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카데미의 천재칼잡이-313화 (313/333)

< 313. 석양은 저물기에 아름답다. >

#313

『카학!』

검에 가슴을 관통당한 아벨이 피를 토했다. 차원의 균열이 두 사내를 삼켰다. 내장이 붕 뜨는 느낌과 함께 끊임없는 추락이 시작되었다.

『이런, 망할 것이···!』

아벨이 이를 악물었다. 전장의 풍경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무정형의 공간이 주변을 뒤덮고 있었다. 그들이 들어온 균열은 이미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어져 있었다.

알리브리헤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낸 격리 차원이었다. 나바르도제를 가둘 정도였으니 이대로 가다가는 영원히 이곳에 유폐될 터였다.

아벨이 한창 수단을 강구하던 차였다. 콰직! 갑자기 얼굴을 들이댄 로난이 그의 목덜미를 물고 늘어졌다.

『으윽?!』

“크으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송곳니를 깊숙이 박아넣고 놓아 주지 않는 것이 꼭 훈련된 사냥개 같았다. 주먹을 쳐든 아벨이 그의 얼굴을 가격하기 시작했다.

『추잡한 것이···뭐 하는 짓이냐!』

“그으으윽! 으윽!”

『당장 놓지 못해!』

거인들의 힘을 받아서 그런지 주먹이 매웠다. 광대와 코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지만 로난은 턱에서 힘을 풀지 않았다. 견디다 못한 아벨이 검을 쳐들었다.

『···제기랄!』

지금은 로난을 처리하기보다는 이 공간에서 탈출해야 했다. 근원에서 힘을 끌어모은 그가 발아래로 검을 휘둘렀다. 촤아아악! 일렁거리던 공간이 찢어지며 새로운 차원 균열이 나타났다.

‘저건.’

로난의 눈이 커졌다. 서늘한 바람이 균열 너머에서 불어오고 있었다. 또 다른 차원으로 이어진 통로였다.

‘어차피 봉인은 소용이 없던 건가.’

경악스러운 힘이었다. 설마 공간까지 제멋대로 찢어댈 줄이야. 떨어지던 두 사람은 자연스레 균열에 삼켜졌다. 쾅! 추락하던 두 사람이 새하얀 모래사장 위에 처박혔다.

“으욱!”

『컥!』

높이가 워낙 높아서 타격이 상당했다. 고운 모래는 전부 기분이 나쁠 정도의 극백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어디선가 파도 철썩이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여기는···?’

우연찮게 주변을 둘러본 로난이 눈썹을 치켜떴다. 세상의 끝이 존재한다면 이런 풍경일 것 같았다. 그들은 어느 해안가에 서 있었다. 온통 새하얀 모래사장 너머로, 피처럼 붉은 바다가 넘실거리고 있었다.

진홍빛 물 속에서 생명체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구름 없는 하늘은 별무리로 찬란했다. 언제나 올려 보던 밤하늘보다 수십 배는 선명한 천체가 이곳이 전혀 다른 세상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어딘가 익숙한데.’

로난이 눈을 가늘게 좁혔다. 어찌 보면 네뷸라 클라지에의 총본산과 인상이 비슷했다. 그때,  정신을 차린 아벨이 노성을 터트렸다.

『이놈, 언제까지 붙어 있을 생각이냐!』

검을 역수로 고쳐 잡은 아벨이 로난을 찌르려 들었다. 이건 피해야 했다. 그제야 목덜미에서 입을 뗀 로난은 칼자루를 비틀어 당기며 몸을 뒤로 물렸다. 촤아아악! 검신이 뽑혀 나온 자리에서 푸른 피가 솟구쳤다.

『크윽···.』

아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치명상까지는 아니었지만 꽤 깊었다. 그가 로난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것처럼, 로난 또한 그에게 유의미한 피해를 줄 수 있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군. 알리브리헤 그 배신자는 반드시 고통스럽게 죽여주지.』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아벨은 안도했다. 그의 입장에서는 언제든 치워 버릴 수 있는 로난보다 격리 차원에 갇혀 버릴 뻔한 것이 더욱 큰 위기였다. 제비를 돌며 착지한 로난이 입을 열었다.

“할 수 있으면···후우, 해 보시지.”

그의 입가는 푸른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아벨이 입매를 뒤틀었다. 검을 털어내듯 한 바퀴 돌려 잡은 그가 의문을 던졌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군. 왜 그렇게 바둥거리는 거지? 설마 아직도 네놈에게 희망이 남아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냐?』

“나불거리는 걸 보니 자신이 없으신가 보군. 힘을 흡수한 부작용으로 불알이 쪼그라들기라도 하셨나?”

『허.』

유치한 도발에 아벨이 탄식했다. 주제파악을 못 하는 모습이 애처로울 지경이었다. 두 계집의 방해로 한 방 얻어맞기는 했지만, 애당초 두 사람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격차가 존재했다.

당장 후들거리고 있는 로난의 다리가 그것을 방증하고 있었다. 놈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지 오래였다.

있는 힘껏 허세를 부리고 있었지만 본인의 몸은 거기에 어울려 줄 생각이 없는 것이었다. 별안간 검을 내린 아벨이 입을 뗐다.

『네가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지. 조카야. 여기가 어디인 줄 아느냐?』

“관심 없어.”

『그러지 말고 들어 봐라. 여긴 말이지, 바로 거인들이 한 번 휩쓸고 간 별이다.』

“···뭐?”

로난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의 이목이 집중된 것을 확인한 아벨이 말을 이었다.

『대지에 땅을 딛자마자 눈치챘지. 이게 놈들에게 당한 행성의 특징이다. 모든 생명을 잃고 핏기 없이 창백한 주검이 되는 거지. 한때 별 위를 노니던 생명체들은 모두 영혼이 되어 이 안에 살아가고 있다.』

아벨이 자신의 가슴을 툭툭 두드렸다. 로난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나저나 거인들에게 당한 별이라니, 익숙하게 느껴진 건 그래서였나.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이건 정말로 위대한 힘이다. 이 별의 지성체들이 영원토록 빠져나오지 못할 멸망의 굴레를 단번에 끊어버린 거니까. 조카야, 저길 봐라.』

갑자기 아벨이 검을 들어 올려 밤하늘을 가리켰다. 검이 머리를 든 방향에는 무수히 많은 별무리가 춤을 추고 있었다.

로난이 뭘 보라는 건지 의문을 갖는 찰나였다. 아벨의 검 끝에서 하얗고 가느다란 광선이 쏘아져 나왔다. 밤하늘 깊숙이 뻗어 나간 빛줄기는 어느 푸르스름한 점 하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보이나? 저게 우리가 살아가는 별이다.』

“뭐라고?”

『한없이 넓어 보이는 세계도 멀리서 보면 그저 먼지에 불과하지. 참 한심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저런 티끌에 갇혀 살아가는 주제에,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죽이려 드는 꼴이란···.』

아벨이 혀를 찼다. 일그러진 미간에서 그의 증오를 느낄 수 있었다. 지층처럼 퇴적된, 가장 빛나는 것을 스스로 부숴 버리는 어리석음에 대한 증오를.

『네가 지키려고 아득바득 노력하는 것은 겨우 저런 티끌이다. 저것마저도 내버려 둔다면 분명 자신을 파괴하고 말겠지. 하지만 지금이라도 필멸에 미련을 버린다면 너는. 아니, 우리는 지금 눈에 보이는 빛무리를 모두 지켜낼 수 있어.』

“얌마, 그걸 보통 지켜낸다고 하지는 않지.”

『아니. 지켜내는 거다. 자멸의 운명으로부터.』

아벨이 단호하게 말했다. 검을 내린 그가 다시 로난을 돌아보았다.

『그러니 지금에라도 포기해라. 맹세컨데 일말의 고통도 없이 끝내줄 테니까. 하찮은 것을 지켜내기 위해 얼마 남지 않은 목숨을 낭비하지 마.』

진지해진 눈동자 속에는 살기가 번득이고 있었다. 로난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노을빛 시선은 아직 자신이 살아왔던 별에 머물러 있었다. 확실히 아벨의 말대로였다. 작고, 보잘것없었다. 먼지라는 표현이 아까울 정도로.

침묵하던 로난이 입을 열었다.

“그래···확실히 네 말대로 별 거 아니네.”

『이제야 깨달았나 보···』

“솔직히 말해서 무거웠어. 다들 영웅이니, 제국의 여명이니 뭐니 치켜세우지만 나는 그냥 칼잡이일 뿐이거든. 세상을 구하라니···빌어먹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주문이지.”

로난이 헛웃음을 쳤다. 지난날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예상과는 다른 궤의 답변에 아벨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갑자기 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지?』

“그런데, 이 정도면 할 수 있을 것 같아. 저거 하나쯤은 지킬 수 있어. ”

별안간 로난이 팔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는 펼쳐진 오른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 별이 들어오게 했다. 희미한 푸른빛이 아름다웠다.

“고작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인걸.”

픽 웃은 로난이 별을 잡으려는 것처럼 주먹을 쥐었다. 손에 가려진 모성(母星)이 자취를 감췄다. 설득이 전혀 먹히지 않은 것을 깨달은 아벨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아무래도 머리가 내 생각보다 나빴던 모양이군.』

“할 수 있으면 해 봐.”

시선을 내린 로난이 아벨을 노려보았다. 제법 기세가 좋았지만 그뿐이었다. 아벨이 쓴웃음을 머금었다.

『가엾은 조카야, 금방 형님 곁으로 보내주마.』

일격에 죽이지 못한 순간 로난의 운은 다한 것이었다. 더는 자비를 베풀 생각이 없었다. 짧은 애도를 마친 아벨이 땅을 박차며 쇄도했다.

콰아앙-! 딛고 있던 모래가 폭발함과 동시에 그의 형체가 사라졌다.

‘역시 느려.’

아벨이 실소했다. 정지한 듯 느려진 시간 속에서 원래의 속도를 유지하는 것은 그뿐이었다.

파도의 포말도, 머리카락을 헝클어 놓는 해풍도 모두 멎어 있었다. 로난은 그나마 움직임 비슷한 것을 취하고 있었지만, 이제 겨우 검을 쳐들며 자세를 잡는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너무 원망하지 마라. 어차피 모두 내 안에서 살아가게 될 테니까.』

혼잣말을 중얼거린 아벨이 참격을 날렸다. 넓은 호선을 그리며 떨어진 칼날이 로난의 목에 닿으려는 찰나였다. 카아아앙-! 느닷없는 금속음이 멈춘 시간 속에 울려 퍼졌다.

『뭣이!』

“너 지금···후우, 내가 느리다고 생각했지.”

아벨의 눈이 커졌다. 로난이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어느새 솟아난 그의 검이 자신의 검과 맞물린 채 비적거리고 있었다.

『어떻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당황한 그가 빈틈을 보이는 순간이었다. 자세를 고쳐 잡은 로난이 즉시 반격에 나섰다. 쾅! 아벨을 밀쳐낸 그가 검격을 쏟아 부었다.

『큭···!』

로난은 어느새 그와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아벨이 다급하게 응수했다. 카가각! 보이지 않는 참격이 교차하며 허공에 수백 개의 불씨가 튀어 올랐다.

『네놈, 무슨 수를 쓴 거냐!.』

아벨이 외쳤으나 로난은 묵묵히 검을 휘둘렀다. 점점 과격해지던 교전이 극에 달한 순간이었다. 카아앙-! 굉음과 함께 튕겨나간 두 사람이 바닥에 착지했다.

아벨의 얼굴은 아까와는 달리 사뭇 진지해져 있었다. 숨을 한 번 고른 로난이 입을 열었다.

“후우···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뭐라고?』

“아주 달콤하더라. 니 새끼의 피.”

로난이 낄낄거렸다. 머지않아 말뜻을 깨달은 아벨이 경악했다. 로난은 자신의 피를 빨기 위해 갑자기 목덜미를 물어뜯은 것이었다.

『설마 너, 저주가···.』

“그래···이제야 밑바닥에 고여 있던 쭉정이가 다 없어진 것 같다. 네 덕분이지.”

코가 부러져 가면서도 입을 떼지 않은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승산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서는 몸에 남아 있는 저주를 완전히 소멸시킬 필요가 있었다.

선대 거인 왕의 피를 마심으로서 해주를 했으니, 현재 거인 왕과 다름없는 존재가 된 아벨의 피를 마셔서 해주를 촉진한다는 전략이었다. 다행히도 성공했고, 이제 결판을 낼 때였다.

“이번 한 번으로 끝낸다. 두 번은 없어.”

심호흡한 로난이 칼자루를 양손으로 움켜쥐었다. 기력이 어느 정도 회복된 덕에 거인의 왕을 상대로 쓰려 했던 비장의 기술을 시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만방자한 행색을 본 아벨이 으르렁거렸다.

『말이 많아진 걸 보니까 죽을 때가 다가왔나 보구나. 그래 봤자 달라지는 게 없다는 건 너도 알 텐데?』

이제 표정 관리도 때려친 걸 보아하니 어지간히도 화가 난 모양이었다. 사실 아벨의 말이 맞았다. 저주를 모조리 녹여내서 기량 자체는 비등해졌다 해도, 몸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키스라도 해주고 올 걸 그랬군.’

문득 아데샨의 얼굴을 떠올린 로난이 입술을 비틀었다. 죽을 때가 되면 사랑하는 사람이 아른거린다는 재수 없는 속설이 왜 하필이면 지금 생각나는지.

지면 죽는다. 이겨도 죽는다. 그럼에도 물러설 수는 없기에 싸운다. 무언가를 고민하던 아벨이 로난과 같은 자세를 취했다.

『좋아. 어울려 주마. 이번 한 번으로 끝내주지.』

“거 고맙네.”

로난이 웃었다. 두 사람이 입을 다물자 파도 소리가 크게 들렸다. 서로 마주 보고 선 로난과 아벨이 검을 치켜들었다.

『그럼, 하나가 되어 만나자.』

아벨이 말했다. 정신을 집중하자 시간이 길게 늘어졌다. 동시에 둘의 형체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파악! 잠잠하던 모래톱 위로 두 개의 폭발이 일어났다.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쇄도했다. 하지만 서로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저 상대가 존재하고,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척만이 본능적으로 느껴질 뿐이었다.

머지않아 찰나가 교차했다. 금속음은 울려 퍼지지 않았다. 시간이 원래대로 흐르기 시작하고, 사라졌던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지해 있던 파도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로난의 입에서 핏물이 왈칵 터져 나왔다.

“···커윽.”

로난이 휘청거렸다. 기어코 복부를 베이고 말았다. 환부에서 울걱거리며 솟아나는 피가 비현실적일 정도로 붉었다. 등 뒤에서 아벨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하. 그것 봐라.』

눈앞이 흐릿해지고 있었다. 아벨이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뒤를 돌아보는 순간이었다. 자세를 바로잡은 로난이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저물어 가는 석양이다.”

『뭐?』

“지는 것이 두려워 세상의 빛을 끌어당기지···그래서 이런 정신 나간 일을 계획한 거야. 마음을 준 사람들이 멸망하는 것이 두려워서···가장 아름답게 타오르는 순간에, 영원히 남아 있기 위해서···.”

지금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아벨이 물었으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부옇게 변한 로난의 눈앞에서는 아데샨과 함께 사계의 언덕에서 노을을 바라보던 기억이 재생되고 있었다. 숨을 고르던 그가 말을 이었다.

“구질구질하게 굴지 마. 해가 저물게 내버려 둬. 밤이 지난 뒤에는 반드시 아침이 밝아와. 석양은, 사람들의 삶은 그 외의 시간이 존재하기에 아름다운 거야···.”

영문 모를 소리에 아벨이 미간을 좁혔다. 죽기 직전의 헛소리라 판단한 그가 마무리 일격을 날리려던 차였다. 촤악! 아벨의 목울대 위로 푸른 선이 그어졌다.

『······!』

뒤늦게 찾아온 섬뜩한 감각이 전신을 내달렸다. 칼날이 닿은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방금 합을 겨룰 때 이미 베인 것이었다.

『너.』

사실 비장의 기술이라 해봐야 별로 다를 것은 없었다. 다만 가장 자신 있는 행위를 할 뿐이었다. 칼을 뽑아서 벤다는 단순한 행위를, 누구보다 빠르게.

툭. 단면을 따라 미끄러진 아벨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니까···.”

로난이 말꼬리를 끌었다. 푸확! 분수처럼 치솟은 피가 모래를 적셨다. 칼을 떨어뜨린 그가 낮게 읊조렸다.

“이만 저물어라. 아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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