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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안-28화 (28/385)

야안 28화

야안은 서로를 위하는 그들의 모습이 보기 좋아 작게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소개를 했다.

“저는 야안이라고 합니다. 이번 라쿤 백작가의 토벌전에 참여할 생각입니다.”

그의 말에 미켈은 환히 웃음을 지었다.

“이런, 알고 보니 우리들의 후배로군. 아직 어려 보이는데 용병 일이라니 장하군.”

미켈의 말에 야안은 고개를 저었다.

“용병은 아닙니다. 다만 이번 토벌전을 통해 해야 할 일이 있어 그렇습니다.”

야안의 말에 미켈은 궁금증을 보였다.

“용병이 아니면 병사로서 참여할 생각인가?”

“아닙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참여할까 싶어서요.”

그 말에 미켈이 곤란하다는 듯 조언해 주었다.

“흠, 그것은 안 될 걸세. 군이 통솔이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게 기강일세. 기강을 바로잡으려면 누구 하나 군령에서 앞서거나 뒤서는 것은 아니 되네. 한데 자신들의 소속이 아닌 아무런 연유도 없는 자들을 토벌전에 참가시키면 그 기강이 무너지게 되거든. 오합지졸이라는 것은 그런 군대를 말하는데 용병단 중에서도 규율을 지키지 않는 용병단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전멸하곤 하지. 이런 연유로 군에서는 용병단과 같은 목적으로 전쟁을 하더라도 군 소속을 따로 만들어 크게 간섭을 안 하는 거네.”

그 말에 야안은 곤란한 표정을 보였다.

그런 야안의 모습에 잠시 생각에 빠지던 미켈이 결심한 듯 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돈 벌려는 목적은 아닌 것 같고, 그 토벌전을 통해 다른 무언가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 맞는가?”

“그렇습니다. 정 안 되면 저 혼자서라도 몰래 참가해 보아야겠지요.”

그런 야안의 말에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미켈은 말에 실린 오크 가죽들을 보다 결심한 듯 말했다.

“그건 너무 위험하군. 흠, 그래. 보아하니 검을 쓰는 것 같은데. 실력을 한 번 보세. 괜찮다면 내 소속으로 넣어주겠네.”

사실 이런 그의 호의는 미켈 그에게 상당히 부담을 주는 것이었다. 그가 설명했듯이 용병단에서도 어느 정도의 규율이 필요했고, 그런 것을 생각한다면 누군가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러니 지금 그가 보이는 호의가 얼마나 큰 것인지 이 세계에 대해 잘 모르는 야안 또한 짐작하는 바였다.

미켈은 야안이 미안한 기색을 보이자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하하하,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네.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실력을 한번 보고 결정하겠다고.”

야안은 부담을 줄여주려는 그 호의 가득한 말에 이내 고개를 조아려 감사를 표했다.

“그럼, 부족한 솜씨이지만.”

대련이 아닌 그저 한 번 실력을 보자는 형식이었기에 주위에 널린 장작 중 적당한 것으로 검을 대신했다.

서로가 가볍고 빠른 쾌검을 중시하기에 무기의 무거움은 크게 필요치 않았다. 야안은 어느 정도의 실력을 보일까 고민하다, 상급 유저 수준에 맞추어 검을 펼치기로 했다. 굳이 실력을 다 밝혀 이목을 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들의 대련은 빠른 검을 사용한 만큼 보는 이들을 경쾌하고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찌르고 막고 베는 그들의 대결은 순식간에 수십 합이 오고 가 감탄을 자아냈다.

벌써 용병 일을 10년이 넘게 하는 베테랑 용병인 미켈이었던 만큼 그의 검은 상당히 실전적이었는데, 처음 야안의 어린 외모 때문에 방심하던 것과 달리 자신의 수준과 비슷함을 알자 점차 숨겨둔 검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그가 숨겨둔 검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깜짝 놀랄 만한 변화와 응용력이 엿보였고, 그 속에 담긴 힘은 대단하다는 말로는 다 하지 못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도 야안에게 상대가 되지 못했다.

둘 다 상급 유저 수준으로 대련을 보이고 있다지만 익스퍼트의 경지에 올라선 만큼 검의 이해도 또한 야안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았고, 그가 가지고 있는 이십사수검법은 그 설명대로 능히 명가의 검법과 어깨를 나눌 만한 것이기에 미켈의 수법은 제대로 펼쳐지지도 못한 채 번번이 막히곤 했다.

비록 진검을 사용한 것도 아니고 살기를 띤 검으로 대련을 한 것도 아니지만 미켈은 야안이 자신보다 실력이 윗길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그런 생각이 들자 더 이상 이 대련의 이유가 없어졌다.

자신보다 윗길의 실력을 지닌 상대를 파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먼저 나무 막대를 내리고 몸을 뒤로 두어 걸음 옮기는 미켈의 모습에 야안 또한 막대를 내렸다. 거친 숨이 오가는 자신에 비해 야안이 호흡 하나 흐트러짐 없음을 본 미켈은 그저 놀라 감탄사를 터뜨리며 엄지를 들어 올렸다.

“하아, 하아. 대단하군. 젊은 친구의 무위가 이 정도일 줄이야. 혹시 귀족가의 자제이신가?”

그의 그런 오해는 당연한 바다. 귀족 중에서 검에 뜻을 둔 귀족가의 자제라면 저처럼 어린 나이에도 저런 실력을 가진 이가 종종 모습을 보이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안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하지만 마크 남작 영지에서 베론 성을 쓰고 있습니다.”

그 말에 미켈은 그의 조상이 준남작에 달하는 귀족이었다가 지금은 평민이라는 말임을 알아듣고 짧게 감탄사를 보였다. 그 준남작이 기사라 생각한 것인데, 야안은 그런 그의 오해를 굳이 풀어주고 싶지는 않았다.

사실 지금 야안의 실력에 대해 어떤 말로도 궁금증을 풀기 어려운 일이다.

미켈은 물론이고 하이일, 하이이 형제와 탈론, 노일 또한 야안의 실력에 찬사를 보냈고, 야안은 그들의 찬사에 그저 머리를 긁적였다.

잠시 후 진흙을 깨어낸 야안은 노란 토끼 고기를 꺼내어 맛을 보았는데, 미켈 일행은 노란 토끼 고기가 생각보다 훌륭한 맛을 내자 감탄사를 냈다.

“대단한데. 그 질긴 육질이 이처럼 연해지다니 말이야.”

“훌륭한데. 그래, 기름기가 빠져나가 담백하군. 빈속에 먹어도 탈이 없겠어.”

“하하하, 좋아, 좋아. 훌륭한 용병은 요리에도 뛰어나야 하는데, 자네 정말 용병이 될 생각이 없나. 우적우적.”

“…….”

“…….”

말을 하지 못하는 하이일, 하이이도 자신은 알지 못하는 수화로 찬사를 늘어놓았는데, 야안은 자신이 먹어도 상당한 맛이라 놀람을 표했다.

사실 그 또한 예전 파일과 함께한 용병들한테 이런 형태의 음식 만드는 법을 배웠을 뿐 만들어 먹어본 적이 없었다.

그저 그 요리법에 스승 마론의 책에서 본, 몸에 좋고 맛이 좋아지는 야생 허브를 꺾어 토끼 배를 채웠을 뿐인데 이리 대단한 맛을 만드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소금도 필요 없을 정도였으니 세상 곳곳을 떠도는 용병들조차 찬미하는 것은 당연한 일.

어느새 바닥을 보이는 음식을 아쉬워하며 먹는 그들의 모습에 괜히 뿌듯했다. 어머니가 자신에게 음식을 해주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해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그의 가슴을 스치고 사라진다.

좋은 음식을 만들어준 보답이라며 탈론이 아껴두었던 술병을 열어 한 모금 하더니 야안에게 건네주었다. 술병은 반쯤 남아 있었는데 마개를 열자 알싸한 과일 향이 그의 코를 자극했다.

“좋은 거야. 술은 할 줄 알지?”

“아닙니다. 아직 마셔보지는 못했습니다.”

그 말에 애주가인 탈론이 오히려 잘되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좋아. 그럼 이 술이 너의 첫술이겠군. 나는 첫술이 어떤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믿는 사람일세. 이것으로 첫술을 하면 아마 자네 인생도 달콤할 것일세, 우하하하.”

야안은 농노 시절 브란 때문에 술이란 것에 대해 안 좋은 편견이 있었는데, 이처럼 유쾌한 이가 이같이 알싸한 술을 권해주자 어렵지 않게 술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제6감각에 의해 한층 발달한 그의 미각은 부드럽게 입 안에 퍼지는 향기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어느새 뜨겁게 목구멍을 태우며 술은 자취를 감추었고 그 잔재만이 남아 그의 혀는 여운을 잊을 수 없다는 듯 살며시 떨어댔다.

야안은 귀중한 경험을 했다는 듯 이 술에 찬사를 보냈다.

“훌륭하군요. 스무 가지 정도의 꽃잎들과 세 가지 종류의 과일 맛이 납니다. 과일과 꽃이 이처럼 오묘하게 어울릴 줄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말에 만족한다는 듯 웃는 탈론이었다.

“술맛을 제대로 아는구나. 좋아, 좋아. 주위에 술을 제대로 마실 줄 아는 이가 없어서 답답했네. 그저 아무거나 입에 처넣고 주정만 부릴 줄 알지.”

확실히 용병 중에서 그처럼 술맛을 아는 이는 없었다. 그저 시름을 잊기 위하거나 단순한 취기에서 오는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마시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탈론의 핀잔에 노이는 술이야 분위기 좋은 곳에서 시원하게 들이켜면 되는 것이지 제가 무슨 귀족이야 하는 등 구시렁거렸다.

그날 밤 야안이 먼저, 마지막은 하이이가 당번을 섰다.

다음 날, 이른 새벽부터 야안에게 받은 건량으로 식사를 한 뒤 그들은 남은 여정을 떠났다. 다행히도 도착할 때까지 몬스터들을 만난 적이 없었다.

성문 입구에서 간단하게 신분 조회를 마친 그들은 토벌전 준비 때문에 오가는 많은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이봐! 벌써 맥스 용병단이 거의 다 모였군. 우리가 마지막인 것 같은데.”

큰 키 덕분에 가장 먼저 용병단의 상황을 확인한 노이가 말을 하자, 미켈은 그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그런가? 뭐 어때. 날짜만 잘 맞추어 오면 됐지. 맥스 단장에게 갔다 올 터이니 너희는 저번에 묵었던 곳에 가 있으라고.”

그러며 앞서 가는 그를 뒤로하고 야안은 그들을 따라 거대한 4층 건물 몇 채를 동시에 운영하는 숙소의 한 곳으로 들어섰다.

1층은 음식과 술을 파는 곳인 듯 술을 마시는 이들이 많았는데, 대충 보아도 100명에 달하는 이들 중 용병이 아닌 이가 없었다. 모두 걸걸한 웃음으로 술을 마셨는데, 자세히 보니 머리를 짧게 쳐서 그렇지 여자 용병들도 있었다.

야안은 한눈에 알아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여자 용병들의 몸들도 주위 사내들 못지않게 큰 덩치를 유지하고 있었던 탓이다. 하기야 험한 용병 일에 살아남으려면 체력이나 체격은 필수이다.

가볍고 빠른 검을 쓸 수 있는 검도 있으나, 그런 검을 지닌 여인들은 소수에 불과했다.

피 끓는 사내들과 몸을 부딪치며 살아야 하는데, 그런 과정에서 생기는 사고들을 방지할 정도의 실력을 얻기 전에 사그라지는 것이다.

이곳 건물을 책임지던 지배인이 그들을 알아보며 반겼다.

“여어,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었군. 어, 못 보던 얼굴인데 누구야? 신입?”

야안을 보며 묻는 지배인에게 탈론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렇지. 방은 남아 있지?”

“물론이네. 아직 여유가 있지.”

“그래, 그럼 방은 네 개 주고. 짐 풀고 내려올 동안 요기할 것이나 좀 준비해 줘. 급하게 오느라 굶고 왔더니만, 미치겠군.”

“크크, 자네는 좀 살을 빼야 해. 무식하게 몸이 이게 뭔가.”

아닌 게 아니라 탈론은 험악한 인상처럼 몸이 바위 같았는데,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살집이 붙은 터라 잘못 보면 뚱뚱하다는 느낌을 주기 쉬웠다.

“에이, 거참.”

일행들이 올라갈 동안 야안은 말을 마구간에 부탁하고 자신이 배정받은 방에 올라갔다. 독방을 따로 주었는데, 혹시나 그가 불편할까 싶어서였다.

짐을 가볍게 풀고 일꾼이 가져온 물과 수건으로 땀에 젖은 몸을 닦아내던 그는 그동안 자란 수염을 자를까 하다가 놔두었다. 안 그래도 나이가 어린 것이 눈치 보이는데 수염까지 자르면 더 어려 보일까 싶어서였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인벤토리에서 전설의 반지를 꺼내 손에 끼워보니 확실히 붉은 오크와 가까워졌는지 그곳에 대한 정보가 상세해졌다.

“음, 성벽 너머로 아무리 빠르게 움직여도 보름은 가야 하는구나. 그나저나 이곳의 붉은 오크가 중급 익스퍼트급의 실력자만 아니면 좋으련만.”

마법이라는 것을 배우기는 했지만 제대로 마법을 움직이는 것을 배운 시기는 몇 달 되지 않았다. 공격 마법이라고는 라이트와 워터 볼 정도였으니 같은 중급 익스퍼트의 싸움이라면 경험이 부족한 자신이 불리한 것은 뻔했다.

이제 겨우 자신의 힘을 수습하는 수준이라, 야안이 믿을 것이라고는 카의 조각이 붙은 경갑주뿐이었다.

잠시 붉은 오크의 위치를 몇 번이나 숙지하던 그는 다시 전설의 반지를 인벤토리에 넣어두고 1층으로 내려갔다.

내려가니 언제 미켈이 왔는지 일행들과 벌써 거나하게 술을 퍼마시고 있었다. 강렬한 맛이 일품인 위스키와 뚜비라는 식물로 만든 퍽이라는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퍽이란 술은 달달하여 목 넘김이 좋아 맥주와 같이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술이었다.

야안도 위스키와 퍽을 마시며 그들과의 친분을 쌓아갔다.

야안은 생각보다 자신이 술에 강한 체질임을 그때 알았는데, 다들 혀가 꼬부라질 때까지도 그는 얼굴에 살짝 붉은 기가 올랐을 뿐 별다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속세에 ‘용병처럼 술을 마시고 용병처럼 싸워라.’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왜 떠도는지 야안은 오늘 알 수 있었다.

야안이 있던 테이블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취기에 시비가 붙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싸움판이 일어났고, 흥이 돋은 용병들은 저마다 자신의 상대를 찾아 주먹질을 했다.

순식간에 탁자가 날아가고 병이 깨지는 등 요란하게도 싸움이 커졌지만, 그 와중에도 그들은 오로지 주먹만을 사용할 뿐 무기를 꺼내는 이는 없었다.

야안은 100명이 훌쩍 넘는 용병들이 싸우는 장관을 처음 봐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 옆에서 마음에 든다며 날아오는 주먹을 본능적으로 피하고 반격했다.

처음 보는 어린 녀석이 주먹질 한 방으로 때려눕히자, 좋다며 다음 용병이 자신이 도전하겠다고 소리치며 달려들었고, 야안은 태어나 처음으로 느낀 이 유쾌하기 그지없는 주먹질 싸움에 웃음을 흘리며 본격적으로 그 싸움터에 뛰어들었다.

기교도 묘용도 없는 그저 치고받는 것이 전부인 싸움에 야안도 얼굴을 여러 대 맞아 욱신거렸지만 이도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덩치가 로이만 한 이를 때려눕힌 야안은 크게 함성을 질렀다.

“와우, 저 어린놈이 이번 싸움의 승자인가? 대단한데.”

“하하하, 어리다고 얕보지 마. 아직도 욱신거려 죽겠으니까 말이야.”

“나도 늙었나 봐. 겨우 한 번 싸움한 거로 이렇게 몸이 불편하다니 말이야. 어이, 멋진데. 휘익.”

그 누구도 기분 나빠하는 이 없었다. 그들은 함성을 지른 야안을 소리 높여 축하해 주었다. 마지막에 야안이 때려눕힌 용병은 정신이 들었는지 얼굴을 휘젓다 함성을 지르는 야안을 목말을 태우며 소리쳤다.

“좋아, 맥주 한 잔씩 돌려. 오늘 이 친구를 만난 기분으로 내가 한잔 사지, 하하하.”

그 말에 용병들의 싸움을 구경하며 즐기던 직원들은 맥주를 돌리기 시작했고, 야안은 맥주를 한 손에 쥐고 다른 손으로 용병들과 어깨를 감싸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우우, 우리는 멋진 사나이.

싸움질만 한다고 무시를 마라.

우리는 의리를 아는 진짜 사나이니까.

해가 뜨면 같이 싸운 전우의 어깨를 치고.

해가 지면 같이 싸운 전우의 가슴에 흙을 뿌리네.

이봐, 아가씨들, 어딜 보고 있는가.

여기 늠름하고 멋진 사나이가 옆에 있지 않은가.

검 한 자루에 신의와 의리를 아는 우리는 멋진 용병들.

이 뜨거운 가슴에 안겨 오지 않을 텐가.

보아라. 이 우람한 팔뚝을.

보아라. 이 영광의 상처를.

어떻게 반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야안은 용병 찬가를 크게 따라 부르며 그렇게 그들과 함께 밤을 지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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