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 405화 Ep.404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
“거참신기하네.”
나는 쨍쨍하게 맑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며 신전이 있는 서쪽 거리를 향해 걸었다.
‘5년이나 여기서 살았지 만 이런 건 또 처음 보네.’
마른하늘에 날벼락 치는 건 저쪽에서도 몇 번 봤지만구름 한 점 없는데 비 가 내리다니. 그래도 뭐 입을 쩍 벌리고 감탄할 정도는 아니었다.
귀에 꼬리 달린 이종족에 마법과신도존재하는데 맑은하늘에 비 내리는 게 뭐 라고.
-미친,구름도 없는데 비가왜 내려?!
-신께서 노하신 게 분명하다!!
-아, 방금 씻고 나왔는데 시발.
‘•••마법보다 신기한건가?’
대충 욕을 내뱉으며 뛰 어다니는 사람들을 보아하니 그들 역시 이런 현상 은 처음 겪는 듯 보였다.
비 젤린님은 모르겠지 만, 시 란의 성 격상 비 가 올 걸 알았다면 나를 그냥 내 보내지는 않았을 거다. 즉, 시란도 알지 못한 기상 변화를 베네오가 정확히 예견한 것이다.
‘나중에 물어봐야지.’
나를 잠깐 기 다리게 하고 밖을 살펴본 거로 봐선 단순히 감으로 맞춘 건 아닌 듯 보였으니까.
투두둑.
투두두둑.
“•••기분 탓이겠지?”
묘하게 나를 향해 집중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 다. 뭐 , 날도 푸근해서 초여름 분수대 앞에서 물장구를 치는 기분이 라 크게 기분 나쁘진 않았지만.
“•••다른 사내보다 덩치가 크다 해서 비를 맞고 돌아다니다니.”
“하하.”
비를추적추적 맞으며 홀딱 젖은 채 풍요의 신전에 도착하자, 늘 입구를 지 키고 있던 성기사가 한숨을 내쉬며 길을 비켜주었다.
“어떤 용건인지는 모르겠으나 들어가면 아무 사제를 붙잡고 따뜻한 물에 몸부터 녹이도록.”
“예? 아, 예. 그러겠습니다.”
햇볕이 따뜻해서 비를 맞아도 체온이 전혀 낮아지지 않았지만, 옷이 젖어 찝 찝했 기 에 나는 고개 를 끄덕 이 며 위 로 이 어 진 계 단을 밟았다.
‘양산은 있으니 접이식 우산이라도 만들어 볼까?’
물론, 성물의 형태로 만들겠다는 건 아니고 냐호에게 슬그머니 이야기해 서 만들도록 유도하는 거다. 만들 수만 있다면 꽤 잘 팔릴 것 같고.
-스미스형제님?
-어머, 진짜네.
-우와아, 다, 다비쳐 보이는데…….
갑작스러운 비 때문인지 창문을 연 채 신전 안에서 바깥을 구경 중이던 사 제들이 나를발견하고는 ‘어머어머’거리며 얼굴을붉히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안에 아무것도 안받쳐 입었네.’
날도 따뜻해지고 어차피 금방금방 옷을 벗다 보니 지금 위에 걸친 거라고 는 달랑 반팔 셔츠 하나였다. 덕분에 비에 젖은 내 가슴팍 위로 수줍은 녀석 이 비쳐 보였다.
‘옛날이었으면 부끄러웠을 텐데.’
그러나 갖은 노력과 스킬로 인해 철인과도 같은 근육으로 무장된 지금은 오히려 누가 더 봐주었으면 할 정도였다.
“실례합니다.”
구경하던 사제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본관의 문을 열고들어갔다.
“어머.”
“허,허억……!!”
마침 기도 중이던 일반 신도들이 나를 발견하고는 두 눈을 부릅떴다.
“스미스 형제님.”
“안녕하세요.”
이름은 모르지 만, 얼굴은 기 억에 있는 사제님.
“이쪽으로.”
지금 생각해도 엿같은 남자 접수원 놈에게 속아 인신매매범에게 끌려갔 다가 구해졌을 때, 저 풍요로운 젖가슴으로 내 정액을 갈취해 가셨던 사제.
나는 그녀 가 건네준 큼지 막한 수건으로 대충 머 리를 닦으며 안으로 들어 갔다.
“죄송합니다. 바닥에 물이 흘러서.”
“괜찮습니다.오히려 어린아이들이 기뻐하며 닦을 것이니 신경 쓰지 마세 요.”
“어,예에.”
뭔가들으면 안될 걸 자연스럽게 들은것 같지만조용히 넘어가자.
“여긴…?”
“안의 구조는 기억하실 테니 따로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이름 모를 사제 님 이 나를 데 려온 곳은 몇 번인가 내 가 신세를 졌던 최 상층 에 놓인 귀빈실이 었다.
“오늘도 그분을 만나러 오신 겁니 까?”
“예.계십니까?”
사제 님은 고개를 끄덕 이 며 귀 빈실의 문을 열 었다.
“이쪽에 계시다 전해드릴 테니 젖은몸부터 따뜻하게 덥히시죠.”
“그럼, 신세 좀지겠습니다.”
나는 사제님을 뒤로하고 눈에 익은 방으로 들어와 곧장 젖은 옷을 벗어 바 구니 안에 넣었다.
솨아아아악—
딱 적 당한 온도에 적 당한 수압으로 물이 뿜어 져 나왔다.
“후우〜 여기는 날이 덥다고 찬물로 씻을 필요가 없어서 좋단 말이지.”
돈만 있다면 실력 좋은 마법사를 통해 언제나 쾌적한 온도를 유지해 주는 마법 각인을세길 수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한겨울에도 내가 팬티 바람으로 집을 돌아다닐 수 있었던 거고.
길드의 그 쪽방에선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네.’
매년 겨울이 찾아올 때마다 얇은 모포를 겹겹이 몸에 두르고 촛불의 온기 에 기대며 잠들었던 처량한 나날들.괜히 떠올렸더니 눈물이 찔끔 나오려고 한다.
“흐〜 方으〜”
= - O
따뜻한 물에 몸을 적시며 향긋한 꽃내음이 풍기는 청결액을 짜 머리를 감 으니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스윽.
“•••꾈?”
머리에서 보글보글 흘러내린 거품에 눈을 뜰 수 없는 상황에 등으로부터 뭉클한 감촉이 닿아왔다. 이 따뜻하고도 탐스러우면서도 적당히 묵직한 압박감. 그리고 양쪽에 닿는 두 개의 딱딱한 돌기.
‘젖가슴.’
이 제는 어 엿한 젖믈리 에 가 되 어 가는 나는 등의 감촉을 즐기 ….
“누,누구세요?”
……려고 했는데 등에 닿은 젖가슴의 묵직함과 살짝 솟아오르려는 돌기 의 크기가 네메아님의 것과 달랐다.
꾸우욱.
돌아서면서 자유로워진 내 등에 다시 한번 뭉글한 감촉이 닿아왔다.
“•••네메아님?”
그런데 이번에 등에 닿은 묵직함과 유두의 느낌은 몇 번이고 맛보고 만 져보았던 네메아님의 것과 일치했다.
“•••가슴으로 판별하다니. 너답다면 너 답구나.”
뒤에서 네메아님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이어서 머리로 따뜻한물이 쏟아 지며 다정한손길이 내 머리를 이래저래 만지기 시작했다.
“어푸흐〜!!”
등에 닿은 뭉클한 감촉이 멀어지고 흐르던 물이 멈추자, 나는 두 손으로 얼굴에 남은 물기를 털어내며 눈을 떴다.
“……대사제님?”
“어머, 기억하고 계셨군요.”
대사제님은네메아님 옆에서 젖가슴과 보지를훤히 내보인 채 나를 향해 눈웃음지 었다.
“어,음. 나갈, 까요…?”
“제가부담스러우신가요?”
그녀 가 가슴 아래 에 팔짱을 끼 며 고개를 기울였다.
“부담스러운 건아닌데…….”
발기 한 상태 로 대 화를 나누기 가 조금 거시 기 하달까.
“•••정말이지.”
네메아님은 어느새 우뚝솟은 내 자지를 보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솔직 히 억울했다.
혈기 넘치는 남자가 매력 있는 여자의 알몸을 보면 자연스럽게 발기하는 게 상식인데 마치 나를 절조 없는놈 보듯 한숨을 내쉬다니.
“스미스 형제님이, 아. 이제는 형제님이라고부르면 실례일까요?”
“•••아뇨? 아직은 괜찮습니다.”
따로 정해준 직책 같은 게 없으니까.
그리고교주나뭐 이런 거로 불리면 괜히 오그라들 것 같아서 신도들 외에 는그냥평범히 부르게 할 생각이다.
“네. 그러니까 스미스 형제님께서 목욕을 좋아하신다고 들어서 이렇게 들 어왔답니다.그러니 신경 쓰지 마시고 즐기며 이야기하도록 해요.”
대사제님은 그리 말하더니 욕조에 물을 받기 시 작했다.
“이젠 이웃 사이잖아요. 그렇죠?”
“•••어. 듣고 보니 그렇군요.”
“네.그러니까사이좋게 지내요.”
“……우리 아이들도 포함해서인 거죠?”
“그럼요.”
그제 야 나는 대 사제님 이 내 민 손을 붙잡았다.
우리 애들이 좀 유별나지만 그래도 참 착하고 능력도 좋다. 그런데 아무래 도 전과자다보니 본래 성직자들의 등쌀에 밀려 고생하지 않을까은근히 걱 정했다.
‘나중에 시간 되면 다른 신전에도 들려서 우리 애들 좀 잘 봐달라고 악수 나 한 번씩 하고 다녀 야겠다.’
다른 곳은 몰라도 이 곳 몰링 타에 서 만큼은 내 가 좀 유명 인 이 니 나를 봐서 라도 우리 애들이 가끔 모난 짓을 해도 한 번은 봐주지 않을까. 특히 칼름이 라던가.
어디 가서 맞고 오면 분명 칼름이 먼저 잘못을 했을 테지만그래도 팔은 안 으로 굽는다고 칼름이 누구에 게 맞고 들어오면 그건 그거대 로 화가 날 것 같 았다.그러니 서로 얼굴붉히는 일 없게 미리미리 손을 써두도록하자.
.......
딱히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일단들어갈까요?”
“아예.”
물이 아직 반도 차오르지 않았지만 세 명이 들어가면 적당한 수준으로 물 이 오르지 않을까 싶다.
“…대사제님?”
“네?,,
나는 들어가자는 말을 꺼내도 멀뚱히 서 있는 그녀를 불렀다.
“안 들어가십니까?”
“스미스 형제님께서 들어가시면 그위에 앉으려고요.”
“안될까요?”
“어,아니……
근야 앉는 거라면야 크게 문제 될 게 없긴 한데.
나는 괜히 고개를 돌려 네메아님을 보았다.
“•••뭘 보는거냐.”
“ 아뇨.”
장담하는데 이거 대사제님을 무릎에 앉혔다가는 네메아님이 삐칠 게 눈 에 훤히 보였다. 저 입꼬리 내려간 거 좀봐라.하여튼솔직하지 못하다니까.
‘근데 괘씸하네.’
자신은 이미 여신의 소유라며 나를 밀어냈으면서 저렇게 질투하다니.
나는 조금뚱한 표정을 지은채 서 있는 네메아님을 뒤로하고 욕조에 들어 가 앉았다. 그러자.
“실례할게요.”
대사제님께서 천천히 내 가랑이 사이로 발을 내디디더니 가슴만큼이나 탐 스러운 엉덩이를 얼굴에 잠깐 들이밀며 내 품에 쏙 들어와 앉았다.
“네메아. 당신도 들어와 앉으세요.”
예.
?’
나는 순간 아주 큰 위화감을 느꼈다.
품에 안긴 사람은 분명 대사제 이고, 네메 아님은 교황을 지 키는 템플러다.
무력으로나 단순 지위만 따져도 네메아님이 훨씬 상급자가 아닌가?
그런데 왜 네메 아님 이 존대를 하고 대 사제님은 자연스럽 게 네메 아님을 하대하는 걸까.
아니 면 내 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사제 라는 직함이 높은 위 치 에 있는 걸 지도 모른다.
“저,대사제님?”
“네?”
아주 자연스럽게 내 어깨에 머리를 누인 그녀가 푸른 눈동자를 끔뻑 였다.
“혹시 대사제님께선 제가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높은 자리에 계시는 분입니까? 사실 신전의 넽인자라거나.”
“2인자는 아니랍니다. 넽인자는 저기 뚱한 얼굴로 앉아 있는 아이가 넽인자 죠.”
대사제님의 긴 혀가 내 목덜미를 길게 핥아 올라갔다.그렇게 올라간 혀는 정확히 내 귓불에서 멈췄다.
후우一
뜨거운 숨결이 내 귀를 간질였다.
“저는그보다 위에 있는 사람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