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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물론 샤워는 너와 같이 (91/112)


91. 물론 샤워는 너와 같이
2022.08.14.


시후에게 위해를 가한 피의자는 도주한 지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되었다.

이른 시각부터 취조가 진행되고, 담당 형사로부터 범인의 정체를 알게 된 시후는 탄식을 감출 수 없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후의 복부에 칼을 찔러넣은 남자는 이제 겨우 17살 먹은 어린 소년이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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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강시후 씨가 표적이 아니라, 그저 무작위로 벌인 묻지마 범죄였다고 주장하더군요.”

시후의 병실을 찾아온 형사는 사건 조사 기록을 바라보며 고저 없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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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계속 심문을 이어가니까 압박감을 느꼈는지, 다른 사람에게 사주를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실토했습니다. 하지만…… 위해를 가하라고 교사한 사람이 누군지는 전혀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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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지시했는지 알지 못한다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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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처음 접촉부터 선금을 받을 때까지, 교사자가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교사자와 접촉했던 날짜와 장소를 알아내서 CCTV를 돌려 보고 있는데…….”

형사가 골치 아프다는 듯 머리를 아무렇게나 헝클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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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노출되지도 않았고 일부러 사각지대로 이동을 하는 등, 아주 계획적이고 치밀한 놈인 것 같았습니다. 더 조사해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사실상 추적이 어려운 상황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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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는 그 교사자에 대해 어떻게 진술했습니까? 얼굴은 보지 못했어도 인상착의 정도는 기억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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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아주 큰 남자였고, 손목에 레터링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목소리와 외양으로 추측하는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 사이 정도라고 진술했고요.”

예상과는 다른 인상착의에 시후의 한쪽 눈썹이 구겨졌다.

자신에게 위해를 가한 그 소년의 배후는 틀림없이 강 회장의 수하일 것이라고 확신했는데, 강 회장은 몸에 문신을 새긴 사람을 제 밑에 두지 않는 고리타분한 원칙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잠시 생각에 잠긴 시후가 슬며시 미간을 좁혔다.

이렇게 되면 피의자에게 직접 범행을 교사한 인물 또한 강 회장의 직속 수하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즉, 손목에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는 그 교사자를 알아내더라도 강 회장과 연루되어 있다는 자백을 받기는 어려울 터였다.

심각하게 얼굴을 굳힌 시후의 눈치를 보던 형사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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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교사자 검거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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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후 조사하시면서 추가로 밝혀지는 부분은 바로 공유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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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알겠습니다. 그럼 몸조리 잘하시고, 이후에 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허리 숙여 인사한 형사는 뒤를 돌아 병실을 떠났다.

베드 옆의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겨울은 작게 한숨을 터뜨리며 무너지듯 상체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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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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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억울해서.”

바로 범인을 검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는 상황이 답답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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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이런 일을 벌일 사람은 딱 한 명인 것 같은데, 물증을 잡을 수 없는 게 너무 억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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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방심했어. 최악의 경우의 수까지도 고려했어야 했는데, 약점을 쥐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 오만해졌던 거야.”

적으로 돌린 순간부터, 강성호는 언제든 물리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시후를 이 세상에서 치워버릴 수 있는 인간이었다.

심지어는 제 자식이라고 하더라도, 회사에 피해가 된다고 판단이 서면 그는 가차 없이 행동했다.

시후는 걱정으로 물든 겨울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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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마. 이제 이렇게 기습적으로 당할 일은 없을 테니까.”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 울상을 지은 겨울의 머리를 녹녹하게 쓰다듬으며 달랬다.

그 따스한 손길에 녹아내린 겨울이 고개를 끄덕이며 시후의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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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합수술을 받은 부위는 무서운 속도로 회복되었고, 시후는 입원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시후는 막 퇴원한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멀쩡한 모습으로 현관에 들어섰지만, 함께 나란히 들어온 겨울은 온갖 유난을 떨며 잔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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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까지는 병원에서 쉬라니까, 하여간 말 진짜 안 들어요.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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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너무 답답하잖아. 너도 매일 내 곁에 있느라 잠자리 불편했을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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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병실이라 침대가 태평양이던데, 뭘. 오빠 혼자 잤으면 세상 편했겠지.”

성인 남성이 편하게 잘 수 있는 넓은 베드였지만, 문제는 그 침대에서 시후 혼자 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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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보호자 베드에서 자겠다고 해도, 꼭 안고 자겠다고 안 놔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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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같이 자는 게 싫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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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결에 오빠 상처 건들까 봐 무서워서 그러지!”

툴툴거리는 겨울을 귀엽게 바라보던 시후가 하얀 뺨을 가볍게 꼬집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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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보는 잔소리하는 것도 귀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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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 돌리지 말고!”

조금 창피해진 겨울이 얼굴을 붉히며 말하자 시후가 어깨를 으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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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었어. 빨리 퇴원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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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그게 뭔데?”

겨울이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시후의 눈빛이 부지불식간에 야릇하게 변했다.

일순 뜨거워진 시선이 능글맞게 겨울의 얼굴을 쓰다듬자 흠칫한 그녀가 한 발짝 뒷걸음질 쳤다.

이내 잘록한 허리로 감겨오는 단단한 손의 촉감에 겨울이 어깨를 움츠리며 커다란 눈을 바쁘게 끔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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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뭘 것 같아?”

후우, 겨울의 귓가에 무더운 숨결을 불어넣은 시후가 능글맞게 웃었다.

놀란 겨울의 동공에 지진이 일어나고 당황한 그녀가 빨개진 귓불을 손으로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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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무슨 변태 같은 생각을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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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왜 변태 같은 거야? 자연스러운 욕구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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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욕구…….”

노골적인 언사에 홍당무처럼 얼굴이 붉어진 겨울이 말을 더듬었다.

겨울이 차마 말을 잇기도 전에 외투를 벗어 던진 시후는 제 셔츠 단추를 마구잡이로 풀기 시작했다.

드러나기 시작한 살 색의 향연에 반사적으로 두 눈을 가린 겨울이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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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안 돼! 적어도 당분간은 무조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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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 돼가 안 돼. 나도 더 이상은 못 참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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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다 나을 때까지는 안 된다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순식간에 단추를 전부 푼 시후는 셔츠를 단번에 벗어 던졌다.

불과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반나체가 된 시후에 양 볼이 온통 새빨개진 겨울이 어쩔 줄 모르고 커다란 동공을 이리저리 굴렸다.

그런 겨울의 턱을 부드럽게 들어 올린 시후가 비스듬히 턱을 틀자 겨울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저도 모르게 입술을 살짝 내밀었으나, 이상하게 아무런 감촉도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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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쪽씩 눈을 뜬 겨울이 휑하니 시후가 사라진 자리를 보며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고개 돌리니 욕실로 걸어가는 시후의 뒷모습이 시야에 들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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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편하게 씻고 싶었어. 머리도 못 감고, 계속 제대로 못 씻어서 찝찝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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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빨리 퇴원하고 싶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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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그럼 뭔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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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김칫국을 마시다 못해 대서양까지 횡단하고 온 기분에 겨울의 얼굴에 화르륵 불이 올랐다.

아무 말도 못 하고 멀뚱멀뚱 가만히 서 있는 겨울을 보며 시후가 살풋 웃음을 터뜨렸다.

도로 가까이 다가온 시후가 겨울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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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샤워는 너와 같이할 거야.”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에 달아오른 겨울의 심장이 빠른 속도로 내달렸다.

뻗어진 커다란 손이 겨울의 뺨을 지나 목덜미를 타고 내려가 가슴께에 머물렀다.

블라우스 단추를 지분거리는 길쭉한 손가락의 감촉에 겨울이 마른침을 삼켰다.

도저히 환자라고 볼 수 없을 만큼 과하게 섹시한 남자 때문에 가까스로 붙잡고 있던 이성이 흐트러졌다.

결국 겨울은 시후와 함께 욕실에 끌려들어 갔다.

상처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그의 샤워를 돕는 내내, 노골적으로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에 몸이 달아올라 야단이었다.

눈앞의 이 사람은 남자가 아니라 환자다, 무리하면 큰일 나는 사람이다, 속으로 수없이 되뇌며 이성을 되찾으려 했지만, 조각 같은 몸을 구석구석 닦는 내내 피어오르는 응큼한 상상을 떨치기는 어려웠다.

그럴 때마다 몇 번이고 입술을 맞부딪쳐오며 19금 전개로 넘어가려는 시후 때문에 고비는 수도 없이 찾아왔다.

그렇게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샤워 시간이 얼렁뚱땅 지나가고, 간단히 저녁을 먹은 시후와 겨울은 디저트로 케이크를 선택했다.

생크림이 풍부하게 올라간 케이크를 커다랗게 퍼 올린 겨울이 입에 넣고 오물거리며 세상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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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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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여기 케이크 진짜 내 취향이야.”

헤헤 웃는 겨울이 사랑스러워 시후는 제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막을 수 없었다.

시후는 겨울에게서 조금도 시선을 떼지 못하고 갈색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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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여행 가기로 했는데, 나 때문에 못 가서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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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낫고 가면 되지! 나 이제 일도 그만둬서 시간 많아.”

처음 들은 소식이었기에 조금 놀란 시후의 눈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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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르 그만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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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오늘까지만 일하고 이제 끝이야. 오빠랑 이혼 숙려기간일 때 조금 충동적으로 결정한 거긴 한데…… 그래도 후회는 안 해.”

담담하게 말을 이으며 겨울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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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혹시 원래 내 꿈이 뭐였는지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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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넌 어렸을 때부터 의사가 되고 싶어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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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의대 가려고 고1 때까지 공부 진짜 열심히 했었잖아.”

비록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된 꿈이었으나, 한 번도 제 마음속에서 놓아준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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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 의사의 꿈, 다시 꿔보고 싶어. 물론 이 나이에 의대 들어가면 나보다 10살은 더 어린 애들이랑 같이 학교 다니게 되겠지만…….”

낮게 목소리를 내리깐 겨울이 조금 쑥스럽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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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10년 동안 테라피스트로 일하면서 나름 자부심 느끼고 살았어. 일도 좋아했고, 열심히 했고…… 하지만 평생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아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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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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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평생 하고 싶은 일을 곰곰이 고민해보니까……. 역시 다른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일밖에 없겠더라고.”

정말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 평생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이 뭘지 생각해보면 답은 늘 하나였다.

어렸을 때부터 품어왔던 꿈을 펼치고 이제는 눈앞에 실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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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네 옆에서 다 지원해줄게. 넌 아무런 걱정하지 말고 꿈만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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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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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랑하는 여보 꿈은 남편이 지켜줘야지.”

다정한 속삭임에 겨울이 웃으며 시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그런 겨울의 머리를 쓰다듬던 시후가 천천히 고개를 내려 겨울의 입술을 감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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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아랫입술을 빨아들이던 시후가 윗입술을 간지럽게 훑으며 애를 태웠다.

이내 벌어진 입술 틈새를 파고들어 내부를 장악해나가는 감각에 겨울의 가슴이 콩콩 뛰었다.

파도처럼 샘솟는 설렘에 질식할 것 같았으나,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오늘 밤, 그에게 모든 걸 털어놓을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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