 어짐과 동시 에 얌전히 누워 있던 베네오경 이 몸 을 일으켜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던 그녀의 시선이 바닥에 엉덩이를 찧은 나에게로 향했다.

“무슨일이 있었던거지?”

“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내가그리 묻자, 베네오경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네 가 저지른 일을 수습한 것까지는 기 억하고 있다. 다만, 그 후의 기 억 이 전무하군.”

살짝 인상을 찌푸리는 그녀.

자고 있을 때는 그렇게 순하고 귀여워 보였는데,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눈 매 에 다시 힘 이 들어 가 그런지 평소의 사나운 맹수와 같은 눈으로 돌아가 있었다.

우선 나는 엉덩이를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뭐냐. 제가 저지른 사고를 수습하시자마자 갑자기 쓰러지셨거든요 ?”

“쓰러졌다…?”

베 네오경의 눈썹 이 더욱 아래로 휘 어졌다.

나는 얼른 말을 덧붙였다.

“진짜 그냥 픽! 하고 쓰러 지 셨습니 다. 그렇다고 고통스러 워 하시 거 나 그러 지는 않으셨고 평범하게 잠드신 것처럼 보였거든요.”

“……다른 특이점은?”

“몸에서 검은 안개 같은 것들이 스멀스멀 흘러나와서 뭉치더니 다시 베네 오경의 몸으로 스며들던데요.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몇 번이고 반복해서요. ”

베네오경이 눈을 지그시 감았다.

무언가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기에 나는 눈치껏 입을 다물고 그녀가 먼저 입을 열기를 기 다렸다.

“•••너.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콜록, 콜록!!”

갑작스러운 그녀의 질문에 나도 모르게 기침을 토하고 말았다.

이 런 질문이 나올 거라는 걸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그야 모르긴 몰라도 그 검은 안개를 내가 좆을 통해 일정 부분을 흡수했 으니 말이다.

나는 가슴을 두어 번 두드리 며 호흡을 가다듬은 후에 야 제 대로 그녀의 얼 굴을 마주 볼 수 있었다.

조금전까지만해도뭔가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는것처럼 눈매가아래로 휘어져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의 얼굴은 내뱉은 말과는 달리, 굉장히 부드럽게 풀어져 있었다.

몰링타와 바젤란을 왕복하는 동안, 거의 두 달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냈지 만 베네오경의 저런 표정은 단언컨대 처음 보았다.

“그게 말입니다….”

거기서 용기를 얻은 나는 있었던 일들을 조금의 거짓도 섞지 않고 그대로 그녀에게 말했다.

어차피 현장을 직접 본 이들이 있어서 숨길 수도 없는 일이기도 했고.

“믿을수 없지만…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군.”

베 네오경은 눈을 지그시 감으며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나는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상황이 상황이었던지라냅다저질러 버려서 죄송합니다.”

“……괜찮다.”

그녀는 관자놀이를 누르던 것을 멈추더니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 었다.

표정만 보면 그다지 화가 난 것 같지는 않았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조금 곤란한 상황에 놓인 것 같은 표정으로 보였다.

시발. 나또 사고 친건가?

베네오경의 표정을 보아하니 역시 그 검은 안개는 그녀에게 굉장히 중요 한 것이 었던 모양이다.

“죄송합니다….”

“아니다. 괜찮다. 사과하지 마라.”

허 리를 숙이 자 베 네오경 이 손을 휘 저으며 말렸다.

그녀의 목소리에서 진심이 느껴졌기에 나는빠르게 허리를곧게 폈다.

그런 나를 베네오경이 잠깐 빤히 쳐다봤다.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아니. 아니다… 지금은 할말이 없다.”

지금은?

굉장히 모호한말을 내뱉더니 그녀가 침대에서 내려오며 나에게 말했다.

“우선 경비대로 돌아가도록 하지.”

“아, 네. 그게 좋겠네요.”

상황 설명은 모두 끝냈기에 나는 그녀와 함께 방을 나와 경비대로 향했다.

**

“이야〜 문을 딱! 열고 들어갔는데 침대 위의 광경을 보고는 제가 얼마나 당황했는데요.”

“그러셨습니까.”

“에 잉.”

밀리아는 무뚝뚝한 반응을 고집하는 베네오를 향해 혀를 찼다.

“그나저나 케르낙스경이 그렇게 화를 내는 건 처음 봤지 뭐예요. 견습 시 절부터 한 성깔 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설마 그 정도 일 줄은 몰랐어요.”

밀리아는 사랑하는 연인을 바닥에 꿇리고 장장 한 시간을 앞에 서서 설교 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살포시 웃었다.

마법 연습을 하려다가 집을 홀라당 태워 먹을뻔했으니 충분히 화가 날 만 했다.

그러 나 밀리 아의 생 각과 달리 , 케 르낙스가 정 말 화가 난 부분은 집을 잃을 뻔했다는 부분이 아니라, 자칫 스미스가 큰 화를 입을 수도 있었다는 부분 에서 화를 냈던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에요. 진지하게 반성하시는 것 같아서.”

자신이 저지른 일 때문에 도시에 봉쇄령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스미스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연신 자신과 케르낙스에게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잘생긴 남자가진심을 다해 고개 숙여 사죄하는모습.

나쁘지 않았다.

잠깐 그때의 상황을 떠올리며 남몰래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던 밀리아가 멀뚱히 서 있는 베네오를 향해 물었다.

“그래서요? 그때 그 자리에서 말했던 게 전부는 아니겠죠?”

당시 집 무실에는 밀리 아를 포함해 , 케 르낙스와 대 사제 인 아가사까지 함 께 자리에 있었다.

베네오는 사전에 스미스와 입을 맞추었고 당시에 있었던 상황을 일부 수 정해 그들에게 보고했다.

베네오는 수정하지 않았던, 직접 보고 느낀 것을 밀리아에게 보고했다.

“……좆, 아니. 음경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고요?”

“그렇습니다.”

“아니, 뭔….”

밀리 아는 진심으로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베 네오를 바라봤다.

‘좆에서 불이 치솟다니… 그게 말이 돼?’

그녀의 상식으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애초에 어느 미친 새끼가 자신의 성기에 불을 지른단 말인가.

그러나 지금 눈앞에 있는 이가 절대로 허튼 말을 할 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밀리 아는 더욱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계속 이야기하라고 손짓했다.

“불이 피어올랐고 옷에 불이 붙어 화재가크게 번질뻔한 것까지는모두 사 실입 니 다. 그런데 … 불꽃으로부터 고위 성직 자들에 게 서만 느껴 지 던 기운을 느꼈습니다.”

“… …그러니까. 그 성기에서 피어오른 불꽃으로부터 신성력을 느꼈다?”

베 네오가 고개를 끄덕 였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기분이 좋았던 밀리아는 갑자기 머리에 두통이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좆... 성기에 불을붙인 것도 어처구니없는데 거기서 신성력까지? 베네오 경.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보고자가 당신이 아니었다면 진즉에 내쫓았을 겁니다.”

콧잔등을 꾹꾹 누르는 밀리아를 보며 베네오는 처음과 똑같이 무뚝뚝한 얼굴로 고개만 작게 끄덕여 보였다.

“그 뒤는 앞서 말씀드렸던 대로입니다. 평범한 방법으로는 제압하기 힘들 것 같아 힘을 사용해 불꽃 자체를 삼켰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습니다.”

“끄응… 들으면 들을수록뭐가뭔지 모르겠네요.”

밀리아는 당시의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려다가 고개를 저으며 포기했 다.

“일단. 일단수고하셨어요. 봉쇄령은 이틀 정도 더 유지될 테니 그때까지 편하게 휴식을 취하도록 해요. 듣기로는 스미스님의 호위를 맡은 후로 두 시 간 이상 잠든 적이 없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아무리 잠을 청할 필요가 없는 종족이라고 하더라도 절반은 인간이잖아 요.”

베 네 오는 조용히 고개 를 끄덕 였다.

“더 하실 말씀이 없다면 이만돌아가서 쉬도록하세요.”

“•••꾈.”

밀리아는 오늘의 이 황당한 사건을 정리해 가주에게 보고할 생각에 벌써 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래 서 잠깐 휴식 을 취 한 후에 보고할 생 각으로 베 네 오를 일찍 내 보내 려 던 것인데 어째선지 그 대상이 나가지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자신을 바 라보고 있었다.

“……할말이 남았나요?”

“예.가장 중요한게 남았습니다.”

솔직히 스스로 성기에 불을 붙였다는 시점에서 모든 걸 다 접고 쉬고 싶다 는 생각을 품고 있던 밀리아는 베네오의 진중한 목소리에 한숨을 내쉬며 고 개를 끄덕였다.

“뭔가요. 이미 제 상식은반쯤부서졌으니 편하게 말씀해보세요.”

“일을 그만두겠습니다.”

“아아〜 그래요. 일을 그만… 그만…… 에?”

어떤 말이 튀 어나와도 놀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반쯤 정신을 놓았던 밀리 아가 화들짝 놀란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 어, 어… 베네오경? 지, 지금… 뭐라고 말씀하셨죠? 제가 잠깐 정신을 놓고 있어서 잘못 들은 것 같아서요. 죄송하지만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 어요?”

밀리 아는 부디 자신이 잘 못 들었던 것이 기를 간절하게 바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의 바람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가주께는 직 접 말씀드리 도록 하겠습니 다.”

밀리아는 극심한두통에 눈앞이 깜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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