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390화 Ep.389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새파란 빛이 번쩍하는 순간, 몸의 자세가 무너지더니 아래로 훅! 꺼지는 감각이 전신을 지배했다.
“아악!!”
이어서 끔찍한 고통이 엉덩이를 덮쳤다.
“괜찮아?”
.
예에』
엉 덩 이 가 좀 많이 욱씬거 리 기 는 했지 만, 걷 지 못할 정도는 아니 었기 에 시 란이 내민 손을 붙잡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복수해줘?”
“•••아뇨. 나중에 제가 직접 할게요.”
“뭐,그것도 나쁘지 않겠네.”
시란이 조금 아쉽다는 표정을지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꿀밤 한 대 정도는 부탁해도 괜찮을 것 같긴 하지만….’
만약이라는 게 있으니까.
내 가 바란 건 꿀밤이 었으나, 그게 시 란의 손으로 넘어 가면 꿀밤이 더 이상 꿀밤이 아니게 될 확률이 무척 높을 것이다.
‘그보다 뭔가 익숙한 곳인데.’
나와 시란이 떨어진 주변에는 비슷한 디자인의 넽층 건물들이 즐비해 있었 다.
‘아,우리 집 앞이구나.’
뭔 가 어 디 서 많이 본 듯한 풍경 이 다 싶더 니 한 번 박살 나고 새롭게 복구된 북쪽 거리의 풍경 이었다. 심지어 우리 집 바로 앞의.
이게 욕탕 공사를 진행하면서 앞에 발코니도 달고 창문이나 이런 것들도 새롭게 교체하다 보니 기억을 더듬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여기가 집입니다.”
“조금 좁아 보인다?”
“그러게요….”
몰링 타를 떠 나기 전만 하더 라도 그럭저 럭 괜찮은 집 이 었는데 당장 오늘 부터 시란이 함께 살고 며칠 후면 아멜라 누님까지 합류할 예정이 었다.
일단 아르델라와 냐호가 떠 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쪽명 이 함께 살 집 이 었 다.
남는 방들을 욕탕으로 개조하기 전이었다면 침실이 부족할 일은 없었겠지 만, 지금 남은 방은 공용 침실 하나와 연인들의 옷방. 그게 전부였다.
‘집도 증축을•••아니지. 이참에 그냥 새로지을까.’
아르델에게 부탁해서 도시를 증축하면서 신전도 짓고 그 근처에 집도 지 으면 될것 같았다.
‘……너무 돈지랄인가?’
기껏 욕탕 공사까지 해뒀는데.
그리고 신전 옆에 집이 있으면 뭔가좀그럴 것 같기도 하고.
밤마다 칼름이 나 다른 신도들이 힐끗힐끗 주시 할 것 같다고 할까. 왠지 그 럴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스미스?”
“아,네. 일단들어가죠.”
의도치 않게 가장 먼저 집에 들어가는 사람이 되 었다.
살짝 먼지 가 내려 앉은 문고리를 돌리며 문을 활짝 밀었다.
후우욱一!!
“콜록, 콜록, 으헥!!”
뿌옇게 피 어오르는 먼지들의 환영에 나는 얼른 몸을 뒤로 내뺐다.
“조심 좀 하지.”
“으헤엑! 콜록!! 어후, 켁…… 카악, 퉤!!”
시란이 손을 휘저어 달려드는 먼지를 멀리 털어냈고 나는 혀와 목구멍에 걸린 이물감을 뱉어냈다.
“어후... 죽을 뻔했네.”
“이대로는 못 들어가겠네.”
“그러게요…….”
분명 문이란 문은 전부 닫고 떠났는데 저놈의 먼지들은 어디서 들어와 저 리 수북하게 쌓인 걸까. 멀쩡하던 쌀에 벌레가생겨나는 것만큼의문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그, 죄 송한데 기 에 나나 비 젤린님한테 서 청결 스크롤 좀 가져와 주시 겠어 요?”
“같이 안 가고?”
“혼자 다녀오시는 편이 빠르잖아요. 그리고 잠깐 해야 할 것도 있어서.”
“해야할거?”
“네.,,
“그럼 조금 늦어도 괜찮은 거지?”
“예? 어, 예.”
“그래. 그럼 다녀올게.”
시 란은 가볍게 발을 굴려 건물 위로 뛰 어 올라갔다. 그리고는 순식 간에 내 시 야에서 사라졌다.
‘괜찮겠지?’
길이야시란 정도면 그냥기감을 펼쳐서 이동하면 되었기에 걱정거리가아 니었다. 대신, 떠나기 전 질문을 보아선 기에나가 아니라 비젤린님을 찾아가 려는 것 같아그게 걱정스러웠다.
‘괜찮겠지 뭐.’
허리가 부서졌는데도 멀쩡히 일어나던데.
그저 주변에만 피해를 주지 않기를 바라며 나는 조심히 안으로 들어갔다.
‘뭔, 눈 쌓인거 같네.’
정확히는 불에 탄 잿가루가 쌓인 쪽에 더 가까웠다.
나는 코를 막고 지하로 이어진 문을 열었다.
놀랍게도 뿌연 먼지로 수북한 위와 달리 , 아래로 이 어진 계 단은 아주 매 끄러웠다.
어두운 계단을 밟고 내려와 몸이 기 억하는 대로 움직 여 벽면을 더듬었다.
파앗.
천장에 달아둔 마법등에 빛이 들어오며 주변의 어둠을 순식간에 걷어냈 다.
“•••여기도 청소를 하긴 해야겠네.”
먼지는 쌓이지 않았으나, 뭐랄까.
지하에서 나는 특유의 꿉꿉한 냄새 같은 것들이 꼬리꼬리하게 나고 있었 다.
“읏차.”
대충 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앉으며 시스템창을 불러왔다.
【갓-컴퍼니-파견사원(서민수)】
『이름:서민수. 나이: 26세.
성별:남성. 직급:차장-진(파견)
사원평가 점수: 0점 (평가 없음볫 (?)
사원활동 점수: 1,102점(327茆)(?)』
【서민수(과장-진) 평점】
©교류 회수 넽회
©평점 등록 넽회
©평균 평점 0점
《교류하기》(가치점수)
《지원능력》
©성물 창조(?)
내 가 기 억하기로 저번에 갱신했을 때 분명 400점이 오른 것으로 알고 있 다. 그런데 그때는 라-로샤와 아크-탄처럼 여러 마물 암컷들과 교미를 했기 에 크게 이상할게 없는수치였는데….
‘327점?’
이번 여행길에서 앉은 이종족이라고 해봤자 시란과 아드리안. 그리고
“아, 네메아님도 계셨구나.”
그런데 네메아님을 포함해도 겨우 셋이었다.
나는 비정상적으로 올라간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 파견실적을 눌렀다.
©혈상어 (New)
• 시란 레드펄(얼굴 사진)
= 135점
©반시&실키 (New)
• 베네오(얼굴 사진)
=85점
©천족 (New)
• 네메아히스신스(얼굴 사진)
= 140점
©백웅(New)
• 아드리안(얼굴 사진)
=80점
새롭게 갱신된 인원은세 명이 아니라네 명이었다.
‘베네오도 갱신하기 전이었구나.’
그 밖에도 예전 아르델라의 자리를 아르델이 차지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시론의 자리를 시란이 대신 차지해버렸다.
그리고 가장 내 눈을 끌어당기는 것.
‘천족이면….’
천사를뜻하는 게 아닌가?
비록 날개는 없으셨지만, 은은하게 빛나는 눈동자와 머리칼. 그리고 방대 한 신성력을 생각하면 네메아님이 천사라 하더라도 크게 이상할게 없었다.
마대륙에는 마족인지 마인인지 악마 같은 종족들이 살고 있다고 했으니 천사도 지상에 내려와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나중에 시란이나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봐야지.’
파견실적 창을 닫은 나는 화면을 다시 최 상단으로 끌어올렸다.
『이름:서민수. 나이: 26세
성별:남성. 직급:차장-진(파견)
사원평가 점수: 0점(평가 없음볫 (?)
사원활동 점수: 1,102점(327茆)(?)』
차장(진).
거짓말처럼 이번에도 직급이 한 단계 상승했다.
물론, 가치점수가 부족하여 아직은과장인 상태와다를게 없지만.
‘좀 아니꼽긴 하지만꼭 필요한 점수니까.’
승진뿐만 아니라 우리 선배님들과의 교류에도 저 가치점수가 필요했다. 문제는 이곳의 물건으로는 내가 필요한 수치의 가치점수를 모으는 게 무척 이나 어렵다는 거다.
저번에 야시스가희생해준 덕분에 해골부장님께 얻은물건으로필요한 가치 점수를 충당할 수 있었으나 정말 안타깝게도 이젠 시스의 그런 도움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조언 정도는해줄거지?’
【필요할 때만 찾는 이 기적인 사원 서 민수를 제 가 도와줘 야 하는 걸까요.】
고저 없는 여성의 목소리가머리에 울렸다
마치 기 다리 고 있는 듯한 타이 밍 이 었다.
【어째서 당신의 지능은올라갈 기미가보이지 않는걸까요.】
‘갑자기?’
【갑자기가 아닙니다.솔직히 사원 서민수의 지능이 금붕어와비등한게 아 닐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제가 당신에게서 떨어질 수 없다는 걸 잊은 걸 까요.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그런 기분 나쁜 오해를 할수 가 있는 건지.】
‘•••말이 그렇다는 거지.’
시작부터 까칠한걸 보니 저번에 삐진 게 아직 덜 풀린 모양이다.
【삐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저는 감정이 없다고 몇 번을 말씀드리는지 모 르겠군요.】
‘크흠, 그, 미안합니다.’
【됐습니다. 말뿐인 사죄따위.】
‘아니, 진심으로 미 안하다니까? 네 가 그때도 미안하다고 했잖냐.’
【저도됐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전혀 안된 거 같으니까하는말이지.
그리고 저렇게 삐친 것도솔직히 너무하단생각이 들었다.
장인어른에 의해서 내가의존하도록하려 했다는 사실이 까발려졌다.즉, 반대 로 생 각하면 시 스가 그만큼 나에 게 빠졌다는 말이 다.
그럼, 심심하거나 외로울 때 본인이 먼저 나서서 말을 걸어오면 될 것을.
무엇보다 다른 여 자들과 있을 때는 대 답하지 않을 거라고 본인 입으로 그 렇게 이야기했으면서 내가 필요할 때만 찾는다고 삐치다니.
화를 내야하는 건 오히려 내 쪽이 아닌가?
물론, 화를 낼 생각은 없다.
아직은.
시스가 도와준 것도 많고 귀여운 이유도 있지만, 지금 상태에서 싸우면 무조건 필패 였으니까.
그러니 나는 내 가 이 길 수 있는 환경이 갖춰 질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크흠.”
나는 괜히 목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기회가되면 진심으로사과할게.”
捚…….】
눈앞에 잠깐 떠 올랐다가 사라지 는 반투명한 창.
저런 귀 여운 반응을 보여주는데 어떻게 화를 낸단 말인가.
“큼.그러면… 도와주는 거지?”
우리 선배님들이 이 불쌍한후배를등처먹으려 들진 않으시겠지만, 시스 가 곁에서 이런저런 조언을 덧붙여준다면 혼자 거래하는 것보다는 훨씬 마 음이 놓일 것이다.
【사원 서민수.】
“옙.
【하아…….】
분명 본인 입으로 감정이 없다고 말했을 텐데.
이 답답함이 가득 느껴지는 한숨 소리는 무엇이란 말인가.
【사원 서민수.】
“•••듣고 있습니다.”
捚가끔, 아니. 굉 장히 자주 하는 생각이지 만, 당신은 한 가지에 꽂히면 시 야 가굉장히 좁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가?”
【예. 그렇습니다.】
“어,음. 시스가 그렇게 말하는 거면 그런 거겠지.”
【시스라고 부르지 말라고했을 텐데요.】
옙.”
【•••하아.】
세상 한심한 사람에게 내뱉는 듯한 깊은 한숨.
【•••일단.승진에 필요한 가치점수를 얻기 위해 굳이 번거롭게 교류를하지 않아도 됩니다.】
“……진짜?”
【보관소에 이것저것 집어넣으셨을 텐데요.】
“그렇긴 하지.근데 여기 물건들은크게 가치가 없다면서?”
애초에 비싸 보이는 걸 넣은 적도 없고.
끽해 야 칼름을 묶고 있던 사슬이 라던가 침 대 , 그리고 부서진 미궁의 ….
“아!! 장인어른의 성물!!”
【…….】
‘아닌가…?’
【아닙니다. 애초에 그것들은 이미 회사에서 양산하고 있기에 더더욱 가치 가없습니다.】
그럼,뭐 없는데?”
【왜,왜 없다는겁니까.】
시스의 목소리가 미묘하지만 그 소리에 떨림이 느껴졌다.
【그,그,그으발칙한 물건으로신의 힘을긁어모으지 않았습니까….】
“ 아.”
【@#!&쑝!뿛쑝%!쭅】
이 상한 문양들이 잔뜩 들어 간 창은 한참이 지 나도 눈앞에 서 사라질 기 미 가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