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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함다!!
청암87//한 달만의 휴가 복귀...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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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토리오 왕국
“수고하셨습니다.”
대욕탕을 나오자, 단정한 드레스로 갈아입은 시스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너 말이야…….”
“이후에 들어오는 아이들이라면 몰라도, 지금 이곳에서 봉사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차별을 겪게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설마, 몸이 조금 힘들다고 지금 투정하시려는 겁니까?”
치트키를 사용하다니.
그렇게 물어보면 내가 할 말이 없잖아.
“…몇 시야?”
“아홉 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저녁은 아니지?”
“네. 아직 오전입니다.”
그나마 다행이네.
나는 뻐근한 허리를 두들기며, 시스를 지나쳤다. 그러자 시스가 조용히 몸을 돌려 다가오더니, 나와 발을 맞춰 걷기 시작했다.
“다른 분들에게는 점심 즘 돌아간다고 이야기해 두었습니다.”
“……뭐 또 남았어?”
이상하다.
신도가 더 남아 있을 리가 없는데.
도중에 저택으로 향했던 벡스까지 합류한 걸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휴식이 필요하시지 않으십니까.”
“필요하지. 근데 어차피 마차 타면 계속 쉴 건데 굳이 출발을 늦출 필요가 있어?”
“효율의 문제입니다. 그냥 따라오세요.”
시스는 내 손을 붙잡고, 천천히 계단을 밟아 최상층으로 향했다.
“아, 결계가 있었지.”
확실히, 그거라면 부담 없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다.
스르륵.
‘……?’
갑자기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시스가 걸치고 있던 드레스의 어깨 끈을 살짝 풀어 내렸다. 덕분에 검은 바탕에 붉은 장미가 수놓여 있는 브레지어가 훤히 드러났다.
“누우세요.”
“침대 하나 만들어주면 안 되냐?”
“원래 순정이 가장 좋은 겁니다.”
“…그거랑은 좀 다른 거 아니야?”
그렇게 말하면 꼭 침대의 순정이 맨바닥인 거 같잖아.
나는 부드럽고 탄탄한 허벅지를 두드리는 시스의 행동에 머리를 긁적이며, 시스의 허벅지에 머리를 눕혔다.
“입 벌리세요.”
“아~ 우읍…?”
입을 살짝 벌리자마자, 아주 익숙한 감촉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특히 혀를 굴릴 때마다 조금씩 딱딱하고 커지는 걸 보면, 그게 확실해 보였다.
‘근데 뭔가…….’
혀로 톡톡 건드릴 때마다 달콤한 무언가가 흘러나와 혀를 촉촉하게 적시기 시작했다.
“신성력입니다. 그걸 마신다고 몸에 축적되진 않을 테지만, 지친 심신을 회복시켜주는 정도의 효과는 가져다줄 겁니다. 이미 한 번 경험해 보시기도 하셨을 테니 그냥 드시면서 주무세요.”
“우음.”
그때는 타액의 형태로 받아 마셨던 것 같은데.
아무튼, 이렇게 있으니 모유를 빨고 있는 것 같아 뭔가 야시꾸리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이틀 동안 혹사한 내 아랫도리는 깊은 잠에 빠져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지만.
‘……뭔가 잠이 솔솔 오는 것 같기도 하고.’
조금씩 몰려오기 시작한 수마에, 나는 저항하지 않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는 다정한 손길을 느끼며 빠르게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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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후, 효과 죽이네.”
시스의 배려 아닌 배려로 오랜만에 푹 자고 일어났더니, 정신은 맑고 몸은 몹시 가벼웠다.
“그런데 이렇게 나와도 괜찮아?”
나는 예배당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바라보며 시스에게 물었고.
“안에서는 열리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뒀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키는 이 한 명 없이 무방비하게 닫힌 문을 뒤로하며 시스가 그리 대답했다.
“그리고 힘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지, 사용하지 못하는 게 아닙니다.”
“……갑자기? 아니, 그래봤자 여차할 때 아니면 짐덩이─”
퍽.
“아야.”
나는 시스가 때린 옆구리를 살살 문질렀다.
사실 아프진 않고 그냥 간지러운 수준이지만, 이상하게 시스가 때리면 그냥 아파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나도 모르게 아픈 척을 해버렸다.
“멀리 떨어지더라도, 기도를 통해 저 아이들과 자유롭게 소통이 가능합니다.”
“……그건 많이 든든하네.”
정확히는 걱정을 조금 덜 할 수 있게 된 정도지만, 그게 어디인가.
제국에서 이곳까지 편지를 붙이면, 아무리 빨라도 두 달은 걸린다고 했다. 그럼 보낸 편지의 답장을 받으려면?
최소, 정말 최소로 잡아도 넉 달은 걸린다.
그런데 시스를 곁에 두면, 그런 딜레이 없이 바로바로 소식을 접할 수 있으니, 매일매일 어떤 변고라도 생긴 건 아닌지 마음조리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이엘에게 아르델, 아르델라 두 모녀에게 이 사실을 알리도록 이야기를 해두었으니, 따로 연락이 오면 알려드리도록 하죠.”
“업어줄까?”
“숙이세요.”
시스는 거절하는 법을 몰랐다.
나는 살짝 무릎을 굽히며 허리를 숙였고, 시스는 폴짝 뛰어 내 등에 업혔다.
“맞다. 풍요의 신전에 들러 아가사 데려가야 하는데.”
“그거라면 네메아에게 시켜두었으니, 곧장 경비대로 향하면 됩니다.”
“우리 시스는 다 계획이 있구나?”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당신을 보조하는 게 제 역할이니 당연한 겁니다.”
“하여튼, 한마디를 안 져준다니까.”
조물조물.
살짝 괘씸해서 손바닥에 착 달라붙는 시스의 말랑한 둔부를 살살 주물렀는데.
할짝.
“어후…….”
시스가 내 어깨에 턱을 얹더니, 그대로 내 귓구멍에 혀를 넣고 핥는 방법으로 반격을 가해왔다.
결국, 얻은 거 하나 없이 나는 시스를 업은 상태로 목적지인 동문 경비대로 걸음을 옮겼다.
**
“이제 내려주시죠.”
징표의 은신 기능을 이용해, 귀찮은 시선들을 피해서 조용히 경비대에서 관리하고 있는 마사 안으로 들어오자, 시스가 내 등에서 조심히 내려와 제 발로 바닥 위에 섰다.
“저기 있네.”
어디에 내놔도 눈에 띄는 거대한 덩치의 사막 드레이크.
‘아무리 봐도 살찐 거 같은데…….’
나는 사슬 고삐를 몸에 묶은 채, 길게 하품을 토해내고 있는 엘에게 다가가며 은신을 해제했다.
-크르릉?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녀석의 고개가 이쪽으로 향했다.
-그르르르…….
하지만 어쩐 일인지, 녀석은 잠깐 나를 보다가 이내 흥미를 잃은 것처럼 다시 고개를 돌려버렸다.
“오셨군요.”
이번에도 배웅을 나온 것인지, 마차 옆에 서 있던 밀리아님이 살포시 웃으며 이쪽으로 다가왔다.
“한두 번 떠나는 것도 아닌데, 매번 나와주시네요.”
“어디 먼 것도 아니고, 바로 코 앞인데 나와보지 않을 만큼 매정한 여자는 아니랍니다?”
“큼, 그런 의도로 말씀드린 건 아닙니다.”
“후후, 아무렴요.”
이유는 모르겠는데, 오늘따라 밀리아님의 미소가 굉장히 얄밉게 느껴졌다. 딜도를 주겠다고 약속하지 말 걸 그랬나.
“왔으면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빨리 올라타라.”
언제 올라탄 것인지, 마부석에 앉은 베네오가 나를 향해 말했다.
역시 첫 운전은 베네오지.
‘근데 시스는 어디 갔지?’
조금 전까지 옆에 있던 시스가 보이지 않아 슬쩍 고개를 두리번거리자.
“옆에 계시던 분께서는 먼저 마차에 올라타셨답니다.”
“……언제요?”
“저랑 잠깐 대화 나누시는 동안?”
허 참.
행동력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힌 여자다.
“리나씨는 안 나오셨습니까? 나오지 말라 해도 나올 사람인데.”
“오시기 몇 분 전까지 이곳에서 케르낙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네요. 도중에 울먹이기 시작해서 케르낙스님이 돌려보냈죠.”
“아하.”
내가 도착하기 전에 해후를 나눴던 모양이다.
‘근데 케르낙스님이라니…….’
뭔가 기분이 묘했다.
“스미스.”
“엉?”
“빨리 타라. 엉덩이 걷어차기 전에.”
“넹…….”
나는 도끼 눈으로 매섭게 노려보는 베네오의 시선에 슬쩍 고개를 돌렸다.
“큼, 그러면 가보겠습니다. 그리고 편지도.”
“후후, 걱정하지 마세요.”
살포시 웃으며 손 흔드는 그녀를 뒤로하고 나는 마차에 올라탔다.
‘……?’
그리고 전혀 기억에 없는 내부 공간의 등장에 눈을 끔뻑였다.
‘뭐지?’
분명 나는 마차에 올라탔는데, 지금 내 눈앞에는 왜 이사하기 전 저택의 현관과 복도가 보이는 건지 모르겠다.
달칵.
뒤에서 들려온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활짝 열려 있던 마차의 문이 닫혀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뭔진 모르겠지만, 나는 일단 신발을 벗고 익숙한 슬리퍼로 갈아신은 다음 익숙한 복도를 걸어서 안으로 들어갔다.
-아, 출발한다.
-삼 개월 넘게 걸린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이거라면 반년도 괜찮을 거 같아.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모퉁이 너머에서 들려오는 연인들의 목소리.
나는 얼른 다가가 모퉁이를 돌았다.
익숙한 부엌의 풍경.
하지만 조금 더 커다란 식탁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연인들.
“왔네.”
케르낙스의 옆에 앉아 있던 시론이 나를 발견하더니 손을 흔들어봤다.
그제야 연인들이 하나둘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본다.
나는 그녀들의 시선을 받으며 그녀들에게로 다가갔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이모가 마법으로 손 좀 봤데.”
내 물음에 시론은 대각선에 앉아 있는 비젤린님을 가리켰다.
“별거 아니야. 공간을 확장하고 그걸 다시 압축. 그리고 약간의 왜곡을 더한 다음, 늘어난 무게를 잡기 위해 부유의 각인을 조금 중첩했지.”
말은 별거 아니라고 했지만, 내게 설명하는 비젤린님의 얼굴은 어서 자신을 칭찬해 달라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뭔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개쩐다는 건 확실하지.’
“역시 비젤린님.”
“흥, 이 정도는 자면서도 할 수 있어.”
내가 양쪽 엄지를 치켜세우며 칭찬하자, 비젤린님은 고개를 높게 치켜들며 어깨를 거만하게 으쓱였다.
그 옆에 앉은 시란이 몹시 아니꼬운 눈으로 비젤린님을 노려봤으나, 다행히 케르낙스가 함께 있기 때문인지 직접적으로 입을 열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근데 진짜 대단하긴 하시네.’
나는 커다란 유리창 밖으로 빠르게 지나치는 풍경에 속으로 감탄했다.
“저기, 저쪽으로 가면 방 나와.”
“방?”
시론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피곤하다면서. 가서 좀 쉬고 있어. 저녁에 깨울 테니까.”
“아니, 나 별로 안 피곤한데?”
시스가 말을 안 한 건가.
나는 케르낙스의 바로 옆에 있는 빈 자리에 앉으려고 걸음을 옮겼다.
아니, 옮기려고 했다.
“우리끼리 따로 할 이야기 있으니까 가서 쉬라고.”
“……넹.”
몰링타를 벗어나고 몇 분.
순식간에 방해꾼이 된 나는 그녀들의 공간에서 쫓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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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비토리오 왕국은 몰링타가 있는 나라 입니닷
제국으로 가는 경유지라 매우 짧지만, 구분을 위해 소제목을 변경했습나다.
(제국 에피소드의 시작이 맞습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