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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함다!!
MickyRonBerchaide//정화(물리)의 식은 진짜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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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리우스 제국
“멜버른 경!!”
“……?”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 태양궁 밖에서 다른 기사들과 함께 서 있던 뒤돌았다.
“저랑 같이 풍요의 신전으로 좀 갑시다!!”
“예? 아니, 엇…….”
“컥?!”
달리면서 그대로 멜버른 경의 손을 붙잡는 것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내가 당겼음에도 그녀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괘, 괜찮으십니까?”
“…예에.”
몇 없는 장점 중 하나가 몸이 튼튼한 거라 다행이지.
그게 아니었으면 분명 팔이 빠졌을 거다.
“그보다 조금 전에 하신 말씀은……?”
“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만?”
대충 나는 안에서 르비엘과 나눴던 대화를 요약해 설명했다.
“…아, 그, 그런 거라면야.”
“……?”
도대체 뭘 생각하고 있었던 건지 멜버른 경은 멋쩍은 표정으로 작게 헛기침을 내뱉었다.
멜버른 경은 잠깐 나를 떨어트려 놓은 다음, 다른 근위 기사들에게 무어라 지시를 내리고는 다시 이쪽으로 다가왔다.
“모시겠습니다.”
“예.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내 보폭에 맞춰 걷는 멜버른 경을 따라 성문으로 향하고 있을 때였다.
“스미스!!”
때마침 나가려던 듯이 기사와 병사들을 뒤에 대동한 이리나가 이쪽으로 빠르게 달려왔다. 덤으로 뒤따라오던 병사와 기사들은 다급히 고개를 아래로 숙이며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리나. 어깨 위에 달린 그걸 잘 간수하고 싶다면 언행을 조심해라.”
“제가 뭘요.”
“…몰라서 묻는 건 아닐 테지.”
다소 피로에 찌들고 경직되긴 했지만, 그래도 늘 부드러운 인상을 지켜왔던 멜버른 경이 싸늘한 시선으로 이리나를 노려보며 나와 이리나 사이를 가로막았다.
“스미스와 전 친구입니다. 친구끼리 이름으로 부르는 게 예의에 어긋나는 건 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친구 이전에 황태녀 전하의 부군이 되실 분이시다. 말을 삼가라.”
“……생각이 짧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멜버른 경을 노려보던 이리나는 결국 먼저 눈을 내리깔며 기세를 죽였다.
“하아…….”
멜버른 경 역시 짧게 한숨을 내쉬었고, 옆으로 걸음을 옮겨 가로막고 있던 틈을 비켜주었다.
“너도 소문을 들어 알 텐데. 황태녀 전하께서 스미스 경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예.”
그 소문이라는 건 아마도 내 탄탄한 근육을 직관한 여기사의 눈을 파버리겠다고 길길이 날뛰었던 일을 말하는 걸 거다.
‘지금은 그 정도 까진 아닌데 말이지.’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말할 분위기도 아니었고, 무슨 일인지 입궁한 귀족들이 많아 평소의 배 이상의 시선이 느껴져 나 역시 조금 더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멜버른 경.”
“…실례했습니다.”
내가 눈치를 주자, 그녀는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고 한 걸음 더 옆으로 물러났다.
“이리나. 이제 좀 여유로워?”
“…예. 스미스 경의 배려 덕분에 저와 단원들 모두 몇 년 만에 밀린 휴가를 조금씩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행이야. 우리 애들이 말썽피우진 않고?”
“듣기로는 무척 협조적이라고 합니다.”
“나중에 내가 따로 확인해보겠지만, 남자라고 특별대우할 필욘 없다고 전해줘.”
“예…….”
나는 많이 침울해진 이리나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그녀에게만 들리도록 아주 작게 속삭였다.
“조만간 점심 한 끼 같이 하자.”
“……예!!”
거짓말처럼 밝아지는 얼굴.
나는 두 눈을 반짝이는 이리나에게 손을 살짝 흔들어 준 다음, 멜버른 경과 함께 다시 성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주제넘게 나서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저도 저지만, 이리나가 걱정돼서 끼어드신 거잖습니까.”
“이리나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당장 치안 관리에 문제가 생길 테니 말입니다.”
“그 정도입니까? 이리나도 부관이 있고 아래에 다른 부장급 기사들이 많을 텐데.”
“그들도 무력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히 유능합니다만……. 문서작업과 서류처리 능력이… 그, 상당히 떨어지는지라.”
“…대충 이해했습니다.”
그러니까 나 대신 로안이 열심히 일하는 것과는 반대로 검은 갈기 기사단의 경우에는 로안의 자리를 이리나가 담당하고 있다…… 라는 말이었다.
‘이리나 진짜로 엘리트였구나.’
차별받으면서도 단장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거에는 역시 다 이유가 있었다.
아무튼, 갑작스러운 이리나와의 만남을 제외하면 별다른 소란 없이 무난하게 성문을 나와 멜버른 경의 가문 마차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차가 출발하고 잠깐.
“경. 이걸…….”
그녀는 품에서 투박한 편지 봉투 하나를 꺼내 나에게 내밀었다.
밀랍을 굳혀 찍은 인장도 없는, 정말 평범한 편지지를 받아들며 그녀를 바라보자.
“황제께서 보내신 겁니다. 황태녀 전하껜 비밀로 하시라는 말씀도 덧붙이셨습니다.”
“…지금 읽어봐야 하는 겁니까?”
“그런 말씀은 없으셨습니다. 저는 단지 편지를 전하라는 명령을 받았을 뿐이라.”
“그렇군요.”
무슨 내용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읽어볼 건 아닌 것 같았기에 편지를 조심히 코트의 안쪽 주머니에 넣어 잘 보관했다.
“그리고…….”
“……?”
도착까지 조금 시간이 걸리기에 잠깐 눈이나 붙이려는데 멜버른 경이 몹시 조심스러운 태도로 나에게 슬쩍 얼굴을 내밀었다.
“혹, 전하께서 폭력을 휘두르시는지……?”
“폭력? 제게 말입니까?”
“…코와 이마가 조금 부으신 듯하여.”
“아, 이건 제가 발이 걸려 자빠져서 그런 겁니다.”
“……실례했습니다.”
내 대답과 동시에 그녀는 안도하면서도 조금 부끄러운 듯 뺨을 붉히며 얼른 뒤로 물러났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르비엘이 아무나 막 때리고 그러진 않아요.”
“…잊어주십시오.”
“뭐, 노력해보겠습니다.”
멜버른 경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이내 입을 꾹 다물고는 신전에 도착할 때까지 끙끙 앓는 소리만 냈다.
**
후끈한 열기와 함께 암컷내음으로 가득 찬 방안.
화아아악──!!
아가사의 손에서 찬란한 광휘가 퍼져나갔고, 방 안의 공기는 거짓말처럼 상쾌해졌다.
“으으…… 읏, 으뭉…♥”
나는 침대에 결속된 상태로 완전히 녹아내린 신음을 흘리고 있는 길레나를 잠깐 구경한 다음, 몸을 숙여 침대 아래에 대충 던져뒀던 스위치를 챙겨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구속복에 달린 딜도의 작동을 중지시킨 후, 아가사에게 눈짓했다.
스아아악──
조금 전보단 옅은 빛이 흘러나와 구속복의 라텍스 복면을 쓰고 있는 길레나의 머리에 스며들기를 몇 초.
“흐으…… 흐……? 흐브읏?!”
입마개 때문에 제대로 된 말을 내뱉을 순 없지만, 대충 의미를 알아들을 수 있는 길레나의 몸짓에 나는 그녀가 꿈틀거리고 있는 침대에 걸터앉았다.
“쉬잇. 얌전히 안 있으면…….”
달칵.
“흐으으으읏!!”
단순히 꿈틀거리던 길레나가 감전당한 사람처럼 몸을 덜덜덜 떨기 시작했고, 나는 그 상태를 잠깐 지켜보다가 다시 딜도의 스위치를 조작했다.
“므흐으으, 흐으으으…♥”
고작 몇 초 사이에 다시 한번 완전히 녹아버린 그녀의 숨소리에 나는 입에 물려둔 입마개를 붙잡으며 말했다.
“지금 풀어줄 텐데, 시끄럽게 굴면…… 말 안 해도 알 거라고 믿는다.”
“흐으으……!!”
몸을 달싹이면서도 그녀는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좋아.”
연결된 고리를 풀어 입에 채워둔 입마개를 뽑았다.
“푸하아아……!!”
입마개와 함께 흘러나오는 뜨겁고 끈적한 그녀의 타액.
나는 질척할 정도로 젖어있는 그녀의 폭신한 입술을 장난치듯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지금부터 묻는 말에 성실히 대답할 의향이 있다면 고개를 한 번 끄덕여봐.”
“……!!”
숨을 쉬던 입까지 다물고 얼른 고개를 위아래로 한 번 끄덕이는 길레나.
하지만.
“동료들에 대한 의리는 지키겠다는 건가?”
“……?”
“하긴, 고작 하루로 마음을 꺾으리라고는 기대도 안 했다.”
“……?!”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걸까.
길레나가 미친 듯이 고개를 가로젓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시끄럽게 굴지 말라던 내 경고를 기억하고 있어서 그런지 끝까지 입을 다문 상태로 오로지 고개만 가로저었다.
“아니라고?”
“흐응……!!”
“음, 그렇단 말이지.”
나는 상당히 묘한 얼굴로 이쪽을 지켜보고 있는 아가사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길레나의 입술을 만지작거리던 엄지로 그녀의 입을 억지로 비집어 열었다.
“우브웁……!!”
그리고 여전히 타액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입마개를 다시 그 안에 집어넣고 고리를 채웠다.
“우리에게 협조할 생각이 들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후으──”
달칵.
“그흐으으윽!!”
스위치를 조작함과 동시에 입을 틀어막은 입마개로부터 끈적한 침이 질질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다시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한 길레나를 뒤로하고 나는 아가사와 함께 방을 나왔다.
“의외네요.”
“뭐가?”
“여러 가지로요.”
“뭐, 실망했냐?”
“실망이요?”
아무도 없는 복도를 걷던 아가사가 눈을 끔뻑이며 나를 올려다봤다.
“왜 실망했다고 생각하죠? 오히려 어제보다 더 마음에 들기 시작했는데.”
“취향하고는.”
“뭐래. 여자라고 헬렐레 거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똑부러지게 선 긋고 공사를 잘 구분해서 칭찬한 거구만.”
“…여자라고 다 헬렐레 거리는 건 아니거든?”
“어제까진 안 믿었겠지만, 오늘은 믿어줄게요.”
아가사는 피식 웃더니, 다시 앞을 보며 나와 발맞춰 걸었다.
“그래서. 이미 충분히 굴복한 거 같던데. 언제까지 조교할 건데요?”
“이틀 정도 더 하면 충분하지 앉을까 싶은데.”
“뭐, 나야 급할 거 없으니까. 당신이 하자는 대로 따를게요.”
“그, 뭐시냐. 사랑과 머시기…….”
“자애.”
“아, 그래. 사랑과 자애. 여튼, 에피넬이라고 했던가? 그쪽에선 뭐라 안 해?”
“하면 어쩔 건데요? 내부가 썩고 있는 것도 모르고 있던 주제에. 따지면 한 대 쥐어 박아주면 금방 조용해지니까 그쪽은 신경 쓰지 마세요. 아니. 생각해보니까 화나네? 내가 누구 눈치 볼 사람으로 보여요? 내가 기침 한 번만 해도 나머지 신전들이 눈치 보기 바쁘다고요!!”
“어. 그래…….”
쩌렁쩌렁 울리는 아가사의 외침에 나는 귀를 후볐다.
모르긴 몰라도 그런 배짱을 부릴 수 있었던 건 아마도 네메아의 존재가 가장 큰 이유였을 테니 말이다.
“암튼, 황제가 좀 의미심장한 말을 한 게 있거든. 그걸 좀 확인하기 전까지는 뭔가 알아내도 너무 들쑤시지 말고 당분간 조용히 좀 있어줘.”
“황제가 뭐라고 했는데요?”
“몰라. 사교도를 잡지 못해서 진짜 내버려 둔 거 같냐고 그러더라.”
“……그건 확실히 그냥 넘겨 듣기 힘든 발언이네요.”
“그러니까.”
나는 아가사와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며 지상으로 나왔다.
“아, 그리고 나 어제 너희 신전 앞에서 납치당할뻔했다.”
“……뭐, 라고요?”
“마차에 타려는데 마부가 바뀌어 있지 뭐냐.”
“…하?”
“그리고 어제 나 안내해줬던 사제 있지? 입이 꽤 가벼운 것 같더라. 그냥 알고 있으라고.”
“저기요?”
“뭐, 덩치가 큰데 어떻게 너 혼자 다 관리하겠냐. 그럼 나 간다. 너무 토스트만 먹지 말고.”
“야!!”
어후, 목청도 크셔라.
나는 시끄럽게 소리치는 아가사를 뒤로하고 얼른 빠른 걸음을 이용해 신전을 나와 얼른 마차에 올라탔다.
“황성으로 가시겠습니까?”
“아뇨. 저택으로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멜버른 경이 등을 돌려 마부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마차.
“안에서의 일이 잘 풀리신 모양입니다.”
“네? 아, 네에. 뭐 그렇죠?”
“표정이 굉장히 밝아지셨습니다.”
“아아.”
그건 안에서의 일이 좋게 풀려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겨울이를 볼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나오던 거였지만, 아직은 겨울이의 존재를 바깥에 알릴 생각이 없었기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르비우스랑 아드리안도 아직 저택에 있는 모양이고, 르비엘도 오후에는 회의로 바쁘니까. 이게 합법 조기 퇴근이지.’
르비엘 덕분에 누가 찾아올 일도 없고.
‘…근데 왜 이렇게 찝찝하지?’
마치 뭔가 잊어버린 듯한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뭐, 별거 아니겠지.’
진짜 중요한 거였다면 내가 잊을 리가 없다.
그리고 뭐가 됐건 우리 겨울이를 보러 가는 일보다 중요한 건 존재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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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가 잊은 걸 서술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