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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안-222화 (222/385)

야안 222화

곧 그는 자신의 정보창을 열었다.

[레벨 : 402

직업 : 전설의 추종자

칭호 : 최초의 이방인, 용사, 제왕지기(대장인 : 미착용)

생명력 : 6,900

마나량 : 23,700

명성 : 4,300

힘 : 320(+25)

민첩 : 297(+25)

행운 : 240 (+25)

지혜 : 258(+25)

신력 : 18 (+25)

마나 : 1,160(+25)

정령력 : 260 (+25)

분배되지 않은 스탯 : 0]

다행히 새로운 육체를 얻게 되면서 그는 자신의 모든 힘을 회복한 뒤였다.

단순히 힘만이 아닌 마치 처음 초인의 육체를 얻었던 것처럼 그의 몸은 그간의 전투에서 자리한 상처의 흔적조차 없이 깨끗했다.

그는 뇌전신공을 펼쳐 아직도 머릿속을 압박하는 고통의 흔적을 지워내다, 누군가 집에 들어오는 기척에 기운을 거두었다.

처음에는 그 인기척에 톰이 말한 딸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초감각을 지닌 야안은 집에 들어선 온 이가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자임을 알 수 있었다.

결코 범인의 기도 따위가 아니었다.

‘누구인가?’

야안의 의문은 곧 풀어졌다. 이내 문을 열고 한 여인이 방으로 들어온 것이다. 여타의 시골 소녀와 같은 여인이었다.

수수한 옷차림은 물론, 햇볕을 받아 검게 탄 얼굴과 주근깨를 지닌 붉은 머리를 양 갈래로 딴 여인이었다.

그 미색은 결코 아름다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그 형형한 빛이 자리한 두 눈이 자리한 그녀의 얼굴은 묘한 매력이 자리했다.

‘믿어지지 않는군. 저 같은 눈빛이라니.’

그 지혜로운 눈은 결코 그 나이 때의 그것도 시골소녀가 지닐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그 형형한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야안이 모를 수가 없었기에 하는 생각이었다.

그것은 최소 상위 현자에 올라선 자라만이 가질 수 있는 지혜의 눈빛이다. 야안은 그 자신도 아리스께서 내린 이방인의 축복에 힘입어 스물다섯의 나이가 되어서야 올라설 수 있었는데, 그녀는 잘해보아야 이제 막 성인이 된 듯한 나이였다.

17살의 나이로 그 같은 지혜를 얻었다는 것은 어떤 천재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더구나 그녀는 다시 말해 시골의 소녀가 아니던가? 그런 천재라 할지라도 지식을 얻어 지혜를 쌓을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한데 야안이 보기에 그 이룬 마나의 기운의 파동을 본다면 초급 현자 익스퍼트 정도였다.

자신에게 위협되는 존재는 아니었지만, 알지 못하는 미지의 존재라는 것만으로도 야안의 경계를 받을만 했다.

야안은 반사적으로 진실의 눈을 펼쳤다.

카르샤는 그 지닌 그릇이 초급 현자 익스퍼트에 불과했지만, 그것은 그의 마나의 그릇에 한해서이지 대우주와 동조하여 마나를 다스리는 능력은 상급 현자에 올라서 있었다. 하기에 카르샤는 야안이 무언가 자신에게 마법을 펼쳤음을 알고 절망하였다.

깨어나 살핀 그는 제 생각보다 더 대단한 자였다. 그 정신을 잃었을 때의 은은히 느껴지는 기도는 자신을 은은히 압박하기에 충분했는데, 막상 정신을 든 그를 보니 자신이 본래의 힘을 되찾는다 해도 얼마든지 자신 정도는 쉽사리 요리할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야말로 절대자의 경지에 오른 자인 것이다. 단순히 그것뿐이라면 모를까? 사내의 눈빛은 깊고 깊은 칠흑의 깊은 바닷속을 보는 것 같았다. 자치 바라보다 자신도 모르게 질식할 것 같은 눈빛을 지닌 그 모습에서 그녀는 그가 또한 뛰어난 현자임을 알 수 있었다.

처음 자신에게 마법을 펼쳤을 때 놀랐으나, 이내 자신에게 해가 없음을 안 뒤부터는 그녀는 두려움을 감추었다.

야안은 눈앞의 이 시골 소녀, 아니, 이전 마녀라 불리다가 지금은 카르샤라는 소녀가 된 그녀를 전보다 더 놀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듣도 보도 못한 기현상인 것이다. 영혼이 다른 이에게 들어가 새롭게 환생을 하다니, 자신이 시간을 거슬러 온 것만큼이나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덕분에 처음 그가 그녀에게 얻은 의문들이 풀렸지만,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가 문제였다. 이 세상에서 처음 만나는 현자인 그녀와 적대시할 수 없었다.

이 시대의 진실의 길을 걷는 그녀라면 자신이 이곳에 오게 된 목적을 이룰 수 있게 해 줄 것이니 말이다.

워낙 지닌 지혜가 높은 터라 그녀에게서 별다른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그저 어떻게 그녀가 그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었는지 정도를 알아내었을 뿐이다. 만약 그녀가 온전한 자신의 경지를 회복했다면 결코 그마저도 알아낼 수 없을 터였다.

문제는 카르샤 그녀가 자신이 진실의 눈을 펼쳤음을 눈치챘음을 알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무언가 자신에게 마법을 펼쳤다는 것을 눈치챘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렇다고 모르는 척하며 시골의 처자로 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 같은 경지에 올랐다면 자신의 경지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을 하였을 것으로 생각하였으니 말이다.

야안은 먼저 그녀에게 사과를 하였다. 어떤 경우이든 그 자신이 신세를 지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예기치 않게 마법을 펼쳐 미안하오. 나는 베론 야안이라 하오. 진리의 길을 걷는 자를 만나게 되어 반갑소.”

야안의 그 말에 잠시 머뭇거리던 카르샤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눈앞의 절대자는 자신의 상태를 한눈에 알고 있음이 분명했다. 무슨 마법인지 그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그 사정을 알고 있을 터였다.

그는 거기까지 생각을 정리하자 이내 말을 꺼냈다.

“어쩌면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말씀드립니다. 본래 저의 이름은 마리나. 하늘 탑의 제자였으며, 지금은 환생을 거쳐 카르샤라는 이름을 지닌 자입니다.”

그녀의 말에 야안은 마음의 부담을 털었다. 그리고 그 또한 그녀에게 사실대로 말을 꺼내기로 했다.

비록 진실의 눈을 통해 많은 것을 보지 못했지만, 그녀는 충분히 신뢰를 할 수 있는 자였으며 악마의 파편에서 싸워 끝내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위대한 의지를 지닌 존재였다. 더구나 진실의 길을 걷는 자였으니 그가 도움을 줄 수 있는 확률이 높았다.

야안은 손가락으로 검기를 일으켜 상처를 내었고, 피가 터지는 그 모습에도 흔들리지 않던 카르샤는 이내 야안이 리젠을 외쳐 상처를 회복하자 눈빛이 크게 떨리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동요를 아는지 모르는지 야안은 차분한 어투로 담담하게 자신의 정체에 대해 말을 꺼내었다.

“나는 앞서 말했듯 현자이며 또한 아리스 님의 뜻을 전하는 자이기도 합니다. 저는 먼 미래에서 하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온 존재이며,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대는 도와주시겠습니까?”

야안의 그 말은 자신이 환생하였다는 사실보다 믿기 어려운 것이었으나, 조금 전 그 자신이 보인 신관의 증명은 그의 말을 신비성을 가지기에 충분하였다.

그도 그것을 알기에 그 같은 상처를 내고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거짓이 아닌 진실로 이 야안이라는 사내가 미래에서 온 것임을 깨닫게 되자 그녀는 심적인 동요를 어찌할 수 없었다.

그래도 상급 현자 비기너라는 위대한 경지에 올라선 그녀였기에 잠시 눈을 감으며 동요를 가라앉힐 수 있었다.

그녀는 차분한 어조로 야안에게 물었다.

“어떻게, 어떻게 과거로 회귀가 가능한 것입니까?”

그녀의 물음에 야안은 시간을 거슬러 온 것만큼이나 놀라운 답변을 하였다.

“드래곤을 만났습니다. 그분께서 저를 과거로 보내게 하셨습니다.”

“드래곤! 그 위대한 존재를.”

진리의 길을 걷는 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의문을 품을 존재가 드래곤이었다. 인간에게 마법을 전해 준 존재인 이 위대한 존재는 대륙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지 너무도 오랜 시간이 지난 터라 멸종한 것이 아닌가? 라는 것이 일반적인 학계의 주장이었다.

그녀 또한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하지만, 지금 눈앞에 그 드래곤을 만났다는 존재가 있다고 하니 놀람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기야 드래곤이 아니라면 그 어느 존재가 그처럼 말도 되지 초마법을 펼칠 수 있을 것인가?’

전해져 오는 기록을 보자면 그야말로 반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카르샤는 전설의 드래곤의 등장에 놀랐으나 그러하기에 오히려 야안의 말이 더 믿음이 갔다.

잠시 말 없는 침묵이 오가다 카르샤가 다시 말을 꺼내었다.

“드래곤께서 그대를 과거를 보내셨다면 그것은 결코 작은 이유가 아닐 것입니다.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야안은 그 자신을 도우려 하는 그녀의 의지를 읽어 작게 목례를 보이며 감사의 표시를 하고는 물었다.

“현재 저는 성공적으로 과거로 돌아오기는 하였으나 정확히 얼만큼의 시간을 회귀하여 온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하여 저 자신이 아는 기록의 척도를 기준으로 삼아 묻고 싶습니다.”

“그러십시오.”

“그대는 야루스 산맥이라는 곳을 아십니까?”

그녀는 한참을 생각하다 이내 고개를 저었다.

“저로서는 들어 본 적이 없는 이름입니다. 죄송합니다.”

사과하는 그녀와 달리 야안은 그 대답만으로도 충분했다. 자신이 사는 시대라면 아무리 오지에 있다 하더라도 야루스 산맥의 그 이름은 한 번쯤은 들어 보는 것이 정상이었다.

그것은 야루스 산맥과 관계가 없는 다른 대륙의 융 제국의 제국민들도 마찬가지이다. 하기에 그 대답만으로 죽음의 지배자가 저주를 내리기 전의 세상에 온 것임을 야안은 알 수 있었다. 그는 곧 다른 질문을 꺼내었다.

“이곳과 가까운 이종족들은 무엇이 있습니까?”

“말을 타고 북서쪽으로 나흘 거리를 가면 라토스라는 종족이 있습니다. 라토스 종족 중에서도 그 솜씨가 뛰어난 검은 흙 부족답게 척박한 땅에서도 큰 수확물을 거두는 자들이지요. 이들이 아니었다면 주위의 왕국들은 저희 베로시안 왕국엑 제대로 된 발언권을 보이지 못했을 것입니다.”

라토스라는 종족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없던 야안은 다시 말을 꺼내었다.

“테무드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으십니까?”

그녀는 곰곰이 생각해보다 이내 다시 고개를 저었다.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야안은 그녀의 말에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과거로 왔음을 인지하였다. 천년의 시간보다 얼마나 더 왔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는 고민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가 아는 유일한 고대 왕국의 이름을 물어보았다.

“혹시 스렌이라는 왕국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습니까?”

그 말에 그녀는 생소하다는 듯한 어투로 답변하였다.

“왕국의 이름이 스렌입니까? 공국의 이름이라면 모르겠지만, 존재하는 왕국 중 스렌이라는 이름을 가진 왕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야안은 그 말에 자신이 얼마나 긴 시간을 거슬러 온 것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못해도 대현자 테무드가 태어나기 백 년 전의 세상으로 거슬러 온 것이다.

스렌이라는 왕국이 천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알려진 이유는 대현자 테무드가 태어난 왕국이기 때문이다.

그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현자 테무드의 스승이시자 그를 진리의 길로 이끈 자가 세운 왕국이 바로 스렌이었기 때문이다.

스렌의 최초의 왕이자 마지막 왕이기도 한 그는 대단히 뛰어난 수완을 지닌 왕이었고, 그에게는 수많은 동료가 자리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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