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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349화 (349/771)

횐 349화  Ep.348 골디 이■스 왕국

흔들흔들.

누군가가 몸을 만지는 감각에 감겨 있던 시론의 눈꺼풀이 천천히 위로 올 라갔다.

“끄윽

흐릿한 시야.

깨질듯한 두통에 시론의 이 마가 구겨진다.

그때, 시론의 귓가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론. 시론.”

?”

고통을 참으며 힘겹게 눈을 치켜뜨자 흐릿하던 시야가 천천히 선명하게 돌아왔고 시론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기에나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뭐야.”

“제가누군지 아시겠습니까.”

“뭐래. 미쳤어?”

“다행히 정상이시군요.”

“……뭐라는 거야.”

영문모를 기에나의 질문에 시론이 얼굴을 구기며 힘겹게 몸을 일으켜 앉 았다.

“뭐야. 여긴 어디야…?”

“여관의 방입니다.”

기 에 나의 대 답에 시론은 눈을 껌 뻑 이다가 주름진 이 마를 조금 더 구기 며 말했다.

“그러니까……왜여기 있는거냐고.”

“저도잘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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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에나의 대답에 시론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노려봤다.

그러자 기에나가 손을 뻗어 시론의 구겨진 이마를 억지로 피며 말했다.

“주름진다고 제 가 인상 쓰지 말라고 했죠.”

“아니… 니가 인상쓰게 만들었잖아.”

“저는시론의 질문에 성실히 대답했을 뿐입니다만.”

“……됐다. 됐어.”

시론이 투덜거리 자 기에 나가 소리 없이 웃으며 이마를 펴던 손을 다시 자신의 무릎 위로 되돌렸다.

시론보다 한 시 간 먼저 정신을 차린 기에 나는 사실 주변을 돌아다니 며 상 황이 어떻게 되 었는지 대강파악을 끝내두었다.

그럼에도 시론의 물음에 앞선 대답을 한 것은 기에나 나름의 애정 표현이 었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여동생인 시론에게 장난을 친 것이다.

“머리 이외에 아픈 곳은 없나요.”

아마도?”

머리가 너무 아파서 다른 부위의 고통이 느껴 지 지 않는 것인지.

시론은 천천히 팔과 다리. 그리고 몸 이곳저곳을 만지며 살폈다.

“•••괜찮은거 같네.”

“다행이네요. 그래도 모르니 잠깐만 살펴보겠습니다.”

“아니, 야... 잠......진짜.......”

시론은 멋대로 자신의 몸을 더듬고 옷을 들춰 피부를 확인하는 기에나의 행동에 잠깐 얼굴을 구기다가 한숨을 내쉬며 저항을 그만두었다.

한두 번 있는 일도 아니었거니 저항한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 었기 때문이다.

“괜찮다니까 그러네…… 내 몸이잖아.”

“도시 베루나에서도 그렇게 말했었죠. 그런데 늑골이 나갔었고요.”

“……스친 거였다고. 별로 아프지도 않았고.”

“예.푸르게 멍이 들었는데도 말이죠.”

기에나의 대답에 시론은 입술을 살짝 내밀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아멜 라를 따라 페트미 라가 장악한 도시 들을 탈환할 때마다 이 처 럼 기 에 나는 시론의 몸을 구석구석 살폈다.

“이번엔 괜찮군요.”

흥.”

살짝 토라진 듯 콧방귀를 끼는 시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에나가 일어 났다.

“시론. 당신이 다치면 스미스님께서 슬퍼하실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다친 건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시 론이 작게 고개 를 끄덕 이 자 기 에 나가 살포시 웃는다.

스미스와 만나면서 기에나는어느 순간부터 감정에 솔직하게 되었다.

물론, 그걸 표현하는 건 스미스와눈앞에 있는 시론에게 한정되었으나그 것만으로도 아주 큰 변화인 것은 틀림 없는 일이 었다.

“일어날수 있겠습니까.”

그 정도는 괜찮아.”

시론이 바닥을 짚고 일어나려 하자 기에나가 얼른 허리를 숙여 그녀를 부 축해주었다.

“아멜라 지부장께서 기다리고 계시니 가도록 하죠.”

“•••조금더 쉬어야할것 같기도하고……?”

“시론의 어머님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하더군요.”

뭐?

아멜라가 기 다린다는 소리에 꾀병을 부리 려던 시론이 두 눈을 크게 뜨며 기에나에게 되묻는다.

우리 엄마?”

“예. 아멜라 지부장께서 시론이 깨어나면 그리 전하라고하더군요.”

시 론의 두 눈동자가 미 약하게 떨 렸고 기 에 나는 그걸 보았다.

“조금 더 쉬는 것도 괜찮겠군요.”

“……아니. 아니야. 가자.”

“시론.”

1괜찮아. 빨리 가자.”

“•••알겠습니다.”

기에나는 시론을 부축해 여관의 최상층에 있는 아멜라를 찾아갔다.

-열려 있으니까그냥 들어와라.

노크를 하기도 전에 문 안쪽에서 들려온 아멜라의 목소리.

기에나는 문을 열고 시론과 함께 방 안으로 들어갔다.

최상층인 만큼 방은 꽤 널찍했다.

침대에 누워 있던 아멜라가 몸을 일으키며 맞은편에 있는 의자를 가리켰 다.

“일단좀 앉아라.

기 에나는 시론을 먼저 앉히고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놓인 의 자를 끌고 와 시론의 살짝뒤에 앉았다.

아멜라는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 시론을 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너무 쌔게 쳤나.”

“뭐라고?”

“아니. 아니다.”

“아니긴뭐가아니

큭!!”

소리를 치려던 시론은 머리가웅웅 울리자 얼굴을 찌푸리며 이를 갈았다.

그에 아멜라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턱을 괴 며 말했다.

“그러게 누가저주 같은 거에 걸리라고했냐?”

“……저주?”

“뭐야. 너아무말도안해줬냐?”

아멜 라가 기 에 나를 향해 말했고 기 에 나가 짧게 기 침을 토하며 입을 열었 다.

“시론이 어머니의 이 야기를 듣고 상태 가 좋아 보이지 않아서 깜빡했습니 다.”

“……그래. 엄마.갑자기 엄마이야기가왜 나와?”

시론은 자신이 왜 아멜라에게 맞아야 했는지보단 모친에 대한 걸 듣고 싶 었다.

인상을 구긴 채 물어오는 시론을 향해 아멜라가목소리를 내리깔며 대답 했다.

“왜 나왔겠냐. 여기 왔으니까 나왔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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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을 크게 뜨며 되묻는 시론을 향해 아멜라가 다시 한번 말했다.

“여기 왔다고. 니 엄마. 시란 레드펄이.”

“•••꾈왜?”

“내가 어떻게 아냐.”

아멜라의 대꾸에 시론의 얼굴이 조금씩 하얗게 질려갔다.

겨우모친에게서 도망쳐 나왔는데 그 모친이 지금 이곳에 와있단다.

그 충격적인 사실에 시론은 끔찍한 두통마저 잊어버렸다.

“쯧.”

시론의 상태를 확인한 아멜라는 침대를 의 자처럼 끌어와 시론의 앞까지 다가갔다. 그리고는 손을 뻗 어 시론의 뺨을 잡아 당겼다.

“므으아아아악?!”

“정신좀 차려이년아.”

“아악! ! 나아! ! 나아아! !”

농담이 아니라 볼이 찢어질 것처럼 아파와 시론은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

그 모습을 잠깐 지켜보던 아멜라가 대충 시론이 정신을 차렸다고 판단하 며 뺨을 놓아주었다.

시론은 얼른 빨갛게 부어오른 뺨을 문지르며 아멜라를 노려봤다.

“•••갑자기 뭔데.”

“뭐긴. 정신 차려라고그런 거지 이년아.”

아멜라가 시론의 뒤에 앉은 기에나에게도 손짓했다.

기에나가시론의 옆으로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니가시란그 괴물을 존나게 무서워한다는 건 알겠는데. 너 잘선택해라.”

뭘 선택해.”

아멜라가얼굴에서 웃음기를 싹 빼고 대단히 정색한표정으로 말했다.

“너. 스미스 포기 할 거 냐?”

뭐?

“누가모녀 아니랄까봐…….”

아멜라는 어지러워진 수도를 정리한 다음, 곧장 스미스가 있던 집결지로 향했다.그리고그곳에서 걸레짝이 된 엘프를 지키고 서 있던 아드리안을 만 났고 그녀로부터 시란이 스미스를 데려가 버렸다는 걸 듣게 된다.

“니 그 잘나신 어머니께서 스미스를 아주 마음에 들어 하신 모양이더라.”

“•••꾈하?”

하얗게 질려가던 시론의 얼굴이 갑자기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

시론의 반응을 살피던 아멜라는 시란이 지금 스미스를 데리고 욕탕에 들 어갔다는 사실은 알리지 않기로 했다.

대신, 조금이야기를 바꿔.

“얼마나 마음에 들었으면 스미스를 데리고 산책까지 다니겠냐.”

“……지금 어디 있는데.”

발끈하며 일어 나려던 시론을 아멜라가 붙잡아 다시 자리에 앉혔다.

혹시라도 시란에게 눌려 시론이 포기하는 건 아닐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럴 일은 없어 보였다.

스미스를 구하고 집결지에 도착했을 때, 자신을 향해 따박따박 소리치며 달려들었으면서 이제 와서 꼬리를 만다니.

만약 그런 모습을 보였다면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머리를 쥐어 박아줄 생 각이었다.

“지금 가서 뭐 어쩌려고? 니가뭐 그 아줌마한테 힘으로 이길 수가 있냐 가 슴으로 비빌 수 있냐.”

“가, 가슴이 왜 나와?!”

시론이 빼액! 소리치며 아멜라와 기에나의 가슴을 훑었다.

명백히 자신보다 배는 큰 젖무덤. 그리고 모친은 그런 둘보다 더 큰 가슴을 가지고 있었다.

가슴에 환장하는 스미스라면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못할 그런 가슴을 말 이다.

“시론아. 우리 정실 서열 첫 번째 시론아.”

뭐야. 갑자기.”

“솔직히 말해서 시란 그 아줌마가 나이가 뭐 같이 많긴 하지만 스미스 그 새끼가그런 걸 신경 쓰는놈은 아니잖냐.”

그렇지.”

인간이면서 나이를 따지지 않는 남자.

그게 스미스였다.

“그리고 스미스가 널 가장 아끼고 사랑한다는 건 너 스스로도 알 테고.”

뭐.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가 없었다.

그만큼 노골적으로 애 정을 보여오니 말이 다.

“그런데 이번엔 오히려 그게 더 문제란 말이지. 솔직히 말해서 시란그 아 줌마가 너보다못한 게 뭐냐.”

얼굴을 포함해서 모든 면이 우월했다.

“……나, 나도 크면 그렇게 될 거거든?”

“그때쯤이면 스미스를 뺏겨있지 않을까 싶은데.”

“… 아냐. 그 바보가 그럴 리 가 없어.”

“뭐. 나도 그렇게 생 각하기는 하지 만 그 아줌마가 어떻 게 나올지를 모른 다는게 문제지.”

막말로 스미스를 납치해 자신의 근거지로 데려가 버릴 수도 있는 일이다.

만약 그렇게 된 다면 제국에 있는 길드 마스터를 부르지 않는 이 상 스미스 를 구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래서. 어쩌자는 건데?”

“니 가 지금 상황에 서 유일하게 그 괴 물에 게 비벼볼 수 있는 거.”

내가?”

시론이 이마를 찌푸리자 아멜라가 진지한 얼굴로 시론의 아랫배를 가 리켰다.

뭐, 뭐?”

“뭐긴 이년아.섹스밖에 더 있냐? 뭐.사실 이것도 가능성이 존나희박하긴 한데 그래도희망이라도 있다는게 어디냐.”

놀리는거야 지금?”

“미쳤냐? 니가실패하면 우리 전부 끝장날 지도모르는데.”

?”

아멜라가 손을 뻗어 시론과 기에나의 어깨를 붙잡아 당겼다.

자연스럽게 셋의 머리가 모였다.

“시론아.”

“뭐,뭔데.”

“니 가 실패하면 전부 끝장날 수 있으니까 잘 들어라.”

뭔데.”

“유일하게 그 괴물 같은 아줌마를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은

아멜라가 조용히 말을 이 어나갔고.

그럴 때마다 시론의 표정이 시시각각바뀌었다.

얼굴을 찌푸리 기도 했고, 화를 내 기도 했으며 고개를 끄덕거리 기도 했다.

“ 알겠냐?

“……알겠어.”

시론은 결국 아멜라의 계획을 따르기로했다.

“기에나. 넌 나가서 아르델 그년한테도 알려주고와라.그래야 협조하지.”

“알겠습니다.”

기 에 나가 빠르게 방을 나갔고 아멜라가 자리에 서 일어나며 시론의 어깨 를두드렸다.

“스미스가올 때까지 쉬고 있어라. 오면 부를 테니까.”

“……알겠어.”

아멜 라까지 방을 나가자 시 론은 순식 간에 혼자가 되 었다.

“하아.”

혼자가된 시론이 짧게 한숨을 내쉬며 무릎에 얼굴을 묻으며 작게 중얼거 렸다.

바보가 엄마를 찍어 누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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