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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112화 (112/124)

〈 112화 〉 112화. 프리시즌(2)

* * *

"...오!!!"

"드디어 납셨군!"

"이게 얼마만이야!"

나를 향해 달려오는 웰링 유나이티드 팀 동료들. 그래도 날 잊지 않고 기다려줬다는 느낌이 들어 기쁘다.

"하하하! 다들 오랜만이에요"

"뭐하다 이제 온거야! 프리 시즌이 거의 끝나간다고!"

"키티! 키티! 키티! 키티!"

"아 그놈의 키티 타령 좀 그만안해요?"

"와아! 여왕님이 화나셨다!"

정말 애새끼들이 따로 없다.

"건강해 보이는 걸?"

"오 캡틴. 오랜만이에요."

그간 고생을 조금 한 모양인지 나이를 조금 먹어보이는 폴 조지가 나에게 핸드 쉐이크를 요청해와서 손을 마주 잡아주고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내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덩치가 조금 커진 것 같은데?"

"오! 그걸 알아챈 사람은 여태까지 한명도 없었는데... 클럽에 도착하고 나서 메디컬 테스트를 하면서 피지컬 체크를 해봤는데 근육이 조금 늘었더라구요"

"...세상에"

"아하하하! 더 괴물이 되었구만!"

"근육이 많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지 않아?"

정답이다. 근육이 늘어난다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행이도 근육량이 늘어나면서도 유연성이 비례하게 늘어났다는게 좋은 소식일 것이다.

"아무튼! 잘 돌아왔어!"

"..."

"아! 소개해야할 친구들이 있지!"

캡틴이 고개를 돌리며 필드를 바라보다가 꽤나 근처에 다가와있는 낯선 남성 두명에게 시선을 주었다.

"뭐야! 여기 와있었네! 자자. 소개하자고 이 둘은..."

누군지 잘 알고있다. 말해 보았자 입만 아플정도로 월드 클래스로 유명한 둘이다. 난 아직도 둘이 우리 웰링 유나이티드에 이적한지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나랑 뛰고 싶어한다는 사실 하나만은 이해하고 있다.

"...당신이"

꽤나 신사적으로 생긴 남성이 내 앞으로 걸어와 정면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래도 탑 클래스에 위치한 선수인데 안색이 조금 힘들어 보이는게 프리 시즌이 마냥 편했던 것은 아닌 모양이다.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힘들게 한 것 일 수도 있고.

"아. 저는 이지혜입니다."

"..."

"뭐야? 언제는 도대체 언제 오는 거냐며 난리를 피울때는 언제고 막상 만나니까 새색시마냥 얌전해?"

"그러게... 난 난리피면서 시끄럽게 굴줄 알았는데.."

우리 주변에서 팀 동료들이 웅성 웅성거리며 뭐라고 중엉거리기 시작했다.

"일단은..."

툭... 데구르르르...

"응?"

축구공 하나가 내 발 앞에 굴러 오기 시작했다.

"저..."

나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전혀 이해 하지 못해서 눈 앞의 오를란도라는 사내를 바라보며 말을 꺼내려고 머릿속에서 단어를 정리하는 동안 동료들 사이에서 아틀레이씨가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아하하! 오랜만이야~"

"아! 오랜만이에요.. 그나저나.."

"흐음... 대결에는 골키퍼가 필요하지 않을까?"

"대결이요?"

"그렇지! 이 친구는 지금 너의 실력을 직접 몸으로 느껴보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리는 거야. 너가 없는 동안 꽤 친해졌는데 생각보다 샤이한 친구라고"

"..."

별로 알고 싶지 않은 정보를 알게 되었다.

"대결이요... 참나... 영국에 이제 도착해서 인사만 하고 돌아가서 쉬려고 했는데..."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장단에 맞춰주기로 했다. 그 말을 듣고나서 오를란도의 얼굴을 보니 기대감이 조금 담겨있다는게 느껴져왔다.

"하아.. 한번만 이에요."

"...네 감사합니다."

조그마한 목소리로 감사의 말을 전하는 오를란도. 원래 이런 성격인가?

***

잠시 장비를 착용하러 건물로 들어갔다가 직원들에게 붙잡혀서 안부 인사를 하다보니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다. 너무 무리한 시간동안 돌아다닌다면 가은언니나 공주님이 많이 걱정할테니 얼른 끝내자고 생각하며 달려갔다.

"오오..."

"진짜 눈이 정화되는 것 같네"

"맨날 시커먼 남자들이랑 축구하려다가 쥐해가 돌아오니까 빛이 나는 것만 같아..."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는 팀 동료들을 지나치고 오를란도에게 다가갔다.

"오를란도씨"

"롤랑."

"네?"

"롤랑이라고 불러요"

"...그래요 롤랑씨"

그제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공을 나에게 굴려주는 롤랑.

일대일 대결을 원하는 건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공을 건내만 주고 나를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나는 듯 하니 그냥 평범한 공격 수비 일대일 대결을 원하는 것 같다.

"하아... 진심을 다해 주세요"

조금 커다란 목소리로 심호흡을 한뒤에 나에게 진중하게 말을 건내는 롤랑. 확실히 뭔가 느낌이 다른 사람이다.

팀 동료들은 자신들이 하던일을 완전히 멈춘 뒤에 조금 멀찍히 떨어져서 지켜보는 듯한 스탠스를 취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떠들지 않고 조용히 보고 있는 것이 다들 꽤나 기대하고 있는 모양인 듯 했다.

일대일 대결은 별거 없다고 생각한다. 뛰어난 드리블 스킬이 크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피지컬 차이가 워낙 심하면 일대일 대결은 불가능 하기 때문에 피지컬 싸움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월드 클래스 선수를 상대하는 일이니 방심하면 무조건 당할 것이다. 이 사람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괴물들을 수도 없이 상대 해왔을 것이 분명하니 같잖은 수작질을 건다면 반드시 공을 뺐길 것이라는게 공에 가져다 댄 발에 느낌이 전해져 왔다.

거리는 약 10m정도 떨어져 있는 상태. 공을 살살 건드리면서 내 컨디션을 확인해보니 확실히 만전의 상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뭘 하지도 못하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이였다. 단지 오랜 비행으로 인한 피로감만 느껴지는 정도?

"그럼.. 갈게요"

컨디션만 살짝 확인 하고 바로 움직였다.

상체 무브먼트를 좌우로 살짝 넣어서 이 사람이 상체 페이크에 바로 걸리는지 눈치를 보았지만 미동도 하지 않았다.

'...쉽지 않은 상대라는 거네'

올림픽에 오래 박혀있다보니 상체 무브먼트로만 제치다보니 여기서 답답함이 느껴져 왔다.

'이게 진짜 축구지.. 그 동안 놀다와서 잘 되려나'

나는 조금 긴장감을 끌어 올리며 5m 정도 떨어져 있을때 롤랑이 나에게 다가오려고 하는 걸 느끼고는 바로 플릿 플랩을 하며 허벅지에 힘을 강하게 주면서 스퍼트를 시작했다.

"...!"

생각보다 빠른 스퍼트인지 조금 다급하게 달라 붙으려는 롤랑을 어깨로 가볍게 밀어 보았다. 공의 점유를 따내기 위해서는 어깨 싸움은 필수불가결. 확실히 하체가 튼튼한지 어깨가 밀려도 자세가 무너지지가 않는다.

"크읍!"

나를 힘으로 이겨보려고 어깨로 밀면서 다리를 집어 넣어보려고 타이밍을 보려는게 닿아있는 어깨에서 의지가 느껴져 온다. 나는 속도로 제치기에는 롤랑의 완숙함이 조금 애를 먹게 한다는게 느껴져 낚시 바늘을 던져보기로 했다.

공을 오른쪽으로 빼고 달리면서 일부러 간격을 크게 벌렸다. 마치 지금 이 타이밍 아니라면 지금 골대에서 30m 가량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거리를 벌리고 중거리 슛을 때릴거라고 말하듯이...

"핫!"

역시나 내가 던져버린 낚시 바늘을 쉽게 물어버렸다. 내가 공을 다시 잡으려는 타이밍에 다시 한번 어깨를 부딫히며 공을 뺐으려고 할때 이미 나는 공을 내 뒤로 돌리며 크라우프턴으로 빠져나갔다.

"어어?!"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타이밍인지 헛발질이 되어버린 태클에 밸런스가 무녀졌지만 빠르게 다시 나에게 거리를 좁히려는 롤랑을 한번 눈짓으로 쳐다보고 강하게 슈팅을 날렸다. 이제 나에게 이 정도 거리에서 노마크 찬스면 골을 못넣으면 병신인 상황이다.

콰앙!!

완벽하게 노마크에서 자세를 잡아놓고 때린 슈팅이라 힘이 정확하게 공의 중앙을 때려버려서 무회전 슈팅으로 골대로 직진한다.

철썩!

물론 아틀레이씨가 막으려는 노력이 없긴 하지만 놀란 표정에서 슈팅의 강력함이 전해져오는 듯 했다.

"...보이지도 않네"

"오우!"

"쒜엣!"

"괴... 괴물!"

"크으... 역시나.. 실력이 죽지가 않네"

"원래 저렇게 슈팅이 강력해요? 호오.. 확실히 영상으로 보는 거랑 실전이랑은 다르다니까.. 이 정도면..."

르노가 주변의 동료들에게 질문을 던져대며 놀라했다.

"더 발전한거 같은데? 턴에 힘이 더 잘들어 가는 것 같아. 확실히 하체에 근력이 더 늘어나 보이는데?"

"진짜 빠르네.. 이거 수비 훈련이 더 지옥 같아지겠는걸..."

"그러니까 말이야. 맨날 느려터진 심슨으로 훈련하다가 저런 탱크가 다시 돌아왔으니..."

동료들이 떠드는 소리를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며 다시 롤랑에게 다가갔다.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굉장하군! 진짜 미쳐버렸다고!"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방방 뛰는 롤랑. 그새 머리를 다친건가? 여태 나랑 이야기 하던 사람은 어디가고 다른 사람이 여기 나와있는거지?

"저기.."

"여왕님! 이 롤랑이 당신 따라서 이 웰링 유나이티드에 입단 했습니다!"

무릎까지 꿇어가며 나를 향해 두팔을 벌리고 살짝 돌아버린 듯한 눈으로 소리를 지르는 롤랑.

"....아 그래요. 저는 이제 휴식을 취하러 갈게요!"

나는 바로 이상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전해져왔다. 약간 톰과 제리들 보다 한단계 위에 있는 듯한? 바로 자리를 피하는게 나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자리를 박차고 출구를 향해 달렸다.

"여왕님!! 여왕니이이임!!!"

뒤에서 누군가 소리를 지르는게 들려왔지만 나랑 상관없는 일이다. 분명 어딘가 아픈 사람이 분명하니 팀 동료들이 잘 보살펴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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