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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49화 (49/124)

〈 49화 〉 49화. FA컵 8강전(4)

* * *

맨체스터 시티의 라커룸.

"정신차려야해! 우리는 물러설 곳이 없단 말이다!"

알바누 마르티네즈 감독이 전술판 앞을 왔다갔다거리며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

선수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감독의 말에 경청하고 있었다.

리그에서도 고생을 하고 있는 주전 스쿼드를 그대로 컵경기로 끌고 온 마르티네즈 감독. 언론에는 컵경기는 버리고 리그전에 집중하겠다고 입을 털었지만, 사실 어느 감독이든 포기할 수 있는 경기란건 없다.

선수들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경기를 대충 뛸수는 없는 법이다. 대충 뛰는 순간 팬들은 눈치를 챌것이고 프로답지 못하다고 손가락질을 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자 다들 집중해봐. 첼시의 경기를 어제 다 같이 시청한 것을 기억하지?"

""네""

"브리핑때도 말은 했다만, 우리 수비 수준으로는 웰링의 공격수를 완벽하게 틀어막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네."

감독의 배려없는 말투에 수비진들이 얼굴을 찌푸리는게 보였지만 마르티네즈 감독은 현실적으로 판단해서 브리핑할 수 밖에 없다. 근성론을 끌어 들인다고 한들 한계가 있는 법이고, 저 상당히 눈에 띄는 웰링의 공격수가 수비진을 헤집어 놓았을 때 멘탈을 잡기가 어려울테다.

"수비들 잘 들어"

감독이 수비진들 앞으로 걸어가 한명 한명에게 눈을 맞추며 말을 이었다.

"절대 여자라고 무시하지마. 그 제이슨마저 아무것도 못하고 당했네."

제이슨. 현재 영국의 희망이라고 불리는 괴물 센터백이 개박살이 나며 병신이 되는 걸 여기 있는 모두가 보았다.

"우리는 공격적인 플랜을 들고왔지 웰링도 눈치 챘을 거야. 웰링이 한골을 넣으면 우리는 두 골을 넣는다. 웰링의 수비진들은 절대로 프리미어 리그 수준이 아니니까"

마르티네즈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의 유망 공격수인 카를로스 로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카를로스 로사. 아르헨티나 출생인 그는 현재 22세인 유망한 공격수고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득점 순위 5위에 빛나는 대단한 스트라이커로 조명받고 있다.

"로사 오늘 헤트트릭은 기본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하게."

"...그 정도는 쉬운 주문이죠. 리그 원? 아주 눈물 쏙 빠지도록 박살을 내버리도록 하겠습니다."

로사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팀동료를 둘러보며 호언장담했다.

"하하하!! 그래 좋은 자신감이야. 미드필더들은 공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웰링의 미드필더 진들은 윙어들을 제외하면 볼 컨트롤이 한심한 수준이야. 항상 컷트 해낸다고 생각하도록."

""네""

"수비진들은 괜히 힘뺄 생각은 하지마. 공을 소지한 상태의 속도가 심상치 않아. 쫓아다니다간 우리가 먼저 뻗을 거야. 놓칠 것 같으면 그냥 백업을 요청해! 공을 뺐는게 아니라 슈팅을 방해하는 거다!"

""네!!""

수비진들은 그간 후보선수로 지내면서 드디어 선발로 나설 수 있다는 흥분감과 저 미쳐버린듯한 포텐셜을 보이고 있는 이지혜에 대한 공포감을 살짝 느꼈지만 잘 이겨내서 자신의 자리를 간수 하기 위해 크게 소리를 질렀다.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이 저 겁대가리 없이 덤벼대는 치와와 같은 웰링 유나이티드를 박살 낼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한명씩 하이파이브를 하고 통로로 이동했다.

"...오늘은 골 잔치의 날 일 듯 하군요."

"후우... 차라리 첼시랑 붙는게 마음이 편했을것 같네."

"정말이지 말입니다..."

마르티네즈 감독과 수석코치가 골머리 아프다는 표정으로 빈 라커룸을 바라보았다.

***

"...오늘 이길 수 있을까?"

잭이 걱정된다는 표정이 가득한 얼굴로 케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으음... 모르겠는데...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하네, 오늘은 이쥐해의 선발이잖아."

케리가 그래도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주변의 서포터즈들을 바라보았다.

빨간 유니폼과 7번.

케리의 펍에 자주 들락날락하는 단골 서포터즈들을 모두 이끌고 왔다. 무려 FA컵 8강전이기도 하고, 자신들이 사랑하는 루키 이지혜가 선발 출전하는 기쁜날 이기도 했으니까.

"도대체 감독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리그에서는 교체 출전만 주구장창 하다가 여기서 선발이라니. 설마 맨시티를 이기려고 마음 먹었던 건가?"

"그럴 수도 있겠지만, 경험을 시켜 주려는 거 아닐까? 이쥐해 처럼 어린 선수들은 이런 큰 경기를 겪고 나면 더욱 크게 성장하고 그러잖아?"

오 너흰 너무 EASY해~

여긴 너희의 무덤이 될거야!

작은 여왕님이 오셨다!

괜히 힘빼지 말고 성문을 열어!

세금을 걷으러 왔다!

세금은 퍼킹 골이다!

케리와 잭의 뒤에서 저급한 응원가가 들려왔다. 물론 공식적인 응원가도 아니고 케리의 펍의 단골들이 맥주를 퍼마시며 안돌아가는 돌머리들을 모아서 만든 곡이다. 그래도 수십명이 소리를 질러대니 꽤 들을만 한 것 같기도 하다.

"하하하!! 이게 뭐야! 작은 여왕? 좋은 닉네임인데?"

앞에서 경기를 기다리던 한 여성 축구팬이 웃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이야야야야!! 퍼렁이 새끼들을 박살내줘요 여왕님!!!'

"...우리 원정 유니폼이 파란색인데?"

"가짜 퍼렁이 놈들을 죽여버려!!"

"하하하하!!!"

원정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몇천명 밖에 없는 빨간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기죽지 않은 모습으로 소리치는게 꽤나 멋있다.

"...난 져도 괜찮으니까 이쥐해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네."

"그 피지컬이면 다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잭 요새 너 걱정이 심해진것 같은데? 너 선수 한명의 팬이 된건 이번이 처음이지?"

"그럼! 날 이런게 반하게 만든건 이쥐해가 처음이니까! 사랑해요 이쥐해! 날 가져!!"

"꺼져 대머리 새끼야! 여왕님은 너 따위는 필요없어!!"

"씨발 누구야?!"

"하하하하!!"

잭의 뒤에 있던 한 친구가 잭을 보며 소리를 쳤다.

퀸 오브 웰링. 웰링의 작은 여왕. 웰링의 많은 서포터즈들이 굉장히 박력있는 스타일의 축구를 보여주는 이지혜에게 붙혀준 별명이다. 이지혜는 아직 모르지만.

하늘색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맨시티의 서포터즈들이 클럽 응원가를 부르자 구장이 흔들릴 정도로 크게 들려온다.

"...우리도 질 수 없지!!"

"씨발 한번 해보자고!! 프리미어 리그가 별 거냐!! 너희도 사람인데!!"

"다 죽여버려!!!"

웰링 서포터즈들도 목에 핏대가 솟을 정도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앞에 있던 여성 축구팬도 마찬가지로.

***

"..."

통로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을 보니 상당히 집중해있는 모습이다. 리그 경기에서는 통로에만 서면 선수들이 내가 궁금한지 머리를 빼꼼 내밀어 나를 보거나, 가까운 선수들은 말을 거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성희롱 적인 발언을 하는 미친새끼도 있었지만, 팀 동료들이 격하게 반응해서 차단을 해주었었다. 물론 나는 교체로 나가긴 했지만 상대의 골문을 박살 내주었지, 그 새끼들의 표정이 아주 볼만 했었지.

그나저나 이 선수들은 첼시가 밟았던 길을 자신들이 밟기는 정말 싫었는지 나를 쳐다도 보지 않고 앞이나 에스코트를 바라보며 작게 이야기 하는 수준이였다.

"...어이 키티"

내 앞에 서있던 제리가 뒤에 있던 나를 쳐다보며 말을 걸었다.

"왜"

"...아니야 씨발"

제리가 상당히 긴장이 되나보다. 하긴 첼시때는 제리는 구경만 했고, 이렇게 대단한 빅클럽과의 경기는 꿈에도 못꿨을 테니 말이다.

"불알때 씨발새끼야."

"크하하하하하!!!"

"풉..크흠...커험..."

내 뒤에 있던 아틀레이가 내 말을 듣고 폭소를 한다. 내 옆에 있던 맨시티 선수도 내 말이 들렸는지 웃참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아니.. 보통 격려 해줘야하는거 아냐?"

"넌 너무 씨발 나약해. 강하게 키워야겠어."

"...너한테 말을 건 내 잘못이지. 아무튼 잘 해보자고."

"그래"

"...어이 루키들 저 녀석이야."

우리는 아틀레이가 턱짓으로 가르키는 한 턱수염맨을 보았다. 등뒤에 10번과 카를로스 로사라고 영어로 적혀진 이름을 보았다.

"음..."

"너희는 경기 내내 마주칠일이 거의 없겠지만서도, 근처에 있으면 주의하도록 해. 감독님 말씀 기억하지?"

기억하고 말고, 대단한 실력을 가졌기도 하고, 굉장히 거친 스타일의 공격수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으니 말이다. 그 옛날 이빨을 쓰던 선수랑 비슷한 유형의 선수라고 한다.

확실히. 나는 미래로 오면서 유명 선수들에 대한 데이터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뭐... 내가 더 유명 해지면 무슨 상관이겠는가?

나는 쿨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았고 부심들이 우리를 인솔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가자고!!"

캡틴이 소리를 한번 치고는 입장하기 시작했다.

"이야아아아!!"

"좋아!!!!"

"해보자고!!!!"

"으아아아아!!!!"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뭘 잘 못 먹었는지 소리를 엄청 크게 지르고 입장하기 시작했다.

"..."

상당히 고무되있는 표정들이다. 이 팀 분위기를 박살 내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해야만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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