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야안-353화 (353/385)

야안 353화

‘누구였지?’

의문을 보였던 야안이었지만 이내 그 답을 찾아냈다.

고위 신관으로 올라가는 이 시점에서 그를 치하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하나였다.

‘아리스 님이시다.’

그분께서 직접 자신을 치하하였다는 것에 야안은 무한한 감동을 받았다.

대가 없이 그저 신념을 바탕으로 고된 여정을 해 나가던 야안에게 있어 이것은 너무도 큰 축복이었다.

“감사합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일어난 그 한 마디를 내뱉으며 하늘을 바라보던 야안은 이내 그 시선을 정보창으로 돌렸다.

그리고 그곳에는 놀라운 변화가 생겨져 있었다.

[레벨 : 4,017

직업 : 전설의 현자 비기너

칭호 : 최초의 이방인, 용사, 제왕지기, 영혼의 악사 (위대한 대장인 : 미착용), 팔라딘

생명력 : 336,000

마나량 : 238,400

명성 : 56,000

힘 :1,620(+60)

민첩: 1,769(+60)

행운 : 2,060(+60)

지혜 : 3,018(+60)

신력 : 500 (+60)

마나 : 11,920(+60)

정령력 : 1,680 (+60)

각성의 스탯 : 0

분배되지 않은 스탯 : 474]

116이었던 신력이 무려 500이 된 것인데, 이것만 보아도 고위 신관에 올랐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것이 알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정작 놀라운 것은 엄청나게 상승된 신력 스탯이 아니었다.

바로 전설의 현자 비기너밖에 존재치 않았던 직업란에 팔라딘이라는 직업이 추가된 것에 있다.

[팔라딘

성기사가 올라설 수 있는 최고의 칭호로, 아리스 님을 수호하는 기사를 뜻한다.

* 여타의 고위 신관과는 달리 전투에 특화된 직업이다.

* 주신 아리스가 고독한 여정을 나아가는 그대를 위해 내려준 새로운 칭호이다.

* 전투에 쓰이는 신력의 소모를 반으로 줄일 수 있다.]

팔라딘의 정보 설명을 본 야안은 말문을 쉽사리 열지 못했다.

그가 바라는 바 많은 악마를 죽여야 하는 야안에게 있어 전투에 특화된 고위 신관인 팔라딘이라는 칭호는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무엇보다 전투에 쓰이는 신력의 소모가 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에서 야안은 기쁨을 쉽게 감추지 못했다.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야안은 그 감정의 파란을 잠재울 수 있었다.

‘수치가 올라서일까? 더 이상 신성력에 구애받지 않는 느낌이다.’

고위 신관은 다른 길로 따진다면 초인의 경지 이상의 존재라 할 수 있을 만큼 단순히 엄청난 신성력을 얻은 것으로 끝이 나지 않았다.

더구나 팔라딘의 칭호를 얻게 되면서 그는 수많은 신성 마법들을 얻게 되었는데, 그중 자잘한 것을 뒤로하고 굵직한 몇 개만을 내놓는다면 이러하다.

[바란

등급 : SS

바란탄에서 진화되었다. 신화시대 정화의 불을 지키던 신의 힘이다. 한 번 붙은 정화의 불은 그 주위의 모든 죄악을 잡아먹고 만다.

* 팔라딘인 그대만이 펼칠 수 있는 힘이다.

* 하루 한 번 펼치는 것이 가능하다.]

[소마(soma)

등급 : SS

숨이 끊어지지 않은 존재라면 그 상태가 어떤 상태라도 본래의 모습으로 소생케 한다.]

[아이기스

등급 : SS

신화시대의 언어로 신의 방패를 뜻한다. 그 충격에 비례해 신력을 소모하며 그 충격 그대로 공격자에게 힘을 발산한다.

* 사마의 존재의 경우 그 되돌리는 힘이 배가 된다.

* 팔라딘의 칭호를 지닌 그대는 신력의 소모가 반으로 줄어든다.]

[아다마스 (adamas)

등급 : ?

일시적으로 모든 영향에서 벗어난 무적의 상태가 된다. 어떤 힘도 그대를 속박할 수 없다.

* 팔라딘의 전용 신성 마법이다.

* 단, 일생에 한 번 밖에 펼칠 수밖에 없다.]

이렇게 4가지인데, 부활마법이라 할 수 있는 소마의 경우 그를 억압하던 제약이 사라졌으며 바란탄은 그보다 상위등급인 바란으로 진화했다.

팔라딘의 칭호를 받은 야안만이 펼칠 수 있는 마법인 바란의 경우 야안은 짐작하는바, 어쩌면 상식을 넘어서는 엄청난 힘을 발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순히 등급으로 따져 보았을 때 바란탄의 등급은 B에 불과했음에도 악마를 멸하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한데, 바란은 무려 SS등급이었으니 그 힘의 몇십 배에 달하는 힘이 깃들었을 것임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터였다.

이외 그가 알고 있던 바 신의 방패라 불리는 아이기스를 펼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황금 드워프가 시작하고 그가 완성시킨 전설의 현자의 무구 중 하나인 플로메티아라는 방패가 있는 그에게 있어 아이기스는 크게 메리트가 있지 않았다.

그는 덤덤하게 다음의 신성 마법을 살펴보았고, 그 신성 마법에서 야안은 말문을 잃고 말았다.

등급조차 매길 수 없는지 ? 표시된 이 아다마스는 일시적으로 모든 영향에서 벗어난 무적이 된다고 하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일생에 단 한 번 펼칠 수 있다고 하지만 죽음의 지배자라는 엄청난 존재를 적으로 마주한 야안에게 있어 이 힘은 그에게 큰 기회를 내 줄 것이 분명했다.

“아리스 님께서는 미천한 나에게 너무도 많은 것을 베푸시는구나.”

야안은 그리 중얼거리다, 곧 무너진 역천의 탑이 있는 곳에 다가갔다.

고위 신관에 올라서면서 야안은 자연스럽게 이곳에 본래 존재했던 기운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중급 신관 때와는 달리 매우 자연스럽게 느끼고 볼 수 있었는데, 야안은 그곳에서 그 기운이 가장 강렬하게 일어나는 곳에 손을 올렸다.

“테인. 마, 소, 라.”

이는 신화시대의 언어로 풀이하자면 ‘약속한 힘이여 그만 깨어나라.’ 는 뜻인데, 과연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야안의 몸에서 엄청난 신성력이 발산되었다.

그것은 고위 신관만이 내놓을 수 있는 신성력이었고, 그렇기에 오직 고위 신관만이 진실의 신전의 문을 열수 있었다.

‘쿠르르릉-’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나는 듯 대지가 요란스럽게 일렁인다.

산이 무너지기라도 할 듯한 모습이었으나, 의외로 그 힘의 파장은 먼 곳까지 가지 않았다. 그저 예전 신전이 있을 정도의 규모에서 일렁거렸을 뿐이다.

그렇게 야안의 모든 신력이 소모되었을 때쯤, 순간 대지가 갈라지기 시작하였다.

아니, 정확히는 아무것도 없는 땅바닥에서 문이 모습을 보인 것인데, 마치 그를 허락한다는 듯 아주 작은 틈이 벌려져 있었다.

신력을 모두 소비한 탓에 정신적으로 지친 듯한 야안이었지만, 그 작은 틈 사이에 퍼져 나오는 신성한 기운에 그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었다.

‘우우우웅-’

곧 그는 손을 올려 문을 열었고, 동시에 거대한 울림이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야안은 자취를 감추었다.

그와 동시에 조금 전 바닥에 있었던 문은 환상처럼 사라져 버렸고, 그렇게 많은 격전의 일들이 벌어진 이곳에 오랜만에 평화가 찾아왔다.

‘이곳인가?’

그가 고위 신관에 오르면서 들렀던 그 하얀 공간만큼은 아니었으나 이 신성 어린 기운이 가득한 온통 하얗게 일러진 신전에 야안은 절로 감탄을 보였다.

소모한 신력이 빠르게 회복되어가고 있었는데, 야안이 보았을 때 반 타콤(한 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다 회복될 듯 보였다.

진실의 신전은 주신 아리스가 직접 만들어 낸 또 다른 차원인 터라, 인간이나 드래곤 등이 만든 차원공간과는 그 격이 달랐다.

실제로 야안이 머무는 차원과는 별개의 법칙이 머무는 곳이었다.

그 안에는 오직 하나의 힘 신력만이 자리할 뿐이었는데, 이 때문에 야안은 마나와 관련된 힘은 물론 주술력과 정령력마저 이곳에서 펼칠 수 없었다.

그 외의 힘을 인정하지 않은 것인데, 이 때문에 야안의 마나와 주술력, 정령력 또한 이곳 세상에 들어서는 순간 사라진 상태였다.

물리적인 법칙도 뒤틀어져 있어, 신성력이 있어야 이 세상에 영향력을 펼치는 가능했다. 오감의 모든 것이 이 신성력과 관련이 된 것이다.

‘신력이 회복될 때까지 이곳 신전이나 살펴보아야겠군.’

진실의 신전의 규모는 대단했다.

예전 그가 본 바다의 신전 못지않았는데, 그 건축 형태가 낯설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야안의 세상에 존재하는 신전들은 진실의 신전을 모티브로 만든 것이었으니 당연했다.

진실의 신전에는 여러 가지의 물건들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엄청난 신력이 깃든 성물들이었다.

실제 그 널린 성물 중 하나를 들어 살펴보면 이런 정보가 뜬다.

[물잔.

등급 : A

신력이 깃든 물잔이다. 이 안에 물을 담고 하루를 놔두면 상처 회복과 피로 회복에 뛰어난 효능을 지닌 물로 바꾸어 놓는다.]

못해도 등급이 A가 나오는 데 야안은 이 물잔의 설명을 보고서야 이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자신의 세상에서 몇 되지 않은 성배였는데, 설마 이 세상에서 그저 흔하게 널린 물잔이라는 것은 그는 그제야 알게 되었다.

이외에도 가위나 칼, 등에서도 물잔 이상의 등급이 나왔는데 야안은 이 보배들이 가득한 신전에 잠시 말문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이곳 신전 주위에 흐르고 있는 물이었다.

마치 거대한 강을 상기하는 그것은 그 규모도 규모지만 그 물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고서 야안은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의 세상에서 쉽사리 얻기 어려운 성수였기 때문이다.

‘설마 성수일 줄이야. 하긴 엄청난 신력만이 존재하는 세상이니 당연한 것인가?’

가져갈 수만 있다면 앞으로의 전쟁에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아니, 단순히 성수만이 아니라 이곳에 있는 모든 성물 또한 그렇다.

아마 야안 이전에 이곳 진실의 신전에 왔었던 역대의 성자들 또한 그 같은 생각을 했었을 것이다.

그러했으니 성배를 비롯해 여러 가지의 성물들이 대륙에 널리 존재했을 것이고.

다만 그들로서는 가져갈 방도가 몇 되지 않았다. 애초 신관의 길을 간 자들인 만큼 그 육체는 범인과 다르지 않았다.

하니 가져올 수 있는 성물의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 진실의 신전은 그 특성상 오직 세상이 위기에 처할 때 단 한 번만 들어 올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니 그 긴 세월 속에서도 성물의 숫자가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야안은 달랐다.

그의 육신은 초인을 몇 번이고 넘어선 범인으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하는 게 가능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가 다른 고위 신관들과 달랐던 것은 그가 이방인이고, 그에 의한 혜택인 인벤토리를 이곳 세상에서도 열 수 있다는 것에 있었다.

무한의 주머니의 경우 마나를 이용한 마법 물품이니만큼 이곳 세상에서는 그저 평범한 주머니로 돌아갈 뿐이다.

하지만 인벤토리는 애초 마나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었으니 그로서는 경이적인 일을 벌이는 게 가능했다.

당연히 야안은 인벤토리를 열었고, 그 인벤토리 한 칸에는 황성에서 그에게 선물한 포도주가 든 오크통 100개가 자리하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