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셋째 누님과의 대화는 원만하게 매듭지어졌다.
나는 셋째 누님이 바라는 대로 리타와 몽마들이 삶의 활력과 감각을 되찾는데 협력하기로 했고, 셋째 누님은 오늘 당장 마대륙 전체에 흩어져 있는 이종족들에게 가장 강력한 대표자를 선출해서 올려보내라는 내용을 보내기로 약속했다.
기한은 두 달.
그러니 적어도 한 달 안에는 대부분 수도에 대표자들을 올려보낼 거라는 확답도 받아냈다.
만약 보내지 않으면 셋째 누님이 직접 나서서 잡아와 주겠다는 건 덤이었고.
다만, 그전까지는 할 일이 없으니. 내일부턴 수도를 구경하면서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마족들을 둘러볼 계획이다.
그리고 겨울이와의 통화를 끝내면 자기 전에 한 시간은 반드시 정신 단련을 위해 셋째 누님과의 개인 면담 시간도 일정에 추가됐다.
“아침 먹으러 가더니, 그사이에 한 명을 꼬셔버렸네.”
아래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모두 끝내자, 비젤린님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굉장히 흥미로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까면 깔수록 뭐가 계속 나온단 말이지.”
“시오린으로 절 속이실 때 꽤 즐기셨잖아요.”
“그, 그거랑은 다르거든?!”
한껏 여유로운 표정을 하고 있던 비젤린님이 갑자기 소리를 빼액 지르며 침대에서 내려와 이쪽으로 성큼 다가왔다.
“어? 나, 나는!! 실제 육신이 있잖아?”
“그렇죠.”
코앞까지 다가온 비젤린님은 가녀린 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콕콕 찌르며 입술을 삐죽였다.
“그러니까……. 이 몸이랑 그 인형이랑 동화시켜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던 거고. 하지만 걔들은 달라. 감각 기관도 없는, 그냥 마력을 연료로 이용해 움직이는 완벽한 인형의 몸이란 말이야.”
“그렇군요.”
나는 비젤린님의 머리를 쓰다듬어 드렸다.
지금 보는 것처럼 비젤린님은 흥분하면 가끔 말투가 아이스러워지기 때문이다.
“갑자기 뭐니…….”
“저도 모르게 손이 나가서.”
오리처럼 앞으로 삐죽 나왔던 비젤린님의 입술이 천천히 본래의 자리를 되찾아갔고,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 허벅지에 누워 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인 시란의 따가운 눈초리에 이기지 못해 얼른 손을 떼어냈다.
“아무튼…….”
찬란한 금발에 어울리는 천진난만한 외모.
비젤린님은 작은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가슴 아래에 팛짱을 끼며 이야기했다.
“그쪽이야 워낙 뛰어나니까 이해할 수 있지만, 일시적으로 감각을 되찾은 건 나도 흥미가 가.”
그쪽이라는 건 아마도 내 아랫도리를 말씀하시는 거겠지.
“나도 정액 좀 나눠 줘.”
“그러세요.”
아래에서도 말했지만, 정액 좀 나눠주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거절할까.
‘처음 도시를 떠날 땐 누님이 참 극성이셨는데 말이야.’
무려 오크통 하나를 가져다가 안을 가득 채워놓고 떠나라 하신 전적이 있는 건 아멜라 누님이 유일하지 않을까.
뭐, 그 사건 때문에 아멜라 누님이 아가사에게 꾸중을 듣고 침울해진 걸 개기로 지금의 관계가 됐으니 나에게는 꽤 즐거운 추억이지만.
‘누님 앞에서 꺼내면 한 대 맞겠지?’
살짝 올라가려는 입꼬리에 힘을 주고 버티고 있을 때였다.
“다 끝났냐?”
“네? 아, 네.”
내 이야기를 경청해주던 시란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천천히 벌어지는 입술.
콰직──!!
“……?”
가죽과 천이 찢어지는 소리에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소리가 들려온 아래쪽을 향했다.
“퉤.”
입에서 내가 입고 있는 바지와 팬티의 색과 같은 천 쪼가리를 뱉어내는 시란.
“내가 어제도 말했을 텐데.”
“어흐…….”
시란의 도톰한 입술을 달싹거릴 때마다 뜨겁고 습한 숨결이 사타구니를 자극해왔다.
“처음은 무조건 나라고. 그런데 아침부터 약속을 어겨?”
“예? 아니, 그, 그…… 어억?!”
당연히 첫 경험만 포함하는 건 줄 알았는데 설마 하루 단위로 갱신되는 약속이었다니.
나로서는 굉장히 억울한 상황이었지만…….
“하웁.”
가끔은 조금 억울해도 괜찮지 않을까.
**
[ 아빠한테 인사. ]
[ 빠우. ]
“잘 자렴.”
케르낙스의 도움을 받아 나를 향해 작은 손을 살랑살랑 흔들며 옹알이하는 겨울이의 모습에 입꼬리가 내려가질 않는다.
후우웅.
케르낙스의 모유가 들어간 홍차를 홀짝이며, 통신구에 마력을 주입하고 계시던 비젤린님은 마력을 거둬들이며 자리를 정리하셨다.
“해방자여.”
“아, 넵.”
겨울이와의 만남이 끝났으니, 이젠 정신 단련을 할 차례였기에 나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열심히 해라.”
“음. 무슨 일 생기면 소리치도록.”
오전부터 조금 늦어지는 오후까지 나를 꽉 물고 침대에서 놓아주지 않았던 시란은 기분 좋은 미소와 함께 레이벨 누님과 같이 욕탕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자꾸나.”
그리고 나는 앞서 걷는 셋째 누님의 뒤를 따라 침실을 나왔다.
“1층으로 가는 겁니까?”
내 기억대로라면 분명 1층에 수련장이 있었다.
“1층은 왜?”
하지만 앞서 걷던 셋째 누님은 슬쩍 뒤돌아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하셨다.
“1층에 수련장이 있다고 하셔서.”
“아, 그렇군.”
이유를 알게 된 셋째 누님은 다시 앞을 바라봤고, 그때가 마침 9층에 도착한 때였다.
“그곳은 육체 단련에 적합한 장소다. 그러니 새 가슴 서방이 수련장을 사용할 일은 없을 것이야. 그리고 딱히 특별한 장소가 필요한 일도 아니고.”
“……?”
단련을 하는데 장소가 필요 없다는 것도 의문스러웠지만, 그러면 왜 굳이 침실에서 나를 빼내온 거지?
“이쯤이면 되겠구나. 자, 여기 서보거라.”
“예에…….”
그림과 조각상 같은 것들이 잔뜩 전시되어있는 9층 복도.
나는 셋째 누님의 지시에 따라 복도 한 가운데에 섰다.
“우선은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단련을 계속하게 될 것이야.”
“천마님의 눈을 보고도 정신을 잃지 않을 때까지 말입니까?”
“뭐…….”
내 대답이 뭔가 잘못된 걸까.
셋째 누님은 가슴을 받치고 있던 손 중 하나로 턱을 두어 번 쓰다듬으시다가 다시 입을 여셨다.
“새 가슴 서방 하기 나름이겠지만, 단기간에 거기까지만 버텨주더라도 만족스럽긴 할 것 같구나.”
“…그보다 더 만족시켜드리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후후후.”
셋째 누님의 입꼬리가 조금 삐뚜름하게 올라갔다.
“본좌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싶다면 본좌의 손길이 닿더라도 발기를 억누를 수 있는 경지에 올라서면 되느니라.”
“예. 포기하겠습니다.”
나는 나를 잘 안다.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지.
“…….”
“…….”
검은 안대에 가려져 있지만, 어째선지 지금 셋째 누님께서 어떤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을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본좌는 미련한 놈들을 혐오한다. 하지만 시도해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것 역시 그리 좋아할 수는 없겠어.”
“크흠.”
분명 안대에 가려져 시선은 닿지 않을 텐데도 얼굴 주변이 따끔거렸다.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그래야 할 것이다.”
셋째 누님은 처음으로 내 앞에서 한숨을 내쉬고는 앞으로 다가오셨다. 그리고.
후우욱!!
“……?”
나는 갑자기 필요 이상으로 통풍이 잘되는 하반신에 눈을 끔뻑였다.
옷 아래에 숨겨져 있던 셋째 누님의 악마 꼬리가 순식간에 바지와 팬티를 끌어 내린 것이다.
“천마님?”
“우선은 사정을 참아내는 걸 목표로 하자꾸나.”
“예?”
분명 정신 단련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바지와 팬티가 벗겨진 건 사실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니까 넘어가더라도, 사정을 참는 게 정신 단련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상당히 자세하게 들어봤으면 했다.
그럴 여유가 없다는 게 문제지만.
“후우우~”
“헙……?!”
아무렇지 않게 무릎을 굽혀 바닥에 주저앉은 셋째 누님의 뜨겁고 습한 숨결이 음낭에 닿은 순간.
“후후, 이쪽은 터무니없이 건강하구나.”
“자, 잠깐!!”
겨우 숨결 한 번에 하늘을 뚫어버릴 기세로 발기해버린 것으로 모자라 그녀의 숨결이 조금씩 더해질 때마다 미친 듯 사정감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덩치는 커다란데 고작 본좌의 숨결에 움찔거리다니. 뭐, 제법 귀엽기는 하구나. 덩칫값 못하는 그대를 쏙 빼닮기도 했고…… 쪽.”
“……!!”
몰려오는 사정감에 부풀어 오른 음낭에 그녀의 보드라운 입술이 닿은 순간.
뷰르릇, 뷰릇──!!
더 이상 올라오는 사정감을 억누르지 못해 그대로 해방해버리고 말았다.
바로 그 순간.
“하아아움……♥”
“큭?!”
새하얀 백탁을 아무렇게나 흩뿌려대던 내 귀두를 폭신폭신하고 뜨거운 입술이 덮어왔다.
“으흐으음~♥”
“자, 잠!! 허억?!”
요도구와 이어진 귀두의 힘줄을 끈적한 무언가가 톡톡 건드릴 때마다 수도꼭지가 고장 난 수도처럼 정액이 쉬지 않고 꿀렁꿀렁 뿜어져 나왔다.
‘미친……!!’
눈앞에 번갯불이 튀다 못해, 멈추지 않는 쾌락의 연속에 뇌가 타버릴 것만 같았다.
골디아스 왕국에서 시란의 피를 섭취했던 경험이 없었다면 진즉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을 쾌락의 향연은 더 이상 정액이 나오지 않게 되었음에도 한참이나 더 이어졌다.
“응읏…… 쪽.”
부드러운 목 넘김 소리와 함께 정액을 대신해서 쿠퍼액을 질질 뿜어대기 바빴던 요도구에 다시 한번 그녀의 입술이 부드럽게 닿았다 떨어졌다.
“이런.”
목소리를 낼 힘은커녕 서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던 나는 끝내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복도에 발라당 넘어졌다.
‘이, 이렇게 죽는 건가.’
차갑지만 푹신한 바닥과 낯선 천장을 배경으로 삶을 마감하게 될 줄이야.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 모든 기운이 빨려 나간 탓에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의식이 점차 멀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었다.
“…아씨, 들키면 또 언니한테 혼나는데.”
그리고 멀어지는 의식 속에서 살짝 들려온 셋째 누님의 목소리.
뭔진 모르겠지만.
‘수도 구경할 때 다 일러바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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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일름보는 나쁜 짓입니닷
착한 사원님들은 그러면 안 되는 겁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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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오늘도 감사함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