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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함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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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리우스 제국
“와…….”
나를 따라 집무실 안으로 들어온 그녀가 처음 보인 반응은 감탄이었다.
“앉으시죠.”
“아, 네, 네…….”
내가 생각해도 지나치게 화려한 집무실을 두리번거리던 그녀는 조심스럽게 접대용 소파에 앉는다.
‘시작부터 옆에 앉는 건 너무 가벼워 보이려나.’
잠깐의 고민 끝에 나는 그녀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마실 거 필요하십니까?”
“네? 아, 아뇨.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상자를 품에 꼭 안고 있던 그녀가 고개를 번쩍 들더니 얼른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보였다.
“그러면 이렇게 찾아오신 이유가 뭔지 들어볼까요.”
“이, 이걸…….”
이리나 경은 품에 안고 있던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 이쪽으로 내밀었고, 나는 손을 뻗어 은근슬쩍 상자를 잡고 있던 그녀의 손등을 더듬으며 상자를 넘겨받았다.
“열어봐도 됩니까?”
“네? 아, 네, 네!!”
내 손가락이 닿은 손등을 멍하니 쓰다듬고 있던 그녀가 흠칫 어깨를 떨며 얼른 고개를 끄덕인다.
‘뭐가 들었으려나~’
나는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역시.’
상자 속에 들어 있는 것은 엄청난 양의 문서들이었다.
“이것들은?”
“그, 지, 지금까지 청장미단이 저지른 부정을 기록해둔 문서들입니다…….”
나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삼키며, 사뭇 진지한 표정과 함께 대충 아무거나 하나 붙잡아다가 펼쳐봤다.
[ xxx년 3월 11일. ]
말콤 크론델 외 4인 황성을 나옴.
황성을 벗어나 얼마 지나지 않아 마차에 탑승.
북쪽 상업지구에서 하차.
밤의 요람이라는 간판을 단 펍에 들어감.
해가 떨어진 후에야 펍에서 나옴.
짙은 화장품 냄새와 알코올 향이 남.
시작부터 내가 원하던 것이 손에 들어와 버렸다.
나는 유심히 내 표정을 살피고 있는 이리나 경의 시선을 받으며 펼치고 있던 문서를 접어 옆에 내려둔 후, 다른 문서를 하나 새로 펼쳐봤다.
[ xxx년 7월 29일. ]
로안 디트로트 외 4인 황성을 나옴.
얀센 가문의 마차에 탑승.
북쪽 상업지구에서 하차.
하차한 인원은 얀센 자작과 다른 귀족 자제들을 포함한 9인.
밤의 요람으로 들어감.
퇴근 시간에 맞춰 로안 디트로트 나옴.
그 외 인원은 잔뜩 상기된 얼굴로 늦은 저녁이 되어서 귀가함.
대충 예상은 했지만 역시 로안 이 새끼도 뒤가 구린 새끼였구나.
나는 두 번째 문서까지 접은 후, 고개를 들어 그녀에게 물었다.
“밤의 요람이라는 펍이 유명한 곳입니까?”
“…남성 전용 펍이면서 귀족들만 손님으로 받는 곳이라 제도에 있는 펍 중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곳입니다.”
일 이야기로 넘어가서 그런지 이리나 경의 말 떨림이 조금 진정된 듯 보였다.
“그러면 따로 조사해보진 못하셨겠군요.”
“……아무래도 남성 귀족들이 고객이라.”
일단 꼬추만 달렸다면 평민이더라도 귀족조차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는 게 이곳이다. 그런데 그럴듯한 작위까지 가지고 있다는데 힘없는 우리 이리나 경이 어찌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안 그래도 사막 출신이라고 홀대 받고 있는 것 같은데.
‘하지만 나는 다르지.’
나는 벌써부터 놈들의 머리통을 깨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억지로 붙잡은 다음, 몇 개의 문서를 더 펼쳐서 읽어 보았다.
그리고 질리지도 않고 등장하는 ‘밤의 요람’이라는 이름의 펍에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구린 냄새가 난다…….’
남자의 촉이라고 할까.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그 수가 거듭되면 질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미친놈들은 거기에 뭐 금은보화라도 숨겨둔 것인지 질리지도 않고 주구장창 그 밤의 요람이라는 곳만 들락날락거렸다.
남성귀족을 고객으로 삼는 펍이 그곳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냥 대가리만 깰 생각이었는데.’
내 촉이 말하고 있다.
밤의 요람이라는 곳을 조사해보면 뭔가 엄청난 게 나올 거라고.
“저어…….”
옆에 빼두었던 문서들을 다시 상자에 집어넣던 나는 이리나 경의 부름에 고개를 들었다.
“도, 도움이 되었습니까……?”
무릎 위에 얹은 손을 꼼지락거리며 묻는 그녀.
“물론입니다.”
밤의 요람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는 이제부터 알아봐야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일단 놈들의 대가리를 깰 수 있는 명분이 손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그녀는 내가 부탁한 것 이상의 결과를 안겨주었다.
“다행, 입니다……. 그, 그리고 부탁하셨던 미행도 붙여뒀으니 오늘 건 내일 가져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꿀꺽.
내가 웃으며 상자의 뚜껑을 닫자, 이리나 경의 목울대가 크게 한 번 움직인다.
‘이 정도면 상을 줄 만하지.’
물론, 조금 다른 의미의 상이 될 테지만 장담하는데 그녀는 결코 오늘 내가 주는 상을 싫어하지 않을 것이다.
“이리나 경.”
“……네.”
힐끗힐끗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에 나는 왼손을 들어 손짓했다. 내 곁으로 오라는 의미를 담아.
“아…….”
내 손짓에 잠깐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뜨는 그녀.
하지만 그것도 잠깐일 뿐.
이리나 경은 소파에서 일어나 쭈뼛쭈뼛 내 곁으로 다가왔다.
“앉으세요.”
“……에?”
허벅지를 두드리며 앉으라고 말하자, 그녀의 눈동자가 크게 물결치기 시작했다.
“싫습니까?”
“아!! 아, 아, 아뇨오오…….”
그녀는 정말 앉아도 되는 게 맞는지, 내가 자신을 놀리는 게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면서도 몸은 솔직하게 아직 속살을 보지 못한 탐스러운 엉덩이를 내 허벅지 위에 올렸다.
꽈악.
“깍……?!”
살짝 삐져나온 그녀의 엉덩이를 살짝 움켜쥐었을 뿐인데 이리나 경의 입에서는 소녀와 같은 비명이 튀어나왔다.
“이리나 경.”
“네, 네네, 네……?”
엉덩이를 살살 주무를 때마다 흠칫거리는 게 몹시 귀여웠다.
“따로 원하시는 게 있습니까?”
“워, 원하는 거… 말씀이십니까아……?”
“네. 원하는 거.”
나는 은근히 내가 엉덩이를 더 주무르기 쉽도록 조금씩 엉덩이를 뒤로 내빼는 그녀의 행동에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으, 그…….”
“뭐든 괜찮으니 말씀해 보세요.”
“으으응…….”
사실 오늘 그녀에게 줄 상은 이미 정해두었다. 그럼에도 내가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단순히 괴롭히기 위함은 아니다.
만약 그녀가 성욕을 이겨내고 다른 부탁을 해온다면 진심으로 그 부탁을 들어줄 생각으로 한 질문이었다.
예를 들면 어제 내게 이야기했던 인원 부족에 대한 문제 같은 거 말이다.
과연 그녀는 내게 어떤 부탁을 해올까.
손에 착 감기는 그녀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느긋하게 기다렸다.
“…저, 정말로 뭐든 괜찮습니까?”
“네. 저를 도와주셨고 또 같은 사막 출신이잖습니까.”
“그럼…….”
꿀꺽.
다시 한번 크게 움직이는 이리나 경의 목울대.
“…황금 마탑주님께 검은 갈기 기사단의 인원 보충을 요청해주셨으면 합니다.”
“흐음?”
흠칫.
내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자, 그녀가 굉장히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무, 무리한 부탁이었다면 사죄드리겠습니다…….”
나는 단지 의외였기에 고개를 갸웃거렸을 뿐인데, 그녀는 내가 심기가 불편해 고개를 갸웃거렸다고 오해한 모양이다.
“아뇨. 그런 게 아니라…… 정말 그걸로 괜찮은 겁니까? 원하신다면.”
꾸욱.
“힉……?!”
나는 그녀의 아랫배를 검지로 살짝 눌렀다.
“어제보다 더 기분 좋게 만들어 드릴 수도 있는데.”
“아…….”
크게 흔들리는 그녀의 눈동자.
“……아, 아닙니다.”
그러나 이리나 경은 이번에도 내 유혹을 견뎌냈다.
여기서 조금만 더 건드리면 넘어올 것 같았지만, 사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칭찬받기 마땅했기에 나는 더 이상 그녀를 자극하지 않기로 했다.
“알겠습니다.”
“……그, 그럼?!”
이리나 경이 놀란 눈으로 나를 돌아봤다.
“검은 갈기 기사단의 인원 부족 문제를 해결해 드리면 되는 겁니까?”
“예? 아, 그, 그렇습니다!!”
그녀는 정말로 기쁜 것인지 기대에 가득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그 부분은 책임지고 제가 이번 달 안으로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아…… 가, 감사, 감사합니다……!!”
내 허벅지에서 벌떡 일어난 그녀는 직각이 되도록 허리를 숙여 감사를 표해왔다.
‘비젤린님한테 부탁드릴 생각은 없지만.’
그녀의 고민을 해결해 주겠다는 건 진심이다.
그래서 일부러 한 달이라는 기간을 둔 것이고.
설령 내 계획이 실패한다 하더라도 비젤린님이라는 비장의 카드가 있으니 이리나 경에게 신용을 잃을 일은 없을 거다.
“이리나 경께서 저를 도와주신 보답을 하는 건데 이렇게 감사해하시면 제가 너무 민망해집니다.”
“아, 그, 하, 하하…….”
꾸벅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는 얼른 허리를 편 다음, 어색한 미소와 함께 빨갛게 달아오른 뺨을 긁적거렸다.
“그런데 이리나 경.”
“……네?”
“혹시 점심까지 시간 괜찮으십니까?”
“저, 점심까지…….”
내 물음에 이리나 경의 눈동자가 다시 크게 물결치기 시작했다.
‘바쁜 모양이네.’
하긴, 인원이 부족해서 도움을 요청했는데 단장인 그녀라고 한가로울 리가 없다.
그럼 하는 수 없이 짧게 상을 주고 보내는 수밖에.
“바쁘시──”
“가, 가능합니다……!!”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예상과 전혀 다른 대답을 우렁차게 내뱉는 그녀.
“진짜요?”
“…그, 그렇습니다.”
누가 봐도 ‘저질렀다…….’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녀가 꽤 마음에 들었기에 모르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저랑 잠깐 거리에 나가시죠.”
“거, 거리로…… 말입니까?”
“네. 거리로.”
나는 소파에서 일어나 그녀의 허리에 슬쩍 팔을 두르며 말했다.
“감시도 좋지만, 현장을 직접 덮치는 쪽이 더 그림이 좋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아…….”
생각했던 상황이 아니었던 걸까.
나는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그녀의 엉덩이를 크게 주무르며 빨갛게 달아오른 귀에 나직이 속삭였다.
“마차도 한 대 빌리죠.”
방음이 아주 잘 되는 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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