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678화 (678/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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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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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리우스 제국

케르낙스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길 잠깐.

“어머머~”

“너무 작은 거 같은데…….”

“야. 저 정도면 평균이야.”

“그렇다. 아멜라 네가 아기에 대해 뭘 안다고.”

차례대로 냐호, 누님, 시란, 네메아가 침대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케르낙스의 젖을 오물 입에 물고 잠든 겨울이를 지켜보며 한 말이다.

기에나와 베네오는 산후에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주방에 들어갔고, 시론의 경우에는…….

‘…….’

나는 소파에 엎어져 있는 시론을 슬쩍 바라봤다.

누님과 함께 묵묵히 주변을 경계하고 내려왔던 시론은 나보다 더 들뜬 얼굴로 들어왔고, 우리 겨울이를 보자마자 ‘쭈굴쭈굴한 게 못생겼다.’라고 말함과 동시에 시란의 감자를 먹고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뭐, 나는 물론이고 케르낙스도 아무렇지 않아 했지만.

우리가 뭐라 하기도 전에 시란의 철퇴가 내려진 후라 케르낙스와 나는 그저 어색하게 웃는 것 말고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아무튼, 고생했다.”

“…감사합니다.”

누님이 조금 쑥스러운 얼굴로 케르낙스의 젖은 머리칼을 정리하며 그리 말했다.

“내일 당장 여아용 육아용품을 싹 쓸어올게요.”

“어……. 그, 고, 고맙다.”

이제는 냐호의 지갑 사정이 얼마나 후한지 알게 된 케르낙스가 다른 의미로 걱정스러운 얼굴로 대답했다.

“그보다 방을 분리하는 게 먼저인 건 다들 알지?”

시론이 뻗어 있는 반대편 소파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던 비젤린님께서 우리를 향해 말했다.

“여기가 가장 몫 좋은 곳이니까. 여긴 케르낙스랑 아기한테 양보하고, 너희는 저 옆방으로 방 빼. 아니면…….”

비젤린님은 굉장히 의미심장한 눈으로 우리를 한 번씩 쓱 훑었다.

“그렇고 그런짓 안 할 거라면 굳이 안 옮겨도 괜찮고.”

““…….””

그와 동시에 케르낙스를 제외한 다른 아내들의 얼굴이 싹 굳어졌다.

“새로 침대도 주문해야겠네요.”

“이참에 개인 방을 만드는 건 어때?”

“…음주에 필요한 방이 따로 필요한 거겠지.”

“음주 방? 괜찮은 것 같──”

-우응…….

나와 케르낙스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땐 조용하던 겨울이가 드디어 아주 작게 칭얼거렸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숨조차 쉬지 않고 입을 틀어막은 네 사람.

“자장… 자장…….”

다행히 케르낙스가 작고 작은 등을 살살 토닥여주자, 겨울이는 금방 얌전해졌다.

“푸흐…….”

겨울이가 얌전해지자, 이번엔 케르낙스가 웃음이 터져버렸다.

내 가슴에 머리를 기댄 케르낙스는 여전히 석상처럼 굳어 겨울이 눈치를 살피는 네 사람을 향해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하긴, 언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겠어.’

밖에 나가면 감히 눈도 마주칠 수 없는 대단한 명성을 가진 사람들이 아직 눈도 못 뜨는 아기의 칭얼거림에 놀라 입을 틀어막다니.

탁. 탁탁.

다시 말해도 괜찮을 것 같지만, 시란이 다른 아내들의 어깨를 두들기고는 밖으로 나가자는 손짓을 보냈고 세 사람은 동의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시란은 기절한 시론과 비젤린님을 양쪽 옆구리에 끼고 다른 아내들과 함께 침실을 떠났다.

“케르낙스. 너도 이제 좀 자.”

“……응.”

신성력으로 활력을 얻었다지만, 정신적 피로는 어쩔 수 없었기에 케르낙스는 거부하지 않고 내 가슴에 머리를 기댄 채 그대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나는 시란의 충고를 떠올리며, 이제는 홀쭉해진 배를 피해서 케르낙스의 가슴께 위를 천천히 토닥였다.

“자장~ 자장~”

“…….”

얼마 지나지 않아 케르낙스의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

**

“쓰읍……?”

입가에 무언가 흐르는 익숙한 감각에 눈을 떴다.

케르낙스에게 했던 약속대로 계속 곁을 지키며 토닥토닥 두드려주다가 나도 깜빡 잠들어버린 모양이다.

‘다행히 아직 자…….’

편안한 얼굴로 잠든 케르낙스의 얼굴에 안심하려던 나는 새끼손가락을 꼬옥 감싸고 있는 너무나도 작고 통통한 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킁…….”

나이를 먹으면 눈물샘이 약해진다던데 아무래도 맞는 말인 것 같다.

“엄마 바라기인 줄 알았는데…….”

우리 공주님은 아빠도 엄마만큼이나 좋아해 주는 모양이다.

‘…공주님. 혹시라도 아빠를 닮으면 아빠가 어떻게든 해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려무나.’

제발 덩치만 유전되지 않았기를…….

**

지이이이──

‘……?’

악의는 없지만 엄청나게 노골적인 시선이 느껴졌다.

분명 케르낙스와 우리 겨울이의 얼굴을 차분히 감상하고 있었는데 또 언제 잠들어 버린 건지 모르겠다.

“쓰읍…….”

습관적으로 침을 삼키며 눈을 뜨자, 따스한 햇살과 함께 작고 동글동글은 무언가가 흐릿하게 보였다.

“아빠 일어나셨네.”

쪽쪽.

‘……?’

한결 부드러워진 케르낙스의 목소리와 그 뒤를 따라 들려온 소리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쯉쯉.

“어, 어……?”

화들짝 놀란 덕에 흐릿하던 시야는 빠르게 또렷해졌고, 그런 내 눈앞에는 엄지를 입에 문 채 흐릿하게 뜬 눈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겨울이의 얼굴이 있었다.

“스미스. 인사해야지.”

“어? 아, 아, 안…… 녕?”

케르낙스의 목소리에 나는 얼떨결에 누운 상태로 손을 살짝 흔들었다. 그러자.

홱──!!

“어, 어?”

나를 빤히 바라보던 겨울이가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나, 뭐, 뭐 했나? 인, 인사라 잘 못 됐나? 아니면, 내 손이 너무 커서 겁먹은 건가? 아니면──”

“스미스. 진정해라.”

“어, 응.”

순간 가슴이 철렁했지만, 케르낙스의 따뜻한 손이 뺨을 쓰다듬자 신기하리만치 가슴이 차분해졌다.

“널 싫어하는 게 아니라, 내가 보기에는 부끄러워하는 것 같다.”

“부끄, 러워…?”

“그래. 시란님께서 새벽에 한 번은 깨서 울 거라고 하셨지만, 내가 깰 때까지 얌전하더구나. 그래서 혹시 잘 못 된 건 아닌가 다급히 겨울이를 봤는데 글쎄 뜨기도 힘들어 보이는 눈을 게슴츠레 떠서 네 얼굴을 빤히 보고 있더군. 무엇보다.”

케르낙스가 쿡쿡 웃으며 내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이렇게 네 손가락을 붙잡고 있는데 널 싫어할 리가 있을까.”

“겨, 겨울이가 나를…….”

“물론, 나를 더 좋아하는 것 같지만.”

살짝 나오려던 눈물이 쏙 들어갔다.

“근데 우리 딸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겨울이 진짜 특별한 거 아니야? 어떻게 하루 만에 눈도 뜨고 아빠도 알아보지? 이러다가 조금 있으면 옹알이도 하고 말도 하는 거 아닐까?”

“……출근할 준비나 하는 게 어떨까 싶은데.”

“어? 아, 출근. 맞다. 출근해야지.”

근데 이 작은 손을 어떻게 뿌리치고 일어나지?

혹시 상처받는 건 아닐까?

그냥 안 가면 안 되나?

‘부관이야 새로 구하면 되잖아.’

로안 그 녀석이 좀 많이 유능하긴 하지만, 그래봤자 남인 걸.

어떻게 우리 겨울이랑 비교를 한단 말인가.

하지만.

“자, 겨울아. 아빠 출근하셔야 하니까 그만 놓아드리자.”

-우응…….

겨울이가 내 새끼손가락을 꼭 쥐었지만, 케르낙스는 피도 눈물도 없는 교육자처럼 겨울이의 고사리보다 더 작고 연약해 보이는 손을 아무렇지 않게 톡톡 떼어 내버렸다.

“스미스.”

“어?”

“어? 가 아니라 출근.”

“아…… 응….”

진짜 가기 싫은데.

“…….”

“가, 갑니다.”

케르낙스의 매서운 눈빛에 나는 침대에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분명 어제 우리 분위기 엄청 달달하지 않았던가……?’

혹시 자는 사이에 다른 여자 이름이라도 내뱉었나?

침실을 나가는 그 순간까지 머릿속에선 온갖 생각이 들었다.

**

“자아~ 이쪽이랍니다~?”

-웅…….

내가 씻는 사이에 기저귀도 갈고 맘마 먹고 트림까지 한 우리 겨울이는 케르낙스의 품에 안겨 냐호의 꼬리를 따라 작은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

“진짜 천재 아닌가……?”

“확실히 인간의 아이라고는 믿기 힘든……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군. 아무튼 일반적이지 않다는 거에는 동의한다.”

내 옷시중을 들던 베네오가 조용히 동의했다.

“저는 아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지라, 그저 건강하고 귀엽게 보이는군요.”

기에나는 솔직한 감상을 이야기했고.

“…아빠가 평범한 인간이 아닌데 아이라고 평범하겠냐?”

그때 배를 벅벅 긁으며 이 층에서 시란이 내려왔다.

“흐아음~ 그래도 우리 딸보다는 얌전하네.”

시란은 냐호의 꼬리를 따라 겨우 뜬 눈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 우리 겨울이를 향해 피식 웃으며 이쪽으로 다가왔다.

“체력이야 어제 네메아 그 녀석이 신성력을 그렇게 퍼부었으니 팔팔한 게 정상이고……. 신의 피가 섞여서 그런지 확실히 뭔가 달라도 다르긴 하네. 시론이야 스무 달을 내 뱃속에 있다 나와서 그렇다지만, 인간 아기가 태어난지 하루 만에 눈도 뜨고 저리 활동적이다니.”

“역시 우리 딸……!!”

“그런데 그분은 어디 가셨냐?”

“예? 아, 시스요?”

“그래.”

“아마…… 황성에 있을 겁니다?”

“왜 의문형이냐.”

“하하….”

시스가 연락하지 말라고 해서 진짜 완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진짜, 진짜진짜 가기 싫었지만, 나는 푸른색 코트를 걸치고 나갈 준비를 끝마쳤다.

“겨울아?”

홱──!!

내가 다가가기 무섭게 냐호의 꼬리를 도리도리 바라보던 겨울이는 금방 케르낙스의 품에 숨어버렸다.

만약 아침에 케르낙스가 말해준 게 아니었다면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겠지만, 나는 오히려 귀 아래까지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억지로 붙잡고 손을 살짝 흔들었다.

“다녀올게.”

“그래. 겨울아. 다녀오세요, 해야지.”

케르낙스가 몸을 살짝 틀어, 겨울이의 작은 손을 붙잡고 나를 향해 조심조심 흔들었다.

‘아, 입에 쥐 날 거 같다.’

나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겨우겨우 움직여 출근할 수 있었다.

그리고.

·

·

·

“오셨습니까.”

어째선지 멀쩡하게 출근한 로안이 나를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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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오늘부터 겨울이를 향한 공격은 저 깡나무를 향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영구블랙인 겁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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