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화 〉 117화. 챔피언십 리그 개막(1)
* * *
"드디어!!"
웰링 유나이티드가 위치한 그레이터 런던 주에는 축제 분위기가 한창이였다.
보통은 큰 대회에서 우승했거나 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였을때나 나타나던 현상인데 희한하게도 이 촌동네는 웰링 유나이티드의 챔피언십 리그의 첫 발자국 자체를 너무나 기뻐하고 있었다.
"여기! 이거 드셔보세요!"
"하하! 이 과일 무료로 드릴테니 마음껏 드셔보세요!"
"오오! 그럼 우리 가게의 이 맛 좋은 빵을 드릴게요!"
마치 중세 시대의 장터가 열린 것 마냥 각자의 가게에서 내온 매대 앞에서 판매가 아니라 나눔을 하는 모습이였다.
"와아..."
"여기 무슨 축제 날인가?"
"오! 거기! 한국인인가요?"
"아? 네! 저희는 한국인입니다. 나이스 투 미츄"
"오오! 한국인이라면 우리의 가족이나 다름이 없죠!"
"아.. 저기... 이게 무슨..."
단순한 여행을 온 여행객 중에 한국인으로 보인다면 무조건 달려들어 먹을걸 손에 쥐어준다.
"우리 웰링 유나이티드 사람들은 한국인들을 좋아한다구! 이쥐해는 우리의 가족이야!"
"...오빠 무슨 말인지 이해 할 수 있어?"
"으음.. 웰링 유나이티드? 라는 축구 팀에 우리나라 사람이 있나 봐"
"와! 우리 나라 사람이 있다고? 대단하다.. 혹시 여기까지 왔는데 볼 수 있을까아...?"
"어렵지 않을까..? 영국에서 축구 보려면 시즌권인가 그런거 사야하지 않나..? 나도 잘 모르겠네. 한번도 축구 보러 다녀본적이 없어서.."
남자 친구로 보이는 남자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여자 친구에게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음? 혹시 한국인분들?"
커플을 향해 노신사 한 명이 걸어왔다. 외견상으로는 동양인 처럼 보여서 한국말을 사용해서 말을 거는 것을 보아하니 한국사람인 듯 했다.
"아! 안녕하세욧! 저희는 영국에 놀러왔거등요~"
여자 친구가 살갑게 노신사에게 말을 걸었다.
"허허. 이 동네는 처음인가요? 한국인들 뿐만 아니라 여행객 자체가 별로 안오는 동네인데..."
"아 네 영감님.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 시간이 남아서 인터넷 검색을 했는데 한국인이라면 꼭 이 곳에 와보라고 해서... 그런데 딱히 여행객들을 위해 뭔가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서요..."
커플은 자신들의 스마트폰을 노신사에게 보여주며 말을 했다. 화면에는 여러 영국 여행 팁 같은게 적혀있는 블로그였다.
"호오.. 그렇군요.. 이 동네에 수십년을 살아왔지만 저도 딱히 소개 할만한 곳은 없는 것 같군요.. 하지만 한국인을 위한 곳이 단 한곳이 있긴 합니다."
"오! 그런가요? 어딘가요?"
"하하! 여기 블로그를 보시면 적혀있지 않습니까? 웰링 유나이티드 라고"
"아.. 축구 말씀이신가요..."
"아! 아마 이 시간이면 지나갈텐데"
"지나간다구요?"
"그래서 제가 항상 이 시간에 이 곳에 마실나온답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녀를 방해하는 걸 굉장히 싫어하긴 합니다만"
"...?"
커플이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야 당연하게도 무슨 말인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커플은 노신사랑 영국 여행에 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알고보니 노신사는 상당히 어렸을 적에 이민온 부모님에 의해 오랫동안 이 동네에 사셨지만, 자신의 부모님의 고향인 한국에 관심이 많아 자주 여행을 다니셨다고.. 그렇다보니 자신의 부모님의 고향인 한국에서 마치 불세출의 영웅같은 사람인 이지혜라는 축구 선수에 의해 삶의 낙을 느끼고 계신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자신의 부모님이 이 멋진 여성을 보지 못하고 가셨다는게 한이 되신다고..
"근데 이지혜라는 사람 여자라면서요?"
"그렇지요"
"근데 축구로 유명하다고요? 그럼 여자 축구가 진짜 발전한건가?"
여자는 한국에서의 여자 축구 입지가 상당히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에 꽤 신기해 하고 있었다.
"음.. 진짜 한국인들 맞으신가요? 그녀를 모른다는게... 이번 올림픽 여자 축구에서도 금메달을 땄을 텐데요..."
노신사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커플들을 보았다.
"저희는 올림픽 기간에 다른 나라에 여행을 갔었어서..."
"그렇군요"
노신사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커플들에게 자신의 핸드폰으로 이지혜를 영업하기 시작했다. 이지혜가 어떻게 웰링 유나이티드에 입단하게 되었는지, 어떤 활약을 벌였는지에 대해 자랑스럽게 자랑을 했다.
"어... 여자가 남자 축구를...? 그게 가능한가?"
"와! 오빠 이 언니 진짜 이쁘다!"
"언니? 너보다 한참 어린데?"
"...오빠"
"미안! 내가 잘못했어!"
"허허허"
"쥐해! 잘 돌아왔어!"
"기다리고 있었다고!!"
"너무 사랑해!!"
"내일 꼭 좋은 모습 보여주라고! 기대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이런 저런 수다를 떨고 있는데 길 저편에서 시끄러운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커플과 노신사는 소음이 들려오는 방향으로 쳐다보았는데 가게 안에서 일을 하던 사람들이 나 밖으로 나와서 얼굴을 비추며 무언가 소리를 치고 있었다. 하지만 강한 영국 억양이 섞인 말이라 커플은 전혀 말을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오! 드디어 왔구만. 원래 사람들이 이렇게 나오지는 않아요. 단지 내일이 특별한 날이라서 그러는 겁니다."
"특별한 날?"
"오! 저기 누가 오는 것 같은데?"
몰려든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 고개를 끄덕이며 빠져나오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커플은 그 모습을 구경하다가 빠져나온 사람을 보고는 놀라고 말았다.
"우와"
"와..."
마치 연예인을 마주한다면 이런 기분이든다는 것일까? 단지 런닝을 하기위해 트레이닝 복을 입고 있을 뿐인데도 그 모습에서는 어느 연예인을 데려와서 옆에 세워둔다고 해도 비교가 되지 않을 것 같은 압도적인 미모였다. 하지만 중요한건 그 압도적인 미모를 뚫고 나오는 후광 같은게 느껴진다고 해야할까 운동하는 사람들의 특유의 아우라 같은 느낌이 들었다. 떡 벌어진 어깨와 도대체 자신들과 같은 사람인지 궁금해 질 정도인 압도적인 다리길이와 발달한 허벅지가 신체의 밸런스를 굉장히 뛰어나게 만든다.
"음?"
천천히 런닝을 하던 나의 시야에 자주 얼굴을 마주쳐서 인사를 나누던 어르신과 동양인으로 보이는 커플이 들어왔다.
"오! 미스 지혜!"
"안녕하세요. 오늘도 나와 계시네요."
나는 노신사에게 다가가 웃으며 인사를 건냈다. 이 노신사분은 항상 이 시간 쯤에 산책하듯이 나와 나에게 인사를 하신다. 애초에 양복안에 웰링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계셔서 상당한 홀리건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
"음..."
내가 커플을 바라보며 혹시 한국인인가 고민을 하며 인사를 건내려고하니 노신사가 옆에서 슬며시 웃고 있는걸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한국인분들이란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여행객분들이신가 보네요"
나는 커플 중 남자의 손을 보니 캐리어를 잡고 있는 걸 보고 인사를 건냈다.
"아! 네! 저기.."
"이 분들 웰링 유나이티드 경기를 보고 싶으신데 자리가 없어서 고민하는 것 같으시더군요."
노신사가 옆에서 커플이 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며 약간의 오지랖을 부렸다. 하지만 나는 그 사실을 알 수 없었기에 나는 커플에게 내일 구장에 방문하면 사무국에 내 이름을 이야기하면 좌석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을 해주고 런닝을 하러 떠났다.
"아..."
"하하! 이거 제가 괜한 오지랖을 부린건 아닌가 싶군요. 하지만 여기까지 오셨는데 내일 한번 경기 구경해보세요. 꽤 괜찮은 경험이 될 겁니다."
노신사도 그렇게 말을 하고는 자리를 떠났다. 커플은 어안이 벙벙한 상태가 됬다.
"도대체 무슨 일이였지.."
커플은 마치 카피바라처럼 자신들에게 다가와서 친근하게 자신들이 들고 있던 핸드폰을 뺐어 들어 같이 찍어 준 사진을 보며 넋을 놓았다.
"...오빠 이거 봐!"
여자 친구가 그새 자신의 SNS에 찍은 사진을 올리니 순식간에 올라가는 좋아요와 댓글들을 자신의 남자 친구에게 보여주었다.
"어... 어?"
헉! 이지혜!
와씨 저기 어디임?
어디긴 영국이겠지. 와 부럽다.
진짜 저 외모로 축구 선수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YOUR MAJESTY!!!!!!!!!!!
Omg!
평소에 올리던 여행 사진엔 그다지 관심 없던 사람들이 이지혜 사진이 업데이트 되자 마자 몰려들어 댓글을 다는 모습에 다시 넋이 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댓글은 계속 해서 더욱 달이고 있는 중이였다. 심지어 외국인들까지 몰려오는 중이였다.
***
"드디어 진정한 챔피언십이 시작됩니다."
"개막전이였던 전 경기는 조금 지루했죠. 하지만 오늘은 웰링 유나이티드가 드디어 등장합니다. 상대하는 더비 카운티! 오늘은 상당히 긴장이 될 겁니다."
"그렇죠. 더비 카운티 입장으로서는 날벼락이 아닐 수 가 없죠? 이번 시즌에 수비수를 두명이나 새로 영입을 하면서 수비진 보강에 힘을 쏟는 모습이였지만... 그게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 듭니다."
"이지혜 선수! 상당한 성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스쿼드에 조금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만..."
"그렇죠. 웰링 유나이티드는 현재 공격진은 포화 상태이지만 수비진이 살짝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물론 챔피언십에는 걸맞는 선수들이긴 합니다만..."
"현재 웰링 유나이티드는 챔피언십에 만족하려고 하고 있지 않다는게 중요하죠."
"그렇습니다. 이미 행보에서 프리미어 리그에 반드시 진출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웰링 유나이티드의 수비 보강. 앞으로 지켜볼 재미가 있겠군요!"
영국의 한 축구 방송 중계에서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즐겁에 중계를 하고 있었다.
"가은씨. 이제 축구에 대한 상식은 다 기억하고 계시죠?"
"아 물론이죠 기영씨. 이제 해설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럼 오늘 경기 어떻게 보시나요?"
"물론 스쿼드만 보더라도 웰링 유나이티드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이 됩니다. 특히나 451의 포지션에서 공격을 담당하는 세 선수. 이지혜. 오를란도. 르노가 이미 챔피언십 리그를 뛰어넘는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니까요."
"하하! 그렇군요. 그럼 더비 카운티가 어떻게 나올까요?"
"아마 제 생각에는..."
한국인들을 위해 중계를 다시 제개하기 시작한 이지혜 방송에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미 4만명이 넘는 시청자가 들어오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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