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 작은 목표를 위한 디딤돌
“그걸 열댓 번 더 하면 되는 거요.”
렘이 무심히 말했다.
그 말에 엔크리드가 그를 물끄러미 봤다.
“그렇게 하면 벽에 손이 닿고, 벽을 넘는 거라고.”
뭔가 꽁해 있는 게 안 풀렸는데?
엔크리드는 눈치로 그걸 인식했지만, 정작 자신이 벌인 일을 되새기기 바빴다.
한 번의 공방.
거기서 얻을 게 넘쳤다. 직감적으로 알았다.
“고생했다.”
엔크리드는 말하고 돌아섰다. 복기하고 궁리하고 싶었다. 지금 한 번의 대련, 한 번의 공수 교환, 그 안에 담긴 게 뭐였지?
“형제님, 한 방 먹으셨군요.”
뒤에서 아우딘이 렘을 놀리는 소리가 들렸고.
“주님이랑 오늘 점심이나 먹고 올까? 미친 덩치야?”
렘과 아우딘이 투닥투닥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엔크리드는 무시했다. 요새는 싸워도 적당히 잘 멈췄다. 사이가 좋아진 건 아닌데, 묘하게 선을 잘 지켰다.
‘어떻게 벴지?’
렘의 볼에 생채기를 냈다.
그 사실 자체에 놀라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과정을 탐닉하는 것에 더 빠져드니.
이런 경험이 처음은 아니기에 궁리하고 복기하는 법도 알긴 했다.
그러니까.
우물에 갇힌 개구리가 뛰어올라 밖을 보게 되는 경험.
여기서 얻게 되는 건 무엇인가.
한 번이라도 높게 뛴 개구리는 다시 뛸 수 있다는 것.
우물 밖, 엔크리드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고 싶었다.
임무를 위해 떠나는 게 이틀 후였는데도 변함없는 정진이었다.
그리 기본 훈련을 제하면 계속 궁리하고 궁리한 끝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에 충실히 따르다 보니, 엔크리드는 부족함을 느껴졌다.
‘정중환쾌유.’
다섯 개의 검에서 기본으로 삼은 건 중검식.
이거로 된 건가?
이전에 이검류를 쓰면 드는 생각.
다른 무기도 다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무릇 기사란 열 개의 병기를 능숙하게 다루기도 한다던가.
자신은 그럴 수 없을 터였다.
능숙하게 다룬다는 말은 하나를 깨우쳐 열을 안다는 말이다.
그건 재능이 있기에 가능한 말이리라.
자신에게는 어렵다. 몹시도.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를 배워 열을 알 수 없다면.’
하나씩 전부 배우는 건 어떤가.
매일 하던 걸 반복하면 된다지만, 그다음으로 나아가는 길에, 혹여 기어가는 게 아니라 걷는 방법이 있다면.
“해야지.”
각오가 입에서 흘러나왔다.
당연한 소리였다.
어느새 저녁이 된 것도 잊고 몰입했다. 기실 식사 때도, 무슨 짓을 해도 머리 한쪽에서 궁리하고 복기한 뒤다.
렘의 볼에 생채기를 낸 시점.
엔크리드는 만족이 아니라 열망을 가졌다.
앞으로 나아갈 길을 살폈다.
그 결과다.
혼잣말을 중얼거린 엔크리드가 침상에서 일어나 움직였다.
넓지 않은 숙소다.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엔크리드가 프록, 루아가르네의 침상 앞에 멈췄다.
잘 준비하던 프록이 눈을 위로 올렸다. 누운 채로 엔크리드를 봤다.
“정검식 쓸 줄 압니까?”
내일이 떠나는 날이었다.
등불이 그림자를 뒤로 길게 잇고.
다들 욕실에서 몸을 씻고 온 뒤였다.
핀이 가장 늦게 씻고 돌아와 젖은 머리에서 물이 똑똑 떨어졌다.
에스터가 엔크리드의 자리에서 발톱을 고르고 있다가 멈춰 고개를 들었다.
표범의 푸르고 깊은 눈동자가 엔크리드의 등을 직시했다.
“특기지.”
누운 채로 루아가르네가 답했다.
“가르쳐 주십시오.”
엔크리드는 배움을 갈망했다. 누가 가르쳐 주는 걸 기다리지도 않았다.
그가 보기에 이 프록은 훌륭한 교관이었다.
채찍을 쓰는 것과 별개로 다른 무기도 잘 다뤘다.
특기나 정검식을.
그동안 간간이 내려준 가르침과 대련을 통해 알고 있던 일이다.
보고 배운 것, 어깨너머로 흉내 내는 것, 그것과는 궤가 다른 가르침이 필요했다.
라그나의 북방식 중검식은 훌륭했다. 그가 알려 주는 다른 검술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라그나도 어깨너머로 배운 거였다.
“저도 한두 번 보고 흉내 내는 겁니다.”
이런 말을 곧잘 하곤 했다.
천재가 배우는 방식으로는 부족했다.
언제가 그렇듯 느끼는 건 갈증.
다른 소대원에게서 배울 수 없는 게 프록에게 있었다.
렘? 그는 어떤 형태를 이룬 전투 방식이 아니다. 직감과 육감의 영역에서 이뤄지는 도끼질이다.
대련에서 렘의 볼에 생채기를 냈다.
짜릿한 감동 아래, 엔크리드는 봤다.
그때의 악령처럼 보이던 그 모습.
그게 렘의 본질일까, 아니면 자신의 마음과 눈이 만든 착각인가.
모른다.
다만 바란다면.
‘다시 또 보기를.’
또 그런 상황으로 렘을 몰아넣고 싶었다.
그걸 바란다.
당장 한계를 깨고, ‘윌’을 깨닫길 원하는 건 아니다.
엔크리드는 그러지 않았다.
꿈의 조각을 모아 버틴 세월과 나날들.
배운 게 있다면 오롯이 하나.
걸음은 하나씩, 기어서라도 앞으로.
그 걸음이 더디더라고, 나아가면 보였고 느꼈고 닿았으니.
나아간 한 걸음, 작은 목표를 가져 보기로 했다.
렘의 얼굴에서 유령이든 뭐든 ‘진심’을 보는 거로.
기왕이면 아우딘, 라그나, 작센 모두의 얼굴에서도.
“그러지.”
루아가르네는 고민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꾸벅, 고개를 숙인 엔크리드는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약속한 대로 개척 마을에 가서 의뢰를 수행해야 하는 날.
여행길에 나서야 한다.
피로가 남으면 안 좋을 터, 일찍 자야 했다.
“참, 새삼 느끼는 건데 사람이 지나치게 담백하면 역으로 미친 것처럼 보인다는 건 알고 있는지 모르겠수.”
침상에서 렘이 중얼거렸다. 엔크리드는 답하지 않았다. 대거리하면 또 한참 말을 나눠야 할 테니.
다행히 렘도 입을 다물었다. 그냥 시답잖은 감상평이었다.
“허허, 형제님,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바라니, 제발 그 정신 온전히 지켜 주길.”
뭔가 자신을 향해 미친 새끼라고 하는 것 같지만, 기도는 기도, 축복은 축복이었다.
다른 이들은 입을 다물었다.
밤이 지나갔다.
다음 날이 됐고.
엔크리드는 여상한 태도로 길을 나섰다.
그렇게 도시 밖으로 나갔는데.
뒤로는 루아가르네와 크라이스가.
그의 앞으로는 핀이.
품에는 에스터가 안겼다.
떨어뜨리려 해도 절대 안 떨어지겠다고 발톱을 세워 가슴팍을 찍으니.
어쩌겠나, 데려가야지.
“간다.”
핀의 인도로 나선 길, 가도를 따라가던 일행은 구울을 만났다.
“벌써?”
이른 만남이긴 했다. 마물의 출현 지역치고는 도시에 꽤 가까운 편이기도 했고.
물론, 그게 문제는 아니었다.
구울 둘, 회색 피부의 마물이다.
인간의 살과 피를 좋아하는 괴물이고.
엔크리드는 검을 뽑았다.
아침에 길을 나선 것과 같은, 여상한 칼질이 이어졌다.
퍽, 쩍.
중검식은 근력을 기조로 하는 검.
일격에 목을 베고 머리를 쪼갰다.
검은 피와 회색빛 뇌수가 바닥을 수놓았다.
엔크리드의 몸에 구울의 핏방울이 몇 개 튀었다.
“정검식의 기초는 기다림이다.”
뒤에서 루아가르네가 말했다. 여행길이 곧 수행의 길이요, 단련의 연속이니.
가르침의 시작이었다.
* * *
볼에 피딱지가 생겼다.
그걸 쓰다듬고 있자니, 렘은 처음 엔크리드를 봤던 날이 떠올랐다.
정확히는 처음 놀려 먹은 날이었던가.
“대련이나 하자고? 나랑 말이요?”
이 새끼는 뭔가 했다.
분대장이라고 온 놈이 매일 발악하듯 검을 휘두르더니 붙어 보잔다.
딱 봐도 삼류다. 아니, 어떤 면에서 보자면 이류는 될까?
병사 등급제 기준으로 보자면 하급에서 중급 사이.
참 재능이 없는 인간이었다.
“배울 게 있을 것 같아서.”
처음 엔크리드를 맞이했을 때는 무기를 뭘 썼더라.
잡히는 대로 쓰는 편이긴 한데, 그때는 검을 썼다.
두 자루 검을 양손에 들고 휘둘렀었다.
도끼를 쓰던 버릇 그대로다.
쉬운 싸움이었다.
턱.
발에 걸려 넘어진 엔크리드는 바닥을 굴렀다.
잘못 넘어져 얼굴에 생채기도 생겼다.
일부러 노린 것도 있었다.
‘어디서 곱상하게 생긴 놈을 분대장이라고.’
얼굴이 망가지면 어떤 반응이라도 나오겠지.
정체가 궁금하기도 했다.
귀족인가? 아니면 어디 누군가의 핏줄? 군부에 뒷배라도 있나?
그런 건 없었다.
얼굴이 긁힌 엔크리드는 제 상처를 돌보는 대신 일어나서 말했다.
“한 번 더 해 줄 수 있나?”
“또 하자고?”
끄덕.
반쯤 미친놈인가?
렘은 솔직히 말하자면 자신보다 더 막 나가는 놈이 처음이었다.
팼다. 때렸고 겁먹으라고 목에 칼자국도 내줬다. 이마 가죽을 베서 피가 흐르게도 했다.
이마에서 흐르는 피가 눈가 위를 덮는다. 이거 안 당해본 사람은 몰랐다. 눈앞이 빨갛게 물드는 거, 색다른 두려움이다.
그럼에도 새로 온 분대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얼굴이 피로 물들어 숫제 블러드 구울처럼 보였음에도.
“나 궁금한 게 있는데, 그러다 뒈지면 어쩌려고 그러는 거요?”
대련 와중이다. 렘은 여유가 있었으나, 엔크리드는 아니었다.
계절이 바뀌는 내내 덤비는 미친 작자가 호흡을 가다듬으며 답했다.
“그럼, 그게 끝이겠지.”
이건 완전 미친놈인가.
그게 끝이라고?
끝이면 안 되지 않나.
“상태가 안 좋네.”
렘은 말하고, 그날 야수의 심장을 가르쳤다. 죽음을 각오한다면 그래, 그런다면 뭐라도 얻는 게 있겠지.
헛짓거리였다.
야수의 심장을 배울 수 없는 기질이다. 수틀리면 눈깔을 감으니, 대범함이 자리 잡지를 못했다.
눈을 떠도 제대로 보지도 못한다. 위험한 순간에 몸이 굳는다.
“진짜 재능 없네.”
절로 이런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어쨌든 번번이 교체되던 분대장 자리가 바뀌지 않았다.
그는 살아남았다. 꿋꿋이.
그와의 대련이 즐겁냐고 한다면.
글쎄 그냥 하는 일이었다.
그가 무슨 자신의 인생에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렘도 여자를 좋아했으니, 이상한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보고 있으면 적당히 기분이 좋았다.
밝은 햇살이나, 건조한 초원, 그 위를 달리는 짐승을 구경하는 것처럼 그냥 보면 좋은 게 전부다.
‘저러다 죽지.’
전장에서 발악하는 걸 보고 있자니 손을 거들게 됐다.
적어도 눈앞에서 죽는 걸 보고 싶진 않은 작자.
대련은 이어지고.
시간은 흐르고.
“그거, 어떻게 한 거요?”
엔크리드가 야수의 심장을 달았다.
그날 이후 변하기 시작했다.
실력이 늘었다. 가끔은 훅 눈에 보일 정도로.
때로는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더디게.
그 흐름 속에서 엔크리드는 변했나.
아니, 그는 그대로였다.
여전히 처음 그대로.
“대련?”
처음 봤을 때보다 말은 짧아졌고.
이제는 그의 입이 얼마나 기가 막히게 사람 속을 뒤집는지 잘 알게 됐다.
그래도 대련은 이어졌다.
볼에 생채기가 생겼다. 피딱지가 굳었다.
하하, 그 엔크리드에게? 그 분대장에게?
렘은 진심을 보여야 했다. 묻어 놨던 기예를 꺼낼 뻔했다.
아니, 이건 아니지.
뭐랄까.
개인적인 바람이나, 아직은 아니었다. 렘은 엔크리드 위에서 노닐어야 했다.
조금은 더 놀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면 이 정도로는 안 된다. 따라잡혀서야, 진심으로 붙어서야, 재미가 없지 않나.
놀리며 대련하려면 밀려선 안 된다.
한순간도 따라잡히면 안 된다.
볼에 생채기가 난 일격, 그 순간만큼은 발끝만큼이라 해도.
따라잡혔기에.
그게 퍽 마음에 들지 않았다. 숫제 초조한 마음마저 들었다.
하물며 크라이스가 전장에서 던진 질문이 가슴에 남기도 했으니.
“준기사 상대할 수 있어요?”
“덤비면 죽일 순 있다.”
진지했기에 진지하게 답했다.
뭔가, 이 눈 큰 놈에게서도 묘한 박력이 느껴졌으니.
신기한 자식이다. 그 신기할 정도로 머리를 잘 굴리는 놈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말해도 알아들었다는 뜻이다.
죽일 순 있지만, 뒤를 생각하면서는 안 된다. 목숨을 걸면 반반?
솔직히 말하면 이길 확률은 삼에서 사할 정도 되려나?
그 질문 이후, 크라이스는 적의 전력을 회피하기로 마음먹은 듯했다.
전장이 그렇게 흘러갔으니, 맞지 않을까. 그럴 거다.
그게 묘하게 자존심을 상하게 하기도 했다.
“입 짧은 게으름뱅이야.”
그래서다. 따라나서지 않은 건.
남아서 할 일이 있었다.
아마도 저 멍청이도 자신과 비슷하리라.
렘의 말에 라그나가 고개를 삐죽 들었다. 숙소 벽에 반쯤 몸을 기댄 놈이다.
“목숨 반 개쯤 걸고 붙어 볼래?”
평소와 같은 장난스러운 말투지만, 진지함이 깃들었다.
“……하자.”
라그나가 일어났다. 게으름뱅이도 변했다. 엔크리드가 없음에도 그의 눈에 불꽃 비슷한 게 생겼다.
렘은 웃음기 하나 없이 연무장으로 나섰다.
“덩치, 너도 같이 오든지.”
가는 길에 아우딘도 불렀다.
“허허, 주님께서 부르노니.”
아우딘이 미소와 함께 일어났다.
음흉한 들고양이는 놔뒀다.
그놈은 애초에 정면 전투가 특기도 아니고.
‘필요하면 오겠지.’
저 새끼는 오란다고 올 놈이 아니다.
무엇보다. 저건 진짜 음흉한 놈이니까.
렘, 자신이 사냥꾼 출신 아닌가.
저 새끼는 지독한 밤의 사냥꾼 또는 인간 사냥꾼 같은 놈이었다.
연무장 한쪽, 렘은 도끼를 들었다.
팅. 두 개의 도끼날을 부딪치며 자세를 잡았다.
“죽어도 원망은 하지 말길.”
마주 선 라그나가 말했다.
“누가 할 말을.”
곧 둘이 발을 놀리고.
주변에서 훈련하던 병사 모두가 손을 멈추고 구경꾼 무리가 됐다.
깡! 뻑! 쩡!
부딪힘에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지니.
셋이 돌아가며 하는 대련이다.
그 살벌함에 모두 혀를 내둘렀다.
“나도 끼고 싶은데.”
거기에 요정 중대장이 껴들었다.
“목숨 반 개쯤 걸고 하는 건데?”
렘이 반문하자, 중대장은 웃으며 제 검을 뽑았다.
나뭇잎을 닮은 나이들이 빛을 반사했다.
의지 표명이다.
이후, 그녀의 실력 또한 그들 못지않음을 보여 줌에.
그들은 어울렸다. 모두 같은 마음이라는 걸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
검을 나누고 주먹을 부딪치다 보면 보이는 거다.
‘아직은 아니지.’
진짜 아직은 아니다. 엔크리드를 압도하는 자리를 지키고 싶은 여덟 살 난 말썽꾸러기의 마음 같은 거라고 해도.
지금에 충실하기로 했으니.
목숨 반 개쯤 걸고 싸우는 것, 그건 변화의 시작이었으며 가속이었다.
넷 다 천재 소리를 듣던 이들.
전부 다 실력을 가다듬는 중이었다.
다만, 그냥 가다듬는 거로 끝나진 않았다.
렘은 라그나를, 라그나는 렘을, 그사이 아우딘도 끼었고, 가끔은 작센도 난입했다.
요정 중대장은 돌아가며 그들과 어울렸다.
너무 진지해지면 나머지가 달려들어 균형을 맞추며 풀어내길 반복함으로.
재능을 터트렸으니, 돌아오는 엔크리드에게 보여 줄 게 늘어나는 나날이었다.
* * *
그사이 엔크리드는 생각보다 거친 여행길을 노니는 중이었다.
“카아아아!”
마수 무리가 연이어 튀어나오는 판이니.
뭐, 나름 즐겁긴 했다.
엔크리드에게는 단련의 기회이자, 시험의 장이 되기도 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