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만 사는 기사-19화 (19/170)

19. 화재

오늘을 견딘다.

단련과 훈련의 반복.

엔크리드는 그렇게 했다.

그리고 반복된 오늘에서 이 시점까지 온 건 처음이었다.

‘죽으려나?’

중대장의 반응에 처음 든 생각이다. 엔크리드는 곧 그 생각을 고쳐먹었다.

‘죽이려 했으면 아까 했을 거다.’

크랑은 대체 언제 빠져나간 걸까.

그쪽 기척은 느끼지도 못했다.

‘씁.’

이런 상황임에도.

‘아직 부족해.’

엔크리드는 단련한 청각의 부족함을 느낀다.

그건 그의 천성이었다.

그러다 보니 대답할 타이밍을 놓쳤다.

새로 부임한 중대장, 요정족 여자가 빤히 자신을 보고 있었다.

살았네? 라고 했던가.

그럼 뭐라고 답해야 하나.

엔크리드가 입을 열었다.

“……죽어야 했습니까?”

“음, 그건 아니지.”

중대장은 입술만 움직여 답했다.

그녀는 한참을 그렇게 엔크리드를 보고 있다가 뒤로 돌았다.

그러더니 바닥에 쓰러진 독침을 회수했고, 벤젠스와 데리고 온 불침번의 눈을 뒤집어 까는 등 상태를 확인했다.

‘그 와중에 병사가 죽진 않았나 확인하는 건가.’

그러더니, 독침을 입가로 가져가 혀에 살짝 대본다.

‘약초학에도 조예가 있나 본데.’

가끔 용병 중에 저런 짓을 하는 이들을 봤다.

요정은 자연 친화적인 이들도 많으니, 독과 약에 조예가 깊은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엔크리드는 주저앉은 채로 바라만 봤다.

도저히 일어날 기분이 아니었다.

물론 지금도 누군가 자신의 목을 노린다면 구르든 뒤집든 피하겠지만, 힘든 건 힘든 거다.

첫 번째로 반복한 오늘만큼은 아니지만, 이것 또한 지치는 건 마찬가지였으니까.

처음이 체력이었다면.

이번에는 정신력을 바닥까지 쓴 기분이었다.

소리만 듣고 거듭된 공격을 수차례 피했다.

그 와중에 생채기 하나 나지 않았고.

당연하게도 우연은 아니었다.

그동안 당한 게 몇 번인가.

기척 없이 당한 적도 있지만, 가까스로 첫 공격을 피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반복된 패턴은 학습이 되는 법이다.

암살자의 행동에도 패턴이 있었고.

엔크리드는 반사적으로 그걸 학습했다.

‘이것도 한번 해 봤다고.’

두 번째에는 조금 수월한 건가.

아니었다.

절대로 수월한 게 아니었다.

만약 누군가 엔크리드가 반복한 오늘을 봤다면, 그걸 옆에서 함께 했다면 절대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고립된 오늘에서 그는 언제나 혼자였다.

엔크리드는 앉은 채로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흥분이 가시지 않아 머리가 지끈거리는 정도지만.

시간이 지나면 두통이 일 것이다.

본능적으로 그런 감이 왔다.

슥.

누군가 옆에서 목에 뭔가를 들이대는 기척에 엔크리드가 반사적으로 옆으로 몸을 틀며 손바닥을 내밀었다.

거기에 크랑이 손날로 엔크리드의 목을 치는 시늉을 하는 게 보였다.

“정말 뒤에 눈이라도 달린 건가?”

크랑이 신기하다는 듯 말했다.

“장난할 때는 아닌 것 같은데?”

이 철없는 친구를 보았나.

크랑이 태평한 말투로 웃으며 말한다.

“아, 미안하다.”

정말 암살자가 이 새끼를 노린 게 맞나?

‘그럼 얘만 죽이지, 왜 나부터?’

그냥 재수가 없어서 그런 건가?

정말로 단순히 운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그럴 리가 있나.

일단 크랑을 노린 건 맞을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벤젠스와 자신을 노리고 암살자가 오는 건 수지가 맞지 않는다.

‘나랑 벤젠스라면 적당히 누명을 씌워 죽이는 게 편하지.’

힘없는 병사 둘을 처리하는 데 굳이 암살자씩이나?

그럴 필요는 없다.

암살자를 보내는 이유가 뭐겠나.

소리소문없이 쓱싹하고 싶단 거다.

누가 시끄럽게 할 일도 없이 해치우고 끝낸다.

죽인 뒤에 남은 시신? 천막에 불을 지르면 된다.

불에 타 죽은 시신에 남은 자상을 누가 신경 쓴다고.

그게 아니더라도 시체를 처리할 방법은 많다.

피와 흔적을 지우고 외진 곳에 던져 줘도 될 것이다.

그럼 탈영이라고 생각하지, 납치와 살인에 무게를 두고 찾진 않는다.

하물며 여긴 외곽에 있는 의무 막사다.

장교급이 머무는 곳이 아니라 병급이 머무는 임시 의무 막사 따위란 거다.

누구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곳이다.

물론 여기도 오고 싶다고 올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아마 날 노린 걸 거다.”

중대장이 대강 안쪽 상황을 정리하고 천막 바깥을 슬쩍 내다볼 때다.

옆에 쪼그려 앉은 크랑이 툭 하고 말을 내뱉었다.

“음, 왜?”

“너 별로 놀라지도 않네?”

“놀란 거다. 충분히.”

“포커페이스가 좋구나. 너.”

지금 그런 거에 집중할 때냐?

엔크리드는 핀잔을 뱉으려다가 말았다.

그동안 봐 와서 안다. 이쪽은 태평한 성격이다.

‘물론 할 때는 하겠지만.’

이미 지나간 오늘이기에, 크랑의 기억에는 없는 일이겠지만.

주변 모든 걸 빨아들이듯 연설하던 모습이 엔크리드 뇌리에 각인된 듯 남아 있었다.

“자신이 누군지 말할 생각은 아니시겠지요?”

언제 왔는지 소리 없이 다가온 중대장이 말했다.

크랑은 대강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금 말했다.

“그래서 하여간 미안하다고.”

이것도 사과라고 하는 건가.

말한 크랑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는 주변을 한번 둘러보곤 중대장과 눈을 마주쳤다.

“누군가에게 명령할 처지는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부탁하지.”

크랑은 벤젠스뿐 아니라 중대장에게도 말을 놨다.

고위 귀족이 아니라면 이럴 수가 없다.

그게 아니라면 정말 칼 맞고 뒈져도 할 말이 없으니까.

그가 그냥 입만 연 건 아니었다.

한 걸음.

고작 한 걸음 앞으로 나섰을 뿐인데.

그때와 같았다.

그에게 정체가 무엇인지 물었을 그때와 흡사한 공기가 내려앉는다.

크랑은 조용히 시선을 받아들였다.

관객은 둘, 배우는 하나.

하지만 그 배우는 소용돌이 같다.

주변의 모든 걸 흡입해서 삼키는 욕심쟁이다.

“부탁해도 되겠지? 이건 빚으로 알고 갚지.”

“하십시오.”

중대장이 읍하며 답한다.

크랑이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말했다.

“오늘은 이제 아무도 안 죽었으면 좋겠다.”

작지만 단단하고, 고요하지만 폭풍 같다.

목소리에 마력이 있다면 꼭 이럴 것이다.

저 말을 들어주고 싶다. 그리 생각하게 만드는 톤과 어조다.

어떻게 이런 기분이 들게 만드는 건지.

엔크리드는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한 번 겪었던 일이었기에 그렇다.

그리 주변을 빨아들인 소용돌이는 금세 사그라들었다.

크랑이 말하고는 엔크리드에게 손을 내민 거다.

“다리가 풀린 거지?”

“아니, 그 정도는 아닌데.”

엔크리드는 복잡한 마음으로 그의 손을 맞잡았다.

“……마음을 돌린 이유입니까?”

그런 둘을 보더니, 중대장이 묻는다.

“그렇다고 해 두지.”

크랑이 답했고.

엔크리드는 둘이 나누는 대화가 뭔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물을 마음도 없었다.

‘알려 줄 것 같지도 않고.’

중대장은 흠하고 작은 한숨을 뱉더니, 엔크리드를 향해 말했다.

“오늘 일, 함구할 수 있겠나?”

“네, 물론.”

그렇게 안 하면 당장 목에 구멍이라도 내줄 기세로 묻는데, 다른 대답이 나올 턱이 있나.

새로 부임한 중대장의 실력은 아까 엿볼 수 있었다.

딱 한 수지만.

‘그걸 그렇게 쳐 낼 수 있는 거였나?’

손등 바깥으로 밀어내는 한 수.

손짓 한 번에 엔크리드는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되도록 그걸 반복해서 보고 싶었다.

그렇다면 죽으면 그만이다.

오늘을 반복하면 된다.

여기서 함구하지 않겠다고 버티면?

죽이지 않으려나?

아니다. 그건 통하지 않을 것이다.

죽이지 않고도 입을 다물게 하는 방법이야 많을 것이다.

쓸모없는 짓이었다. 하물며 일부러 자살하고 싶지도 않았고.

“부탁한다.”

무엇보다, 크랑이 이렇게 말한다.

엔크리드는 고작 며칠, 고작 몇 번의 대화였지만.

크랑이란 친구와 쌓인 정이 적지 않음을 느꼈다.

둘 사이는 함께한 기간과 별개로 기묘할 정도로 친밀했다.

“입 다무는 건 내 특기야.”

빈말은 아니었다.

분대 내에서 그가 아는 비밀만 몇 개인가.

그중에는 중요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그 어떤 것도 어디에서 말한 적은 없다.

“그럼 이 사태만 해결하면 되겠군요.”

중대장이 말하더니, 찢어진 천막과 쓰러진 병사 둘을 봤다.

“더 안 죽었으면 좋겠다는 거에는 저 둘도 포함이야.”

크랑이 말하고 중대장은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여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알면?

눈치를 보니, 크랑의 정체는 밝히기 곤란한 것 같고.

중대장은 고민 중이었다.

“저 불침번이 깨어나면 자기가 습격받은 걸 알까요?”

엔크리드가 궁둥이에 묻은 흙을 털며 말했다.

“모를 거로 추측한다. 안다고 해도 아무것도 못 봤을 거고.”

중대장이 반쯤 확신을 담아 말한다. 엔크리드로 그렇게 생각했다.

자기가 아무것도 모르고 당한 게 몇 번인데.

주근깨가 가득한 저 경계병도 아무것도 모른 채 기절했을 거다.

그럼 뭐.

“한 명만 밖으로 업고 나가 주시죠.”

엔크리드의 말에 중대장이 그를 돌아본다.

“간단하고 편리한 해결책, 있습니다. 대신 제가 욕을 좀 먹을 수도 있겠군요. 그건 중대장님이 막아 주시면 될 것 같은데.”

계획을 말한다. 그걸 들은 크랑은 웃고 중대장은 웃음기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화르르륵!

“음?”

꾸벅꾸벅 졸면서 근무를 서던 막사 앞 불침번은 갑자기 볼이 따끔해서 눈을 떴다.

눈을 뜨고 보니 어디선가 훈훈한 열기도 느껴졌다.

반쯤 잠에 취한 채로 옆을 돌아본 그는 순간적으로 몸이 굳었다.

‘불이네?’

불이다. 천막 앞쪽에 붙은 불길이 위로 솟으며 불씨를 휘날린다.

딱.

쥐고 있던 창이 바닥에 떨어지며 난 소리에 잠이 확 깼다.

“부, 불! 불! 불!”

창을 놓친 병사가 외쳤다. 놀란 그는 혀가 꼬였다.

“불! 불! 불!”

‘불이야’도 아니고 불만 거듭 외쳤다.

하지만 어찌나 그 말이 다급한지 주변에 있던 이들의 귀에 쏙쏙 박혔다.

“불이야!”

마침 가까이 있던 순찰 경계병이 크게 외쳐 상황을 명료하게 알렸다.

“의무 막사에 불이 붙었다!”

눈치 빠른 순찰병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

“물 가져와!”

그제야 다른 병사 무리가 하나둘 고개를 들이밀며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염병, 막사 안에는?”

“사람이 있었나?”

“있잖아, 그 씹 병사!”

천막 앞에만 붙은 불은 금세 위로, 천막 전체로 옮겨붙었다.

아닌 밤중에 난리가 났다.

까만 그을음과 연기가 위로 솟는다.

어지간히 용기 있는 병사라고 해도 안으로 들어갈 상황이 아니었다.

“물 가져오라고!”

그중 보급 중대장이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발을 재게 놀리던 이들이 양동이 따위에 물을 담아 왔다.

촤아악!

양동이에 담은 물을 불 위로 뿌린다. 일순간 연기가 치솟았지만.

“길게 늘어서서 받아치기로!”

보급 중대장이 외쳤다. 그가 평소에 짐 좀 날라 본 경력을 발휘했다.

받아치기는 한 줄로 쭉 늘어서서 물건을 옮기는 방법이었다.

병사 무리가 길게 늘어져 같은 방식으로 물 양동이를 건네서 앞쪽으로 전달하기 시작했다.

팍!

그중 어떤 머저리가 바닥에 양동이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장난치냐? 빨리 안 주워?”

“시정하겠습니다!”

소란이 인다. 불길이 병사들 얼굴을 비췄다.

보급 중대장은 발을 동동 굴렀다.

천막에 붙은 불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저게 옆으로 옮겨붙으면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을 터였다.

그에게는 안에 있는 놈이 몇 죽는 것보다 불이 옮겨붙는 문제가 더 컸다.

양동이 전달로 불길이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하자, 보급 중대장이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갑자기 무슨 불이.’

요즘이 화재가 잘 일어나는 계절이던가?

그 정도로 건조한 날씨는 아닌데?

다행히 불이 옆으로 번지진 않았다.

불길은 기다렸다는 듯, 천막 하나만 홀랑 태우고 끝났다.

“저기 사람이 있습니다!”

그 와중에 밤눈이 밝은 병사 하나가 외쳤다.

“데려와, 살았으면 다행이지.”

보급 중대장은 마음에도 없는 말을 뱉었다.

그들이 산 것보다 불이 옮겨붙지 않은 게 백 배는 다행이었다.

* * *

엔크리드는 중대장이 밖으로 옮겨 둔 벤젠스 소대장 옆에, 주근깨 병사를 눕혔다.

“여기!”

그리고 외치니, 사람들이 몰려왔다.

“괜찮나?”

“갑자기 불이라니.”

“어떻게 된 일인가?”

엔크리드는 얼굴에 검댕을 묻힌 채로 콜록콜록 기침을 뱉었다.

누가 봐도 불이 난 천막에서 방금 막 빠져나온 사람이었다.

“저도, 쿨럭, 켁, 잘 모르겠습니다.”

기침과 함께 엔크리드가 말을 잇는다.

한밤중에 화재는 결국 사고로 끝났다.

* * *

부오어엉.

저 멀리서 올빼미 따위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숲 쪽일 것이다.

요정 중대장은 소리를 들으며 머릿속에 있는 지도와 현재 위치를 대입해 방향을 잡고 걸었다.

진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자갈이 널린 냇가였다.

목적지에 다다른 중대장이 입을 열었다.

“그 분대장이 아니었으면 위험했습니다.”

막사를 둘러본 것만으로 중대장은 암살자의 의도를 알아챘다.

‘입구 쪽에 있는 걸 제거하고 곧바로 목표를 제거.’

그 입구 쪽에 있던 게 엔크리드였다.

덕분에 살았다.

그가 조금만 덜 버텼으면 죽었다.

그도 죽고 호위 대상도 죽었다.

“그런가.”

크랑은 말하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

중대장은 그런 그를 보며 몸을 돌렸다.

“그럼.”

담백한 작별 인사다.

요정족 특유의 가벼운 발걸음은 작은 소음조차 내지 않았다.

현재 그녀의 보직은 사이프러스 사단 4대대 4중대장이다.

진지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어둠 너머로 들어간 요정의 모습은 금세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걸 보며 크랑은 엔크리드의 꿈을 떠올렸다.

‘기사라.’

“널 보니까 나도 어찌 살아가야 할지 감이 잡히는 것 같다.”

크랑은 엔크리드의 꿈을 듣고 그렇게 답했다.

그건 빈말이 아니었다.

크랑은 상대를 속일지언정, 진심으로 다가온 상대에게 빈말을 한 적은 없었다.

크랑에게는 출생의 비밀이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출생도, 비밀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피해 온 일이었으나.

‘나도 마주쳐 보겠다.’

엔크리드의 실력이야 한눈에 알아봤다.

그런 그가 기사를 꿈꾼다.

지나가는 사람 열 중에 다섯은 그 꿈은 가당찮은 것이라 할 것이다.

나머지 다섯은 비웃기 바쁠 것이고.

그래도 그는 꿈을 꾼다.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고작 며칠이지만, 묵묵히 주먹을 쥐고 펴는 걸 반복하는 모습에서 그가 변하지 않을 것을 직감했다.

그런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참 재밌는 친구였지.”

묘한 친밀감이 남는다. 크랑의 머리 위로 구름이 걷힌다. 달빛이 다시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그는 걸었다.

이제까지와는 조금 다른 삶이 그의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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