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358화 (358/771)

횐 358화  Ep.357 골디 아스 왕국

햇볕이 스며들어오는 창문 앞.

“시발. 어떻게 창문이 없냐.”

아멜라가 멀찍이 떨어진 건물을 노려보며 투덜거렸다.

그걸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기에나가 밖에서 가져온 점심거리를 테이블에 올려두며 말했다.

“그만하시고 와서 점심부터 드시죠.”

“하,어떤 미친년이 저따위로 설계한 거냐.”

아멜라가 창문에서 떨어져 기에나가 앉은 소파의 맞은편에 엉덩이를 깔 고 앉았다. 그리고는 빵 사이 에 기름진 고깃덩이 가 가득 들어간 샌드위 치를 하나 집어 입속으로 넣는다.

그제야 기에나는 샐러드가 담긴 그릇을 들고 아삭거리는 싱싱한 것들로 배를 채워나갔다.

“원래요리도 했냐?”

“조금.”

아멜라의 물음에 기 에 나는 들고 있던 접시를 가리 키 며 말을 이 었다.

“엘프의 것들은 기본적으로 익히고 있습니다. 지금 드시고계시는 거나 인 간들의 식문화는 스미스님께 배웠습니다.”

“•••그 자식. 샌드위치 말고도 할줄 아는 게 있냐?”

“예. 스튜나구이. 찜 같은 종류도 할줄 아셨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아멜라가 다시 창문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만들었다.

여태까지 자신이 공짜로 해 먹인 샌드위치가 몇 개인데 독립하고서 제대 로 된 식사도 한 번 대접 하지 않다니.

“빈방은 많습니다.”

?”

뜬금없는 소리에 아멜라가 눈을 끔뻑이며 기에나를 바라봤다.

“갑자기 뭔 소리냐.”

“지부장님께서 거처를 옮기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서 드려본 말씀이었습 니다.”

“•••꾈거처?”

기에나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마저 샐러드를 입에 넣고 오물거린다.

“거처•••꾈.”

아멜라가 소파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잠깐 고민했다.

어차피 길드 건물도 아르델과의 다툼으로 인해 완전히 박살 난 상태였고 의 뢰 를 받아 갈 동등급 이 상 모험 가들 대 부분이 다른 영지로 떠 나기 까지 했 다.

남은 거라고는 조금 더 교육이 필요한 햇병아리들뿐.

등급을 부여받지 못한 병아리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기껏해야 하수도 청소나 기타 잡일이 전부.

그런 의뢰만 받아서는 역으로 사비를 털어 접수원들의 봉급을 챙겨 줘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뭐,건물이 새로 지어질 때까진 얹혀살아도괜찮긴 하겠네.”

이참에 좀 여유를 가지고 오랜만에 삶을 즐겨볼 생각이었다.

그런 아멜라를 조용히 지켜보던 기에나는 어느새 비어버린 그릇을 내려 놓으며 생각했다.

과연, 스미스가그녀를 순순히 내보내 줄 것인지.

“살짝 엿듣고 와볼까.”

아멜라가 자신을 바라보며 그리 묻자, 기에나는 덤덤한 표정으로 대꾸했 다.

“그거야지부장님 자유지만, 저는 가지 않도록하겠습니다.”

“하, 야. 넌 스미스 그 새끼가 걱정되 지도 않냐?”

“예.걱정되지 않습니다.”

이건진심이었다.

스미스의 밤 기술을 직접 겪고, 또 정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있는 그녀 였기에 정말조금도걱정되지 않았다.

반대로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또 다른 강자가 경쟁자로 끼어들게 될 것이 라는 점이 그녀를 조금 껄끄럽게 만들었다.

“니 가 스미스 그 자식 좆질을 얼마나 대 단하게 생 각하고 있는지는 알겠는 데.그 미친 아줌마도보통이 아니라고.”

“그래봤자 암컷인 이상 스미스님의 자지에 박히면 꼼짝하지 못하는 건 변 하지 않는 진리입니다.”

“•••꾈.”

아멜라는 과할 정도로 스미스를 신뢰하는 기에나의 모습에 혀를 찼다.

그러나 기에나 이런 신뢰를 보이는 것은 단순히 스미스에게 빠져버린 사 심 때문이 아니라, 이전 요새에서 남왕과의 결투에서 보였던 스미스의 모습 을 근거로 한 신뢰 였다.

이를 모르는 아멜라가 한숨을 내쉬 며 말을 이 었다.

“니가 혈상어족을 잘 몰라서 그러는 것 같은데 그 미친년들은 말이야. 지들 피로 수컷을 발정시키는 미친년들이라고.”

“•••꾈?”

덤덤하게 있던 기에나가 처음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발정이라면.... 미약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미약? 그런 수준이면 차라리 다행이지. 그냥 건들기만 해도 싸버릴 정도 로 민감해지는 건 기본이고 더는 씨앗이 나오지 않는데도 좆이 죽지 않고 설 정도로 그냥수컷을 미치게 만들거든.”

“미약……미약….”

“야.어이. 이년이?”

아멜라는 자신의 말을 들었는지 아닌지, 미약이라는 단어만 중얼거리고 있는 기에 나를 노려보며 이마를 찌푸렸다.

마음 같아서는 한 대 쥐 어 박아버리고 싶었으나 점심을 챙 겨왔으니 한 번 넘어가기로 했다.

다행히 기에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신을 차렸다.

병에 담긴 차가운 정수로 목을 축이던 아멜라가 손등으로 입술을 닦으며 물었다.

“미약이 왜.뭐 문제라도 있냐?”

“예.있습니다.”

“무슨 문제.”

기에나가 처음으로 창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몇달전이었다.

건방진 암고양이 가 집을 방문했을 때, 스미 스는 미 약을 삼켰고 무자비 한 수컷으로 돌변해 자신을 포함한 그 자리 에 있던 모든 암컷을 찍 어눌렀다. 아 주 거칠고 과격하게 .

그저 욕정을 풀기 위 한 한낱 도구로 취급하던 그 모습을 기에 나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두근一!!

자신을 도구처럼 다루던 그때를 떠올렸을 뿐인데 아랫배가 떨려왔다.

“너도 반항기냐? 왜 말을 하다 말고 지 랄이 야.”

“•••꾈.”

곧 비 어버린 병을 던질 것 같은 분위 기에 기에 나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노 려보고 있는 아멜라를 바라보며 다 하지 못한 대답을 들려주었다.

“경쟁자가 늘어나는 문제……입니다.”

**

“끄응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마치 끔찍한 숙취 에 시 달리고 있는 그런 두통이 었다.

‘어우, 골통이야…….’

겨우겨우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니 컴컴한 천장이 보였다.

기억에 없는 천장이다.

“ 아.”

여관방이었지.

두통때문인지 사고가 느려진 기분이 다.

게다가 두통도 두통인데 전체적으로 몸이 무기력했다.

손가락 하나 까딱이기 힘들 정도로 추욱 늘어지는 이 감각.

물을 가득 머금은 솜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그리고 등이 닿은 곳이 질척하고 축축해서 몹시 기분이 나빴다.

‘그런데…….’

시론과 시란님은 어디 계신 걸까.

힘겹게 고개를 돌려보았으나, 온갖 체액과 애액들로 더럽혀진 침대 그 어디에서도 둘을 찾을 수 없었다.

“끄으응….

99

머리가 욱씬거렸다.

나는 눈을 찌푸리 며 기 억을 더듬거 렸다.

거대화를 이용해 시란님을 완전히 보내버린 이후, 그 위로 시론을 얹고 기 절해버린 시란님의 보지를 다시 자지로무자비하게 찌르며 싫어하던 시론을 억누르고 강제로 엉덩이 구멍을 괴롭혔다.

‘ 으음

조금 더 더듬어 봤다.

시란님의 자궁이 더는 정액을 받아내지 못해 정액이 뿜어져 나왔고 때마 침 자지를 거대화하기 위해 불어 넣었던 마력도 전부 소모되어 원래의 크기 로 돌아왔다.

부푼 시 란님의 배를 짓누르며 그대 로 시론의 보지 에 자지를 박았고 시 론 이 실신해 쓰러질 때까지 멈추지 않고허리를흔들었다.

끊어졌던 기억들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처럼 드문드문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예전에도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한 번 해본 적 있었다.

아마도 냐호가 선물로 가져다줬던 정력제를 복용한 이후였을 거다.

점차 몸에 열기 가 돌기 시 작했고 분노조절 장애 가 되 어 연인들을 아주 엉 망진창 노예처럼 다뤘었다.

그래도 그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의식이 있었으며 깨어나고 나서도 저질렀던 일들이 곧바로 떠올랐었다. 그런데 지금은 중간중간 잠든 것처럼 기억이 아주 단편적인 부분들만 떠올랐다.

문제는 그 단편적인 것들이 아주 심상치 않은 내용이라는 점이다.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그런 종류의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시란님에게 저질러버렸다.

‘미친놈인가?’

아무리 시 란님 에 게 화가 났고 시 란님 이 괴 롭힘 받는 것을 바랐다고 하지 만 기억 속에 내가 저지른 짓들은 솔직히 선을 많이 넘은 행위로보였다.

이전에 아르델라에 게 방뇨를 시킨 건 애교 수준이 었는데 가장 소프트 한 걸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무려 시란님의 뒷처녀를 뚫어버렸다.

세상에. 겨우 손가락 세 개를 받아들이는 뒷구멍을 뚫어버린 게 가장 약한 거라니.

나는 욱씩거리는 두통과 아찔해지는 정신을 붙잡으며 힘겹게 고개를 돌 렸다.

축축하게 젖은 이불보가 보였고 조금 더 시선을 아래로 향하자 주먹을 쥔 오른손이 보였다.

주먹을 쥐고 있다.

!..

..

즉, 무언가를 쥐고 있다는 소리 다.

꿀꺽一

바짝 마른혀와목구멍이 꿀떡이며 마른침을 삼켰다.

손에 쥔 두 개의 줄.

나는 그 줄이 이어진 침대의 끄트머리를 바라보며 깊게 잠긴 목으로 조심 히 이름을 불러보았다.

“•••시란, 님?”

스르륵.

아래로 이 어져 있던 줄 하나가 움직 였고, 곧이 어 새빨간 머리 칼이 침대 아 래에서 올라왔다.

온갖 것들로 더럽혀져 뭉쳐진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시란님이 침대에 팔을 걸쳤다.

내 시 선은 자연스럽 게 울긋불긋한 자국들로 가득한 시 란님의 목으로 향 했다.

목을 두르고 있는 검은 바탕의 액세서리.

꾸우욱.

그때, 시란님이 줄을 살짝 잡아당기시더니 여태껏 보여주신 적 없으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소리 없이 입술을 달싹이셨다.

-주. 인. 님.

저질러도 단단히 저질러버린 모양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